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국내 연구진이 위 일부를 절제하는 위암 수술 후 체중 감소에 따른 영양실조를 91% 확률로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위암 수술 환자들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체중 감소나 영양 실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천대 길병원 외과 박지현 교수, 서울대병원 외과 이혁준 교수 연구팀이 위절제술을 받은 총 142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위암 수술 전과 후의 체중을 측정해 BMI(체질량 지수) 감소에 미치는 요인을 찾고 영양 실조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환자들은 위절제술 후 3년의 추적관찰 기간 수술 전후 1회 이상의 체중 측정 기록이 있었다.
연구 결과, 전체 1421명의 대상자 중 7.7%(109명)의 환자가 심각한 체중감소를 보였다. 위절제술 후 체중감소를 보이는 이들의 특성으로는 ▲상대적으로 높은 연령 ▲여성 ▲수술 전 상대적으로 높은 BMI ▲진행성 위암 ▲개복수술 ▲위 전절제술 ▲루와이 위 우회술(Rous-en-Y) ▲항암요법 ▲수술 후 합병증 등이 있었다.
연구팀은 위절제술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체중 측정 기록이 가능했던 환자 1281명을 대상으로 심각한 영양 실조 발생 여부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대상자 중 11.9%(152명)에서 심각한 영양 실조가 나타났다. 특히 영양 실조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수술 전 낮은 BMI ▲여성 ▲전체 또는 근위 위 절제술 등 3가지 독립적인 위험요인을 찾았다. 영양 실조는 유럽 임상 영양 및 대사학회 진단기준에 따라 체질량 지수(BMI)가 18.5보다 낮은 경우로 정의됐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영양 실조를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고, 내부적으로 시뮬레이션해 검증한 결과 약 91% 정확도를 보였다.
이번 연구는 위암수술 후 영양 실조 발생 위험이 있는 환자를 선별하기 위해 진행됐다. 근치적 위절제술은 위암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지만, 일부 환자는 위암 수술 후 체중이 10~20% 감소하고 있다. 위의 일부를 절제하는 만큼 체중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체중 감소는 환자의 회복을 느리게 할 뿐 아니라 나쁜 예후로 이어질 수 있다.
박지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위절제술 6개월 후 영양 실조 위험에 대한 예측 모델을 확인했고 수술 전에 위암 수술 후 영양 실조 발생 위험이 있는 환자를 미리 선별할 수 있는 예측 모델이 개발됐다”며 “향후 영양 실조가 예상되는 환자에게는 집중적으로 영양을 보충해 영양 실조나 체중감소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건강을 빠르게 찾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Prediction Model for Screening Patients at Risk of Malnutrition After Gastric Cancer Surgery’라는 제목으로 글로벌 출판사 ‘스프링거(Springer)’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Gastrointestinal Onc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