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메디컬 탑픽 | “교모세포종 정복 단초 마련” ... 항암치료 효과 높이는 운반체 개발
주간 메디컬 탑픽 | “교모세포종 정복 단초 마련” ... 항암치료 효과 높이는 운반체 개발
  •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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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9.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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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이번 주(9월 11일~9월 17일)에도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들이 나왔습니다. 암의 세포사멸을 조절할 수 있는 분자 기전이 발견됐고 항암치료 효과를 높이는 운반체가 개발됐습니다. 한 주 동안 화제가 된 주요 메디컬 뉴스를 정리했습니다. [편집자 글]

폐암·대장암 세포사멸 조절 기전 찾았다

(왼쪽부터) 포항공과대학교 생명과학과 황철상 교수, 이윤태 교수, 응우옌 테 카 박사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왼쪽부터) 포항공과대학교 생명과학과 황철상 교수, 이윤태 교수, 응우옌 테 카 박사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생합성 필수대사체로 폐암, 대장암 등과 같은 암의 세포사멸을 조절할 수 있는 분자 기전이 발견됐다. 

포항공과대학교 생명과학과 황철상 교수 연구팀(이윤태 교수, 응우옌 테 카 박사)은 마치에프6 단백질이 생합성에 꼭 필요한 대사체인 NADPH를 직접 감지하고 주요 페롭토시스 유도 인자들의 분해를 조절함으로써 세포사멸을 제어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페롭토시스는 철분에 의해 과생성된 지질 과산화로 세포 속 막 구조물이 망가지면서 세포가 죽는 세포사멸 경로로써 암세포를 죽이는 새로운 항암 치료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용어 설명]

*마치에프6(MARCHF6) : 단백질의 한쪽 끝 N-말단에 부착된 아세틸기를 분해 신호로 인식해서 단백질의 분해를 매개하는 다관통 소포체 막단백질

*생합성 : 여러 단계의 효소 촉매 반응을 통해 기질을 복잡한 생성물로 변화시키는 과정

*대사체 : 생물체의 신진대사에 관여하거나 신진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저분자 물질들의 총칭

*NADPH : 생합성과 대사 조절에 사용되는 필수적인 대사체

*지질 과산화 : 활성산소 등에 의해 생체막 지질이 산화되는 현상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필수대사체인 NADPH는 글루타티온과 코엔자임큐 등 항산화제의 재생을 돕는 역할을 해 페롭토시스를 억제한다. 특히 NADPH의 함량이 높은 암세포들은 페롭토시스 유발 약물들에 내성을 가져 세포사멸이 유도되지 않는다.

효과적인 세포사멸 유도를 위해 세포 속의 NADPH 함량을 직접 감지해 페롭토시스를 조절하는 인자나 분자 기전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으나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소포체 막에 끼어 있는 마치에프6 단백질이 세포 속 NADPH를 직접 인식하고 페롭토시스 유도 인자들의 분해를 조절해서 페롭토시스 세포사멸을 제어하는 것을 규명했다. 

폐암, 자궁암, 대장암 세포주들에서 마치에프6와 페롭토시스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마치에프6를 결손 시킨 암세포주에서 지질과산화가 증가하고 기존 항암제로 사용되는 페롭토시스 유발 약물들에 대한 민감도가 증가해 내성이 있던 암세포들의 사멸을 유도했다. 

반면 마치에프6를 과량 발현시켰을 때는 페롭토시스 유발 약물에 대한 암세포주들의 민감도가 오히려 감소해 암세포들이 성장했다. 마치에프6가 페롭토시스 세포사멸 제어자로서 작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배양된 암세포주를 생쥐에 이식해 실험을 진행한 결과, 마치에프6가 결손 된 암세포들에서 페롭토시스가 급격히 일어나 종양형성이 현저히 억제되는 것을 밝혀내 세포 수준에서의 실험을 동물실험으로 발전시켜 페롭토시스와 마치에프6의 생물학적 현상을 확인하고 활용 가능성도 증명했다. 

 

<strong>NADPH를 감지해 페롭토시스 억제함으로써 암세포 성장과 종양 진행을 증진하는 마치에프6 유비퀴틴 리가아제의 작동 모식도.</strong><br>세포 내 NADPH 함량이 충분할 때는, NADPH가 마치에프6에 직접 결합해 페롭토시스 유도 핵심단백질인 p53과 ACSL4의 유비퀴틸화를 촉진하고 분해를 가속한다. 이는 마치에프6가 페롭토시스를 억제해 암세포가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 반대로, 페롭토시스 유발 스트레스로 인해 NADPH의 함량이 특정 기준치 이하로 떨어질 때는 마치에프6의 활성도가 낮아지게 되고, 그 결과 안정화된 페롭토시스 유도 단백질들에 의해 세포사멸이 일어난다. 이는 효과적으로 암세포의 소멸을 유도한다. [그림 설명 및 제공=포항공과대학교 생명과학과 황철상·이윤태 교수]
NADPH를 감지해 페롭토시스 억제함으로써 암세포 성장과 종양 진행을 증진하는 마치에프6 유비퀴틴 리가아제의 작동 모식도.
세포 내 NADPH 함량이 충분할 때는, NADPH가 마치에프6에 직접 결합해 페롭토시스 유도 핵심단백질인 p53과 ACSL4의 유비퀴틸화를 촉진하고 분해를 가속한다. 이는 마치에프6가 페롭토시스를 억제해 암세포가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 반대로, 페롭토시스 유발 스트레스로 인해 NADPH의 함량이 특정 기준치 이하로 떨어질 때는 마치에프6의 활성도가 낮아지게 되고, 그 결과 안정화된 페롭토시스 유도 단백질들에 의해 세포사멸이 일어난다. 이는 효과적으로 암세포의 소멸을 유도한다. [그림 설명 및 제공=포항공과대학교 생명과학과 황철상·이윤태 교수]

 

B형간염 완치 후 간암위험 예측모델 세계최초 개발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장정원 교수,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양현 교수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장정원 교수,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양현 교수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B형간염 표면항원이 소실된 환자의 간암 발생 위험도 예측 모델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장정원 교수,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양현 교수 연구팀은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병원에서 추적된 1443명의 B형간염 표면항원이 소실된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을 최장 30년까지 추적 관찰하며 대규모-장기 코호트를 이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strong>B형간염 표면항원 소실 후 간세포암 발생 예측 모델</strong><br>총 1443명의 B형간염 표면항원이 소실된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을 추적 관찰한 결과 40명(4.8%) 환자가 B형간염 완치 후 간암에 걸렸다. B형 간염이 완치 되어도 매해 평균 0.86% 환자는 간암에 걸릴 위험이 있음을 뜻한다. [자료=서울성모병원 제공]
B형간염 표면항원 소실 후 간세포암 발생 예측 모델
총 1443명의 B형간염 표면항원이 소실된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을 추적 관찰한 결과 40명(4.8%) 환자가 B형간염 완치 후 간암에 걸렸다. B형 간염이 완치 되어도 매해 평균 0.86% 환자는 간암에 걸릴 위험이 있음을 뜻한다. [자료=서울성모병원 제공]

그 결과 ▲B형간염 표면항원 소실 당시의 나이 ▲간경변증의 유무 ▲중등도를 초과하는 음주(남성은 하루 2잔, 여성은 하루 1잔 초과) ▲간세포암의 가족력이 B형간염 표면항원 소실 후에도 간암 발생의 위험인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 4가지 위험인자를 이용해 간세포암 발생 위험도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시간-의존 ROC(Receiver Operating Characteristic)곡선으로 평가한 5년, 10년, 15년 예측도가 각각 0.799, 0.835, 0.817로 그 예측도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ROC 곡선은 성능평가지표로 ROC곡선 영역이 0.8 이상인 경우 우수한 성능의 예측모델로 평가된다. 예측의 정확성을 확인하는 내부검증(internal validation)에서도 유효한 결과가 나왔다. 

B형 간염은 국내 간암 발생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로 전체 간암 환자의 약 60~70%의 원인이 된다. 우리나라는 전 인구의 약 2.5~3%가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로 유병률이 높다.

6개월 이상 B형간염 바이러스에 지속 감염된 만성 감염자의 20% 정도는 간경변으로 진행되는데 간경변에 걸린 환자 중 매년 약 2~7%는 간암이 발생한다.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정상인에 비해 간암 발생 위험도가 약 10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B형간염 예방접종사업으로 우리나라 B형간염 유병률은 과거에 비해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B형간염은 우리나라 간세포암(간암) 발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B형간염 표면항원이 소실되는 이른바 ‘B형간염 기능적 완치’는 양호한 예후를 보이지만 일부 환자는 여전히 간암에 걸릴 수 있다.

양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B형간염 완치 후에도 간암 발생이 일어날 수 있으며 어떤 환자들을 더 중점적으로 면밀히 추적 관찰해야 하는 지 밝혀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B형간염 완치 후에도 간경변증이 이미 있거나 간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음주량이 많은 경우나 고령인 경우에는 반드시 간암 감시검사를 놓치지 않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3차 백신 2차보다 효과 53% 높아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송준영 교수 [사진=고려대의료원 제공]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송준영 교수 [사진=고려대의료원 제공]

코로나 3차 부스터샷 접종이 2차 접종에 비해 백신효과가 53%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백신혁신센터 송준영 교수 연구팀은 의료종사자를 대상으로 코로나 백신의 2차 접종 대비 3차 접종의 예방효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하던 시기에 2회 기초접종 또는 3차접종(부스터샷)했을 때의 코로나19 백신 예방효과를 비교 평가했다. 연구 기간은 오미크론이 우세종이였던 올해 2월 1일부터 28일간 진행됐고 고대구로병원 의료종사자 281명을 대상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 오미크론 변이 우세기간 동안 코로나 3차 부스터샷 접종은 2회 기초접종에 비해 의료종사자의 코로나 감염을 53% 예방하는 부가적인 예방효과가 있음이 확인됐다. 그러나 마지막 백신접종 후 경과 시간을 포함한 다변량 분석에서는 예방효과의 유의성이 사라졌는데 이는 3차 접종 자체보다는 최근 접종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전 연구들에서는 mRNA 백신으로 2회 기초접종을 완료한 경우 야생형(wild-type) 코로나 바이러스와 델타변이에 대한 중화항체 면역이 5개월째까지 지속됐지만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교차중화능을 보이지는 못했다. 실제로 영국에서 진행된 백신 효과평가 연구에서도 mRNA 백신 2회 기초접종은 델타변이에 대해서는 높은 예방효과를 보였지만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는 유의한 예방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송준영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고령자,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백신접종을 미루지 말고 권장하는 접종간격으로 재접종을 반드시 시행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코로나 백신 2차 접종 대비 3차 접종 예방효과 비교 연구 모식도 [사진=고려대의료원 제공]
코로나 백신 2차 접종 대비 3차 접종 예방효과 비교 연구 모식도 [사진=고려대의료원 제공]

 

유전성 림프부종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 패턴 발견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명유진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서수현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명유진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서수현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국내 유전성 림프부종 환자에서 서양 환자에겐 잘 언급되지 않던 CELSR1 유전자가 높은 비율로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명유진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서수현 교수 연구팀은 국내 유전성 림프부종(일차성 림프부종) 환자에서 발견된 특이한 유전자 변이 패턴과 국내 환자의 질환 양상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임파선 등으로 잘 알려져 있는 림프계는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이루는 ‘림프구’의 생성과 순환을 비롯해 소화관의 영양 성분, 입자가 큰 노폐물 등을 운반하는 제2의 순환계로 불린다. 림프계는 수술, 감염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순환 시스템에 손상이 생겨 피하조직에 림프액이 축적되면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부어오르는데 이를 림프부종이라고 한다.

수술 등 요인이 아닌 유전적으로 타고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림프부종이 있다. 유전성 림프부종이라고 불리는 이 질환은 인구 6000명에 한 명 정도의 발생률을 보이는 희귀질환이다. 코끼리 다리처럼 부어오른 부종 부위는 작은 상처도 잘 회복되지 않으며 심각한 건조증이 생기거나 나무와 같은 딱딱하고 거친 질감이 되기도 한다. 방치할 경우 패혈증이나 피부 농양, 궤양, 괴사까지 진행될 수 있어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유전성 림프부종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유전자 치료법은 개발된 것이 없으며 표본이 적어 관련 연구 역시 소수에 그치는 데다 기존의 연구조차 대부분이 서양인을 대상으로 이뤄진 상황이다.

연구팀은 이에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은 유전성 림프부종 환자 27명을 대상으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과 영상의학·핵의학 검사를 통해 국내 환자들의 특이한 유전 변이 패턴을 발견하고 아직까지 알려진 바 없는 증상을 보고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국내 유전성 림프부종 환자는 서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잘 언급되지 않던 CELSR1 유전자가 높은 비율로 발견됐는데 모계에 한 가지였던 해당 유전자의 유전변이가 자녀에서는 두 가지 유전변이로 나타나는 등의 특이한 패턴을 보였다.

서양인과 비교해 신체 특정 부위에 국한하기보다는 전신에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고 성인기 이후에 나타나는 비율이 서양인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전성 림프부종은 일반적으로 다리가 부어오르는 경우가 많고 출생 시기에 주로 발병한다고 알려진 데 반해 한국인에서는 그렇지 않은 환자들이 더 많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난치성 희귀질환인 유전성 림프부종의 유전 변이와 형질을 분석한 국내 및 아시아 최초의 연구”라며 “향후 근본적인 치료 방법을 찾는 데 중요한 임상정보가 될 전망이다”고 밝혔다. 

 

“교모세포종 정복 단초 마련” ... 항암치료 효과 높이는 운반체 개발

(왼쪽부터) 연세대 의과대학 의학공학교실 성학준 교수, 유승은 교수, 백세움 연구원,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강석구 교수, 윤선진 교수 [사진=세브란스 제공]
(왼쪽부터) 연세대 의과대학 의학공학교실 성학준 교수, 유승은 교수, 백세움 연구원,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강석구 교수, 윤선진 교수 [사진=세브란스 제공]

교모세포종 항암제가 암 줄기세포를 타게팅하게 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운반체가 개발됐다. 

연세대 의과대학 의학공학교실 성학준·유승은 교수·백세움 연구원,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강석구·윤선진 교수 연구팀은 교모세포종 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136% 높이는 운반체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교모세포종은 뇌 신경세포에 생기는 암으로 진행이 빠르고 치료가 어렵다. 환자 평균 생존 기간이 18개월에 불과하고 5년 생존율은 3% 미만일 정도다. WHO가 분류한 종양 등급에 따르면 가장 최악인 4등급에 속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 이후에 14일 안에 방사선, 항암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교모세포종은 빠른 전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전이가 빠른 만큼 항암제의 효과가 다른 암종에 비해 떨어진다.

연구팀은 교모세포종의 이러한 특성을 해결하고자 항암제를 뇌암 줄기세포까지 운반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치료제와 함께 방사선과 항암 치료의 반응을 살필 수 있는 뇌암 미니어처를 개발했다.

먼저 수술에서 얻은 종양 조직을 배양해 실제 뇌종양 환경을 구현한 미니어처를 제작했다. 그동안 교모세포종의 방사선, 항암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미니어처에는 환자 세포를 활용했었다. 

종양 배양법의 성공률은 세포 배양법보다 약 69% 높고 배양 기간은 3주 정도 단축할 수 있다. 특히 수술 2주 안에 후속 치료를 이어가는 교모세포종에서 종양 배양 방법은 미니어처 제작 기간을 단축해 환자 맞춤형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연구팀은 뇌종양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나노베지클을 제작해 약물을 전달하는 치료제도 개발했다. 나노베지클이란 DNA, RNA 등이 안정적으로 포장돼 약물 담지가 가능한 나노크기 전달체다.
 

연구팀 개발 치료제를 투여했을 때 암세포 이동(가장 왼쪽 위)이 안 했을 때(가장 왼쪽 아래)보다 적어 치료 효과가 좋았다. [사진=세브란스 제공]
연구팀 개발 치료제를 투여했을 때 암세포 이동(가장 왼쪽 위)이 안 했을 때(가장 왼쪽 아래)보다 적어 치료 효과가 좋았다. [사진=세브란스 제공]

연구팀은 종양을 21일 이상 배양했을 때 조직을 이탈하는 암 줄기세포를 발견했고 줄기세포를 표적하는 나노베지클을 만들었다. 암 전이에서 큰 역할을 하는 해당 세포에서는 PTPRZ1 단백질이 90% 이상 발현됐다. 연구팀은 PTPRZ1 단백질과 결합하는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타이드 안에 항암제를 실었다. 

그 결과, 종양 조직에 항암제만 투여했을 때 항암 효과는 22%에 그쳤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치료제를 함께 넣었더니 효과가 52%로 높아졌다.

 

만성골수성백혈병 재발 예측 알고리즘 개발

의정부을지대병원 혈액내과 김동욱 교수 [사진=의정부을지대병원 제공]
의정부을지대병원 혈액내과 김동욱 교수 [사진=의정부을지대병원 제공]

만성골수성백혈병 표적항암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 재발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개발됐다.

의정부을지대병원 혈액내과 김동욱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은정 박사, 충남대 분석과학기술대학원 김재영 교수 연구팀은 수학적 모델링 기법을 활용해 글리벡 투여 및 중단 후 환자의 백혈병 유전자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리벡 2차 중단 후 재발 위험도를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미분방정식을 통해 백혈병 유전자가 있는 암세포 수의 시간에 따른 변화를 설명하고 치료제 중단 후 암세포의 성장 속도를 예측했다. 이러한 분석으로 암세포 성장 속도를 조절하는 주요 수학 모델 매개 변수를 발견한 것이다.

발견된 주요 매개 변수를 이용해 개발한 수학 모델 기반 예후 인자는 글리벡 치료 2차 중단 후 재발 위험도 예측에 적용한 결과 76.2%의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표적항암제 복용 중단이 가능한 완전유전자반응을 보인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들은 해당 알고리즘을 통해 치료 중단 시 재발 위험도를 임상시험 없이 안전한 방법으로 예측할 수 있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적혈구·백혈구·혈소판 등 혈액세포를 만드는 조혈줄기세포가 BCR-ABL1유전자 발생에 의해 비정상적인 혈액세포를 폭발적으로 늘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성 혈액암이다. 20여 년 전에는 골수이식 외 치료가 어려워 평균 6~7년의 생존기간을 보였으나 표적항암제 개발 후 장기간 생존이 가능해졌다.

표적항암제는 2001년 세계 최초 표적항암제 ‘글리벡’이 혈액암에 도입된 것을 시작으로 약 20년간 수많은 표적항암제가 개발되어 여러 암환자에게 적용되고 있으나 약물 내성이 발생하거나 급성기로 진행될 경우 1년 이내 사망하게 된다.

만성골수성백혈병 표적항암제는 현재 5세대까지 진행되고 있으며 환자의 삶의 질 개선 및 완치를 목표로 평생 복용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진 항암제의 중단까지 연구되고 있어 완치에 대한 의생명과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고가의 표적항암제를 장기간 투여(복용)할 경우 개인 및 국가의 경제적 부담과 심뇌혈관 및 호흡기계, 신장, 간 기능이상 등 만성 부작용 발생률이 증가해 각국에서 신약개발 및 항암제 투약 중단을 위해 10년 넘게 연구해왔으나 치료 중단 후 재발 여부를 예측이 불가해 위험부담이 컸다.

김동욱 교수는 “본 연구는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수학적 모델을 개발해 표적항암제 치료 중단 후 재발 여부를 예측할 수 있게 되어 안전하게 표적항암제(글리벡) 복용 중단이 가능한 환자를 선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종양변이부담(TMB) 통해 폐암 표적치료제 효과 예측

(왼쪽부터)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승현 교수, 병리과 성지연 교수 [사진=경희의료원 제공]
(왼쪽부터)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승현 교수, 병리과 성지연 교수 [사진=경희의료원 제공]

종양변이부담(TMB)이 폐암 환자의 표적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승현 교수, 병리과 성지연 교수 연구팀은 종양세포 내 유전자 돌연변이 수를 나타내는 ‘종양변이부담(TMB)’이 상피성장인자 수용체(EGFR) 양성 폐암 환자의 표적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409개 유전자 패널로 구성된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플랫폼을 이용해 총 88명 환자의 TMB를 측정했으며 반응률과 무진행생존율, 전체생존기간 등을 비교평가했다. 

그 결과, TMB가 높은 그룹에서 표적항암제에 대한 반응률이 낮았으며 무진행 및 전반적인 생존율 또한 유의하게 낮게 나타났다.

TMB는 폐암을 포함해 다양한 악성종양의 면역항암제(면역관문 억제제)의 바이오마커로서 폭넓게 연구되고 있지만 표적치료 환경에서의 임상적 영향 연구는 매우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승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EGFR 양성 폐암에서 표적항암제의 치료효과 및 저항 패턴이 TMB 정도와 관련있음을 입증한 매우 유의미한 연구”라며 “표적항암제 치료 시작에 앞서 환자별 TMB 정도가 새롭게 고려되어야 할 요소임을 말해주는 동시에 환자 개인별 맞춤형 치료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같은 표적항암제라도 환자마다 치료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TMB를 이용해 치료반응을 예측한 후 치료반응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에게는 표적항암제 단독 치료가 아닌 병합치료 등 다른 치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가설을 입증하기 위한 추가 연구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심근경색 합병증 ‘심부전’ 진행 막는 치료제 개발 가시화

(왼쪽부터)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정연준 교수,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장기육 교수,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정승현 교수 [사진=가톨릭중앙의료원 제공]
(왼쪽부터)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정연준 교수,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장기육 교수,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정승현 교수 [사진=가톨릭중앙의료원 제공]

심근경색의 주 합병증인 심부전으로의 진행을 막는 치료제 개발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정연준 교수(의과대학장), 생화학교실 정승현 교수팀은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장기육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심근경색 후 진행될 수 있는 합병증인 심부전으로의 이행을 억제하는 ‘Trem2 유전자 발현 대식세포군’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연구팀은 최근 동물실험을 통해 심근경색 직후 염증 반응기부터 회복기까지 나타나는 면역세포의 특성과 역동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총 16종류의 대식세포군이 발견됐고 이 중 ‘Trem2 유전자’를 발현하는 대식세포군이 ‘회복기’로 접어들 때 심부전 이행을 억제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특히 Trem2 유전자가 발현한 대식세포군에 항염증 기능이 있고 가용성 Trem2 단백질을 분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 심근경색 동물모델에 가용성 Trem2를 투여한 결과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경색된 심장이 구조적으로나 기능적으로 개선됐다. 

국내 발생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급성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 근육으로의 혈액 공급이 중단되는 증상으로 심장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심부전으로 진행되는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급성심근경색 후 5년 내 34%의 환자에게서 심부전이 발생하고 심부전이 발생한 환자의 사망 위험률은 발생하지 않은 환자보다 3~4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재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치료법은 미비한 상황이다.

정연준 교수는 “가용성 Trem2 치료법 개발은 현재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이 준비 중인 ‘기초의학 활성화’의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면서 “임상 적용을 위한 후속연구를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장기육 교수는 “최근 급성심근경색의 단기치료 성적은 좋아졌지만 심부전으로 이행되는 것을 막는 치료법은 답보 상태에 있다”며 “이번 가용성 Trem2 치료법이 심혈관질환 치료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험 선호도 기질’에 따라 뇌 유전자 발현 다르게 나타나

(왼쪽부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김정훈·김화영 교수·곽명지 연구원과 가톨릭의대 의생명건강과학과 정연준·정승현 교수 [사진=세브란스 제공]
(왼쪽부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김정훈·김화영 교수·곽명지 연구원과 가톨릭의대 의생명건강과학과 정연준·정승현 교수 [사진=세브란스 제공]

위험을 선호하는 정도에 따라 뇌 조직이 보이는 유전자 발현이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김정훈·김화영 교수·곽명지 연구원과 가톨릭의대 의생명건강과학과 정연준·정승현 교수 연구팀은 위험 선호도 기질에 따라 내측전전두엽에서 서로 다르게 발현하는 477개의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중독 환자 대부분은 부정적인 결과가 예상돼도 중독 대상 물질을 얻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특징은 약물중독뿐 아니라 도박 장애와 같은 행위중독 환자에게서도 나타나며 위험 선호도를 결정짓는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나타낸다.

도박 장애에 대한 취약성과 위험을 추구하는 행동의 기저에는 유전적 요인이 관여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동안 연구는 유전체 연관분석을 통한 단일염기다형성(염기서열 중에서 하나의 염기 차이를 보이는 유전적 변화)에 관한 연구가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이러한 행동을 보이는 개체의 특정 뇌 조직에서 발현된 전사체 전체를 심도 있게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에게 도박성게임 훈련을 통해 한 번에 얻는 보상의 크기는 작지만 회수가 지날수록 최종적으로 더 많은 보상을 얻게 되는 선택지를 선택하는 ▲위험 회피군과, 반대로 한 번에 얻는 보상의 크기는 크지만 회수가 지날수록 최종적으로 더 적은 보상을 얻게 되는 선택지를 선택하는 ▲위험 추구군을 분리했다.

 

도박성게임 동물모델. 각기 다른 확률로 보상과 처벌을 제시했을 때, 위험 회피군은 유리한 선택지를, 위험 추구군은 불리한 선택지를 더 많이 선택한다. [사진=세브란스 제공]
도박성게임 동물모델. 각기 다른 확률로 보상과 처벌을 제시했을 때, 위험 회피군은 유리한 선택지를, 위험 추구군은 불리한 선택지를 더 많이 선택한다. [사진=세브란스 제공]

연구팀은 이들 뇌에서 내측전전두엽과 중격측좌핵을 분리해 그 안에 있는 모든 전사체의 발현을 분석해 각각 477개와 36개의 유전자 발현에 양적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 

위험 회피군에 비해 위험 추구군의 내측전전두엽에서 그 발현양이 현저하게 낮은 유전자들에 대해 기능농축분석(특정 유전자가 관여하는 세포 작용원리, 기능, 신호경로 분석 방법) 및 단백질 상호작용 망분석을 수행해 위험 추구 행동의 기여에 관여할 것으로 추정되는 유전자군을 선별해 냈다.      

 

위험 선호도에 따라 내측전전두엽 내 477개 유전자의 양적 발현에 차이가 남. 기능 분석 및 단백질 망분석을 통해 전압의존성 칼슘통로 복합체를 비롯한 여러 유전자가 위험선택 행동에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세브란스 제공]
위험 선호도에 따라 내측전전두엽 내 477개 유전자의 양적 발현에 차이가 남. 기능 분석 및 단백질 망분석을 통해 전압의존성 칼슘통로 복합체를 비롯한 여러 유전자가 위험선택 행동에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세브란스 제공]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특정 뇌 부위에서 위험 선택 행동에 따라 실제로 다르게 나타나는 유전자들을 찾아낸 것에 의의가 있다”며 “중독질환에 취약한 의사결정 장애의 유전적 차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정훈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위험선택 행동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의 기능적 역할을 보다 심도 있게 연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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