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메디컬 탑픽 | 담배 피워도 깨끗한 ‘슈퍼 혈관’ 비밀 풀렸다
주간 메디컬 탑픽 | 담배 피워도 깨끗한 ‘슈퍼 혈관’ 비밀 풀렸다
  •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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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7.3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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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이번 주(7월 24일~7월 30일)에도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들이 나왔습니다. 진행성 위암에서 복강경 수술이 표준치료법임이 전세계적으로 입증됐고 자폐증의 원인과 관련 있는 새로운 유전자 변이가 세계 최초로 발견됐습니다. 한 주 동안 화제가 된 주요 메디컬 뉴스를 정리했습니다. [편집자 글]

진행성 호지킨 림프종 표적치료제 효과 입증

국립암센터 혈액암센터 엄현석 교수(혈액종양내과 전문의) [사진=국립암센터 제공]
국립암센터 혈액암센터 엄현석 교수(혈액종양내과 전문의) [사진=국립암센터 제공]

치료 경험이 없는 3기 또는 4기 진행성 호지킨 림프종 치료에서 표적치료제를 병용한 새로운 치료법이 기존 표준 치료법에 비해 환자의 생존율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 혈액암센터 엄현석 교수(혈액종양내과 전문의)는 ‘ECHELON-1’ 연구의 장기 추적 관찰을 통해 치료 경험이 없는 3기 또는 4기 진행성 호지킨 림프종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요법인 ABVD와 표적치료제인 항체약물복합체 브렌툭시맙 베도틴을 포함한 병용요법인 A+AVD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A+AVD요법이 전체생존율(OS), 무진행 생존율(PFS), 2차암 발생 세 가지 모두에서 표준요법인 ABVD에 비해 더 우수하다는 결과를 확인했다. 3기 또는 4기 진행성 호지킨 림프종 치료를 위해 A+AVD를 받은 환자가 표준요법인 ABVD를 받은 환자보다 생존에 유리함을 입증한 것이다.

연구팀은 치료 경험이 없는 3기 또는 4기 진행성 호지킨 림프종 성인 환자 총 1334명 중 664명의 환자는 A+AVD 그룹, 670명의 환자는 표준요법인 ABVD 그룹으로 나눠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6년 전체생존율(OS)은 A+AVD 그룹에서 93.9%, ABVD 그룹에서 89.4%로 A+AVD 그룹에서의 전체생존율(OS)이 더 길게 나타났다. 무진행 생존율(PFS)도 ABVD 그룹보다 A+AVD 그룹에서 더 길다는 결과가 나왔다. 

ABVD 그룹보다 A+AVD 그룹에서 더 적은 수의 환자가 이식을 포함한 후속 치료를 받았다. 2차암 발생은 A+AVD 그룹에서 23명, ABVD 그룹에서 32명으로 A+AVD 그룹에서의 2차암 발생수가 더 적었다.

호지킨 림프종은 국내에서 연간 약 300여명만이 발생하는 드문 혈액암이다. 지난 수십 년간 진행성 호지킨 림프종에서 표준요법으로 ABVD가 사용돼 왔으나 전체 생존율 향상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용어 설명]

*ABVD : 표준요법. 독소루비신, 블레오마이신, 빈블라스틴, 다카르바진

*A+AVD : 브렌툭시맙 베도틴에 독소루비신, 빈블라스틴, 다카르바진을 병용한 요법

*브렌툭시맙 베도틴 : Brentuximab Vedotin, 림프종 세포 표면에 있는 CD30 단백질에 결합하여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 항체 브렌툭시맙-항암약물 베도틴 결합체(Antibody-drug conjugate)

 

복강경 수술, 진행성 위암 표준치료 입증

(왼쪽부터) 아주대병원 한상욱 교수, 서울대병원 양한광 교수 [사진=아주대병원 제공]
(왼쪽부터) 아주대병원 한상욱 교수, 서울대병원 양한광 교수 [사진=아주대병원 제공]

국내 연구진에 의해 진행성 위암에서 복강경 수술이 표준치료법임이 전세계적으로 입증됐다.

아주대병원 등 국내 13개 의료기관, 외과의사 20여 명으로 구성된 KLASS(대한복강경위장관연구회)-02 연구팀은 진행성 위암에서 복강경 수술을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복강경 위아전절제술(위의 2/3 절제 후 남은 위와 소장을 연결하는 수술)을 받은 492명과 개복 위아전절제술을 시행 받은 482명의 생존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5년 생존율이 복강경 수술군의 경우 88.9%, 개복 수술군이 88.7%로 두 치료방법 간에 차이가 없었다.

반면, 수술결과를 판단하는 후기 합병증 발생률의 경우 복강경 수술군이 6.5%, 개복 수술군이 11.0%로 차이를 보였다. 특히 복강경 수술군은 수술 후 가장 흔한 합병증인 장폐색 및 상처부 문제가 적게 발생했다.

아주대병원 위장관외과 한상욱 교수는 “국내 13개 의료기관의 다수의 외과 의사들이 2011년부터 시작해 10년 이상 노력해 얻은 귀중한 결실”이라며 “세계적으로 진행성 위암에서 복강경 수술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표준치료법으로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0여 년간 축적한 양질의 데이터를 이용해 환자 치료에 도움을 주는 세부연구들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에는 아주대병원 위장관외과 손상용, 허훈 교수가 공동 주저자로 서울대병원 양한광 교수와 아주대병원 한상욱 교수가 공동 책임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 공식 학술지 JAMA Surgery 7월 온라인판에 ‘Laparoscopic vs Open Distal Gastrectomy for Locally Advanced Gastric Cancer 5-Year Outcomes of the KLASS-02 Randomized Clinical Trial(국소 진행성 위암에서 복강경과 개복 절제술의 5년 생존율 비교에 대한 KLASS-02 무작위 임상시험)’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난 3월 미국 휴스톤에서 열린 국제위암학회 학술대회(International gastric cancer congress 2022)에서 최고 평점 초록으로 선정돼 구연 발표됐다. 미국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의 Vivian E. Strong 외과의는 ‘수술 상처가 크다고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은 아닐 지도 모른다(원제: Bigger may not be better - Implication of long-term results from KLASS-02)’란 제목으로 초청 논평을 기고하는 등 국제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연구팀은 복강경 위아전절제술을 받은 492명과 개복 위아전절제술을 시행 받은 482명의 생존율을 비교했다. [사진=아주대병원 제공]
연구팀은 복강경 위아전절제술을 받은 492명과 개복 위아전절제술을 시행 받은 482명의 생존율을 비교했다. [사진=아주대병원 제공]

 

“맥박산소측정으로 신생아 사망률 줄일 수 있어”

신생아 맥박산소측정 예시 [사진=한국보건의료연구원 제공]
신생아 맥박산소측정 예시 [사진=한국보건의료연구원 제공]

맥박산소측정을 이용한 신생아 중증 선천심장질환 선별검사를 실행하면 신생아 사망률을 줄일 수 있어 해당 검사를 국가 선별검사로 선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팀은 신생아 중증 선천심장질환 조기 선별을 위한 맥박산소측정 검사의 국내 도입 타당성 검토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선천심장질환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심장의 기형 및 기능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질환을 말한다. 중증 선천심장질환은 2017년 우리나라 영아 사망의 2번째 사망원인으로 출생 수개월 이내에 심장수술이나 시술을 해야 하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다.

맥박산소측정법은 출생 초기(생후 24시간)에 신생아의 우측 손과 발에 센서를 부착해 동맥혈 적혈구에 의해 운반되는 산소의 양 (산소포화도)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중증 선천심장질환이 있는 신생아는 비정상적인 순환으로 인해 혈액 내 산소포화도가 낮을 수 있다.

연구팀이 맥박산소측정법의 진단정확도를 확인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출판된 논문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민감도 76.3%, 특이도 99.9%, 위양성률은 0.14%로 나타나 맥박산소측정법이 중증 선천심장질환을 조기에 선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했다.

건강보험공단 자료 분석 결과, 우리나라에서 매년 중증 선천심장질환 신생아가 350~400명 태어나며, 이중 40여 명이 생후 1년 이내에 사망했다. 중증 선천심장질환 신생아의 27.1%가 출생 후 4일 이후에 늦게 진단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증 선천심장질환의 질환별로 조기 진단율과 의료비, 사망률은 달랐으나 출생 전 또는 출생 후 가능한 빨리 진단해 치료한다면 합병증과 후유증, 사망률을 줄일 수 있고 삶의 질을 향상 시킬 수 있다. 중증 선천심장질환은 대동맥 폐동맥중격결손, 대동맥판의 선천협착, 선천성 폐동맥판 협착 등을 말한다. 

경제성 분석 결과, 우리나라에서 태어나는 모든 신생아에게 생후 신체검사와 함께 맥박산소측정을 시행해 조기 진단한다면 매년 3명의 신생아를 살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생아가 2.34년 더 생존하며 맥박산소측정 비용으로 약 14억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책임자 고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최병민 교수는 “맥박산소측정을 이용한 신생아 중증 선천심장질환 선별검사가 국내 신생아 모두에게 시행될 수 있도록 국가 선별검사로 선정하고 검사 비용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동 연구책임자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최미영 연구위원은 “조기 진단으로 사망률을 줄일 뿐만 아니라 생존한 신생아의 합병증과 후유증을 줄이는 비용과 삶의 질 향상을 고려한다면, 신생아 맥박산소측정 검사의 도입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국내 연구팀, 새로운 자폐 유전자 변이 세계 첫 발견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자폐증을 가진 사람과 가족으로 이루어진 대규모 유전체 연구를 통해 자폐증의 원인과 관련 있는 새로운 유전자 변이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 연구팀이 단백질을 암호화하지 않은 유전체 영역인 비부호화 영역에서 중요한 변이가 발생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자폐증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희정 교수는 KAIST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 바이오및뇌공학과 최정균 교수, 기초과학연구원 김은준 단장,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과 함께 자폐증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를 규명하고 자폐증 발생의 근본원인을 이해하고 치료제 개발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유전체 데이터의 98%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단백질을 직접적으로 만들어내지 않기 때문에 그간 연구에서 배제되었던 유전체 영역인 비(非)부호화(Non-coding) 영역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연구에 적합한 자폐증을 가진 사람 및 가족 813명으로부터 혈액을 공여 받아 유전체를 분석하고 인간 줄기세포를 제작해 태아기 신경세포를 재현했다.

연구 결과, 생애 초기 신경 발달 단계에서 삼차원 공간에서의 상호작용을 통해 비부호화 영역에 있는 유전변이가 멀리 떨어져 있는 유전자 변이에도 원격으로 영향을 미침으로써 뇌 발달에 영향을 주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자폐증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보이는 주인공처럼 의사소통 장애나 사회적 상호 작용의 결핍과 함께 반복적 행동이나 관심사의 협소를 특징으로 하는 발달 장애이다. 대게 만 2세 전후에 특징적인 증상이 드러나 진단이 가능한데, 어린 나이에는 뇌가 빠르게 성정하고 발달하므로 일찍 발견해 개입하면 좋은 경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자폐증 발생에는 유전자의 변이가 큰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다양한 유전자의 변이 중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지, 그 유전자가 생애 초기 뇌발달에서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전세계적으로 아직 밝히지 못한 상태다. 그 결과, 사회성 결핍이나 의사소통 장애 등 핵심 자폐증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없으며 자폐 증상이 있는 사람의 가족은 충동성이나 불안 같은 증상이 있을 때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자폐증의 근본 원인을 밝히기 위한 유전체 연구에서 집중적으로 연구해야하는 부분이 어디인지를 조명하고 유전자 변이가 뇌발달에 미치는 변화를 재현했다”며 “기존 단백질을 부호화하는 영역에만 집중되었던 자폐증 연구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학술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북미와 유럽 위주로 진행되던 자폐 유전체 연구에서 벗어나 아시아 최초의 대규모 전장-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코호트를 구축하고 유전체 분석 모델 기틀을 마련해 향후 자폐증 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로봇 췌두십이지장절제술, 복강경과 대등한 우수성 확인

(왼쪽부터) 용인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최문석 교수, 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강창무 교수 [사진=용인세브란스병원 제공]
(왼쪽부터) 용인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최문석 교수, 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강창무 교수 [사진=용인세브란스병원 제공]

최소 침습 췌두십이지장절제술인 로봇 절제술과 복강경 절제술의 비교 연구를 통해 두 술식이 대등하게 우수한 효과를 지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인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최문석 교수, 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강창무 교수 연구팀은 로봇과 복강경 췌두십이지장절제술의 비교를 통해 두 술식의 안전성과 실현 가능성을 비교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20년까지 복강경술을 받은 환자 207명, 로봇술을 받은 50명 등 총 25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으며 편향(Bias)을 줄이기 위해 성향점수매칭분석법(Propensity-score matched analysis)을 적용했다.
 

췌장관의 직경이 2mm 이하인 환자군을 대상으로 하위 그룹 분석을 실시한 결과 복강경 췌두십이지장절제술(LPD)과 로봇 췌두십이지장절제술(RALPD)은 수술 시간(Operation time), 출혈량(Estimated blood loss) 그리고 위배출 지연(DGE) 및 췌장루(CR-POPF) 등 수술 후 합병증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용인세브란스병원 제공]
췌장관의 직경이 2mm 이하인 환자군을 대상으로 하위 그룹 분석을 실시한 결과 복강경 췌두십이지장절제술(LPD)과 로봇 췌두십이지장절제술(RALPD)은 수술 시간(Operation time), 출혈량(Estimated blood loss) 그리고 위배출 지연(DGE) 및 췌장루(CR-POPF) 등 수술 후 합병증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용인세브란스병원 제공]

분석 결과, 로봇과 복강경 췌두십이지장절제술은 수술 시간, 출혈량, 입원 기간, 수술 후 합병증(췌장루·위배출지연 등) 모두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한편, 췌장-공장 문합술 시 췌장관의 직경은 술식의 난이도와 직결되는데 췌장관의 직경이 2mm 이하인 환자를 대상으로 하위 그룹 분석을 실시한 결과에서도 두 술식은 유사한 효과성을 보였다. 

췌두십이지장절제술에서 가장 위험한 합병증인 수술 후 췌장루 위험인자 분석에서는 췌장의 성상이 연성(Soft pancreas)인 경우만이 췌장루의 발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도암, 췌장암, 팽대부암, 췌관내유두상점액종양을 비롯한 췌담도암에서 시행되는 최소 침습 췌두십이지장절제술은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 내에서 진행되며 췌장-공장, 담도-공장, 십이지장-공장 문합술이라는 세 가지 문합술을 동시에 시행해야 하므로 난도가 매우 높은 술식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 침습 췌두십이지장절제술은 수술 후 입원 기간 단축, 개복 수술 대비 적은 통증, 적은 출혈, 췌장암에서 수술 후 무병생존기간(Disease-free survival) 향상 등의 장점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적극적인 시행을 고려해야 하는 수술법이다. 

최근에는 수술 후 결과가 좋고 환자 만족도가 높으며 개복 수술과 비교했을 때 종양학적으로 대등한 성과를 보인다는 이점을 바탕으로 최소 침습 췌두십이지장절제술을 적용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최소 침습 췌두십이지장절제술은 크게 로봇과 복강경 절제술로 나누어진다. 로봇 수술은 3D 이미지를 제공하고 로봇 관절이 540°로 움직여 자유도가 높으며 의료진의 손떨림을 보완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그러나 기존까지 로봇과 복강경 췌두십이지장절제술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해 우수성에 대한 객관적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최문석 교수는 “연구를 통해 췌담도암 환자에서 시행되는 두 종류의 최소 침습 술식인 로봇 및 복강경 췌두십이지장절제술이 대등한 안전성과 타당성을 보이며 췌장관의 직경과 관계없이 모두 안전하고 유용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두 수술법 모두 우수성을 지님을 확인한 만큼 개복 수술을 대신해 적극 적용함으로써 더욱 좋은 예후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생리통·난임 유발 자궁선근증 원인 밝혀져

(왼쪽부터)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권용순 교수, 곽재영 교수 [사진=노원을지대병원 제공]
(왼쪽부터)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권용순 교수, 곽재영 교수 [사진=노원을지대병원 제공]

생리를 유발하는 자궁내막조직이 자궁근층 내로 침투해 비정상적인 출혈과 심한 생리통, 골반통을 일으키는 자궁선근증의 발병기전이 혈관내피성장인자의 분포와 연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권용순‧곽재영 교수 연구팀은 ‘자궁선근증의 발병기전에 대한 혈관내피성장인자의 역할’이라는 논문을 통해 혈관내피성장인자(Vascular endothelial cell growth factor, VEGF)가 자궁근육층에서 과다하게 발현되는 현상이 자궁선근증의 새로운 발병기전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혈관내피성장인자는 우리 몸에서 조직이 자라나는 데 꼭 필요한 신생혈관을 만들어낸다. 미세혈관을 증식시키며 조직을 키우는 특성을 가져 암세포 크기를 키우는 인자로도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혈관내피성장인자가 자궁 근육층에서 과다하게 발현됐을 때도 암세포를 키우듯 자궁 크기를 증가시켜 선근증을 유발할 것이란 가설을 세우고 자궁조직을 비교했다.

자궁선근증이 있는 환자에게서 채취한 자궁내막, 자궁근층, 자궁선근증 60개의 조직에 대해 면역화학 조직염색, PCR 검사, 단백질 전기영동 검사 등 세 가지 검사를 시행해 혈관내피성장인자의 분포를 살폈다.

그 결과, 자궁내막보다 자궁근층과 자궁선근증이 있는 병변에서 혈관내피성장인자가 더 우세하게 검출됐다. 혈관내피성장인자가 자궁 근육층에 작용하며 자궁 크기 증가를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궁내막보다 자궁선근증 병변 및 자궁근육층에서 더 유의하게 혈관내피성장인자 발현이 높았다. 반면 자궁선근증 병변 및 정상 자궁근 사이에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기존의 연구들은 자궁내막의 침투로 자궁선근증이 발생하므로 자궁선근증의 자궁내막이 정상인과 다를 것이라는 연구 위주로 이루어졌었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자궁선근증이 있는 환자의 자궁에서 증상을 유발하는 것은 오히려 자궁근육층의 변화임을 알 수 있다.

권용순 교수는 “그동안 연구들은 자궁선근증의 발병기전을 자궁의 가장 안쪽인 자궁내막의 침투요인에서 발생한다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왔으나 이번 연구는 자궁내막이 두꺼워지는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로 ‘혈관내피성장인자’도 관여하고 있음을 임상적으로 새롭게 밝혔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자궁선근증이 있는 환자에게서 채취한 자궁내막, 자궁근층, 자궁선근증 60개의 조직을 통해 혈관내피성장인자의 분포를 살폈다. [사진=노원을지대병원 제공]
연구팀은 자궁선근증이 있는 환자에게서 채취한 자궁내막, 자궁근층, 자궁선근증 60개의 조직을 통해 혈관내피성장인자의 분포를 살폈다. [사진=노원을지대병원 제공]

 

담배 피워도 깨끗한 ‘슈퍼 혈관’ 비밀 풀렸다

(왼쪽부터)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이상학 교수, 성균관의대 삼성융합의과학원 원홍희 교수 [사진=세브란스 제공]
(왼쪽부터)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이상학 교수, 성균관의대 삼성융합의과학원 원홍희 교수 [사진=세브란스 제공]

나이가 들어도, 혈압이 높아도, 담배를 피워도 혈관이 정상인 ‘슈퍼혈관’을 가진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유전자 변이 10개가 발견됐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이상학 교수, 성균관의대 삼성융합의과학원 원홍희 교수 연구팀은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위험요소가 많이 있어도 혈관이 깨끗한 사람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유전자 변이를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혈관질환 위험요인이 여러가지가 있는 고위험 환자 중에도 혈관이 깨끗한 경우가 있는 것에 착안해 혈관보호 유전자가 있을 것으로 가정하고 이를 밝히는 조사를 진행했다.

성별·나이·혈압·콜레스테롤·당뇨병 등으로 향후 10년간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을 계산할 수 있는 프레밍험 위험도 점수가 14점 이상(10년 안에 심혈관질환 발생 확률 16% 이상)인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관상동맥조영술과 CT검사 등에서 혈관이 정상인 슈퍼혈관군 72명과, 위험점수는 같지만 실제 심혈관질환을 앓는 일반군 94명을 각각 연구했다.

연구팀은 유전체 전체에서 변이를 발굴하는 전장유전체연관분석(GWAS)를 활용해 슈퍼혈관과 관련 있는 유전자 변이를 발굴했다. 유전자 발현량 조절 연구(eQTL)를 통해서 유전자 변이와 관련된 유전자 발현량 차이가 실제로 인체 조직 변화를 발생시키는지도 검증했다.

 

변이가 생긴 유전자자리가 발견된 유전자 종류와 역할 [사진=세브란스 제공]
변이가 생긴 유전자자리가 발견된 유전자 종류와 역할 [사진=세브란스 제공]

상염색체 500만 개를 분석한 결과, 슈퍼혈관과 관련된 변이가 있는 유전자자리(locus) 10개를 발견했다. 유전자 자리는 혈관 생성 등에 영향을 미치는 PBX1와 인체 시계에 영향을 주는 NPAS2 유전자 등이 포함됐다. 변이가 있는 다른 유전자들의 인체내 역할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심근경색증, 협심증 등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은 고령,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유전 등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한 사람이 이러한 위험요인을 여러가지 동시에 가지면 질환 발생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지금까지 특정 유전자 변이와 심혈관질환 관련성에 관한 유전학 연구가 없지는 않았다. 대표적인 예가 PCSK9 유전자 돌연변이 연구다. 실제로 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으면 콜레스테롤이 낮게 유지되는 동시에 심혈관질환 발생이 적다. 하지만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등 위험요인이 여럿 동반된 상황에서도 혈관이 정상인 이유를 밝힌 연구는 없었다.

 

간담도췌장 분야 췌장암 비중 늘어날 듯

(왼쪽부터) 국립암센터 간담도췌장암센터 한성식 센터장, 박형민 전문의, 암등록감시부 정규원 부장 [사진=국립암센터 제공]
(왼쪽부터) 국립암센터 간담도췌장암센터 한성식 센터장, 박형민 전문의, 암등록감시부 정규원 부장 [사진=국립암센터 제공]

국내 간·담도·췌장암의 발생 및 사망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그중에서도 췌장암의 발생 및 사망자 수가 가장 많아질 것이라는 예측 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 간담도췌장암센터 한성식 센터장, 박형민 전문의, 암등록감시부 정규원 부장 연구팀은 국내 간담도췌장암(간암, 담낭암, 담도암, 팽대부암, 췌장암)의 발생률과 사망률의 변화 추이와 미래 예측 분석 결과를 26일 최초로 발표했다.

지금까지 간, 췌장 및 담도암에 국한해 이들 암종의 세부적인 발생률과 사망률을 장기 예측 분석한 연구는 없었다. 미국 등 몇몇 국가에서 각국의 암등록 시스템에 기초해 과거 암발생률 및 향후 변화의 예측 결과를 보고해왔으나 이는 각 국가의 주요 암종에 대한 분석에 그쳤다.  

연구팀은 국가암데이터센터의 암등록데이터와 통계청의 사망데이터를 기반으로 연령·기간·코호트 분석법을 이용해 연구를 수행했다. 국내 간담도췌장암의 발생률과 사망률의 과거 역학적 변화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2040년까지의 미래 변화 양상을 예측했다.

연구 결과, 국내 전체 간담도췌장암의 발생 및 사망자 수는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 결과가 나왔다. 특히 췌장암의 발생 및 사망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간·담도·췌장암 중 췌장암이 발생 및 사망자 수가 가장 많은 암종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췌장암의 발생자수는 2017년 7032명에서 2040년 1만 6170명으로 2017년 대비 2.3배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간암의 연령표준화 발생률과 사망률은 감소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 반면, 췌장암의 연령표준화 발생률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표준화 분석은 지역별로 편차가 큰 연령분포를 동일하게 조정하거나 연령구조(분포)에 영향을 받는 특정 현상에 대해 연령구조효과를 제거해 재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췌장암의 연령표준화 사망률은 다른 암종과 함께 감소 경향을 보이나 그 정도가 미미하고 특히 여성 췌장암에서는 발생률과 사망률이 모두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2040년까지의 미래 예측 분석에서 간담도췌장암 중 췌장암이 가장 높은 발생률 및 사망률을 보일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사망률이 높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담낭 및 기타담도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28.5%이며 췌장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13.9%로 타 암종과 비교해 매우 낮다.  

 

“여성들, 헬리코박터균 제거하면 혈관건강 좋아진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왼쪽)와 박재형 소화기내과 전문의.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왼쪽)와 박재형 소화기내과 전문의.

우리 몸의 세포막을 형성하는 콜레스테롤은 그 수치가 높아지면 혈관벽에 침전되며 혈관을 좁아지게 만들고, 혈액을 끈적거리게 하거나 혈전의 생성을 증가시킨다. 이에 따라 심장으로 가는 혈액이 막히는 ‘심근경색’이나, 뇌로 가는 혈액 공급이 막히는 ‘뇌졸중’ 등 국내 사망 원인의 상위권을 차지하는 중증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을 크게 높인다.

그러나 모든 콜레스테롤이 심뇌혈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콜레스테롤은 크게 저밀도(LDL)콜레스테롤, 고밀도(H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 3가지로 나뉜다. 이 중 HDL콜레스테롤은 과다한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보내고 혈관에 쌓인 플라크(침전물)를 청소해주는 이른바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고 혈액 속 지질, 지방 성분이 과다한 상태를 ‘이상지질혈증’이라고 하는데, 이렇듯 신체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HDL콜레스테롤이 낮은 경우 역시 이상지질혈증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최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가 여성에서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관심을 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제1저자 박재형 소화기내과 전문의)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 1521명의 대사 인자를 2개월, 1년, 3년, 5년 단위로 추적 관찰하고, 성별에 따른 차이를 분석해 이와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김 교수팀은 앞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가 혈당 조절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규명한 바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군 중 여성의 경우 치료 1년 후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3.06mg/dl(±8.55) 증가했으며, 이는 여성 비제균 환자 그룹에서 1년 후 5.78mg/dl(±9.22)가 감소한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여성 제균 치료 환자군(파란색)의 1년 후 HDL 수치가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여성 제균 치료 환자군(파란색)의 1년 후 HDL 수치가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남성에서는 유의미한 HDL콜레스테롤 수치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으며, 제균 1년 후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는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헬리코박터 제균 이후 소화불량 증상이 개선되며 체중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긍정적인 효과로 추정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최근 헬리코박터균이 체내 염증성 사이토카인(cytokine)의 생산과 분비를 촉진시켜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제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대사 인자가 개선됐다는 사실을 대규모 임상 데이터를 통해 입증했단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제균 치료 이후 대사 인자의 개선 효과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점에서도 희소성과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이와 같이 특정 질환에서 남녀 간 차이를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근원적 발병 원인과 치료법을 모색하고자 하는 학문을 ‘성차의학’이라고 하는데, 최근 국내외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남성이 여성보다 두경부암에 훨씬 취약” ... 국내 첫 코호트 연구 결과 발표

우리나라 국민들은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것과 상관없이 남성이 여성보다 두경부암에 훨씬 민감하고, 발병률 역시 남성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병원장 최승혜) 두경부암센터 박준욱, 이동현 교수(이비인후과), 부천성모병원 주영훈 교수(이비인후과) 연구팀은 2009년 한 해 동안 국민건강보험공단 정기 건강검진을 받은 남녀 959만 8085명을 대상으로 건강한 남성의 두경부암 발병률을 여성과 비교하는 국내 첫 10년 장기 추적 코호트 연구를 시행했다.

추적 관찰 결과,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두경부암으로 새롭게 진단 받은 국민은 총 1만 732명으로, 인구 1000명당 0.25명이 두경부암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남성은 인구 1000명당 0.19명으로 여성의 0.06명에 비해 발병률이 높았다.

 

(왼쪽부터)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두경부암센터 박준욱 교수, 이동현 교수, 부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주영훈 교수.
(왼쪽부터)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두경부암센터 박준욱 교수, 이동현 교수, 부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주영훈 교수.

암 종별로는 후두암에서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가장 뚜렷했다. 40대 남성의 후두암 발병률은 여성보다 11배, 60대에서는 20배가 높았다. 하인두암의 경우에도 40대 남성은 6.8배, 60대 남성은 24.2배로 여성과 남성의 발병률 차이가 극명했다.

남성이 여성보다 흡연, 음주를 더 많이 한다는 점을 고려해 비흡연자와 비음주자만을 비교했을 때에도 남성의 두경부암 발병률은 여성보다 2.9배 높아 흡연과 음주 여부에 상관없이 우리나라 국민에서 남성이 두경부암에 훨씬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특징에서는 70세를 기준으로 두경부암 발병률의 성별 차이가 변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70세까지는 남성과 여성의 발병률 차이가 컸는데, 특히 60대 후반에서 가장 크게 벌어졌고, 그 이후에는 차이가 점차 감소했다.

여성과 비교한 남성의 두경부암 발병 위험도는 구강과 구인두보다는 후두와 하인두 부위에서 두드러지게 높은 경향을 보였고 침샘암의 경우에만 성별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자료그림 참고]

 

여성과 비교한 우리나라 남성의 두경부암 발병 위험도.
여성과 비교한 우리나라 남성의 두경부암 발병 위험도.

두경부암은 뇌와 눈을 제외한 머리와 목 모든 부분에서 발생하는 암을 말하는데, 세계적으로 발병률 6위, 매년 7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역학적으로 남성이 여성에 비해 두경부암에 더 취약하다는 보고가 있으나 대부분 단편적인 자료에 기반한 연구였으며,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한 분석은 진행된 바 없었다.

은평성모병원 두경부암센터 박준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 전국인구를 기반으로 한 최초의 두경부암 장기 추적연구로, 국내 두경부암 환자들의 발병률을 처음으로 파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유방암, 로봇수술 하면 합병증 적어”

연세암병원 유방암센터 박형석 교수(왼쪽)와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유방외과 이지아 교수.
연세암병원 유방암센터 박형석 교수(왼쪽)와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유방외과 이지아 교수.

로봇수술로 유방암 수술을 하면 합병증이 적은 것은 물론 유방 모양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암병원 유방암센터 박형석 교수와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유방외과 이지아 교수 연구팀은 유방암에서 로봇수술이 기존 수술 대비 합병증 발생률이 최대 5.7배 낮고 유두 괴사가 적게 발생해 유방 모양 보존 효과가 뛰어나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로봇수술의 안정성과 우수성을 입증하기 위해 2014년부터 6년간 연세암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대만 창화기독병원, 이탈리아 유럽 종양 연구소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유방을 직접 절개하는 기존 수술방법으로 진행한 유방암 수술(절제술‧재건술) 예후와 수술 후 유두 괴사 등 합병증 발생률을 로봇수술의 성적과 비교했다.

그 결과 수술 후 30일 이내의 창상감염, 장액종, 유두 혹은 피부 괴사 등과 같은 합병증 발생률은 로봇수술이 31.1%로, 기존수술(40.8%)보다 낮았다. 중증도가 높은 합병증 발생률 또한 각 10.9%, 19.4%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유방암 수술의 대표적인 합병증으로 꼽히는 유두 괴사 발생률은 로봇수술에서 2.2%, 기존수술에서 7.8%로 3.5배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수술법이 유두 괴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성향점수매칭 분석을 실시했다. 수술법 외에 합병증 발생률에 미치는 다른 변수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로봇수술과 기존 수술법에서 유두 괴사율은 각각 1.2%, 6.9%였다. 두 수술법에서 유두 괴사 발생률 차이는 성향점수매칭 분석을 거친 이후에 5.7 배로 더 커져 로봇수술이 유두 괴사를 예방하는데 결정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로봇수술의 특징인 ‘최소침습’이 절개 부위를 줄여 유방암 수술의 고질적 합병증이던 유두 괴사율을 낮춤으로써 가슴을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보존해 환자의 자존감과 만족감을 높일 수 있다.

 

유방
유방

박형석 교수는 “로봇 유방 수술의 효과성을 확인하기 위해 국제적 다기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했다”며 “로봇수술로 유방암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최소침습으로 유두 괴사율을 낮춰 유방 재건술 등의 예후를 개선했을 뿐만 아니라 가슴 원형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어 환자의 자존감을 지켜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방암은 5년 상대 생존율이 93.6%로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유방암 수술은 종양 부위를 타깃하는 부분절제술, 유방 전체를 잘라내는 유방 전(全)절제술 등으로 진행한다. 전절제술 진행 시, 잘라낸 부위에 인공 삽입물 등을 넣어 유방을 복원하는 유방재건술을 시행한다.

기존 유방암 수술은 유방을 직접 절개하며 진행해, 흉터 등 수술 흔적이 눈에 띄게 남아 환자의 자존감에마저 상처를 줬다. 특히, 유두 괴사 등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유두 괴사(壞死)는 유방 절개의 후유증으로 유두의 조직 세포가 썩는 합병증으로, 겉으로 보기에도 크게 눈에 띄며 심각한 경우 유두를 잃을 수 있어 환자 자존감에 크게 영향을 준다.

로봇수술은 전절제술과 유방재건술을 동시에 진행할 때 효과가 좋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겨드랑이 부위 2.5~5cm 정도를 절개해 8~12mm 크기의 로봇팔을 넣어 수술하기에 흉터를 최소화해 수술 흔적이 잘 가려진다. 게다가 자연 가슴에 가깝게 재건할 수 있어 환자가 느끼는 만족감이 높다.

 

임플란트 치료시간 줄이는 방법 나왔다

서울대학교치과병원 치주과 조영단 교수 [사진=서울대치과병원 제공]
서울대학교치과병원 치주과 조영단 교수 [사진=서울대치과병원 제공]

임플란트 표면 뼈형성단백질 유전자 고정기법으로 임플란트 치료시간을 줄일 수 있는 치료법이 나왔다. 치아가 없이 지내는 기간을 단축시켜 환자들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학교치과병원 치주과 조영단 교수, 미국 하버드 치과대학 학장인 William. V. Giannobile 교수 연구팀은 치과 임플란트 표면 뼈형성단백질(Bone Morphogenetic Protein, BMP) 유전자 고정기법으로 골 재생증진을 연구해 임플란트 치료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임플란트가 잇몸뼈에 잘 붙게 하도록 BMP(뼈형성단백질)를 이용한 치료 방법들이 임상에서 사용되고 단백질 형태로 제품화되어 공급되고 있지만 BMP의 짧은 분해 시간과 고농도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보고돼 임상 적용이 활발하지 않았다.

BMP의 안정적인 공급과 효과 증진을 위해 BMP 유전자를 이용하는 방법도 개발이 됐으나 수술 부위에 적용한 유전자가 고정이 되어 있지 않는 경우 혈액을 따라 다른 조직으로 흘러가 뼈를 형성하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에 연구팀은 임플란트 티타늄 표면에 CVD(Chemical Vapor Deposition) 기술을 이용해 BMP7 유전자를 고정시켜 세포 실험과 쥐의 임플란트 모델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BMP7 유전자 코팅 티타늄의 표면에서 BMP7 단백질이 안정적으로 생산되는 것을 입증했다. 이를 통해 조골 세포의 분화가 증진되고 골 재생 능력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조영단 교수는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티타늄 SLA(sandblasted, large grit, acid-etched) 표면에 안정적으로 뼈가 붙기 위해서는 최소 3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향후 본 연구 결과의 임상 적용을 통해 치아가 없이 지내는 기간을 단축시킴으로써 환자들의 불편함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더 나아가 골이식재 등에도 BMP 유전자 고정방법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VD 기술을 이용한 티타늄 표면의 BMP7 유전자 고정 및 단백질 발현 과정 [사진=서울대치과병원 제공]
CVD 기술을 이용한 티타늄 표면의 BMP7 유전자 고정 및 단백질 발현 과정 [사진=서울대치과병원 제공]

 

가상현실(VR) 통한 이명 치료 효과 입증

(왼쪽부터) 고려대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최준 교수, 박동현 전공의 [사진=고대 안산병원 제공]
(왼쪽부터) 고려대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최준 교수, 박동현 전공의 [사진=고대 안산병원 제공]

가상현실(VR)을 이용한 치료를 통해 주관적 만성 이명의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최준 교수 연구팀은 가상현실을 활용한 이명 치료의 가능성 평가하기 위해 3개월 이상 만성 주관적 이명 증세를 호소하는 19명의 환자(33~64세)를 대상으로 가상현실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시켰다. 

환자들은 1~2주의 간격을 두고 침실, 거실, 식당 등 총 4개의 다른 환경으로 구성된 가상현실에서 이명 소리를 내는 아바타를 잡아 지정된 장소로 옮겨 제거하는 것을 반복했다. 

그 결과, 19명의 환자 중 12명의 환자에서 THI(이명장애지수)가 개선됐고 수면의 질을 나타내는 PSQI(피츠버그 수면의 질 지수)도 프로그램 참여 후 감소했다. 가상현실을 통한 이명 치료법이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EEG(뇌파검사)를 통해 프로그램 참여 이전과 비교해 뇌 특정 부위의 활동이 증가한 것을 포착했다. 이명의 원인이 귀를 포함한 뇌와도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최근 연구 결과들을 고려할 때 만성 이명 치료를 위한 후속 연구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명은 외부 청각 자극이 없을 때 귀에서 나오는 소음이 주관적으로 느껴지는 것을 말한다. 전 세계 인구의 10%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한 이명은 집중력 저하와 함께 기분장애로까지 이어져 환자의 삶의 질 하락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나아가 사회·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명 치료를 위한 가상현실의 예. 이명 아바타(빨간색 원)를 노란색 영역으로 이동시켜 제거한다. [사진=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이명 치료를 위한 가상현실의 예. 이명 아바타(빨간색 원)를 노란색 영역으로 이동시켜 제거한다. [사진=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유방암 재발 및 사망 예측인자 발견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유방암센터 유방외과 윤창익 교수, 김두레 교수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유방암센터 유방외과 윤창익 교수, 김두레 교수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혈액 내 면역염증변화 수치로 유방암의 재발과 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유방암센터 유방외과 윤창익(교신저자)·김두레(제1저자) 교수 연구팀이 유방 보존수술 후 방사선치료를 한 유방암 환자군의 치료 전·후 혈액 내 림프구-단핵구 변화비(lymphocyte-tomonocyte ratio, LMR)가 추후 유방암의 재발과 생존율에 연관이 있는 유효한 예후 인자(marker)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유방보존술을 받은 환자 77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방사선치료 후 림프구-단핵구 변화비가 2.2보다 낮아진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유방암이 1.76배 더 많이 재발하고 사망 위험 역시 2.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림프구-단핵구 변화비는 환자의 면역 체계를 반영하는 염증성 마커로 유방암 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악성종양 치료반응과 예후를 평가하는 인자로 활용할 수 있다. 

유방보존술을 받은 환자의 방사선 치료 전‧후 림프구-단핵구 변화비와 예후 상관관계를 처음으로 규명한 연구팀은 향후 다른 임상 분야에서도 염증성 마커가 어떤 효용성이 있는지 검증하는 후속 연구를 계획 중이다.

유방암은 우리나라 여성암 중 1위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우리나라에서 신규로 발생한 암 중 5위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암이다. 이전에는 재발을 줄이기 위해 광범위하게 절제했지만 최근 방사선이나 항암제를 이용해 최소한 절제하고 유방을 보존하는 유방보존술 비중이 훨씬 높다.

다만 유방암이 다발성이라 만져지는 악성종양이 깨끗이 제거됐더라도 남겨진 유방 내 미세하게 암세포가 남아 암이 재발될 수 있다.

유방암 환자는 수술 후 6개월마다 정기 검진을 받는데 이번 연구는 채혈로 쉽게 재발 고위험군을 예측할 수 있어 진료 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 될 것으로 보인다.  

윤창익 교수는 “조기 유방암 환자에서 유방보존술을 하는 경우에 방사선치료가 필수인데, 이번 연구결과는 기본적인 채혈 검사만으로 계산할 수 있는 림프구-단핵구 변화비가 재발과 사망의 고위험군을 식별한다는 임상적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용어 설명]

*림프구 : 림프구는 면역계에 여러 역할을 하는 혈액 내 백혈구의 한 유형이다. 일반적으로 림프구는 혈류 내 모든 백혈구 중 약 20~40%를 차지하며, 림프구 수는 보통 성인의 경우 혈액 마이크로리터 당 1500 이상이고, 소아의 경우 3,000개 이상이다. AIDS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을 포함하는 다양한 장애 및 상태가 혈액 내 림프구 수를 감소시킬 수 있다.

*단핵구 : 단핵구는 특정 감염에 대항하여 싸우는 백혈구의 한 유형으로 다른 백혈구를 도와 죽거나 손상된 조직을 제거하고, 암 세포를 파괴하고 이물질에 대한 면역을 조절한다. 혈액 내 단핵구 수의 증가(단핵구 증가증)는 만성 감염에 대한 반응, 자가면역 질환, 혈액 질환 및 특정 암에서 발생한다.

 

강직척추염 조기 진단 길 열렸다

한양대병원 영상의학과 이승훈 교수 [사진=한양대병원 제공]
한양대병원 영상의학과 이승훈 교수 [사진=한양대병원 제공]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로 요추의 모서리 등급을 자동 계산해 강직척추염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양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이승훈 교수 연구팀(1저자 서울백병원 구본산 교수, 공동저자 한양대류마티스병원 김태환 교수, 고대안암병원 강창호 교수)은 인공지능연구 전문회사 크레스콤과 공동연구를 진행해 초기 강직척추염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경추와 요추의 모서리 등급을 자동 계산하는 인공지능 딥러닝 모델을 개발했다.

해당 모델을 바탕으로 국내 강직척추염 환자의 실제 경추와 요추의 측면 방사선 사진(총 119,414개의 모서리 수)과 비교해 91% 이상의 평균 정확도와 94% 이상의 높은 민감도 및 특이성을 보였다.

강직척추염은 주로 척추, 천장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병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염증이 있은 후에 염증이 있던 관절에 여러가지 변화가 일어나서 관절의 움직이 둔해지는 관절의 강직이 일어나는 병을 말한다. 이러한 염증은 척추, 천장관절 이외에 무릎, 어깨, 손, 발뒤꿈치 등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류마티스질환 중 하나다.

대부분의 강직척추염 환자들은 엉덩이뼈의 뒤쪽 가운데 부위 중 천골과 장골 사이에 위치하는 천장관절에 염증이 생기면서 병이 시작되는데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고, 장애가 발생했는지 유무를 판단하기 어렵다.

주로 숙련된 소수의 류마티스를 연구하는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방사선학적 척추변형 지표(mSASSS) 진단 방식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진단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이승훈 교수는 “강직척추염을 진단하는 방사선학적 척추변형 지표(mSASSS) 진단은 목과 허리에서 병이 얼마나 진행되어 있는지 숫자로 표시하지만 이를 판독하는데 전문의가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고 숙련되지 않은 전문의에 의해 일치도가 낮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딥러닝 알고리즘 모델 개발로 강직척추염 환자의 척추 변형 상태를 자동으로 계산해 90% 이상의 높은 정확도를 보인 결과를 나타냈다”며 “이는 환자들에게 척추의 손상 정도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각장애인 청각 뛰어난 이유 ‘우측 대뇌반구’ 때문 ... 세계 첫 규명

노원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심현준 교수 [사진=노원을지대병원 제공]
노원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심현준 교수 [사진=노원을지대병원 제공]

선천성 시각장애인이 비시각장애인보다 청각 능력이 뛰어난 이유가 소리 패턴과 음색을 인식하는 우측 대뇌반구 기능 향상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원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심현준 교수 연구팀은 선천성 시각장애인 23명, 비시각장애인 22명을 대상으로 이분청취능력검사, 주파수 패턴검사, 소음환경에서의 어음인지력 검사 등을 통해 중추 청각처리 능력을 비교 분석했다.

양측 귀에 다른 소리가 들어올 때 인지능력을 알아보는 ‘이분청취능력검사’는 각각 다른 3가지 숫자를 동시에 들려주고 어떤 소리인지 맞추는 검사다. 이 검사에서 비시각장애인의 경우 우측 귀(15점), 좌측 귀(12점)으로 우측 귀로 들은 소리를 더 잘 맞추는 우측 귀 우세를 보였다. 

반면, 시각장애인은 우측 귀(15점) 좌측 귀(16점)으로 비시각장애인보다 좌측 귀 수행능력이 훨씬 우수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에서 좌측 귀와 연결된 우측 대뇌반구의 기능이 더 발달했음을 시사한다.

‘주파수 패턴검사’는 고주파수와 저주파수 두 가지 음을 무작위로 5개를 조합해 소리 패턴을 맞추는 형식이다. 소리의 높고 낮음을 흐밍으로 따라 하는 반응으로 소리의 패턴과 음색을 인식하는 우측 대뇌반구의 기능을 측정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좌‧우측 귀(15점/15점), 비시각장애인의 경우 좌‧우측 귀(13점/14점) 측정값이 나왔다. 좌‧우측 귀 모두 시각장애인이 더 우수한 수행력을 보여 상대적으로 우측 대뇌반구가 발달했음이 확인됐다.

소음크기를 5단계로 구분해 시행한 ‘소음환경에서 어음인지력’에서는 가장 큰 소음인 –8 dB에서만 시각장애인이 비시각장애인보다 더 뛰어난 수행력을 보였다. 

뇌파검사에서도 큰 소음 상황인 –8 dB, -4 dB에서 시각장애인의 뇌파가 비시각장애인보다 더 크게 반응했다. 적은 소음 상황에서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의 어음인지력 차이가 없는 것은 언어나 문자 이해력을 담당하는 좌측 대뇌반구는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에서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인것으로 해석된다.

사람의 대뇌는 중앙의 긴 홈을 기준으로 좌우 반구로 나뉜다. 신체의 모든 신경 다발이 뇌교를 지나 서로 반대 방향의 반구를 향해 간다. 따라서 좌‧우측 귀로 들어온 소리는 반대편 뇌로 신호가 올라가게 된다.

중추 청각처리 능력을 살펴본 결과, 선천성 시각장애인은 언어를 이해하는 역할을 하는 좌측 대뇌반구보다 소리의 패턴과 음색을 인식하는 우측 대뇌반구의 기능이 더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랜 시간 시각 정보가 차단되면서 대뇌가 청각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보상적으로 발달한 것이다.

 

Blind(선천성 시각장애인), Sighted(비시각장애인)의 이분청취능력검사를 통해 알아본 중추청각처리 능력 비교 모습 [사진=노원을지대병원 제공]
Blind(선천성 시각장애인), Sighted(비시각장애인)의 이분청취능력검사를 통해 알아본 중추청각처리 능력 비교 모습 [사진=노원을지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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