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헌팅턴병 완치 요원 ... 신약개발 번번이 실패
희귀질환 헌팅턴병 완치 요원 ... 신약개발 번번이 실패
현재 승인된 치료제 모두 증상 완화에 그쳐

로슈·유니큐어, 안전성 위험에 임상 중단

노바티스도 임상 잠정 중단 ... “부작용 발견”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2.08.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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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rve cell, neuron. 신경세포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희귀 유전성 질환인 헌팅턴병 치료제 개발에 나선 제약사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거대 제약사들 또한 개발 경쟁에 뛰어들어 최초 치료제 탄생의 기대감을 키웠지만, 거듭된 임상 실패 소식에 아쉬움이 크다. 

헌팅턴병은 신경 퇴행성 뇌 질환 중 하나로, 대표적 증상으로 운동장애와 인지장애 등이 있다. 헌팅틴 단백질의 다중 글루타민 영역에서 글루타민의 반복 횟수가 40회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단백질의 변이가 생겨 줄무늬체 뇌 영역의 신경세포가 소실되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근본적인 치료제는 없고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제를 사용한다. 덴마크 룬드벡(Lundbeck)과 이스라엘 테바(Teva)는 각각 2008년 8월, 2017년 4월에 항도파민제인 ‘제나진’(Xenazine, 성분명: 테트라베나진·tetrabenazine)과 ‘오스테도’(Austedo, 성분명: 듀테트라베나진·deutetrabenazine)를 헌팅턴병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 약물은 모두 증상 완화제에 불과하다.

 

로슈·유니큐어, 새로운 신약개발 임상 중단

스위스의 다국적 제약사 로슈(Roche)는 지난 2017년 12월 미국 아이오니스 파마슈티컬스(Ionis Pharmaceuticals)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헌팅턴병 치료제 후보물질 ‘IONIS-HTTRx’(성분명: 토미너센·tominersen)의 권한을 얻으면서 본격적인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토미너센’은 전체 유형의 헌팅틴 단백질 생성을 저해하도록 설계된 안티센스 치료제이다. 로슈는 ‘RG6042’라는 개발명과 함께 2018년 헌팅턴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에 착수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던 중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는 ‘토미너센’의 안전성 프로필을 검토한 이후 임상 중단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로슈는 약물 투여를 중단했지만,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항변한 바 있다.

이밖에도 여러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치료제 개발에 나섰는데 임상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가장 최근 네덜란드 유니큐어(Uniqure)는 헌팅턴병에 대한 임상 연구에서 부작용이 발견돼 일부 임상을 중단했다.

유니큐어 측은 지난 10일(현지 시간), 헌팅턴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AMT-130’을 고용량으로 투여받은 환자 14명중 3명에서 발열과 심한 두통, 구토 증상이 발생해 입원했다고 전했다. MRI 검사를 통해 뇌 일부가 부풀어오른 것을 발견됐으며, 치료 전보다 언어와 주의력 등에 결함이 관찰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추신경계질환은 임상 단계에서 드는 비용이 크고, 개발이 어려운데 헌팅턴병은 상대적으로 환자 수가 적어 시장성이 떨어지고 치료제 개발 유도 요인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Fact.MR에 따르면, 2021년 헌팅턴병 치료제 시장은 3억 6000만 달러(한화 약 4811억 4000만 원)로 집계됐으며, 오는 2032년에는 27억 달러(한화 약 3조 6069억 3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같은 중추신경계질환인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의 경우, 2021년에만 이미 40억 4000만 달러(한화 약 5조 3954억 2000만 원)를 돌파했다.

따라서 많은 제약사들이 중추신경계질환 중에서도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함에 따라 헌팅턴병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는 부진하다는 분석이다.

 

노바티스, ‘브라나플람’ 임상 잠정 중단 ... “부작용 발견 돼”

스위스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Novartis)도 헌팅턴병 치료제 개발에 두팔 걷고 나섰지만, 결국 중간 단계 연구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노바티스는 24일(현지 시간), 헌팅턴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브라나플람’(branaplam)의 임상 2b상 시험을 잠정 중단한다고 전했다.

‘브라나플람’은 유기화합물인 피리다진을 유도하는 mRNA 스플라이싱 조절제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생쥐를 대상으로 진행한 전임상 시험에서 ‘브라나플람’은 변이 헌팅틴 단백질 수준을 감소시켰다. 본래 척수성근위축증 치료제로 설계됐으나, 노바티스는 2020년부터 헌팅턴병 치료제로도 개발해 왔다.

이번에 중단된 임상 시험(시험명: VIBRANT-HD)은 헌팅턴병 환자 75명을 대상으로 위약과 ‘브라나플람’을 비교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가 임상 시험 계획을 분석할 결과,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발견한 후 중단을 권고했다. 위원회 측은 “‘브라나플람’이 말초 신경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에 노바티스는 즉각 임상 연구를 잠정 중단했다.

일부 환자에게서 부작용의 초기 징후가 관찰되었지만 회사 측은 구체적인 인원 수는 밝히지 않았다.

이날 노바티스는 성명을 통해 “헌팅턴병 환자들, 특히 진행중인 VIBRANT-HD 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에게 안타까운 소식”이라며 “임상 개발 프로그램의 다음 단계를 결정하기 위해 앞으로 더 많은 데이터와 정보를 수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0년 10월 ‘브라나플람’을 헌텅턴병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이듬해 12월에는 패스트트랙 개발 의약품으로 선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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