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뇌혈관문합술, 급성 뇌경색 치료 효과 입증
응급 뇌혈관문합술, 급성 뇌경색 치료 효과 입증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방재승 교수 연구팀 성과

급성 뇌경색 환자 뇌관류CT 정량 분석해 효과성 규명

혈관 공급 지연된 부위 부피 크게 감소해 대부분 뇌관류 호전
  • 이지혜
  • admin@hkn24.com
  • 승인 2022.07.12 15: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방재승 교수, 이시운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방재승 교수, 이시운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혈관 내 혈전제거술이 불가능한 급성 뇌경색 환자에 대한 응급 뇌혈관문합술의 임상적 효과가 입증됐다. ‘뇌혈관문합술’이 급성 뇌경색 치료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당서울대병원 방재승·이시운 교수 연구팀은 2006년부터 2020년까지 급성 뇌경색으로 응급 뇌혈관문합술을 받은 환자 중 수술 전후 뇌관류CT 시행 및 장기간 임상 관찰 여부 등을 철저히 고려해 41명을 선별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수술 전, 직후, 6개월 후의 뇌관류CT 영상을 정량적으로 분석해 응급 뇌혈관문합술의 효과성을 규명했다.

분석 결과, 정상보다 혈류 공급이 10초, 8초, 6초, 4초 이상 느려진 부위의 부피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감소해 대부분의 환자들의 뇌관류(뇌혈관류)가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뇌경색 재발 가능성을 예측하는 지표인 ‘6초 이상 관류가 지연된 부위의 부피’ 중간값은 수술 전 78ml에서 수술 직후 23ml, 수술 6개월 후에는 5ml까지 더욱 큰 폭으로 작아졌다.

 

6초 이상 관류가 지연된 부위의 부피가 수술 전(좌측)에서 수술 직후(가운데), 수술 6개월 후(우측)로 이동할수록 크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분당서울대병원 제공]
6초 이상 관류가 지연된 부위의 부피가 수술 전(좌측)에서 수술 직후(가운데), 수술 6개월 후(우측)로 이동할수록 크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연구팀에 따르면 응급 뇌혈관문합술 후 부작용 또한 매우 적은 수준이었다. 응급 뇌혈관문합술 실시 전과 마지막 추적 검사(수술 약 11.7개월 후)의 장애 예후 평가지표(mRS)를 비교했을 때 좋은 예후를 나타내는 2점 이하의 비율이 42.9%p 증가해 장기적으로 신경학적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성 뇌경색은 뇌혈관이 갑자기 막히며 혈류 공급이 감소해 뇌 조직이 괴사하게 되는 질환이다. 평소에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발음 장애, 한쪽 팔다리 힘 저하 등 증상이 갑작스럽게 발생한다.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 상당한 후유 장애를 남기게 된다. 급성 뇌경색의 치료는 막힌 뇌혈관을 신속하게 재개통시켜 손상이 진행되고 있는 뇌의 기능을 최대한 보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최근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급성 뇌경색은 골든타임 내에 혈관 내 혈전제거술(허벅지 쪽 혈관으로 가느다란 관을 집어넣어 뇌혈관 속 혈전을 직접 빼내는 시술)을 실시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골든타임이 지난 경우 ▲막힌 혈관의 위치 또는 형태로 인해 혈전제거술이 어려운 경우 ▲혈전제거술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경우 항혈소판제 등 약물을 투여해 혈전의 생성을 억제하는 것 외에는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는 실정이었다.

뇌혈관문합술은 뇌 바깥에 있는 혈관과 안쪽 혈관을 이어 뇌혈류량을 증가시키는 수술로, 주로 모야모야병 등 뇌경색 위험이 높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예방적으로 실시해왔다. 그간 뇌혈관문합술이 급성 뇌경색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그 효과와 안전성이 밝혀지지 않아 일부 상급 병원 외에는 실질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그간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던 급성 뇌경색에 대한 응급 뇌혈관문합술의 임상적 효과를 영상학적 근거를 분석해 증명했다. 

방재승 교수는 “기존에는 혈관 내 혈전제거술이 불가능한 급성 뇌경색 환자들에겐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보조적인 치료만 가능했다”며 “엄격한 기준에 의해 선별된 환자에 한해서는 응급 뇌혈관문합술이 또 한 번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시운 교수는 “뇌경색은 전조 증상과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한쪽의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등 증상이 있다면 지체 없이 응급실로 향해야한다”며 “뇌경색은 혈관 건강과 관련이 깊은 만큼 평소 혈압 관리, 금연 등 생활 습관 개선에 항상 신경 써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 저널인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네이처 사이언티픽 리포트(Nature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