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백신 개발 어디까지 왔나?
새로운 백신 개발 어디까지 왔나?
  • 박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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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7.1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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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백신은 다양한 질병의 감염 및 전파를 예방함으로써 인류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인류가 개발한 백신은 매년 200만~300만 명의 사망을 예방하고 있다. 실제로 소아마비, 천연두, 홍역, 디프테리아 및 파상풍 등에 대한 백신 개발의 성공은 세계적으로 전염병의 부담을 줄이고 천연두의 경우 완전히 근절시키면서 엄청난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전염병은 역사 전반에 걸쳐 정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페스트, 콜레라, 인플루엔자, 코로나19 바이러스 등 일일이 헤이리가조차 어렵다. 이는 대유행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병원체가 언제, 어디서나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대유행은 효과적인 백신을 미리 준비할 수 없는 전염성 물질의 가장 극적인 형태이고 일부 감염성 질환에 대한 백신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뎅기열, 노로바이러스, RSV, HIV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1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새로운 백신 개발 기술 및 임상 동향’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백신 개발 동향을 살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삼바) 연구개발(R&D) 장면.
사진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직원들의 연구개발(R&D) 장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0년 동안 많은 백신, 특히 바이러스 백신이 개발되었지만, 효과적이고 안전한 백신을 기다리는 전염병은 아직도 많다. 진화하는 병원체가 인류의 백신개발 노력이나 전략을 수포로 돌리게 하는 일이 허다하다. 이 때문에 질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통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백신 개발 전략과 기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시장에서 언급되고 있는 신규 백신 기술과 임상시험 등은 이런 상황을 잘 대변하고 있다. 

 

새로운 백신개발 기술 절실 

DNA 재조합 기술의 등장은 단일 단백질 또는 바이러스 유사 입자를 구성하는 단백질의 생산을 가능케 하고 항원에 대한 운반체로서 변형된 벡터의 생성도 가능하게 하여 새로운 백신기술의 시대를 열었다. 살아 있거나 비활성화된 미생물 또는 톡소이드를 기반으로 하는 이전 세대의 백신과 달리 새로운 백신 후보는 원치 않는 부작용이 없는 최소한의 접근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 현재 합리적으로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보편적인 전략이나 기술은 없다. 백신개발은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경험에 의존해야 하는 과정이다. 

 

[표 1] 신규 백신기술의 특성에 대한 일반적 비교
[표 1] 새로운 백신기술의 특성에 대한 일반적 비교

 

재조합 단백질 백신

재조합 단백질 백신은 병원체의 껍데기나 세포막을 구성하는 특정 단백질 조각, 다당류 등을 주요 성분으로 사용하고 소수의 보호 항원에 초점을 맞춘 소단위 백신이다. 이러한 단백질 또는 다당류는 우리의 면역 체계가 ‘외부’로 인식하는 부분이며 바이러스 또는 박테리아에 있는
수천 개의 단백질 중 몇 개만 포함되지만 질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면역반응을 촉발하기에 충분하다.

단일 단백질은 복제할 수 없기 때문에 부작용의 위험이 덜하고 비교적 저렴하며 생산하기도 쉽다. 전체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를 포함하는 백신보다 안정적이다. 하지만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데 사용되는 항원과 관련한 분자구조가 부족할 수 있어 면역반응이 다른 유형의 백신보다 약하다. 보조제와 함께 전달되고 추가 용량이 필요할 수도 있다.

과발현 재조합 단백질은 E. coli, 효모, 곤충 또는 포유동물 세포주를 사용하여 생산한다. 가장 인기있는 플랫폼은 조작하기 쉽고 높은 발현 수준을 보이는 E. coli 이다. 그러나 E. coli 발현 시스템은 면역반응의 특성과 결과적으로 백신의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글리코실화와 같
은 번역 후 변형(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s)이 없어 적절한 항원을 생산하기가 어렵다. 포유동물 발현 시스템은 번역 후 발현된 단백질을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변형하기 때문에 이상적으로 생각되지만 높은 배양 비용과 발현되는 단백질의 양이 가장 적다.

 

합성 펩타이드 백신

합성 펩타이드 백신은 T세포나 B세포의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단일 분자로 화학적으로 합성되고 조립되는 단백질 항원 서열의 파편을 사용하는 기술이다. 펩타이드의 염기 서열을 결정하기 위해 대상 항원 중 항체가 인식 및 결합하는 정확한 부위를 확인
(epitope mapping)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상적으로, 백신은 B세포의 전환과 세포독성 T세포 면역반응을 자극하기 위해 B세포와 T세포 에피토프를 모두 가지고 있어야 한다.

펩타이드 백신은 분자량이 작아 생산 및 정제가 용이하고 부작용 발생 우려가 적으며 다른 펩타이드와 연결이 용이하다. 합성 펩타이드 접근법은 말라리아, HCV,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HIV 등과 같은 전염병에 대한 여러 백신 개발에 사용되며 특정 펩타이드 백신 후보는 임상 개
발 중이다.

 

핵산 백신

①DNA 백신

DNA백신은 포유동물 바이러스 프로모터 하에 관심 항원을 코딩하는 이식유전자를 포함하는 플라스미드 DNA로 구성된다. 플라스미드 DNA가 세포로 전달될 때 유전자가 발현되어 항원 특이적 면역반응이 유도된다. 

DNA 백신은 기존 백신 플랫폼에 비해 몇 가지 이점을 가진다. DNA 백신은 생체내에서 병원성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약독화 생백신 또는 불활성화 바이러스 백신보다 본질적으로 더 안전하다. DNA 플라스미드는 비교적 설계가 간단하며 생성 비용이 저렴하고 이것은 높은 안정
성과 상대적인 온도 둔감성과 관련되어 대량생산 및 유통에 매우 적합하다.

그러나 낮은수준의 세포내·핵내 수송으로 면역원성이 낮고 종양유전자 활성화 가능성에 관한 안전성 문제, 항-DNA 항체 유도에 의한 자가면역반응 우려 등의 한계가 있다.

2021년 11월 인도 제약회사 자이더스 캐딜라(Zydus Cadila)의 ZyCoV-D 승인은 인간 대상 DNA 백신의 첫 사례이지만, 스파이크 단백질 암호화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설명하는 데이터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DNA 백신의 유일한 성공사례는 수의학이었으며 말을 대상으로 한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백신이 2005년 미국 농무부에 의해 허가되었다. 그 후 흑색종에 대한 개 백신, 조혈괴사 바이러스와 연어 알파바이러스에 대한 연어백신이 존재한다.

DNA 백신은 비임상에서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아직 완전히 임상에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인간에서 DNA 백신의 면역원성이 낮다는 것이다. 아직은 작은동물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DNA 백신의 양을 늘리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간에게 약 5-20mg의 DNA를 주입해야 한다. 제형화되지 않은 플라스미드 DNA가 백신 접종에 사용되는 경우 낮은 치료효율의 주요 원인은 DNA 분해이다. 플라스미드는 1주일 이내에 비교적 빠르게 분해되며 세포에 성공적으로 들어간 DNA 분자는 전사될 핵막의 장벽을 통과해야 한다. 따라서 생체 내 주어진 표적세포를 형질감염(transfection)하기 위한 DNA 양이 현저히 적기 때문에 주요 목표는 형질감염의 최적화이다. DNA 백신 디자인의 최적화 매개변수는 프로모터, 항원, 보조제, 벡터백본이 있다.

 

[그림 1] DNA 백신 설계의 최적화 매개 변수
[그림 1] DNA 백신 설계의 최적화 매개 변수

②RNA 백신

mRNA를 기반으로 하는 핵산 백신은 안전하고 쉽게 다양한 백신을 생성하기 위해 30년 이상 전부터 고안되었다. 일부 바이러스 백신과 달리 mRNA는 게놈에 통합되지 않아 돌연변이 유발에 대한 우려가 없으며 무세포 방식으로 제조할 수 있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생산이 가능하다. 뿐만아니라, 단일 mRNA 백신은 여러 항원을 암호화하여 회복력 있는 병원체에 대한 면역 반응을 강화할 수 있다.

mRNA 백신의 실제 설계과정은 반응성을 줄이고 단백질 발현을 최적화하기 위해 mRNA 변형, 적절한 표적항원, 효율적인 전달을 가능케 하기 위한 제형 등을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번역 가능성 및 안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mRNA 분자에서 뉴클레오사이드에 대한 다양한 자연발생 변형을 테스트하며 허가된 2개의 mRNA 백신을 비롯한 많은 후보가 우리딘 대신에 N1-메틸-슈도우리딘(m1Ψ)을 도입한 변형된 형태를 가지고 있다.

또한, 면역원성과 보호면역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표적을 선택해야 하며 전달방법으로 지질 나노입자(LNP) 캡슐화의 출현은 LNP가 생체 내에서 mRNA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mRNA 백신 개발의 전환점이 되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mRNA기반 백신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전례 없는 속도로 개발 및 투여되었다. 화이자-바이온테크(Pfizer-BioNTech)와 모더나가 처음 개발한 이 백신은 플랫폼을 검증했으며 예방 및 치료 적응증 모두에 mRNA를 적용하는데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입증된 규제 승인 경로와 함께 긍정적인 안전성 및 유효성 결과를 기반으로 향후 mRNA 백신은 예방백신 이외에도 암 면역요법 등 현대의학의 접근방식을 바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바이러스 벡터 백신

재조합 바이러스 벡터 플랫폼은 원하는 항원의 유전물질을 세포에 도입하는 바이러스 벡터의 고유한 능력을 이용한다. 이는 이후에 외래 단백질로 발현되어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바이러스 벡터 백신은 바이러스 스스로의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에 해당하는 염기서열은 삭제되어 자가 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병원성의 우려가 없으며 안정성이 높다.

바이러스 벡터로는 아데노바이러스, 백시니아바이러스, 레트로바이러스, 렌트바이러스 등이 사용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에 현재 투여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복제가 불가능한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기반으로 스파이크 단백질과 일치하도록 유전적으로 조작되었다. 얀센의 백신 또한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기반이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1년 2월 얀센 백신을 비상용으로 승인했다.

 

나노입자

나노입자는 백신 항원의 전달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는 나노크기의 입자(<100 nm)이다. 금·덴드리머·탄소 중합체 및 리포솜으로 구성된 여러 유형의 나노입자는 백신 효능을 개선하고 항원 흡수를 촉진하며 원하는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면역반응을 위해 직접 림프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고 면역세포의 특정 세포내 구획으로 전달될 수 있어 높은 항체반응이 유도된다.

①백신후보 임상시험 현황

백신개발의 일반적인 문제는 인간에서의 면역반응을 예측하는데 어려움으로 비임상에서 임상개발로 전환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2021년 11월 1일까지 FDA에 등재된 백신 화합물에 대한 임상 1~3상 현황 중 대부분(약 75%)은 임상 1·2상 시험 중이었으며 임상3상 후보는 4개에 불과했다. 코로나19(COVID19)의 경우, 2022년 7월 6일 기준으로 백신 후보 217개 중 임상 1상(53개), 임상 2상(72개), 임상 3상(83개) 시험이 진행 중이며, 40개의 백신이 승인된 상태이다.

 

[표 2] 신규 백신화합물 임상시험 현황(2022년 7월 5일 기준)
[표 2] 신규 백신화합물 임상시험 현황(2022년 7월 5일 기준)

 

코로나 이후 백신개발 가속화 

2019년 12월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은 세계 보건을 붕괴시키고 경제적 위기를 초래하여 이에 대응하기 위해 수많은 실험실 및 연구소에서 효과적인 백신개발에 집중하도록 했다. 코로나 백신 개발은 물질개발부터 사용승인까지 전 과정이 1년 이내 완료되어 일반적으로 10년 이상 소요되는 사실을 고려할 때 전례 없는 속도로 개발이 진행되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실패 가능성이 높은 길고 힘든 개발과정과 제한된 수익성으로 인해 민간 부문에서 백신 후보 연구를 위한 자금 지원을 꺼렸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인해 백신 연구에 대한 막대한 공공 부문과 자선 투자로 제약회사의 재정적 위험이 줄었고, 백신의 신속한 가용성을 촉진하기 위한 비상 승인이 허용되면서 단시간에 새로운 백신이 태동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6월 29일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에 대해 임상시험 최종 결과보고서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품목허가를 결정했다. 국내에서는 승인되었지만 뉴질랜드, 필리핀, 태국 등 6개국에서 임상 3상시험을 진행중이다.

이번 결정으로 우리나라는 코로나19치료제와 백신을 모두 보유하여 주권을 확보하였고 미래감염병 유행에 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국가 보건안보 체계를 구축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코비원’을 제외하면 현재 9개 품목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비교임상으로 3상 시험계획 승인을 받았으며 '유코백(EuCorVac)-19’에 대해 국내 승인된 대조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와 협력하고 있다. 셀리드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아데노바이러스 벡터를 기반으로 한 코로나19 예방백신의 임상 2b/3상 개발’ 지원 협약을 체결하여 임상시험 진행을 가속화하고 있다. 진원생명과학은 개발 중인 ‘GLS-5310’의 국내 2a상 임상시험변경 계획서를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은 뒤 현재 임상을 진행 중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박봉현 책임연구원은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백신주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원활한 팬데믹 대응을 위해, 그리고 기술지향적인 연구개발 극복을 위한 백신·치료제 개발 거버넌스 논의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며 “백신의 국산화, 백신 원천기술 확보, 백신 생산시설 및 국가통제시스템 구축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그러면서 “향후 국산 백신 플랫폼에 다양한 아이디어가 결합되어 백신을 넘어 암,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의 토대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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