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비만 백신 개발 본격화하나
SK바이오사이언스, 비만 백신 개발 본격화하나
조성물 특허등록 절차 진행 중 … 예방 목적 아닌 치료제에 가까워

일반 벡터 백신 원리 이용 … 체내 면역반응 유도해 지방세포 분해

생쥐실험서 지방조직 무게 감소 효과 확인 … 활용 영역 확대 기대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2.05.09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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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SK바이오사이언스가 비만 백신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이지만, 동물 실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내 상용화를 목표로 본격적인 임상시험에 돌입할지 주목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10월 자사가 개발 중인 비만 백신과 관련한 특허출원을 완료, 현재 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특허 발명의 명칭은 ‘외래 항원을 코딩하는 유전물질을 포함하는, 타겟 조직의 크기 또는 부피 축소용 백신 조성물 또는 키트’다.

특허청이 최근 공개한 특허출원 명세서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비만 백신은 지방 세포가 특정 단백질을 발현토록 하는 동시에 면역시스템이 해당 단백질을 발현하는 지방 세포를 공격, 세포사멸을 통한 비만 치료를 유도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황열 바이러스, 풍진 바이러스, 대상포진 바이러스 등의 구조를 형성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벡터(vector)에 심고 이를 포함하는 조성물을 인체에 투여하는 방식으로, 백신 접종 후 벡터에 감염된 지방세포들이 바이러스 단백질을 만들어내면 면역반응을 통해 해당 단백질을 발현하는 지방 세포를 사멸시키는 원리다.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DNA를 벡터에 담아 체내에 투여하면 감염된 세포들이 스파이크 단백질을 생성하고, 우리 몸이 항체를 만들어 실제 특정 감염병 바이러스가 몸 안으로 들어왔을 때 면역반응을 일으키도록 하는 일반 백신과 기전이 흡사하다.

 

‘벡터’(vector)란 특정 DNA를 숙주에 삽입하기 위해 사용하는 운반체 DNA다. 유전공학 연구에 유용하게 쓰이는 기술로 미생물이나 바이러스 벡터가 주로 사용된다.

다만, SK바이오사이언스의 비만 백신은 접종 후 황열 바이러스, 풍진 바이러스, 대상포진 바이러스 등의 단백질에 대한 면역반응이 일어나야 하는 만큼 ‘사전 백신’(pre-vaccine)을 투여해 우리 몸을 ‘선재성 면역’(pre-existing immunity) 상태로 만들어 놓아야 한다.

일반 백신은 항체를 생성하는 면역반응을 유도하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의 비만 백신은 곧바로 지방 세포를 공격하는 면역반응을 유도한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특정 지방조직에 국소 투여해 해당 부위에만 반응을 유도하는 것도 일반 백신과 다른 점이다.

이를 종합하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비만 백신은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백신의 원리를 이용했지만, 현재로서는 예방 백신이라기보다는 치료제(지방분해주사제)에 더 가깝다. 회사 측도 특허출원 명세서에 비만 백신의 권리범위를 치료뿐 아니라 예방까지 넓게 설정했으나, 실제 발명의 상세한 설명이나 동물 실험은 치료 목적 위주로 기재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비만을 유도한 생쥐를 이용해 자사가 개발 중인 비만 백신에 대한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견갑골 사이(interscapular)와 서혜부(inguinal, 사타구니) 지방조직에 비만 백신을 5회 국소 투여한 후 무게 변화를 측정했는데, 백신을 투약한 실험군은 전체적인 몸무게가 줄어든 것은 물론, 견갑골 사이와 서혜부 지방조직의 무게가 크게 감소했다.

특히 ‘IL-12’ 등 면역세포로부터 분비되는 면역조절 단백질인 ‘사이토카인’을 만들어내는 유전자 벡터를 추가한 비만 백신 투약군은 체중감소 효과가 더욱 우수했다.

 

비만백신 투여 전·후 몸무게 변화(왼쪽), 비만백신 투여 후 지방조직 무게 감소량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특허출원 명세서 갈무리]
비만백신 투여 전·후 몸무게 변화(왼쪽), 비만백신 투여 후 지방조직 무게 감소량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특허출원 명세서 갈무리]

 

원하는 부위만 살을 빼는 선택적 비만 백신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존 비만 치료를 위한 약물은 부작용이 많을 뿐 아니라 여성의 신체 중 원하지 않는 부위의 지방도 분해시킬 수 있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비만 백신은 원하는 부위의 조직만 선택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고, 원하지 않는 부위의 조직 또는 이를 구성하는 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아 선택적인 국소부위 축소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해당 백신을 지방세포는 물론, 근육세포, 골세포, 연골세포, 피부세포, 분비세포 및 혈세포 등에도 적용할 수 있는 만큼 피부주름 개선, 피부의 사마귀 제거, 양성 또는 악성 종양 제거 등으로 활용 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지난 3월 개최한 IPO(기업공개) 1주년 기념 온라인 간담회에서 “기존에 생산하던 기초백신과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관련 제품에 이어 코로나19 유행 이후에는 폐렴구균백신, 비만백신 등 프리미엄 라인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31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사장이 ‘Next Generation’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날 안 사장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단기 및 중장기 사업 전략을 제시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지난 3월 31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Next Generation’을 주제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단기 및 중장기 사업 전략을 제시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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