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루게릭병 치료제, ‘에듀헬름’ 전철 밟나? ... 자문위 개최 앞두고 폭풍 전야
세계 첫 루게릭병 치료제, ‘에듀헬름’ 전철 밟나? ... 자문위 개최 앞두고 폭풍 전야
자문위원회 부정적 의견에도 FDA 승인 여부 ‘고심’

‘AMX0035’, 승인될 경우 10억 달러 규모 시장 독식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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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9.07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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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세계 최초의 루게릭병 치료제는 탄생할 수 있을 것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산하 자문위원회 회의 개최일이 목전으로 다가오면서 미국 생명공학기업 아밀릭스 파마슈티컬스(Amylyx Pharmaceuticals)가 개발한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루게릭병) 치료제 ‘AMX0035’(성분명: 페닐부티르산나트륨+타우루르소디올·sodium phenylbutyrate+taurursodiol)의 승인 여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FDA 산하 말초·중추신경계 약물 자문위원회(PCNSDAC)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7일 낮 12시에 ‘AMX0035’ 승인 여부를 심의하기 위한 두 번째 회의를 개최한다.   

루게릭병으로 잘 알려져 있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은 운동 신경세포가 선택적으로 파괴되어 호흡근의 마비가 발생하고, 종국에는 사망에 이르는 신경성 희귀 질환이다. 

 

현재 ALS에 대해 FDA의 허가를 받은 약제는 ▲프랑스 사노피(Sanofi)의 ‘리루텍’(Rilutek, 성분명: 릴루졸·riluzole) ▲일본 미쓰비시다나베 파마(mitsubishi tanabe pharma)의 ‘라디컷’(Radicut, 성분명: 에다라본·edaravone)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 약물은 모두 증상 완화제일뿐, 완치제는 아니다. ALS에 대한 뚜렷한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AMX0035’는 소포체 스트레스(단백질의 접힘이 제대로 되지 않고 단백질이 축적되는 스트레스)와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를 동시에 완화하여 신경세포의 사멸을 감소시키도록 설계된 경구제이다. 아밀릭스 측은 현재 ALS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에 있다.

FDA는 지난해 12월, ‘AMX0035’의 신약 승인 신청서를 접수했으며, 심사 기일은 올해 6월 29일로 지정했다. 그러나, 지난 3월에 소집된 자문위 회의에서 ‘AMX0035’의 약효에 대한 의견이 엇갈려 심사 기일을 기존의 6월 29일에서 9월 29일로 연기한 바 있다.

당시 자문위 회의에서 위원들은 “‘AMX0035’의 이점이 위험성을 능가하는가”라는 질문에 찬성 4표, 반대 6표로 최종 불승인을 권고했다. 통상적으로 FDA는 자문위의 권고를 수용하는 편이지만, ‘AMX0035’을 불승인 처리하는 대신 이례적으로 심사 기일을 3개월 연장시켰다.

 

‘아듀헬름’ 실패 반복? ... 자문위 부정적 의견에 FDA 승인여부 ‘고심’

전세계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루게릭병의 발병 원리 및 경과 등에 맞추어 여러 가지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수십년간 이어지고 있는데, 번번이 좌절되고 있으며, 아직까지 확실하게 효과를 입증한 약제는 없다.

진행속도가 매우 빠른 루게릭병은 치매를 유발하는 알츠하이머병 못지않게 치료가 어려운 질환이다. 지금의 의학기술로는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규제당국이 조금이라도 진전된 약물에 대해 무리하게 승인을 하는 것도 미충족 의료수요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 사례가 지난해 6월 FDA의 승인을 받은 알츠하이머치료제 ‘아두카누맙’(aducanumab, 제품명 에듀헬름·Aduhelm)이다. FDA는 당시 자문위원회의 만장일치 승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계와 알츠하이머협회 등 시민단체의 압박으로 승인을 강행했다. 이에 따라 소속 자문위원들이 잇따라 사표를 던지는 등 거센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자문위에 따르면, 이 약물은 임상 시험에서 일관적인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으며, 알츠하이머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 효과가 아닌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를 지속적으로 감소시킨다는 지표만을 인정받았다. 결국 이 약물은 시장에서 퇴출되는 수모를 겪어야했다. 

현재 ‘AMX0035’의 승인을 둘러싼 과정도 ‘아두카누맙’ 상황과 비슷하게 돌아간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ALS협회와 환자 단체는 지난 2020년 ‘AMX0035’의 긴급승인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FDA를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AMX0035’가 임상에서 직접적인 치료 효능을 입증했으며, ‘아두카누맙’과 달리 자문위가 100% 승인 반대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FDA의 승인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캐나다 보건당국이 ‘AMX0035’를 조건부 승인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캐나다 보건부는 지난 6월, ‘알브리오자’(Albrioza)라는 제품명으로 ‘AMX0035’를 조건부 승인한 바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전경 [사진= 미국 식품의약국(FDA) 공식 페이스북]
미국 식품의약국(FDA) 전경 [사진= 미국 식품의약국(FDA) 공식 페이스북]

아밀릭스 측에 따르면, ALS 환자 1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 2상 시험(시험명: CENTAUR)에서 ‘AMX0035’ 투여군은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기능 평가 척도-개정(ALSFRS-R) 기준, 괄목할 만한 신체 기능이 개선되어 1차 평가변수를 충족했다. 하지만 일부 위원들은 지난 3월에 소집된 회의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불승인을 권고했다.

오는 7일에 소집되는 두번째 자문위 회의에서는 임상 2상 시험(시험명: CENTAUR)의 추가 데이터 분석에 초점을 맞춰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AMX0035’ 투여군의 기관절개술 빈도 및 입원율 등의 비율 등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아밀릭스 측은 “2상 연구의 사후 분석에서 ‘AMX0035’는 생존율을 대폭 개선시킨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전 검토된 ‘AMX0035’의 평균 생존 기간 연장은 6.9개월이었지만, 이번에 분석한 결과 10.6개월에서 최대 18.8개월 까지 생존 기간을 연장시켰다”고 밝혔다. 사노피의 ‘리루텍’과 미쓰비시다나베 파마의 ‘라디컷’은 평균 6개월 정도 생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승인될 경우, 10억 달러 규모 시장 독식 전망 

한편, 시장조사 전문업체 글로벌 데이터(Global Data)는 인구 고령화에 따라 향후 신경 퇴행성 질환 유병률 및 관련 의료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이와 동시에 관련 시장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 ALS 시장 규모는 7억 6230만 달러(한화 약 1조 462억 5675만 원)로 평가됐으며, 오는 2029년에는 10억 4000만 달러(한화 약 1조 4289억 6000만 원)에 이를 전망이다.

글로벌 데이터가 이전에 인터뷰한 익명의 핵심 오피니언 리더(KOL)는 “루게릭병에 대한 대단한 미충족 의료 수요와 높은 사망률을 고려할 때, ‘AMX0035’는 기존 치료제 대비 고작 생존 기간을 소폭 연장시키지만, 신약을 승인해야 한다는 강한 대중의 압력으로 인해 FDA가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며 “궁극적으로 ‘AMX0035’가 FDA의 승인을 받을 경우, 관련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시장을 독점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내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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