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만성 기침 치료제 개발 승자는 누구?
세계 첫 만성 기침 치료제 개발 승자는 누구?
글로벌 빅파마, P2X3 수용체 길항제 개발 경쟁 가속화

치료제 개발 중 난항 겪어 ... 바이엘 개발 대열서 이탈

머크, ‘게파픽산트’ FDA 승인 고배 ... 내년에 다시 신청

벨루스 헬스 ‘BLU-5937’, 2b상서 효능 입증 ... 곧 3상 추진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2.08.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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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기침감기바이러스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난치성 만성기침을 표적하는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어 누가 먼저 치료제 개발고지를 탈환할지, 관심이 쏠린다. 만성기침은 8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을 이르는 것으로, 상기도기침증후군, 천식, 만성기관지염이 전체 원인의 약 90%를 차지한다. 5%는 결핵, 폐렴 및 폐암 등을 포함한다.

반면 5% 정도는 여러 검사에도 불구하고 원인을 찾지 못하는 난치성 만성기침으로 분류된다. 이 경우, 염증을 줄이고 기관지를 확장하는 스테로이드 제제 혹은 뇌의 기침 중추에 작용하여 기침을 억제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사용하지만,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아닌 대증요법에 불과하다.

그래서 주목받는 신약이 P2X3 수용체 길항제다. P2X3 수용체 길항제는 기존 치료제에 불응하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만성기침을 치료하기 위해 설계된 경구제이다. 기도 미주신경의 C섬유에 발현하는 아데노신3인산(ATP)은 P2X4 수용체와 결합하면 손상 가능성을 나타내는 신호로 감지돼 기침이 발생하는데, P2X3 수용체 길항제는 ATP와 P2X4 수용체 결합을 차단하고 C섬유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졌다.

 

P2X3 수용체 길항제, 임상서 효능 입증 실패 잇따라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P2X3 수용체 길항체를 바탕으로 만성기침 치료제 개발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독일 바이엘(Bayer)의 ‘엘리아픽산트’(eliapixant), 캐나다 벨루스 헬스(Bellus Health)의 ‘BLU-5937’, 미국 머크(Merck, MSD)의 ‘게파픽산트’(gefapixant)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바이엘은 지난 2월, ‘엘리아픽산트’에 대한 연구 중단을 선언하며 만성기침 치료제 개발 대열에서 이탈했다. 당시 회사 측은 ‘엘리아픽산트’의 임상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전반적인 유익성이 위험성보다 크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엘리아픽산트’는 본래 독일 에보텍(Evotec)의 자산으로 바이엘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엘리아픽산트’의 권한을 확보했지만, 개발 중단을 선언함과 동시에 엘리아픽산트’를 에보텍에 반환했다. 에보텍은 바이엘로부터 관련 데이터를 모두 제공받는 즉시 ‘엘리아픽산트’에 대한 가능한 모든 옵션을 평가한다는 방침이었지만, 회사의 향후 전략적 목표와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머크 역시 지난해 3월 미국 FDA에 ‘게파픽산트’에 대한 승인 신청서를 접수했으나, 심사 기일이 당초 지난해 12월 21일에서 3개월 연장된데 이어 올해 1월 24일에는 보완요구서한(CRL)까지 받는 등 사실상 불승인 처리됐다.

FDA는 ‘게파픽산트’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지적하지 않았지만, 임상 효능과 관련된 추가적인 정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업계는 ‘게파픽산트’의 허가가 1년 이상 지연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머크, ‘게파픽산트’ 추가 분석 수행 및 내년 승인 신청서 다시 제출 예정

일본에서 ‘리프누아’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는 ‘게파픽산트’ [사진=교린 홈페이지]
일본에서 ‘리프누아’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는 ‘게파픽산트’. [사진=교린 홈페이지]

머크는 ‘게파픽산트’에 대한 개발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머크측의 공시 내용을 보면, FDA는 지난 1월 난치성 만성기침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2건의 임상 3상 시험(시험명: COUGH-1 및 COUGH-2)에서 분석된 기침 빈도의 평균 비율에 대한 추가 데이터를 요구하며 승인을 반려한 바 있다. 이에 머크는 현재 해당 임상 시험에 대한 추가 분석을 수행하고 있으며 2023년 상반기에 승인 신청서를 다시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임상 시험은 약 2000명의 난치성 만성기침 환자를 대상으로 ‘게파픽산트’의 고용량 및 저용량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평가한 연구였다. 시험 결과, 고용량 ‘게파픽산트’는 12주차에 24시간 기침 빈도가 위약 대비 약 19%, 15% 수준에 그쳤는데, 저용량의 경우 두 시험 모두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머크는 해당 임상 시험의 추가 분석과 함께 2023년 상반기에 유럽 의약품(EMA)에도 신약 승인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FDA와 달리,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 1월, ‘게파픽산트’를 난치성 만성기침 치료제로 전격 승인했다. ‘게파픽산트’는 현재 일본에서 ‘리프누아’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일본 교린제약은 머크와의 계약을 통해 일본 내 독점권을 얻은 바 있다.

 

벨루스 헬스 ‘BLU-5937’, 2b상서 효능 입증 ... 조만간 3상임상 돌입

현재 만성기침 치료제 개발 분야에서 가장 순조로운 행보를 보이는 기업은 벨루스 헬스다. 회사 측은 지난해 12월, 2b상 연구의 톱라인 데이터를 발표하면서 자사의 P2X3 수용체 길항제 ‘BLU-5937’가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임상 연구는 난치성 만성기침 환자 310명을 대상으로 ‘BLU-5937’를 평가한 것이었다. 시험 결과, ‘BLU-5937’ 투여군의 24시간 기침 빈도는 34% 감소해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기침 감소효과를 보였다.

당시 캐서린 보누첼리(Catherine Bonuccelli) 벨루스 헬스 최고의료책임자는 “이번 임상에서 ‘BLU-5937’는 동급 최강의 효능을 보여주었다”며 “난치성 만성 기침 환자에게 효율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임상 3상 시험 추진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벨루스 헬스는 2022년 하반기에 임상 3상을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미국 FDA와 해당 임상 연구의 데이터에 대해 현재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벨루스 헬스의 임상 3상은 약 12주간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벨루스 헬스가 관련 시장에서 머크를 제치고 우위를 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머크는 경쟁사들 보다 먼저 ‘게파픽산트’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FDA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선두주자 지위를 놓쳤다는 것이다.

다만, 업계 분석가들은 벨루스 헬스의 ‘BLU-5937’ 또한 P2X3 수용체 길항제이므로 승인에 대한 FDA의 확답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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