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없는 세상 세르비아는 어떻게 코로나를 극복했을까?
마스크 없는 세상 세르비아는 어떻게 코로나를 극복했을까?
“초기부터 마스크 착용 등 아무런 규제가 없어”

최근 감염자수 하루 1천명 수준 ... 균형잡힌 정책 필요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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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4.2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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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 시간),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Belgrade) 중심가 크네즈 미하일로바(Knez Mihailova st). [세르비아=이충만 기자]
21일(현지 시간),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Belgrade) 중심가 크네즈 미하일로바(Knez Mihailova st). 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세르비아=이충만 기자]

[헬스코리아뉴스 / 세르비아=이충만] “어느 누구도 마스크를 쓰지 않으며 코로나19에 걸릴까봐 두려워 하지 않는다.”

세르비아 제2의 도시, 노비 사드(Novi Sad)에서 교사로 근무하는 마르코 슐로체르(Marko Slocer, 27)씨는 지난 22일(현지 시간), 일과를 마치고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하기 전, 자신의 근무지에서 가까운 카페를 찾아 커피를 마셨다. 이 곳에서 기자를 만난 그는 “비록 코로나19에 감염됐더라도 사람들은 독감 취급하며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세르비아의 첫 확진자는 지난 2020년 3월 6일(현지 시간) 발생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첫 확진자 발생 약 열흘 뒤인 3월 15일 세르비아 정부는 긴급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 병원 및 생활필수품점을 제외한 모든 곳의 운영을 정지하는 등 봉쇄령 정책을 시행했다.

이후 2020년 5월, 세르비아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해제하고 순차적으로 규제를 풀었다. 일일 확진자수의 경우,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으로 올해 1월에는 3만 6000여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1000명 안팎으로 유지되고 있다.

마르코씨는 “세르비아에는 코로나19 관련 아무런 규제가 없다”며 “굳이 하나 꼽자면 타국에서 입국 시 백신접종증명서 혹은 PCR 음성 검사 결과물을 요구하는 것, 그 뿐이다”고 말했다. 

24일 우리나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25일부터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2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최고 단계인 1급에서 홍역, 수두와 같은 2급으로 낮추고, 방역·의료체계의 ‘일상회복’을 본격화한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는 이번 주 실외 마스크 착용의무 해제에 대한 논의도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는 ▲실내 ▲실외에서 다른 사람과 2m 거리 유지가 안 되는 경우 ▲집회·공연·행사 등 다중이 모이는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지만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또한 내달 초 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유행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는 판단 하에, 정부는 포스트 오미크론 혹은 엔데믹 대응 체계로의 전환에 착수했다. 2년 여간 진행된 사회적 거리두기는 해제되고 이제 코로나19 전의 일상 회복 단계로 진입하는 셈이다.

 

“초동 대응 인상적, 하지만 ‘유지불가능한’(unsustainable) 것”

21일(현지 시간),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Belgrade)의 도시 광장(City Square) [세르비아=이충만 기자]
21일(현지 시간),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Belgrade)의 도시 광장(City Square)에 있는 한 야회 카페에서 시민들이 여가를 즐기고 있다. [세르비아=이충만 기자]

마르코씨는 2019년 8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약 3년간 한국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그러던 중 2020년 코로나19의 유행으로 모든 일상은 중단되고 학교 또는 친구와의 만남은 온라인 상에서만 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마르코씨는 “코로나19 유행 초기 단계의 한국 정부의 행동은 정말 인상적이었다”며 “확진자의 동선 추적, 신속한 격리 조치, 시민들의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등 모두 완벽해 보였다”고 밝혔다.

반면, 세르비아 정부 조치는 마르코씨를 더욱 불안하게 했다. 불투명한 정책 결정 과정과 과도한 봉쇄령은 세르비아에 살고 있는 마르코씨의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걱정을 불러일으켰다. 

시간이 흐르고 한국과 세르비아의 상황을 비교한 뒤 마르코씨가 내린 결론은 ‘균형’ 잡힌 정책이었다. 그는 “유행 초기에는 세르비아 정부를 비판했지만 지금와서 돌아보면 한국 정부의 방침은 ‘유지불가능한’(unsustainable)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2년 가까이 지속된 코로나19로 인해 의료진의 ‘번아웃(burnout)’에 대한 우려가 지적된 바 있다. 대한의사협회지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의사의 약 40% 이상이 번아웃 증상을 겪고 있다고 보고했으며, 특히 전공의의 경우에는 20%부터 60% 이상까지 번아웃 증상이 다양하게 보고됐다. 

 

기자와 인터뷰를 한 마르코 슐로체르씨(Marko Slocer, 27).
기자와 인터뷰를 한 마르코 슐로체르(Marko Slocer, 27)씨가 자신의 핸드폰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그러나 마르코씨는 세르비아 정부의 초동 대응에 대해서는 부재했다고 비판했다. 인구수 약 865만 명인 세르비아의 25일(현지시간) 현재 코로나19 전체 누적 사망자 수는 1만 5960명으로, 한국의 사망자 수인 2만 2325명(4월 26일 0시 기준) 보다 적다. 그러나 인구 비율 대비 세르비아의 누적 치명률은 한국(0.13%)에 비해 약 2배 높은 0.21%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했다는 마르코씨 역시 한국을 떠난 2개월 후 세르비아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바 있다.

그는 “세르비아 정부의 결정을 전면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 정부와 세르비아 정부의 그 중간 지점이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라고 의견을 표명했다.

한편, 마스크 착용 관련 마르코씨는 흥미로운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정부 규제 해제와는 별개로 마스크 착용은 각 나라의 문화와 관련돼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도 세르비아에는 마스크 착용과 관련된 별다른 규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르코씨는 “세르비아를 비롯한 서구 문화 국가들은 개인주의 문화가 뚜렷해서 한국과 같은 아시아 국가들과는 달리 마스크 착용에 대해 오히려 반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마도 세르비아 정부가 초기부터 집단면역을 염두에 둔 방역정책을 시행할 수밖에 없없었던 배경설명으로 보인다. 

 

21일(현지 시간),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Belgrade)에 있는 성 사바 사원(Saint Sava Temple)
21일(현지 시간),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Belgrade)에 있는 성 사바 사원(Saint Sava Temple). [세르비아=이충만 기자]

코로나19 유행 차단을 위해 사적모임·영업시간 등을 제한한 우리나라의 거리두기 조치는 지난 18일부로 해제됐다. 26일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700만명을 넘어섰다. 그럼에도 확진자 발생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의하면, 2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8만 361명으로 집계됐다. 또한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향후 발생 예측을 종합한 결과 5월 중에 일일 확진자가 4만 명 미만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이처럼 한국 또한 세르비아와 같이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 체제로 전환되며 차츰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하지만 신종 변이의 출현도 일상 회복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오미크론 재조합 변이인 XL, XE, XM 변이 감염 사례가 확인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는 마침내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모습을 완전히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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