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메디컬 탑픽 | “상처 치료 과정,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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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혜
  • admin@hkn24.com
  • 승인 2022.07.1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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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이번 주(7월 10일~7월 16일)에도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들이 나왔습니다. 구강검진 진단을 받는 것만으로 두경부암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고 상처치료 과정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진단법이 개발됐습니다. AI를 활용한 흉부방사선 영상 시스템의 효과가 입증됐고 AI로 무릎 관절염 진행속도를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이 개발됐습니다. 한 주 동안 화제가 된 주요 메디컬 뉴스를 정리했습니다. [편집자 글]

“구강검진 받지 않은 사람 두경부암 발생위험 16% 높아”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정우진, 치과 이효정, 방사선종양학과 엄근용, 가정의학과 이혜진, 보라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위찬우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정우진, 치과 이효정, 방사선종양학과 엄근용, 가정의학과 이혜진, 보라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위찬우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국가건강검진에서 구강검진을 받지 않고 일반건강검진만 받은 환자들은 두경부암 발생 위험이 약 16%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가건강검진에서 구강검진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두경부암의 위험성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정우진 교수, 치과 이효정 교수, 방사선종양학과 엄근용 교수 연구팀은 2003년~2004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의 환자 약 40만 명의 데이터를 일반건강검진만 받은 24만 2955명과 구강검진을 추가로 받은 16만 5292명으로 구분하고 두경부암 발병 여부를 10년간 추적 관찰해 비교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일반건강검진만 받은 그룹은 구강검진을 추가로 받은 그룹에 비해 두경부암의 발생률이 16%가량 높았다. 특히 구인두암과 구강암에서는 위험도가 각각 48%, 2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경부암의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성별, 나이, 기타 질환, 흡연 및 음주 여부 등의 변수를 모두 고려하더라도 유의미하게 높은 수치다.

 

(왼쪽 그래프부터) 두경부암(A), 구인두암(B), 구강암(C)<br>​​​​​​​구강검진을 받은 그룹(파란색)과 받지 않은 그룹(붉은색)에서 두경부암이 아닌 환자 비율.붉은색 선이 파란색에 비해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하락한다. [자료=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왼쪽 그래프부터) 두경부암(A), 구인두암(B), 구강암(C)
구강검진을 받은 그룹(파란색)과 받지 않은 그룹(붉은색)에서 두경부암이 아닌 환자 비율.붉은색 선이 파란색에 비해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하락한다. [자료=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연구팀은 수진자들이 치과 전문의의 검진과 교육을 통해 구강위생에 악영향을 미치는 음주, 흡연 등 생활습관을 교정하거나, 치아 관리에 주의를 기울이며 구강 내의 염증, 인유두종 바이러스 등을 감소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이러한 인자들의 영향을 받는 두경부암도 발생 위험이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했다. 

두경부암은 우리 몸의 머리(두부)와 목(경부)에서 뇌와 눈, 식도를 제외한 입·코·혀·목·침샘 등에 생기는 악성종양을 총칭하는 질환으로, 후두암, 구강암, 구인두암, 하인두암 등이 대표적이다. 숨을 쉬거나 먹고 말하는 부위에 생기는 암이기 때문에 진단이 늦어질수록 낮은 생존율은 물론 암 치료 후 발성이나 식이, 연하 등 신체 기능에 장애를 남기고 얼굴 외관도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예방 및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두경부암은 연간 약 5000명의 환자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고 최근까지 증가세도 상당히 가파르다. 그러나 발병 부위에 따라 명칭이 다양해 두경부암 자체에 대한 인지도는 상당히 낮은 편이고, 아직까지 국가암검진 사업의 대상 항목에서도 빠져있어 말기에 이르러 발견하게 되는 환자들이 많다.
 

흉부방사선영상 AI 진단 효과 입증

(왼쪽부터) 용인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김은경·이승수·신현주 교수,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김성원 교수 [사진=용인세브란스병원 제공]
(왼쪽부터) 용인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김은경·이승수·신현주 교수,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김성원 교수 [사진=용인세브란스병원 제공]

인공지능 기반 흉부방사선영상 진단 시스템이 임상 현장에서 유용성을 지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김은경·이승수·신현주 교수,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김성원 교수 연구팀은 인공지능 기반 흉부방사선영상 진단 시스템의 유용성과 실제 임상 현장에의 성공적인 적용 가능성을 살피고자 해당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용인세브란스병원을 사례로 연구를 진행했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2020년 3월 개원 시부터 인공지능 친화적인 PACS(Picture Archiving and Communication System, 의료영상정보시스템)를 구축해 흉부방사선영상, 유방촬영영상에 인공지능 기반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탑재했으며 임상적인 활용이 용이하도록 의료 환경을 조성해 활발히 사용해왔다.

연구 결과, 인공지능 기반 흉부방사선영상 진단 시스템은 임상과 및 영상의학과 전문의 모두에게 유용성을 지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의에게는 입원, 외래, 응급실 등 다양한 상황에서의 즉각적인 판단을 보조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다.

영상의에게는 인공지능에 의해 정량적으로 평가된 영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정상 가능성이 높은 사진부터 판독하도록 함으로써 병이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들에게 빠른 시간 내에 소견을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정상소견을 가진 환자에 대한 판독 시간은 줄여줘 전반적인 업무효율 향상에 기여했다.

 

흉부방사선영상(A)에서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폐암을 인공지능 기반 흉부방사선영상 진단 시스템이 예민하게 탐색해 이상 부위를 초록색으로 표시(B)하고 있다. [사진=용인세브란스병원 제공]
흉부방사선영상(A)에서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폐암을 인공지능 기반 흉부방사선영상 진단 시스템이 예민하게 탐색해 이상 부위를 초록색으로 표시(B)하고 있다. [사진=용인세브란스병원 제공]

연구에서는 인공지능 진단이 지닌 이점의 구체적인 사례들도 소개됐다. 흉부방사선영상에서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폐암을 인공지능 보조진단 솔루션이 예민하게 탐색해 추가 검사를 유도하는 한편, 중환자실에서 입원 중인 환자의 기흉을 조기에 진단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바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의 PACS 워크리스트 프로그램을 인공지능 진단 결과를 반영할 수 있도록 갱신해 영상의학과의 워크플로우를 개선했는데 임상적으로 의심하지 못했던 기복증(Pneumoperitoneum)을 워크플로우 개선을 통해 조기에 진단해 응급 수술로 신속히 치료한 사례도 있었다.

연구팀은 해당 연구를 통해 임상 현장에 인공지능 진단 기술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자체의 정확도뿐만 아니라 기존 PACS 뷰어 플랫폼과의 통합 및 개선, 인공지능 진단 결과를 고려한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적절한 개입 등 많은 요소들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 역시 밝혀냈다. 

흉부방사선영상은 건강검진, 수술 전 검사, 입원 전 검사, 폐 및 심혈관 질환 검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며 폐렴, 폐암, 결핵, 기흉, 폐기종, 흉수, 심비대 등 여러 질환에 대해 시행되는 가장 기본적인 검사다. 

하지만 의료 인력의 한계로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즉각적인 판독이 어려워 임상과 전문의가 임의로 판단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판단을 보조해주는 인공지능 진단 기술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으며 최근 딥 러닝 기술의 큰 진전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영상진단 기술 또한 급속도로 발전했다.

 

치주질환 예방 및 치료 약물 개발 가능성 제시

(왼쪽부터) 민병무 명예교수, 민홍기 공동제1저자, 박초연 공동제1저자.
(왼쪽부터) 민병무 명예교수, 민홍기 공동제1저자, 박초연 공동제1저자.

풍치라고 불리는 만성 염증성 질환인 치주질환. 국내 연구진이 치주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약물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서울대 민병무 명예교수 연구팀은 인체 단백질에서 발굴한 생리활성 펩타이드로 염증반응과 면역반응을 제어시켜 치조골(잇몸뼈) 흡수를 억제시키고 소실된 잇몸뼈 회복 가능성을 확인하여 치주질환 예방 및 치료과정을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이 선행연구를 통해 비트로넥틴에서 발굴한 생리활성 펩타이드를 치주낭과 잇몸에 국소 투여한 결과, 잇몸 섬유모세포에서 염증매개체생성을 감소시켜 염증반응을 제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펩타이드가 치주질환 환자에서 많이 생성되는 RANKL과 인터루킨-17A의 발현을 감소시킴으로써 숙주 면역반응 조절에 기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펩타이드가 골모세포 분화를 촉진시켜 잇몸뼈 생성을 유도하는 동시에 숙주 면역반응 조절로 파골세포 분화와 골흡수능을 억제시킴으로써 잇몸뼈 흡수 또한 억제할 수 있음을 동물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용어 정리]

* 비트로넥틴 : 혈청, 뼈기질에서 많이 발견되는 뼈의 여러 생리과정에 관여하는 단백질. 

* 펩타이드 : 소수의 아미노산이 연결된 아미노산 중합체이다. 

* RANKL : 골수 계통의 세포에서 수용체인 RANK에 결합하고 파골세포 분화 및 활성화의 핵심인자

* 인터루킨-17A : 활성화된 T림프구에서 생성되는 전염증성 사이토카인(면역단백질)으로 파골세포 분화 유도인자. 

* 골모세포 : 간엽줄기세포에서 유래되어 뼈를 만드는 세포.

* 파골세포 : 단핵구와 대식세포 계열에서 유래된 다핵세포로 뼈를 파괴하는 세포.

<strong>(그림1) 생체에서 생리활성 펩타이드 VnP-16은 잇몸뼈 흡수를 억제하고 소실된 잇몸뼈를 회복시켜 치주질환 예방 및 치료 효과를 보였음. <br></strong>치주질환을 유도시킨 실험동물(흰쥐 및 생쥐)의 하악 제1대구치 치주낭(흰쥐) 또는 잇몸(생쥐)에 펩타이드를 국소적으로 투여하면 잇몸뼈 소실을 억제하여 치주질환을 예방하고 (A), 소실된 잇몸뼈를 회복시켜 치주질환을 치료하였음 (B). D, 상아질; Ab, 잇몸뼈; M1, 하악 제1대구치; Un, 미결찰; Ve, 결찰 + vehicle.&nbsp;p &lt; 0.01, p &lt; 0.001.
(그림1) 생체에서 생리활성 펩타이드 VnP-16은 잇몸뼈 흡수를 억제하고 소실된 잇몸뼈를 회복시켜 치주질환 예방 및 치료 효과를 보였음.
치주질환을 유도시킨 실험동물(흰쥐 및 생쥐)의 하악 제1대구치 치주낭(흰쥐) 또는 잇몸(생쥐)에 펩타이드를 국소적으로 투여하면 잇몸뼈 소실을 억제하여 치주질환을 예방하고 (A), 소실된 잇몸뼈를 회복시켜 치주질환을 치료하였음 (B). D, 상아질; Ab, 잇몸뼈; M1, 하악 제1대구치; Un, 미결찰; Ve, 결찰 + vehicle.p<0.01, p<0.001.
<strong>(그림2) 생리활성 펩타이드에 의한 잇몸뼈 소실 억제 및 소실된 잇몸뼈 회복에 대한 작용기전 모식도</strong><br><br>생리활성 펩타이드 VnP-16은 치주인대세포의 세포거동과 골모세포로의 분화를 촉진시켰음. 동시에 잇몸 섬유모세포에서 염증반응을 억제하고 T림프구에서 RANKL과 인터루킨-17A 생성을 감소시켜 숙주면역반응을 조절함으로써 파골세포 분화와 골흡수능을 억제시켜 잇몸뼈 흡수를 억제시켰음. (RANKL, 골수 계통의 세포에서 수용체인 RANK에 결합하고 파골세포 분화 및 활성화의 핵심인자임; IL-17A, 활성화된 T림프구에서 생성되는 전염증성 사이토카인(면역단백질)으로 파골세포 분화 유도인자임; IL-6, IL-8 및 TNF-α, 전염증성 사이토카인; PGE2, 프로스타글란딘 E2; MMP-9, 기질 금속단백질분해효소-9)
(그림2) 생리활성 펩타이드에 의한 잇몸뼈 소실 억제 및 소실된 잇몸뼈 회복에 대한 작용기전 모식도
생리활성 펩타이드 VnP-16은 치주인대세포의 세포거동과 골모세포로의 분화를 촉진시켰음. 동시에 잇몸 섬유모세포에서 염증반응을 억제하고 T림프구에서 RANKL과 인터루킨-17A 생성을 감소시켜 숙주면역반응을 조절함으로써 파골세포 분화와 골흡수능을 억제시켜 잇몸뼈 흡수를 억제시켰음. (RANKL, 골수 계통의 세포에서 수용체인 RANK에 결합하고 파골세포 분화 및 활성화의 핵심인자임; IL-17A, 활성화된 T림프구에서 생성되는 전염증성 사이토카인(면역단백질)으로 파골세포 분화 유도인자임; IL-6, IL-8 및 TNF-α, 전염증성 사이토카인; PGE2, 프로스타글란딘 E2; MMP-9, 기질 금속단백질분해효소-9)

 

응급 뇌혈관문합술, 급성 뇌경색 치료 효과 입증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방재승 교수, 이시운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방재승 교수, 이시운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혈관 내 혈전제거술이 불가능한 급성 뇌경색 환자에 대한 응급 뇌혈관문합술의 임상적 효과가 입증됐다. ‘뇌혈관문합술’이 급성 뇌경색 치료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당서울대병원 방재승·이시운 교수 연구팀은 2006년부터 2020년까지 급성 뇌경색으로 응급 뇌혈관문합술을 받은 환자 중 수술 전후 뇌관류CT 시행 및 장기간 임상 관찰 여부 등을 철저히 고려해 41명을 선별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수술 전, 직후, 6개월 후의 뇌관류CT 영상을 정량적으로 분석해 응급 뇌혈관문합술의 효과성을 규명했다.

분석 결과, 정상보다 혈류 공급이 10초, 8초, 6초, 4초 이상 느려진 부위의 부피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감소해 대부분의 환자들의 뇌관류(뇌혈관류)가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뇌경색 재발 가능성을 예측하는 지표인 ‘6초 이상 관류가 지연된 부위의 부피’ 중간값은 수술 전 78ml에서 수술 직후 23ml, 수술 6개월 후에는 5ml까지 더욱 큰 폭으로 작아졌다.

 

6초 이상 관류가 지연된 부위의 부피가 수술 전(좌측)에서 수술 직후(가운데), 수술 6개월 후(우측)로 이동할수록 크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분당서울대병원 제공]
6초 이상 관류가 지연된 부위의 부피가 수술 전(좌측)에서 수술 직후(가운데), 수술 6개월 후(우측)로 이동할수록 크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연구팀에 따르면 응급 뇌혈관문합술 후 부작용 또한 매우 적은 수준이었다. 응급 뇌혈관문합술 실시 전과 마지막 추적 검사(수술 약 11.7개월 후)의 장애 예후 평가지표(mRS)를 비교했을 때 좋은 예후를 나타내는 2점 이하의 비율이 42.9%p 증가해 장기적으로 신경학적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성 뇌경색은 뇌혈관이 갑자기 막히며 혈류 공급이 감소해 뇌 조직이 괴사하게 되는 질환이다. 평소에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발음 장애, 한쪽 팔다리 힘 저하 등 증상이 갑작스럽게 발생한다.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 상당한 후유 장애를 남기게 된다. 급성 뇌경색의 치료는 막힌 뇌혈관을 신속하게 재개통시켜 손상이 진행되고 있는 뇌의 기능을 최대한 보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최근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급성 뇌경색은 골든타임 내에 혈관 내 혈전제거술(허벅지 쪽 혈관으로 가느다란 관을 집어넣어 뇌혈관 속 혈전을 직접 빼내는 시술)을 실시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골든타임이 지난 경우 ▲막힌 혈관의 위치 또는 형태로 인해 혈전제거술이 어려운 경우 ▲혈전제거술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경우 항혈소판제 등 약물을 투여해 혈전의 생성을 억제하는 것 외에는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는 실정이었다.

뇌혈관문합술은 뇌 바깥에 있는 혈관과 안쪽 혈관을 이어 뇌혈류량을 증가시키는 수술로, 주로 모야모야병 등 뇌경색 위험이 높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예방적으로 실시해왔다. 그간 뇌혈관문합술이 급성 뇌경색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그 효과와 안전성이 밝혀지지 않아 일부 상급 병원 외에는 실질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그간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던 급성 뇌경색에 대한 응급 뇌혈관문합술의 임상적 효과를 영상학적 근거를 분석해 증명했다. 

 

필수 아미노산 류신, 노인 근력향상에 효과적

(왼쪽부터) 보라매병원 재활의학과 이상윤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임재영 교수 [사진=보라매병원 제공]
(왼쪽부터) 보라매병원 재활의학과 이상윤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임재영 교수 [사진=보라매병원 제공]

필수 아미노산인 류신이 풍부한 보충제를 섭취하면 근감소증이 있는 노인의 근력 향상에 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라매병원 재활의학과 이상윤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임재영 교수 연구팀은 근감소증이 있는 노인을 대상으로 류신이 풍부한 영양보충제를 섭취시킨 후 임상 변화를 관찰한 6개 연구논문을 선정하고 메타분석을 통해 류신 섭취가 노인의 근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분석 결과, 류신 섭취가 근감소증이 있는 노인의 근력을 개선하는 데에 유의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연구결과를 단일 단위로 표준화하기 위해 이용하는 ‘표준화된 평균차(Standardized Mean Difference, SMD)’ 크기로 효과를 확인했다. 6개 연구에 참여한 699명 중 류신이 풍부한 영양보충제를 섭취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해 근육량, 수행능력 등 근감소증을 진단하는 주요 지표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SMD=0.939).

특히, 류신 섭취군은 대조군과 비교해 뚜렷한 근력 향상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SMD=0.794)됐다. 연구팀은 류신 성분이 노인의 근력을 유지·개선하는 데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류신(Leucine)’은 인체의 근육합성 과정에서 신호전달 역할을 하는 필수 아미노산을 말한다. 체내에서 자연 생성되지 않아 음식을 통해서만 섭취할 수 있다. 단백질 분해를 막고 합성을 촉진시켜 체내 근육량을 유지하거나 늘리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졸중·우울증 동반, 삶의 질 2배 '뚝'

우울증 뇌졸중 머리 두통 [사진=자생한방병원 제공]
[사진=자생한방병원 제공]

뇌졸중 환자가 우울증을 동반할 경우 삶의 질이 2배 이상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강선우 한의사 연구팀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뇌졸중과 우울증 중증 정도에 따른 삶의 질의 상관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2008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조사된 제4~7기 국민건강영양조사 참가자 9만 3028명 중 검진 조사 데이터가 있는 40세 이상 성인 4만 5741명을 연구 대상으로 설정했다. 전체 참가자의 뇌졸중 유병률은 3.2%였으며 남성의 비율이 여성의 비율보다 9%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육체·정신 관련 삶의 질 척도인 EQ-5D(EuroQol-5 Dimension)를 사용해 뇌졸중 환자의 우울증 여부에 따른 삶의 질을 측정했다. EQ-5D는 운동능력과 자기관리, 일상 활동, 통증 및 불편, 불안 및 우울 등 5가지 세부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치를 산출하며 값이 낮을수록 삶의 질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뇌졸중 및 우울증 환자군의 인구사회학적 요소와 건강 및 질환 관련 요소를 보정한 뒤 분석을 실시한 결과, EQ-5D 총점이 가장 낮은 집단은 우울증을 동반한 뇌졸중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을 동반하지 않은 뇌졸중군의 총점은 -0.07점, 우울증만 가지고 있는 경우는 -0.05점이었다. 반면, 우울증을 동반한 뇌졸중군의 총점은 -0.15로 가장 낮았으며 뇌졸중 단일 질환군보다 2배 이상 낮은 삶의 질 수치를 보였다. 5가지의 모든 세부 항목에서도 우울증을 동반한 뇌졸중군의 평가가 가장 낮았다.

연구팀은 뇌졸중과 우울증의 중증 정도와 삶의 질 사이에 상관관계를 밝히기 위해 치료를 요할 만큼의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뇌졸중 치료군과 우울증 치료군의 EQ-5D 총점은 각각 -0.08인 반면 우울증을 동반한 뇌졸중 치료군의 총점은 -0.2로 삶의 질이 가장 낮게 분석됐다.

특히 세부 항목 중에서는 불안 및 우울의 오즈비(Odds ratio)가 7.28배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오즈비는 집단 비교 시 특정 사건의 발생 가능성 차이가 유의미한지 그 정도를 검증하는 데 사용된다. 이는 일반인에 비해 불안 및 우울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크게 높다는 의미다.

자생한방병원 강선우 한의사 [사진=자생한방병원 제공]
자생한방병원 강선우 한의사 [사진=자생한방병원 제공]

강선우 한의사는 “우울증을 동반한 뇌졸중 환자 수가 최근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두 질환에 대한 다각적이고 통합적인 접근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뇌졸중 환자의 삶의 질과 우울증이 강한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는 점과 국가 단위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해 결과의 신뢰도가 높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중풍이라고도 불리는 뇌졸중은 뇌혈관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주변 뇌 영역이 손상돼 안면신경마비, 감각상실 등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 뇌졸중은 국내 단일질환 사망률 1위를 차지하며 매년 전 세계에서 약 120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증상을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고 치료의 골든 타임을 놓치는 환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뇌졸중을 방치하면 2차적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표적인 질환 및 후유증으로는 언어장애, 감각 이상, 운동마비 등이 있으며 최근 뇌졸중은 우울증의 주요 위험인자로도 꼽히고 있다. 이에 뇌졸중 환자의 우울증 유병률에 대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는 상황이다.

 

“재발성 호흡기 감염 환자, 면역 관리 중요해”

(왼쪽부터) 라이프센터 차움 디톡스슬리밍센터 이윤경 교수,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상 교수 [사진=차병원 제공]
(왼쪽부터) 라이프센터 차움 디톡스슬리밍센터 이윤경 교수,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상 교수 [사진=차병원 제공]

PMBL 요법의 치료가 만성 염증 상태인 재발성 호흡기 감염증 환자의 면역력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흡기 감염이 있는 환자는 NK세포 활성도가 낮아 면역 검사와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라이프센터 차움 디톡스슬리밍센터 이윤경 교수,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상 교수 연구팀은 재발성 호흡기 환자의 NK세포 활성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의 차움 진료를 받은 환자 중 면역력을 정상화시켜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PMBL(polyvalent mechanical bacterial lysate) 요법' 치료를 받은 311명과 재발성 호흡기 질환이 없는 대조군 549명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재발성 호흡기 환자의 치료 전 NK세포 활성도 평균 수치는 463(pg/mL)였으나 대조군의 평균 수치는 962(pg/mL)로 NK세포 활성도 수치가 절반 이하였다.  

재발성 호흡기 환자가 PMBL 요법 치료를 받은 후에는 NK세포 활성도가 평균 287pg/mL 올라갔다. 특히 치료군 중 낮은 NK세포 활성도(500pg/mL이하)군에서는 NK세포 활성도가 평균 384pg/mL로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PMBL 요법의 치료가 만성 염증 상태인 재발성 호흡기 감염증 환자의 면역력을 높이는데 효과적임이 확인됐다.  

NK세포는 체내 1차 방어작용(선천면역)을 대표하는 면역세포로 비정상세포나 암세포를 인지하고 사멸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면역력 유지를 위해서는 활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상처 치료 과정 이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형외과 장우영 교수 [사진=고대안암병원 제공]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형외과 장우영 교수 [사진=고대안암병원 제공]

나노 입자 기반의 형광프로브를 이용해 상처의 치유과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상처 진단법이 개발됐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형외과 장우영 교수, 황장선 박사 연구팀은 상처의 각 단계에 대표되는 세포와 이를 특정 지을 수 있는 mRNA biomarker(PECAM1, KRT14, FSP1, GAPDH)를 선택, 유전자의 실시간 변화를 금 나노 입자 프로브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직접 관찰하는 진단법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진단법은 일반적인 상처 뿐 아니라 당뇨성 상처에 적용할 수 있고 수치화해 객관화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상처부위 세포 유전자의 실시간 변화를 직접 관찰하기 때문에 유소아를 비롯해 의사소통이 어려운 환자들에서도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장우영 교수는 이날 헬스코리아뉴스에 “성장인자와 사이토카인 등에 의한 타깃 유전자의 조절은 정상 및 당뇨성 상처 치유를 명확하게 구분 지을 수 있다”며 “상처 회복 각 단계별 타깃 유전자의 발현율 계산으로 보다 객관적이고 빠른 상처 진단이 가능해 정확한 상처 회복평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dvanced Science에 ‘Monitoring Wound Healing with Topically Applied Optical NanoFlare mRNA Nanosensor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해당 논문은 대한소아정형외과 학회에서도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하며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성장인자 및 사이토카인 등에 의해 타겟 유전자의 조절은 정상 및 당뇨성 상처 치유를 명확하게 구분 지을 수 있다. [사진=고대안암병원 제공]
성장인자 및 사이토카인 등에 의해 타겟 유전자의 조절은 정상 및 당뇨성 상처 치유를 명확하게 구분 지을 수 있다. [사진=고대안암병원 제공]

 

신장이식 거부반응 발생 위험인자 규명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오은지 교수, 신장내과 정병하 교수, 부천성모병원 신장내과 민지원 교수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오은지 교수, 신장내과 정병하 교수, 부천성모병원 신장내과 민지원 교수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신장이식 환자와 공여자간 HLA 유전자의 에플렛(Eplet) 불일치 정도가 심할수록 이식 후 거부반응인 공여자 특이 항체 발생 위험도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에플렛은 항체가 인식하고 결합할 수 있는 항원의 특정한 부위인 항원결정기의 핵심 서열이다.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오은지 교수(공동 교신저자), 신장내과 정병하 교수(공동 교신저자), 부천성모병원 신장내과 민지원 교수(공동 제1저자),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이혜영 교수(공동 제1저자) 공동 연구팀은 고해상도 HLA 형별검사(공여자와 수혜자의 HLA 유전자 검사)를 이용해 347명의 신장이식 환자와 공여자간의 HLA 유전자의 에플렛(eplet) 불일치 정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과를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신장이식은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이식 이후 공여된 신장에 대한 수혜자의 면역반응으로서 ‘공여자 특이 항체’가 발생하고 ‘만성 이식신 거부반응’을 유발해 이식 신장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다. 이식 후 발생하는 공여자 특이 항체의 발생 기전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나 현재까지 뚜렷이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은 실정이다.

에플렛(Eplet)은 항체가 인식하고 결합할 수 있는 항원의 특정한 부위인 항원결정기(epitope)의 핵심 서열이다. 고해상도 HLA 형별검사를 이용한 에플렛 분석은 과거 장기이식 수혜자와 공여자간의 유전적인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데 사용되던 저해상도 HLA유전자 분석법 보다 더욱 정밀한 방법이다.

연구팀은 에플렛 불일치 정도와 환자의 타크롤리무스(tacrolimus) 혈중 약물 농도 변화가 공여자 특이 항체 발생에 미치는 복합효과에 대해 추가로 분석했다.

신장이식 이후에는 거부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지속적인 면역억제제의 복용이 필수적인데 타크롤리무스(tacrolimus)는 면역억제제 중 가장 중요한 약제다. 거부반응을 예방하기 위한 충분한 면역억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혈중 약제의 농도를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크롤리무스는 개개인에 따른 약물 농도 변화와 효과 차이가 크기 때문에 환자 맞춤형 치료 도입이 절실하다. 연구팀은 HLA 유전자의 에플렛 불일치가 높고, 타크롤리무스의 혈중 농도가 적정하게 유지되지 않는 경우 공여자 특이 항체의 발생률이 가장 높음을 확인했다. 

 

타크롤리무스 혈중 농도와 에플렛 불일치 정도에 따른 공여자 특이항체 음성비율. <br>​​​​​​​에플렛 불일치 정도가 높고 타크롤리무스의 혈중 농도가 적정하게 유지되지 않는 경우(빨간색), 공여자 특이항체 발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서울성모병원 제공]
타크롤리무스 혈중 농도와 에플렛 불일치 정도에 따른 공여자 특이항체 음성비율. <br>에플렛 불일치 정도가 높고 타크롤리무스의 혈중 농도가 적정하게 유지되지 않는 경우(빨간색), 공여자 특이항체 발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서울성모병원 제공]

 

AI로 무릎 관절염 진행속도 예측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이용석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이용석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인공지능 중 하나인 머신 러닝을 활용해 무릎 관절염의 진행속도와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이 개발됐다. 1차 병원에서도 무릎 관절염 환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이용석 교수 연구팀은 AI 기법 중 하나이자 컴퓨터에 특정한 명령 없이 데이터를 토대로 스스로 모델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인 머신 러닝을 활용해 무릎 관절염 환자의 질환 진행 속도와 예후에 대한 예측모델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예측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2003년부터 2019년까지 내원한 관절염 환자 8만 3280명의 ▲인구통계학(연령, 성별, 체질량지수, 골밀도 등) ▲직업(무릎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직업 등) ▲동반질환(고혈압, 당뇨, 치매 등) ▲방사선학 데이터(무릎 초기 정보, 수술 정보 등)를 활용했다.

이번에 개발된 예측모델은 관절염의 진행속도와 예후 예측을 각각 71%, 88%의 정확도를 보였다. 관절염에 가장 크게 미치는 요인은 초기 관절염의 정도와 무릎에 영향을 주는 직업으로 나타났다.

예측모델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향후 치료 및 예후를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모델은 환자의 관절염을 진단하기 위한 별도의 복잡한 절차 없이 환자의 개별 조건을 토대로 진행 및 분석할 수 있어 상급병원이 아닌 1차 병원에서도 쉽게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절염은 뼈와 뼈가 만나는 관절에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손상 또는 염증이 발생하는 질병이다. 관절염 환자는 통증으로 움직임을 제한받을 뿐만 아니라 지속될 경우 신체의 구조적 변화까지 발생할 수 있어 체계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엑스레이(X-ray)만 이용해 관절염의 상태를 확인하고 치료를 결정하는 것은 부정확한 경우가 많다. 자가 공명 영상법(MRI)를 활용하기엔 환자의 비용적인 부담이 컸었다. 이를 보완하고자 여러 치료 모델이 등장했지만 환자의 특성과 다양한 무릎 관절염의 형태를 고려하지 않는 비슷한 치료 방법을 제시하는 등 여러 문제가 있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 ‘조기 회복 프로그램’ 효과 입증

(왼쪽부터)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박관규·권혁민 교수, 마취통증의학과 최용선·이보라 교수 [사진=세브란스 제공]
(왼쪽부터)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박관규·권혁민 교수, 마취통증의학과 최용선·이보라 교수 [사진=세브란스 제공]

무릎 인공관절 수술 시 말초신경차단술, 수술 전 탄수화물 섭취 등의 조기 회복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환자 통증을 줄이는 동시에 회복 기간을 단축하는 등 치료 효과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박관규·권혁민 교수, 마취통증의학과 최용선·이보라 교수 연구팀은 무릎 인공관절 수술에서 조기 회복 프로그램을 도입해 환자가 느끼는 통증을 최대 절반 가까이 감소시키고 수술 회복기간을 앞당겼다고 15일 밝혔다.

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관절의 연골과 주변 뼈가 마모되는 병으로 중증 환자에서는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한다. 인공관절 수술은 오랜 시간에 거쳐 관절 기능 회복 등 효과와 안정성을 검증받았다. 하지만 수술 직후 환자가 느끼는 극심한 통증으로 재활을 빠르게 시행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인공관절 수술 영역에서 조기 회복 프로그램 ERAS(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환자의 통증 감소와 빠른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기 회복 프로그램은 ▲수술 당일 아침 탄수화물 음료 섭취와 금식 시간 단축 ▲기존 마취에 더해 수술 중 관절 주위 약물 투여와 수술 직후 수술 부위 신경을 차단하는 부위 마취인 말초신경차단술 실시 ▲수술 전 빈혈 관리로 질병 전파 우려가 있는 수혈량 감소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조기 재활 실시 등으로 구성된다. 이외에도 의료진은 수술 전 상담과 교육, 금연·금주 유도, 수술 후 항구토제·철분제·지혈제 처방 등을 통해 빠른 회복과 합병증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러 임상과에서 개별적으로 시행해오던 진료를 통합한 만큼 정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재활의학과, 간호사, 영양사 등 많은 임상과와 부서들의 치료 노하우를 모은 프로그램이다. 연구팀은 프로그램에 관한 연구 발표를 이어오며 실제 치료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연구팀은 말초신경차단술을 진통제를 정맥에 지속적으로 주입하는 전통적인 통증 조절 방법인 정맥 통증자가조절장치와 비교해 신경차단술의 우수한 효과를 국제학술지인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발표했다. 

수술 환자가 느끼는 통증 지수(0~10점, 최고 통증 10점)를 신경차단술 환자와 정맥 통증자가조절장치 환자를 대상으로 각각 조사했다. 신경차단술 환자의 경우 수술 당일 평균 3점, 이틀째 2점으로 정맥 통증자가조절장 환자의 각 6점, 3점에 비해 절반에 가까운 통증 감소 효과를 보였다.

말초신경차단술의 방법과 적용할 최적의 부위를 찾는 연구 결과를 마취통증의학과 국제학술지인 ‘부위마취 및 통증의학’(Regional Anesthesia and Pain Medicine)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대퇴사두근을 구성하는 부위인 대퇴삼각, 내전근관 근위부, 내전근관 원위부에 각각 차단술을 적용했다. 그 결과, 내전근관 원위부를 차단하는 것이 근력 약화를 최소화하며 통증 감소 효과가 가장 컸다.

통증 감소는 빠른 회복으로 이어진다. 수술 직후 극심한 통증은 환자가 통증에 예민해지는 ‘감작’ 현상을 보이게 한다. 그만큼 재활 시기와 효과를 낮추는데 신경차단술은 이러한 부작용을 감소시켜 재활 시작은 물론 회복을 앞당긴다.

연구팀은 수술을 앞두고 수술 당일에 탄수화물 음료를 섭취해 금식 시간을 최소화하는 방법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수술 중 음식물이 폐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수술 전날 저녁 이후 금식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장기간 금식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 역할을 못하게 하는 부작용이 있다. 연구팀은 수술날 탄수화물 음료 섭취가 이러한 부작용을 예방해 전신 마취 후 회복이 빠르다는 결과를 확인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미국정형외과학회의 공식저널인 ‘미국정형외과학회 저널’(The Journal of American Academy of Orthropaedic Surgeon) 등에 게재됐다.

 

박관규 교수(가운데), 최용선 교수(오른쪽)가 인공관절 수술 환자를 살피고 있다. [사진=세브란스 제공]
박관규 교수(가운데), 최용선 교수(오른쪽)가 인공관절 수술 환자를 살피고 있다. [사진=세브란스 제공]
인공관절 수술 환자가 수술 당일 일어설 수 있을 정도로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다. [사진=세브란스 제공]
인공관절 수술 환자가 수술 당일 일어설 수 있을 정도로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다. [사진=세브란스 제공]

 

메니에르병 환자, 알레르기 비염·천식도 많아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김민희 교수 [사진=강동경희대병원 제공]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김민희 교수 [사진=강동경희대병원 제공]

국내 메니에르병 환자에서 알레르기 비염과 알레르기 천식 환자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메니에르병은 어지럼증과 청력 저하, 이명, 귀 먹먹함을 주요 증상으로 하는 질환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김민희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자료를 분석해 국내 메니에르병 환자의 동반질환, 관련인자를 확인했다. 

메니에르병은 만성적으로 반복하며 증상이 점차 심해져 많은 고통을 야기하지만 그 기전에 대해 뚜렷이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귀 질환이지만 전신적인 몸 상태와 연관이 있다는 보고도 발표되고 있다. 

연구팀은 일반적인 특징(키, 무게, 허리둘레, BMI, 혈압)은 물론 혈액검사 소견(공복혈당, 콜레스테롤, 헤모글로빈, 크레아티닌, 간수치) 및 건강활동(흡연, 알코올 섭취, 운동)을 분석했다. 진단명, 투약력, 청력검사기록으로 메니에르병 환자군을 추출한 뒤 비메니에르병 환자 대조군을 추출해 두 군끼리 여러 요인을 비교했다.

그 결과, 국내 메니에르병 환자에서 알레르기 비염과 알레르기 천식 환자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전에 발표된 해외연구에서는 메니에르병 환자에서 자가면역질환의 유병률이 더 높고, 당뇨, 고혈압, 비만과 같은 대사질환과의 연관성도 제시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팀의 연구 결과, 한국인 메니에르병 환자에서는 자가면역질환, 대사질환의 유병률뿐 아니라 혈당, 혈중지질, 체질량지수 등과 뚜렷한 연관성이 적었다.

다른 해외연구에서는 작은 키와 짧은 다리 길이가 메니에르병의 발생률 증가와 연관있는 것으로 보고했으나 본 연구에서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선행연구는 환자군과 대조군 선정에서 편향(bias)이 많았기 때문에 본 연구와 선행연구 결과의 차이는 서구 인종과 아시아 인종에서의 차이뿐 아니라 선택편향의 제거로 인한 가능성도 있다.

김민희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혈액검사결과를 통해 세계 최초로 분석한 변수가 많았고, 특히 기존 연구에서 아시아 인종에서 메니에르병 동반 질환과 관련 요인에 대한 연구가 더욱 부족했으므로 이를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일부 결과는 이전에 발표된 다른 연구 결과와 일치하지 않으므로, 다른 인종에 대해서도 잘 설계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민희 교수는 습도가 높아지면 메니에르병이 심해지며 고령에서 발병률이 급증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한 바 있다. 메니에르병은 귀 질환이지만 전신 상태와 관련이 깊다. 

대부분 과로와 스트레스로 심해지는 경우가 많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저염식을 시행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며 카페인, 술, 담배를 피하는 보조요법만으로도 증상개선이 가능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진행된 메니에르병에서는 이러한 보조요법으로 조절이 되지 않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메니에르병의 기전은 내이의 내림프 수종으로 보는 것이 유력한데, 이에 따라 이뇨제를 주요하게 사용해 소변을 많이 배출시켜 전신 수분을 감소시키는 치료법을 사용한다. 

한의학에서는 예전부터 메니에르병을 수독(水毒, 수분 정체로 인한 노폐물)을 주요원인으로 보고 전신적인 관점에서 치료해왔다. 수분의 양보다는 수분의 분포 이상에 초점을 맞춰 수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는 영계출감탕, 오령산, 시령탕 등의 한약을 사용하고 자율신경계나 면역계의 이상이 있는 경우 이를 전신적으로 함께 치료한다. 귀 주변에 침치료와 뜸치료를 시행하면 내이 주변의 혈류를 개선하여 전정신경계 기능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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