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암환자 치료의사 씨가 마르고 있다
소아청소년 암환자 치료의사 씨가 마르고 있다
소아혈액종양 전문의 전국에 총 67명 뿐 ... 10년 후면 그마저도 없어

국가지원 없고 수가 낮아 지원자도 갈수록 감소 ... 강원·경북 0명

중증필수의료 붕괴 .. “어디에 살아도 암을 걱정 해야하는 나라”

복지부 발표 ‘제4차 암관리종합계획’ 구호에 불과, 국가 지원 절실
  • 박원진
  • admin@hkn24.com
  • 승인 2022.09.0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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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사 환자환자

[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상처럼 당연해진 요즘, 열이 나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 병원 진료를 거부당하는 일은 더 이상 보기드문 풍경이 아니다. 물론 지정 진료를 하는 병원이 있고 그 외 환자에게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정해진 대처 방안이지만, 아픈 환자 입장나 보호자 입장에서는 당장 어느 병원에 가야할지 몰라 발을 동동 구르는 일도 다반사다. 이는 소아청소년들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암질환을 앓고 있는 소아청소년들은 중증필수의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것이 의료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4차 암관리종합계획’의 비젼은 “어디서나 암 걱정 없는 건강한 나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암환자들은 코로나 이전부터 어느 지역에 살아도 걱정해야하는 현실 속에 놓여 있다.

다양한 소아청소년암 치료의 가장 큰 부작용은 면역력의 심각한 약화이다. 해당 치료들이 암세포만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면역을 담당하는 내 몸의 좋은 세포들과 장기까지 손상을 입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에 가거나 음식 하나를 먹을 때에도 감염으로부터 안전한지를 신경 쓰는 것이 소아청소년암 환자와 가족에게는 당연한 생활습관이 된다. 더구나 감염의 지표인 발열이 생기면 패혈증과 같은 중증 감염으로 빠르게 진행할 수 있어서 신속하게 입원하여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열이 나면 입원이 가능한 병원을 전전하다가 결국 치료 시작 시간이 지연되고 중증 패혈증으로 악화되어 중환자실로 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소아혈액종양 전문의의 부재로 소아청소년암 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원이 줄어드는 상황이고, 소아응급실도 문을 닫게 되면서다. 

 

의사의사 환자환자

6일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에 따르면 2022년 현재 강원, 경북, 울산 지역은 전문의가 아예 없거나, 최근에 교수들이 은퇴 후 후임이 없어 입원 진료가 불가능하다. 울산 지역은 은퇴한 교수 1명이 외래 진료만 시행 중이다. 전문의 4-5명이 있는 지역도 각 병원별 근무의사는 1-2명에 불과, 항암 치료 중에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응급 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료 중인 소아혈액종양 전문의는 총 67명으로, 이들의 평균 연령은 50.2세이다. 이들 중 50% 가량이 10년내 은퇴 예정인데, 최근 5년간 신규 소아혈액종양 전문의는 평균 2.4명이어서 10년 후에는 소아혈액종양분야의 진료 공백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 때문에 소아암 환자를 둔 지역의 부모들은 아이가 아프면 담당 의사를 찾아 매번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으로 원정진료에 나서지만, 치료를 받기까지의 상황은 전쟁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아이가 열이 날까봐 매시간 체온을 재죠. 그런데 제가 사는 춘천시에 대학병원이 2군데 있는데도 백혈병을 치료하는 소아청소년과 선생님이 안계셔요. 그래서 서울로 치료를 받으러 다니고, 아이가 미열만 나도 담당 선생님이 있는 서울로 가야해요.” (백혈병 환아 부모)

 

2022년 현재 전국 소아혈액종양 전문의 분포
2022년 현재 전국 소아혈액종양 전문의 분포
현재 진료 중인 소아혈액종양 전문의 총 67명. 평균연령 50.2세, 10년내 은퇴예정자 31명 (46.3%).
현재 진료 중인 소아혈액종양 전문의 총 67명. 평균연령 50.2세, 10년내 은퇴예정자 31명 (46.3%).

소아청소년암을 치료하는데 있어서 또 하나의 걸림돌은 성인암과 달리 치료과정이 고난이도에 속한다는 것이다. 성인암에 비해 환자수는 적지만 조혈모세포이식,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면역치료, 뇌수술, 소아암 제거수술 등 치료의 강도나 환자의 중증도는 오히려 높기 때문이다.

특히 외래에서 통원 치료가 가능한 환자군이 많은 성인암에 비하여, 소아청소년암 환자는 대부분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숫자가 적어도 입원 치료가 필요한 소아청소년암 환자가 있는 한 365일 24시간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전문의가 병원별로 최소 2-3인 이상은 필요하다는 것이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의 설명이다.

 

의사의사 환자환자

학회 관계자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없는 지방 병원에서는 1-2명의 소아혈액종양 전문의가 주말도 없이 매일 입원환자와 외래환자를 관리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병원에서 의사를 더 고용하고 싶어도 중증 진료를 할수록 적자인 우리나라 의료보험수가 구조와 소아청소년암 진료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전무한 현실에서 어느 병원도 소아혈액종양 전문의를 더 고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몇 명 남지 않은 소아혈액종양 전문의들이 이러한 현실을 사명감만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결국 우리나라는 안전한 소아청소년암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고, 현재 국제적 수준에 도달해 있는 국내 소아청소년암 완치율과 생존율(85%)은 점차 낮아질 위기에 쳐해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저출산 시기에 출산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태어난 소중한 아이들을 한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도록 소아청소년암 치료에 국가적인 지원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수도권 환자 쏠림 현상(지역별로 타 지역에서 치료받는 소아청소년암 환자 비율)
수도권 환자 쏠림 현상(지역별로 타 지역에서 치료받는 소아청소년암 환자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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