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셀트리온이 개발한 ‘아바스틴’(Avastin, 베바시주맙·bevacizumab)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허가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수개월 내 허가가 예상되는데, 오리지널 제조사와 특허 문제도 해결한 만큼 연내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23일 셀트리온의 ‘베그젤마’(Vegzelma, 프로젝트명 : ‘CT-P16’)에 대해 ‘긍정적 의견’(positive opinion)을 채택하고 승인을 권고했다.
그동안 CHMP로부터 승인 권고를 받은 바이오시밀러가 통상 약 2개월 뒤 유럽집행위원회(EC)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은 것을 고려하면, ‘베그젤마’는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8월 말께 판매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베그젤마’가 EC로부터 승인을 받으면, 셀트리온은 현재 유럽과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트룩시마’(Truxima, 성분명 : 리툭시맙·rituximab), ‘허쥬마’(Herzuma, 성분명 : 트라스투주맙·trastuzumab)에 이어 세 번째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확보하게 된다. ‘트룩시마’와 ‘허쥬마’는 각각 ‘맙테라’와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다. ‘맙테라’와 ‘허셉틴’은 모두 로슈의 자회사인 제넨텍이 개발한 약물로, 현재 로슈가 판매 중이다.
셀트리온은 앞서 지난해 10월 EMA에 ‘베그젤마’의 판매 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회사 측이 신청한 적응증은 직결장암, 비소세포폐암 등 ‘아바스틴’이 보유한 전체 적응증(Full Label)이다. 셀트리온은 ‘아바스틴’의 적응증을 모두 확보하기 위해 원개발사인 제넨텍과 협상을 진행, 지난달 글로벌 특허 합의에 성공하며 ‘베그젤마’의 출시를 위한 사전 준비를 마쳤다.
당시 회사 측은 “올해 9월부터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베그젤마’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EC의 판매 승인이 예상대로 올해 8월 말께 이뤄질 경우, 셀트리온은 계획한 일정에 맞춰 제품을 발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베그젤마’는 셀트리온 제품의 해외 판매를 맡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그동안 구축한 유럽 직판 체계를 통해 빠른 시장 침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일부 제품에 한정했던 유럽 시장 직접판매(직판)를 올해 하반기부터 자사의 모든 제품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트룩시마’, ‘허쥬마’ 등 항암제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직판을 90%까지 늘릴 계획이다. 9월 발매 예정인 ‘베그젤마’ 역시 파트너사를 통하지 않고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직접 판매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베그젤마’를 비롯해 ‘트룩시마’와 ‘허쥬마’ 등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의 직판을 시작하면 가격 경쟁력 확보로 시장 확대 및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의약품 시장조사 기관인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베바시주맙 시장 규모는 7조7000억 원으로, 유럽은 약 2조2000억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한편, 셀트리온에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020년 8월 유럽에서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인 ‘에빈시오’의 판매 승인을 획득해 지난해부터 현지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