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보령(옛 보령제약)이 ‘듀카브’ 제네릭 시장을 노리는 경쟁사들과의 특허회피 심판에서 연전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특허심판원은 최근 삼천당제약·엔비피헬스케어·고려제약·성이바이오·팜젠사이언스(구 우리들제약)·영일제약 등 6개 제약사가 보령의 ‘혈압 강하용 약제학적 조성물’ 특허에 대해 제기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기각했다.
‘혈압 강하용 약제학적 조성물’ 특허(2031년 8월 만료)는 ‘듀카브’에 적용되는 것이다. 현재까지 이 특허에 대해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한 제약사는 모두 45곳으로, 심판 건수는 48건에 달한다.
이 중 심판을 두 건씩 청구한 네비팜, 영일제약, 팜젠사이언스가 심판을 각각 한 건씩 취하했고, 대한뉴팜, 유유제약, 한화제약, 구주제약, 킴스제약 등 5개 제약사는 진행 중이던 유일한 심판을 취하하면서 총 40개 제약사가 각각 1건의 심판을 진행했다.
이후 이번에 기각 심결을 받은 6개 제약사를 포함해 ▲알리코제약(3월 심결), ▲신풍제약(3월 심결), ▲에이치엘비(3월 심결), ▲한국휴텍스제약(3월 심결), ▲하나제약(5월 심결), ▲환인제약(5월 심결), ▲한국유니온제약(5월 심결) 등 총 13개 회사가 ‘듀카브’ 특허회피 1차 관문에서 고배를 마셨다.
다만, 휴온스와 메디카코리아가 청구성립 심결을 받아냈는데, 이는 서로 다른 용량을 기준으로 내려진 것이어서 특허를 회피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혈압 강하용 약제학적 조성물’ 특허가 적용되는 ‘듀카브’의 용량은 30(피마사르탄)/5(암로디핀)mg이다. 휴온스와 메디카코리아는 당초 ‘듀카브’ 30/5mg에 대한 특허회피 심판을 청구했으나, 도중에 60/5mg과 60/10mg 용량으로 각각 타깃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심판에서 제네릭사들이 줄줄이 패배하자 다른 용량 제네릭 출시에 따른 특허침해 가능성을 확인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고려하면, 보령은 지금까지 ‘듀카브’ 특허회피에 도전한 45개 제약사 중 절반에 가까운 20곳을 방어해낸 셈이다. 해당 특허 장벽이 얼마나 공고한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특허심판원에서 기각 심결을 받은 ▲신풍제약 ▲알리코제약 ▲한국휴텍스제약 ▲에이치엘비제약 ▲환인제약 ▲한국유니온제약 ▲하나제약 등 7개 제약사가 특허법원에 항소해 소송을 이어가고 있지만, 결과를 뒤집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제네릭사들은 특허 무효심판을 추가로 청구하며 더욱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무효심판은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보다 청구성립 심결을 받아내기가 더욱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제네릭사들의 난관은 계속될 전망이다.
‘듀카브’는 두 가지 고혈압 치료 성분인 피마사르탄과 암로디핀을 결합한 제품이다. 용량에 따라 30/5mg, 30/10mg, 60/5mg, 60/10mg 등 4개 품목으로 구성된다. 이 제품에는 ‘혈압 강하용 약제학적 조성물’ 특허 외에도 보령의 고혈압 신약인 ‘카나브’(피마사르탄)의 물질특허가 적용된다.
피마사르탄 성분을 공유하기 때문인데, ‘카나브’ 물질특허가 내년 1월 만료되는 만큼 경쟁사들은 ‘카나브’와 함께 ‘듀카브’ 제네릭을 조기에 출시하기 위해 ‘혈압 강하용 약제학적 조성물’ 특허 공략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한편, ‘카나브 패밀리’는 지난해 유비스트 기준으로 1272억 원의 원외처방액(회사 자체 집계 매출 1126억 원)을 기록하며 회사 전체 매출의 17% 이상을 차지한 대형 품목군이다. 그중에서도 ‘카나브’(519억 원)와 ‘듀카브’(411억 원)의 원외처방액은 각각 519억 원과 411억 원으로 그 규모가 다른 패밀리 제품보다 월등히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