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락얼기 크기, 알츠하이머 치매와 상관관계 있어”
“맥락얼기 크기, 알츠하이머 치매와 상관관계 있어”
건국대병원 문원진 교수 연구팀 규명
  • 이지혜
  • admin@hkn24.com
  • 승인 2022.05.1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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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병원 영상의학과 문원진 교수 [사진=건국대병원 제공]
건국대병원 영상의학과 문원진 교수 [사진=건국대병원 제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맥락얼기 크기가 알츠하이머 치매와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뇌 MRI 상의 맥락얼기 부피가 클수록 기억력과 자기통제, 계획 등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국대병원 영상의학과 문원진 교수 연구팀은 다양한 정도의 인지저하가 있는 환자 532명을 대상으로 3Tesla 뇌 MRI 사진을 분석했다. 이 중 132명의 환자에게서는 역동적조영증강영상(DCE 영상)을 이용해 투과도 영상을 얻었다. 연구 대상자 중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는 147명이었다. 

분석 결과,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맥락얼기 부피가 정상인보다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 맥락얼기의 부피가 클수록 기억력과 자기통제, 기억력을 관장하는 광범위한 정신능력인 실행기능(executive function)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맥락얼기의 투과성은 경도인지장애에 비해 알츠하이머에서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문원진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아밀로이드 병리가 맥락얼기 부피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여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며 “그러나 맥락얼기 부피가 인지장애 정도와 독립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것은 명확히 밝힐 수 있었다”고 의의를 전했다.

맥락얼기 또는 맥락막총(脈絡膜叢, choroid plexus)은 뇌실(ventricle)에서 발견되는 혈관과 세포의 네트워크로 혈액-뇌척수액 장벽(blood-cerebrospinal fluid barrier)을 형성하며 뇌 건강 유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맥락얼기는 혈액에서 뇌로 가는 면역세포에 대해 일종의 관문 역할을 하고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 CSF)을 생산하는 주요 장소로 뇌세포에서 노폐물과 독성 단백질을 제거한다.

맥락얼기 안의 혈관들은 뇌 안의 혈관과 달리 혈액뇌장벽이 없어 영양분은 뇌 내로 공급하고 노폐물이나 독성단백질은 외부로 유출해 청소(clearance) 기능을 하는 통로가 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치매는 아밀로이드(amyloid)와 타우(tau)라고 불리는 비정상적인 단백질의 축적과 이에 따른 신경 변성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맥락얼기의 청소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문 교수는 “현재 학계에서는 아밀로이드와 타우의 ‘과잉 생산’보다 ‘청소(clearance) 장애’가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맥락얼기 이상이 단백질 청소 장애를 일으켜 뇌 속 노폐물과 독성 단백질 축적을 초래하고, 면역 장애를 일으켜 신경염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인지장애와 관련해 맥락얼기의 영상의학적 특징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었다.

문 교수는 “뇌 깊은 곳에는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hippocampus)’라 불리는 구조물이 존재하는데, 현재까지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에 있어 MRI의 역할은 신경퇴화(neurodegeneration)의 일환으로 해마의 위축을 보여주거나 혈관성 병변을 감지하는 데 국한돼 있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맥락얼기의 이상(혈액-뇌척수액장벽의 이상)을 MR영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청소 장애나 신경염증에 대한 새로운 표적 치료제 개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면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문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선별 검사 단계에서 맥락얼기 부피와 해마 부피를 함께 평가한다면 알츠하이머 치매에 ‘더 취약한 환자’와 ‘덜 취약한 환자’를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병이 진행됨에 따라 맥락얼기의 부피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종단연구(longitudinal study)를 진행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5월 영상의학과 분야 최상위 SCI 저널인 ‘RADIOLOGY’에 ‘Choroid plexus volume and permeability at brain MRI within the Alzheimer Disease Clinical Spectrum’(알츠하이머병 임상 스펙트럼 내 뇌 MRI에서의 맥락막 총량 및 투과성)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는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의약학단 중견연구과제의 연구비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연구에는 건국대학교병원 신경과 문연실 교수가 연구책임자이자 교신저자로, 건국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최종덕 전공의가 1저자, 중앙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임영희 교수, 한양대학교병원 신경과 김희진 교수,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이수빈 박사후연구원이 공저자로 참여했다.

 

뇌 영상에서 맥락얼기의 부피(빨간색)가 치매가 진행함에 따라 더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건국대병원 제공]
뇌 영상에서 맥락얼기의 부피(빨간색)가 치매가 진행함에 따라 더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건국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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