혈액암 치료제 PI3K 억제제 시장 초토화 조짐
혈액암 치료제 PI3K 억제제 시장 초토화 조짐
기 승인 약물 잇따라 적응증 철회 등 시장 철수

FDA 항암제자문위, ‘코픽트라’ 적응증도 철회 권고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2.09.26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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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혈 혈액 피 혈관  백혈구·적혈구·혈소판 혈액세포 조혈모세포 <사진=포토애플/메디포토>
[사진=포토애플/메디포토]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혈액암 치료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PI3K(포스포이노시티드3 키나아제) 억제제들이 안전성 우려로 잇따라 적응증 철회하거나 시장을 철수하면서 초토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PI3K는 세포의 성장, 증식, 분화, 운동성, 생존과 같은 기능에 관여하는 효소로, 과잉 활성화될 경우 세포 변형 및 암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PI3K 억제제는 PI3K 효소의 신호 전달 경로를 방해하여 증식을 억제하고 암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기전을 가졌다. 

FDA는 지난 2014년 7월,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의 ‘자이델릭’(Zydelig, 성분명: idelalisib·이델라리십)을 재발성 여포성 B세포 비호지킨 림프종 및 재발성 소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에 대한 PI3K 억제 계열 약물로 최초 승인하면서 PI3K 억제제 시장을 열었다.

이후 독일 바이엘(Bayer)의 ‘알리코파’(Aliqopa, 성분명: 코판리십·copanlisib)은 2017년 9월 재발성 여포성 림프종 치료제로, 미국 TG 테라퓨틱스(TG Therapeutics)의 ‘유코닉’(Ukoniq, 성분명: 움브랄리십·umbralisib)은 2021년 2월에 변연부 림프종 및 여포성 림프종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으며 혈액암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PI3K 억제제, 임상 도중 안전성 우려에 적응증 또는 신청 철회 

하지만 이러한 기대도 잠시. 약물 승인 이후 진행된 관련 임상에서 잇따라 안전성 우려가 제기되면서 PI3K 억제제에 대한 회의감이 높아지고 있다. 

FDA는 지난 2014년 ‘자이델릭’ 승인 당시 후기 임상을 통해 효능을 입증한다는 전제 조건하에 2상 연구 데이터만을 근거로 이 약물을 신속승인했다. 이후 길리어드 측은 만성림프구백혈병 또는 무통성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3건의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했다.

그런데 2016년 임상 도중 위약군 대비 ‘자이델릭’ 투여군에게서 더 높은 사망률이 보고되자 FDA는 임상 보류 결정을 내렸다.

길리어드는 지난 1월 “임상을 재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미국에서 환자 등록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히며 ‘자이델릭’의 기존 적응증을 자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신약 승인 7년 6개월여 만에 사실상 시장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최근 바이엘의 ‘알리코파’와 TG 테라퓨틱스의 ‘유코닉’도 적응증 확대 신청을 철회하거나 미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등의 결단을 내린 바 있다. 

바이엘은 ‘알리코파’의 적응증 확대를 위해 B세포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3상 시험을 실시했다. 지난해 회사 측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스위스 로슈(Roche)의 ‘리툭산’(Rituxan, 성분명 리툭시맙·rituximab)과 병용한 ‘알리코파’ 복합제가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48% 감소시켰다.

그러나 ‘리툭산’ 단독투여군에 비해 ‘알리코파’ 병용투여군의 생존 기간이 약 2년 후 역전된다는 사실이 발견돼 FDA가 확대 승인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자, 바이엘 측은 2021년 12월 ‘알리코파’의 확대 승인 신청을 철회했다.

미국 TG 테라퓨틱스는 ‘유코닉’과 ‘유블리툭시맙’(ublituximab)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UNITY- CLL)을 진행했지만, 지난 2월 시험에서 ‘유코닉’ 병용요법 투여군에게서 대조군 대비 더 높은 중증 이상반응 발생율 및 사망 위험율이 발생하자 FDA는 올해 3월 25일로 정해진 ‘유코닉’의 적증증 확대 심사 기일을 6월 25일로 연장한 바 있다.

이후 TG 테라퓨틱스 측은 FDA의 적응증 확대 승인 가망성이 낮아지자, 이미 승인된 적응증까지 철회하며 미국 시장 철수와 함께 혈액암 치료제 사업 자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FDA 자문위, ‘코픽트라’ 적응증 철회 권고

그런가운데 FDA 항암제자문위원회(ODAC)는 미국 동부 시간 기준 23일 열린 회의에서 미국 세큐라 바이오(Secura Bio)의 PI3K 억제제 ‘코픽트라’(Copiktra, 성분명: 두벨리십·duvelisib)가 확보한 적응증에 대해서도 철회를 권고했다. 자문위원 12명 중 8명이 적응증 철회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픽트라’는 지난 2018년 FDA로부터 최소 2회 이상 치료를 받은 만성림프구성백혈병 및 소림프구성 림프종, 또는 재발성·불응성 여포성 림프종 성인 환자 치료제로 승인 받았다.

이중 재발성·불응성 여포성 림프종 적응증은 신속 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는데, 이에 따라 세큐라는 재발성·불응성 여포성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임상에 대한 사전 검토 결과 ‘코픽트라’의 효능 입증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지난해 12월 해당 적응증을 철회한 바 있다. 다만, 만성림프구성백혈병 및 소림프구성 림프종 적응증은 유지했다.

이번에 소집된 자문위 회의 안건은 만성림프구성백혈병 및 소림프구성 림프종에 대한 ‘코픽트라’의 사망 위험이었다. FDA에 따르면, 질병 개선에도 불구하고 ‘코픽트라’ 투여군은 대조군 대비 생존 기간이 더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5년간 추적 관찰 결과  ‘코픽트라’군의 평균 생존 기간은 43.9개월인 반면, 대조군은 46.8개월이었다. 

FDA는 자문위에 앞서 공개한 브리핑 문서에서 “‘코픽트라’는 전체반응률, 질병 개선은 입증했지만, 전체 생존율에 대한 우려가 주요 안전 문제”라며 “ODAC를 통해 새로운 임상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코픽트라’의 전반적인 유익성 또는 위해성에 대한 재평가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세큐라 측은 “승인 당시 ‘코픽트라’의 위험성 분석은 FDA가 승인의 형태로 평가했으며, 위험에 대한 주의를 요구하는 경고 문구도 삽입되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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