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에 1회 투여 에이즈 치료제 출현 ... 시장 지각변동 예고
6개월에 1회 투여 에이즈 치료제 출현 ... 시장 지각변동 예고
EC, 세계 첫 연 2회 치료제 길리어드 ‘선렌카’ 승인 

GSK ‘카베누바’ 제치고 시장 1위 등극 확실시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2.08.24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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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AIDS, 후천성 면역결핍증후군) 바이러스(HIV)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 단백질이 개발됐다.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에이즈 치료제 시장에서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가 영국 GSK를 제치고 선두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GSK의 제품보다 약효 기간을 대폭 늘린 장기지속형 약제가 규제 당국의 관문을 통과하면서 시장의 지형도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즈(AIDS)라 불리는 후천성 면역 결핍증은 면역 결핍 바이러스인 HIV 바이러스에 감염돼 면역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B 림프구의 항체 생산 능력이 크게 떨어짐에 따라 세균 감염이 용이해지고, 각종 합병증으로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

현재 표준 치료법은 효소 억제를 통해 HIV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제제가 사용되고 있다. 현재 15가지 정도의 치료제가 있으며, 이들 치료제를 혼합한 칵테일 요법이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다만, 보통 수많은 항바이러스제를 주기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불편한 치료 과정을 요구하는데, 유지 관리의 어려움 때문에 종종 복용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다제내성 감염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에이즈 치료의 패러다임이 투약 횟수를 개선하여 환자의 치료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장기 관리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관련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포츈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장기지속형 에이즈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0년 287억 9000만 달러(한화 약 38조 6073억 9000만 원)에서 오는 2028년에는 455억 8000만 달러(한화 약 61조 1227억 8000만 원)에 이를 예정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장기지속형 HIV 신약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데, 이중 선두주자로 꼽히는 곳은 영국 제약사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다.

 

GSK 카베누바 [사진=Business Wire]
GSK의 에이즈(AIDS) 치료제 '카베누바' [사진=Business Wire]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1월, 격월로 투여하는 GSK의 ‘카베누바’(Cabenuva, 성분명: 카보테그라비르+릴피비린·cabotegravir+rilpivirine)를 세계 첫 장기지속형 HIV 바이러스 치료제로 승인하면서, GSK는 해당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했다.

‘카베누바’는 숙주 세균의 DNA에 삽입을 촉매하는 효소인 인테그라아제를 억제하도록 설계된 약물이다. 활성 인테그라아제 부위에 부착되어 HIV 복제 주기에 필요한 레트로바이러스 DNA 통합 단계를 억제함으로써 HIV 인테그라아제를 차단한다.

‘카베누바’의 승인은 HIV 감염자 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Flair) 결과에 근거를 두고 있다. 시험 결과, 48주차에 ‘카베누바’의 바이러스 억제율은 93.6%로, 현재 상용화된 일일 경구제의 효능(93.3%)과 동등성을 입증했다.

‘카베누바’는 승인 첫 해인 2021년 3800만 파운드(한화 약 599억 5222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오는 2026년까지 ‘카베누바’가 약 20억 파운드(한화 약 3조 1553억 8000만 원)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측한다.

그런데 최근 ‘카베누바’를 압도하는 새로운 경쟁자가 출현, 환자와 의사들의 관심을 끈다. 길리어드의 캡시드 억제제 ‘선렌카’(Sunlenca, 성분명: 레나카파비르·lenacapavir)다. 이 약물은 1년에 2회 투약만으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어 ‘카베누바’를 제치고 시장의 강자로 등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서 세계 최초 연 2회 에이즈 치료제 ‘선렌카’ 승인 ... FDA 승인 목전

길리어드는 22일(현지 시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다제내성 HIV 바이러스에 감염된 성인 환자에 대해 항레트로바이어스제와 ‘선렌카’의 병용요법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선레카’는 전세계 최초 연 2회 투여하는 HIV 바이러스 치료제의 지위를 얻게 됐다.

‘선렌카’는 다제내성 HIV 바이러스 감염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 개발되고 있는 장기지속형 캡시드 억제제로, 6개월마다 1회 피하주사하는 방식이다. 이 치료제는 캡시드 매개 HIV 바이러스의 수명 주기 여러 단계에서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도록 설계됐다. 환자나 의료진의 입장에서 보면 지금까지 나온 약물중 이보다 편리한 약제는 없는 셈이다.

이번 승인은 HIV 바이러스 치료제에 대해 다제내성을 지닌 환자 7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3상 시험(시험명: CAPELLA)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환자수 등 임상 설계 자체가 ‘카베누바’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세밀하다. 

시험에서 환자들은 기존에 불응했는 HIV 바이러스 치료제와 ‘선렌카’의 병용요법을 투여 받았다. 그 결과, 환자의 83%에서 1년 후 바이러스 총량이 검출 불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완치제에 접근한 셈이다. 

이날 다니엘 오데이(Daniel O'Day) 길리어드 최고경영자는 “오늘 승인에 따라 다제내성 HIV 바이러스로 많은 고통을 겪는 환자들은 1년에 2회만 투여받는 편리한 치료제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길리어드는 지난해 7월 ‘신속 심사’ 제도를 통해 FDA에 ‘선레카’의 신약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FDA 측은 5개월 후인 2021년 12월 “‘선렌카’ 용액에서 붕규산 유리로 제조된 바이알로 인해 눈에 띄지 않는 유리 입자와 상호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밝히며, 10개 연구에 대해 임상 보류를 명령했다. 이어 제출된 ‘선레카’의 허가 신청 건은 올해 3월 불승인 처리된 바 있다.

다만, FDA는 ‘선렌카’의 효능에 대해 문제 삼지 않았으며, 업계 전문가들은 제조 문제가 해결되면 수월하게 FDA의 허가를 받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길리어드는 알루미노규산염 유리로 제작된 대체 바이알 사용 및 ‘선렌카’ 주사제 보관에 대한 종합 계획서를 FDA에 제출했으며, FDA는 지난 5월 임상 보류 조치를 전격 해제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회사 측은 지난 6월 ‘선렌카’의 승인 신청서를 다시 제출했으며, FDA는 이를 접수, 심사 기일을 오는 12월 27일로 결정했다.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경우, ‘선렌카’는 연내 미국에서도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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