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진행 중인 휴젤과 메디톡스 사이의 보툴리눔 균주 소송에 참여할 증인 명단이 공개됐다. 총 20명에 달하는 해외 석학과 전문가들이 지원군으로 나서 양사의 주장에 힘을 보탠다.
휴젤과 메디톡스는 최근 ITC에 ‘전문가 증인에 대한 신원 확인서’(Identification of Expert Witnesses)를 제출했다. 이들 회사가 제출한 증인 명단은 총 22명으로, 휴젤 측이 10명, 메디톡스 측이 12명이다.
양사의 지원군 명단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휴젤 측 증인은 ▲로날드 베이츠 주니어(Ronald C. Bates, Jr.) 이뮤노반트 부사장(Vice President) ▲앤드류 밴슨(Andrew K. Benson) 네브래스카 대학교 생명공학 교수 ▲마리나 에스텔라 드 레온(Marina Estella De León) 캘리포니아 대학교 미생물학 대학원 연구원 ▲조나단 아이젠(Jonathan Eisen) 캘리포니아대학 게놈 센터 교수 ▲마이클 굿너프(Michael C. Goodnough) 메타바이오로직스 부사장(Executive Vice President) ▲기욤 조스팽(Guillaume Jospin) Animal Biome 생물정보학자 ▲주앙 카를로스 고메스 넷토(Joao Carlos Gomes Neto) 네브래스카 대학교 식품 과학·기술학부 연구 조교수 ▲줄리안 파크힐(Julian Parkhill) 케임브리지 대학 수의학과 교수 ▲숀 셰리든(Sean D. Sheridan) 찰스 리버 어쏘시에이츠(Charles River Associates) 책임자(principal) ▲안드리스 반 톤더(Andries van Tonder) 케임브리지 대학교 수의학과 연구원 등이다.
네브래스카 대학교, 캘리포니아 대학교,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교수와 연구원이 증인으로 다수 참여한 것이 특징이다.
메디톡스 측은 ▲앤드루 피켓(Andrew Pickett) 매사추세츠주 베드포드 보툴리눔 연구 센터의 겸임 교수 ▲폴 카임(Paul Keim) 노던애리조나 대학교 병원체 및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소장 ▲리차드 렌스키(Richard Lenski) 미시간 주립대학교 미생물학·분자유전학과 석좌 교수 ▲제이슨 살(Jason Sahl) 노던애리조나 대학교 생물학과 부교수 ▲라이언 해링턴(Ryan Herrington) FTI 컨설팅(FTI Consulting Inc) 전무 ▲제프리 바릭(Jeffrey E. Barrick) 텍사스 대학교 분자생물학과 부교수 ▲록산 노팅험(Roxanne D. Nottingham) 노던애리조나 대학교 병원체 및 미생물군집 연구소 연구원 ▲테레사 스미스(Theresa J. Smith) 전 미 육군 감염병 연구소(USAMRIID) 미생물학 연구원 ▲그레고리 글로버(Gregory J. Glover) Pharmaceutical Law Group 법률사무소장 ▲마크 슈왈츠(Mark Schwartz) HYMAN, PHELPS & MCNAMARA 법률사무소 디렉터(전 FDA 생물학적 제제 품질 담당 부국장) ▲제임스 말라코브스키(James Malackowski) 오션 토모(Ocean Tomo, 지식재산 종합금융회사) 전무 ▲마이클 밀라니(Michael Milani) 오션 토모 재무 전문가 부문 전무 등이다.
보툴리눔 균주 및 독소, 생물학, 통계학 등 분야의 석학 위주로 구성된 휴젤 측 증인들과 달리 메디톡스는 증인의 절반 가량을 법률, 지식재산, 소송 전문가로 꾸렸다. 균주 출처 논쟁뿐 아니라 법률적 다툼에서도 우위에 서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번 증인 명단에는 국내에도 익숙한 이름들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휴젤 측 증인인 마이클 굿너프 박사와 메디톡스 측 증인인 앤드루 피켓 박사, 폴 카임 박사다.
마이클 굿너프 박사는 대웅제약이 현재 메디톡스와 진행 중인 국내 민사소송에서 자사의 증인으로 신청한 인물이다. 다만, 증인 신청으로부터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증인 명단에 등록되지 않았는데, 회사 측이 증인 신청을 중도에 철회한 것으로 파악된다.
굿너프 박사는 전 세계 연구자들이 연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7가지 혈청형의 보툴린눔 톡신을 제조해 판매하는 회사인 메타바이오로직스의 공동설립자로 위스콘신 대학 출신이다.
동 대학에서 세균학 및 유전학 학사, 미생물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지난 33년 동안 보툴리눔톡신의 특성을 개선하고 새로운 응용 분야를 발굴하는 연구개발 관련 전문지식을 축적해왔다.
미국 FDA에서 주제 전문가(subject matter expert, SME)를 맡고 있으며, 부처 간 보툴리눔톡신 연구 위원회 회의(Interagency Botulinial Research Committee Conference)의 연사로 활동했다.
앤드루 피켓 박사와 폴 카임 박사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앞서 진행한 ITC 소송은 물론, 현재 진행 중인 국내 민사소송에서 메디톡스 측 증인으로 참여하면서 국내에 잘 알려진 해외 석학이다.
앤드루 피켓 박사는 보툴리눔톡신 제제 제조 분야에서 30년 이상 활동한 세계적인 전문가다. 런던대학교에서 미생물학 학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디스타 프로덕트(Dista Products, 일라이 릴리의 영국 생산 회사), 바이오젠, 프로톤 프로덕트, 입센, 갈더마 등에서 근무했으며, 특히 프랑스 기업인 입센에서는 A형 보툴리눔톡신 제제인 ‘디스포트’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영국약전(British Pharmacopoeia)의 생물학적 및 생명공학 제품 전문가 패널 구성원으로 활동 중이며 보툴리눔 연구 센터(Botulinum Research Center)에서 겸임 교수를 맡고 있다.
폴 카임 교수는 유전체 분석을 사용해 병원균의 기원과 진화를 추적하는 미생물유전학 분야의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이다. 지난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 당시 DNA 분석을 통해 테러에 사용된 균주(탄저균)와 그 출처를 밝혀낸 바 있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사이에서 벌어진 미국 ITC 소송에서 메디톡스 측 증인으로 나서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가 다른 모든 보툴리눔 균주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6개의 SNP(단일염기다형성)를 똑같이 보유했다”며 “이는 오직 메디톡스 균주와 대웅제약의 균주만 공유하는 유전자 변이”라는 내용의 분석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휴젤과 메디톡스가 자사의 주장에 힘을 실어줄 증인 명단을 확정한 만큼, 양사 간 ITC 소송은 머지않아 본격적인 심리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ITC는 지난 5월 양사의 보툴리눔 균주 분쟁과 관련해 조사를 개시했다”며 “현재 증거 조사를 진행 중인데, 이번 증인 명단 제출로 증인들에 대한 서면 질의와 신문도 곧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