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메디컬 탑픽 |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 높아도 문제”
주간 메디컬 탑픽 |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 높아도 문제”
  •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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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4.2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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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이번 주(4월 17일~23일)에도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유의미한 연구 결과들이 다수 소개됐습니다. 많은 피해자를 낳았던 가습기 살균제가 어떻게 폐섬유증을 유발하는지 밝혀졌고, 항암 약물 치료에서만 적용되는 것으로 여겨졌던 맞춤형 치료가 방사선 치료에서도 적용돼 전이암 치료율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됐습니다. 한 주 동안 화제가 된 주요 메디컬 뉴스를 정리했습니다. [편집자 글]

청소년 척추측만증 진단 수술법 세계 첫 개발

분당서울대병원 척추센터(신경외과) 현승재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척추센터(신경외과) 현승재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국내 의료진이 세계 최초로 요추고정을 최소화할 수 있는 청소년 특발성 척추측만증 진단법을 개발하고 이를 통한 교정수술 결과의 우수성을 발표해 주목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척추센터(신경외과) 현승재 교수 연구팀은 수술 범위를 정하기 위해서 직립 상태로 검사를 받던 기존 방식에 더해, 누운 상태로 검사받고 이를 골격 성장 정도와 측면 변형의 종류, 관절의 유연성과 디스크 퇴행 정도와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척추 분절(마디) 하나 혹은 두개를 적게 고정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우리 몸의 척추는 직립 시 중력에 의한 하중이 부하 되는데, 등을 바닥에 반듯하게 대고 누운 자세에서는 하중 부담이 적어지며 척추 배열이 완화된다.

 

누운 자세로 검사 시(오른쪽) 직립(왼쪽)과 비교해 수술 최하단부를 설정하는 신체 중심선과 만나는 척추 마디가 올라간다.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누운 자세로 검사 시(오른쪽) 직립(왼쪽)과 비교해 수술 최하단부를 설정하는 신체 중심선과 만나는 척추 마디가 올라간다.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연구팀에 따르면, 누운 상태에서 영상 검사를 실시할 시 수술 최하단부를 설정하는 신체의 중심선(천골부터 시작되는 중앙선)과 만나게 되는 마디가 한두 개 위로 올라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기존의 방식보다 수술 범위를 한두 마디 줄일 수 있게 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척추센터에서 청소년 특발성 척추측만증 수술을 받은 환자 57명의 데이터를 장기 분석한 결과, 연구팀이 고안한 방식으로 한두 마디 범위를 줄여 수술받은 환자군과 기존 방식으로 수술을 진행한 환자군의 수술 후 6개월, 1년, 2년 예후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은 수술 범위로도 동등한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소아청소년기에 주로 발생하는 척추측만증은 대부분 특정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으로, 40도에서 50도가 넘으면 자연적인 치료가 어렵고 매년 측만 정도가 점점 심해지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를 필요로 하게 된다.

척추측만증 수술은 변형이 일어난 범위의 척추 마디마다 나사를 삽입한 후, 각 나사에 금속봉을 이어 척추가 더 휘어지지 않도록 지탱하고 최종적으로 정상 각도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법이다.

문제는 수술에 이를 정도의 청소년 척추측만증은 대부분이 긴 범위의 척추를 금속봉으로 잇는 장(長)분절 고정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점으로, 고정하는 척추 범위와 마디 수를 줄일 수 있다면 환자의 수술 부담도 줄어들고 평생에 걸쳐 더 나은 일상생활 및 스포츠 활동 등을 영위하기에 유리한 조건이 될 수 있다.
 

폐섬유증 유발 가습기 살균제 비밀 풀렸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박은정 교수 [사진=경희대학교 제공]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박은정 교수 [사진=경희대학교 제공]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체내에서 어떻게 폐섬유증을 일으키는지 그 이유가 밝혀졌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박은정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의 대표적 성분인 ‘PHMG-P(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 인산염)’를 세포와 동물에 처리한 후 폐섬유증이 일어나는 과정을 연구해 폐섬유증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가 체내에서 손상된 폐 조직을 치유하는 항염증 과정이 정상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가습기 살균제 성분 중 가장 많은 피해자를 발생시킨 PHMG-P를 다뤘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살균·소독제에 의한 폐질환의 실마리가 이 성분이 호흡기를 통해 유입될 때 폐 내에서 일어나는 초기 반응에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PHMG-P 22μg을 마우스의 폐에 직접 노출하고 24시간 이내에 폐 내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집중적으로 관찰했다.

 

실험 설계 내용과 결과. 마우스의 폐 세포에 PHMG-P 22μg을 24시간 처리했을 때의 변화 과정을 담았다. 노출 1시간 후부터 폐 조직에서 ‘괴사성 세포사(necrosis)’가 정상군에 비해 급격히 증가했고, 염증반응과 항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양도 증가했다. 괴사성 세포사와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은 21일까지 지속됐지만, 항염증 관여 단백질은 3시간 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자료=경희대학교 제공]
실험 설계 내용과 결과. 마우스의 폐 세포에 PHMG-P 22μg을 24시간 처리했을 때의 변화 과정을 담았다. 노출 1시간 후부터 폐 조직에서 ‘괴사성 세포사(necrosis)’가 정상군에 비해 급격히 증가했고, 염증반응과 항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양도 증가했다. 괴사성 세포사와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은 21일까지 지속됐지만, 항염증 관여 단백질은 3시간 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자료=경희대학교 제공]

관찰 결과, PHMG-P를 폐에 직접 노출 1시간 후부터 폐 조직에서 ‘괴사성 세포사(necrosis)’가 정상군에 비해 급격히 증가했고, 염증반응과 항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들의 양도 증가했다.

괴사성 세포사와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발현은 마우스에 폐섬유증이 발생하고 21일까지 지속됐지만, 항염증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발현은 노출 3시간 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염증반응을 제어하고 손상된 폐 조직을 치료하는 ‘항염증 반응(anti-inflammatory)’이 정상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우리 몸은 외부에서 이물질이 유입되면 면역반응(염증반응)과 치유반응(항염증 반응)이 균형을 이뤄 일어난다. 면역반응은 유입된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반응이고, 치유반응은 염증반응으로 손상된 조직을 치유하고 새살을 돋게 하는 반응이다. 우리 몸의 일반적 면역체계로 보면 된다.

하지만 PHMG-P를 처리한 마우스에서는 항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 발현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또한 폐 내의 염증반응이 지속되며 폐 조직이 계속해서 파괴돼 폐섬유증의 핵심 원인이 됐다.

연구팀은 해당 과정을 상세히 살피기 위해 세포실험을 진행했다. PHMG-P는 전하에 의해 세포막에 결합해 세포막을 손상하면서 세포 내 소기관의 구조적, 기능적 손상과 함께 괴사성 세포사를 유도했다.

죽거나 손상된 세포는 다시 IL-8과 같은 케모카인(chemokine)을 분비해 염증을 지속시키는 원인이 됐다. PHMG-P는 괴사성 세포사를 유도했고, 죽거나 손상된 세포는 다시 염증을 지속해 폐섬유증 발생을 자극했다.

연구팀은 실험 설계 과정에서 대부분의 선행 연구자가 ‘C57BL/6 마우스’를 사용한 점을 발견하고 실험 결과를 확신했다. 해당 마우스는 ‘근교계(inbred) 마우스’ 종으로 인간에 이어 두 번째로 유전자 서열분석을 마친 포유동물로 알려져 있다. 종양 발생률이 낮고, 방사능에 대한 내성도 있다. ‘T helper 1-type 염증반응’이 우세한 종인데, 체내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과정(염증반응)은 뛰어난 것에 비해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항염증 반응)은 상대적으로 약해져 있다.

인간은 비근교계(outbred)로 염증반응과 항염증 반응이 동시에 균형을 이뤄 이물질을 제거한다. 폐섬유증 모델을 만들기는 쉽지만, 폐섬유증이 발생되는 과정에 관여하는 면역조절기능을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실마리를 푼 결과다. 이 사건은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사람들이 폐 질환 등을 앓은 사건으로 관련 사망자만 1400명이 넘는다.
 

유방암 치료 효능 높이는 마이크로바이옴 발견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암갑상선암센터 문병인 교수(이대여성암병원장), 이대목동병원 융합의학연구원 안정신 교수 [사진=이화의료원 제공]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암갑상선암센터 문병인 교수(이대여성암병원장), 이대목동병원 융합의학연구원 안정신 교수 [사진=이화의료원 제공]

황색포도상구균 세포밖 소포체가 유방암 치료 효능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암갑상선암센터 문병인 교수(이대여성암병원장), 이대목동병원 융합의학연구원 안정신 교수 연구팀은 유방암 항호르몬제의 효능을 향상시키고 인체의 에스트로겐 수치에 영향을 미치는 마이크로바이옴에 관해 연구했다.

연구 결과, 마이크로바이옴 중 특히 황색포도상구균 세포밖 소포체의 효능이 뛰어남이 확인됐다. 정상군과 유방암환자 총 288명의 혈액샘플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항호르몬제와 황색포도상구균의 세포밖소포체가 함께 들어갔을 때 약물 효능이 높아진다는 것이 확인했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인체에 정상 세균총으로도 존재 할 수 있으며 식중독, 폐혈증 등 기회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균으로 알려져 있다.

안정신 교수는 “황색포도상구균은 경우에 따라 기회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균이지만 세균 유래 성분을 유용하게 사용 할 경우 유방암의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밝혔다.

 

입안 따끔거리는 구강작열감증후군 발병 기전 규명

(왼쪽부터) 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오범조 교수,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구강생리학교실 정지훈 교수, 구강내과 박지운 교수, 이병민 박사 [사진=보라매병원 제공]
(왼쪽부터) 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오범조 교수,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구강생리학교실 정지훈 교수, 구강내과 박지운 교수, 이병민 박사 [사진=보라매병원 제공]

구강 내 미생물 군집의 불균형이 특정 원인없이 입안이 따끔거리는 구강작열감증후군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오범조 교수,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구강생리학교실 정지훈 교수, 구강내과 박지운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9년 11월 1일부터 2020년 3월 1일까지 서울대치과병원을 방문해 구강작열감증후군을 진단받은 환자 19명과 보라매병원 검진센터를 방문한 정상 대조군 22명의 타액을 채취해 구강미생물의 군집 차이를 비교 분석했다.

16S rRNA 유전자 염기서열분석을 이용해 타액선 샘플에서 구강미생물을 검출한 결과, 미생물의 유전적 다양성이 구강작열감증후군 환자군에서 더 낮게 관찰되어 특정 미생물 종이 우세하게 변했음을 추측할 수 있었다.

미생물종의 상대적 양을 비교한 결과, OTU(Operational Taxonomic Unit) 기준 26개의 OTU가 유의미하게 다르게 관찰됐는데, 그 중 구강작열감증후군 환자군에서 우세하게 관찰된 14개의 OTU는 모두 연쇄상구균속(Streptococcus)이었다.

미생물의 군집 양상을 기계학습 알고리즘으로 분석한 결과, 미생물 군집 양상에 따라 구강작열감증후군 환자군과 건강한 대조군이 확연하게 구분되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구강 내 미생물 군집의 불균형이 구강작열감증후군 발생과 연관성이 큰 것으로 판단했다.

구강작열감증후군이란 특정한 원인이 없이 입 안이 화끈거리거나 따끔거리고, 미각 상실, 감각 이상 등이 동반되는 만성통증질환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혀에서 자주 나타나며, 통증이 하루 종일 이어지며 심할 경우에는 제대로 식사를 할 수 없고 물을 마시는 것조차 힘들게 돼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질환이다.

 

뇌전증 환자,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 합병증 발생 위험 더 높아

(왼쪽부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유준상 교수, 김진권 교수, 이화의료원 이대서울병원 신경과 송태진 교수 [사진=용인세브란스병원 제공]
(왼쪽부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유준상 교수, 김진권 교수, 이화의료원 이대서울병원 신경과 송태진 교수 [사진=용인세브란스병원 제공]

뇌전증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중증 합병증 발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유준상 교수, 김진권 교수, 이화의료원 이대서울병원 신경과 김지현 교수, 송태진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국내 코로나19 감염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뇌전증 유무에 따른 코로나19 감염 시 예후를 분석했다. 코로나19 감염 시의 중증 합병증은 진단 후 2개월 이내에 기계호흡(인공호흡기)의 적용, 중환자실 입실, 사망 여부로 정의했다.

21만 2678명의 코로나19 PCR 검사자와 이중 뇌전증을 동반한 3919명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한 결과, 뇌전증 환자의 코로나19 감염 시 기계호흡이나 중환자실 입실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의 발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일반 확진자 7641명 중 431명인 약 5.64%에서 중증 합병증이 발생한 반면, 뇌전증 동반 확진자에서는 72명 중 13명인 약 18.06%에서 중증 합병증이 발생했다. 코로나19의 감염 위험과 사망률에 있어선 뇌전증 유무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때 간질로 불리던 뇌전증은 전 세계적으로 7천만 명 이상의 환자가 앓고 있는 비교적 흔한 신경학적 질환이다. 한편, 전례 없는 대규모 감염을 일으킨 코로나19는 다른 동반 질환을 지닌 환자들이 감염되는 경우 중증 합병증 발생과 사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뇌전증 환자에서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성과 감염 시의 예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이번 연구는 뇌전증 환자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성과 감염 시의 예후를 밝힌 국내 첫 대규모 인구집단 대상 연구임과 동시에, 뇌전증 환자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이뤄진 경우 중증 합병증 발생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으므로 더욱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함을 전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 환자 절반 이상 신경퇴행성장애 유발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 환자의 절반 이상이 14년 이내에 신경퇴행성 질환에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차가 늘어날수록 발명 위험도 증가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 연구팀은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 환자를 장기간 추적관찰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얻어냈다.  

연구팀은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를 진단받은 환자의 신경퇴행성질환 연간 발병위험률과 시간에 따른 임상적 징후를 밝히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는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를 진단받은 후 신경퇴행성질환이 나타나지 않은 한국인 환자 198명을 대상으로 2003년부터 2015년까지 4~5년마다 인지기능을 검사했으며, ▲후각 ▲색각 ▲운동기능 ▲자율신경계 증상 등 신경학적 검진을 실시했다.

연구 결과,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를 진단받은 한국인 환자 중 5년 내 신경퇴행성질환이 나타난 비율은 12.5%였으나, 관찰 기간을 14년 내로 확장하자 발병 비율이 무려 56.6%까지 치솟았다. 서양인의 경우에는 신경퇴행성질환이 나타날 비율이 5년 내 40%, 14년 내 92.5%로 한국인에 비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신경퇴행성질환의 발병위험률은 진단 후 첫 해 2.1%로 낮았지만, 10~12년 차의 평균 발병위험률은 8.5%로 올라가는 등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가하는 것이 확인됐다.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를 진단 받은 지 5년 이상 지난 사람과 10년 이상 지난 사람의 신경퇴행증상의 임상적 징후를 비교했을 때에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신경퇴행증상의 진행 속도는 다소 느린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는 수면장애의 일종으로 소리를 지르거나 주먹질을 하는 등 꿈에서 하는 행동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질환이다. 파킨슨병이나 치매 등 신경퇴행성질환에 걸린 사람에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환인 ‘렘수면행동장애’와 달리 수면장애는 있지만 신경퇴행성질환이 동반되지 않을 때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로 진단한다.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는 신경퇴행성질환의 전조증상이라는 여러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의 신경퇴행성질환 발병위험률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타나는 임상적 징후에 대한 연구도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를 진단받은 한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10년 넘게 추적관찰하며 연차별 신경퇴행성질환의 발병위험률과 임상적 징후를 밝혔다는 점에서 높은 학술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향후 아시아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 연구에 있어 중요한 기반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환경호르몬 ‘프탈레이트’ 소아비만 위험 높인다

(왼쪽부터)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 김신혜 교수 [사진=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제공]
(왼쪽부터)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 김신혜 교수 [사진=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제공]

내분비교란물질(일명 환경호르몬)이 현대 사회에서의 비만 및 당뇨병 증가를 일으킨다는 우려가 증가하는 가운데, 내분비교란물질의 일종인 프탈레이트(phthalates)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것이 국내 소아청소년의 비만 위험도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 연구팀(박미정, 김신혜, 문신제, 서문영)은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 제3기(2015-2017년) 조사에 참여한 3-17세 소아청소년 2351명의 생체 내 비스페놀 A 농도를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국내 소아청소년들의 소변에서 검출된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와 디부틸프탈레이트(DBP) 대사체 농도가 미국, 캐나다, 독일 소아청소년들에 비해 비교적 높았다. 프탈레이트류 중 특히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 대사체의 농도가 높은 소아청소년들은 농도가 낮은 소아청소년들에 비해 비만 위험도가 약 6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탈레이트류는 폴리염화비닐(polyvinyl chloride, PVC) 제품의 가공을 손쉽게 만들어주는 가소제로 사용되어 바닥재, 식품포장재, 플라스틱 용기, 의약품보관용기 등 다양한 제품들의 가공에 이용된다. 샴푸나 화장품 등 개인위생용품에 향기가 나게 하는 용도로도 사용되고 있다. 포장재로부터 이행된 프탈레이트가 함유된 음식물의 섭취, 프탈레이트 함유 제품에의 접촉이나 오염된 공기의 흡입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인체 노출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공와우 수술 잔청 보존 효과 입증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 김예리 전문의,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이상연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 김예리 전문의,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이상연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인공와우 수술 시 널리 쓰이고 있는 ‘얇은 와우축 전극(slim modiolar electrodes)’의 우수한 잔청(남아있는 청력) 보존 능력이 규명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 연구팀(제1저자 서울대병원 이상연 교수)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잔청이 남아있는 환자 중 얇은 와우축 전극을 이용해 수술 받은 환자 36명과 2019년 이전에 일자 전극을 이용해 수술 받은 환자 16명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잔청 보존이 유리하다고 알려져 왔던 일자 전극만큼 얇은 와우축 전극 또한 잔청 보존에 적합하며 좋은 기능적 결과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와우 수술 후 완전하거나 부분적으로 잔청이 보존되는 비율이 얇은 와우축 전극이나 일자 전극 모두 수술 3개월 후까지는 70%의 환자들에서, 그리고 수술 후 1년째까지는 65%의 환자들에서 관찰됐다.

수술 후 잔청이 소실되는 경우, 얇은 와우축 전극은 수술 후 한 달 이내에 나타나는 반면 일자 전극은 수술 3개월 이후부터 잔청이 더 떨어지는 경향도 보였다. 달팽이관 내 면역반응 등에 의해 추후에 발생하는 것으로, 이를 차단하기 위한 약물 투여 시점을 고려해 잔청 보존 확률을 더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두 전극 간 수술 후 잔청 소실 양상의 차이점을 규명한 것은 학계 최초다.

최 교수는 또 다른 연구(제1저자 분당서울대병원 김예리 전문의)를 통해 ‘고음급추형(ski-slope)’ 난청 환자 46명을 대상으로 인공와우 이식 수술의 효능 및 우수한 잔청 보존 효과를 규명한 연구를 추가로 발표했다.

고음급추형 난청은 고주파에서 청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형태로, 일반 생활 속 소음은 정상적으로 듣지만 ‘ㅋ,ㅌ,ㅅ’과 같은 특정 영역의 자음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경우다. 저주파 잔청은 존재하기 때문에 인공와우 수술 보다는 주로 보청기 착용을 통한 청각재활이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고음급추형 난청에서도 인공와우 수술 후 약 70%가 인공와우와 보청기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잔청 보존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잔청 보존 효과가 좋을 환자들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돼 유전자 검사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잔청이 잘 보존될 경우 하이브리드 외부기기를 사용해 저음역대는 보청기 모드로 음을 증폭하고, 고음역대는 와우 모드로 전기 자극을 주어 음의 분별을 극대화할 수 있다. 보청기 모드를 통해 저음역은 자연스러운 소리를 누리고 증폭이 불가능한 고음역만 선택적으로 와우 모드를 적용해 말소리의 이해를 더 좋게 하는 것이다.

청력손실의 정도는 데시벨(dB) 수치에 따라 경도·중등도·고도·심도 4단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정상적인 청력의 경우는 작은 소리인 20dB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약물로 회복되지 않는 난청은 이처럼 청력손실 및 잔청의 정도와 원인에 따라 보청기 착용, 중이 임플란트 수술, 인공와우 이식수술 등 장치를 통해 청각 재활을 하게 된다.

잔청이 남아 있어 50% 이상의 어음변별력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에는 보청기로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달팽이관(와우)의 손상이 심한 고심도난청은 인공와우 수술만이 어음변별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청각 재활방법이다. 잔청이 너무 부족한 경우에는 보청기나 중이 임플란트로는 충분한 청각 재활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용어설명]

*고도 난청 : 70dB 이상의 소리만 들을 수 있는 경우

*심도 난청 : 90dB 이상의 소리만 들을 수 있는 경우

인공와우 이식은 달팽이관에 전극을 심어 이 전극이 유모세포 대신 직접 소리 신호를 전기적인 자극으로 바꿔 청각 신경을 거쳐 뇌에까지 소리를 전달해 주는 수술 방법이다. 성공적인 수술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적절한 전극 장치의 선택과 수술 기법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데, 고도난청 중에서도 특히 저주파의 청력이 유지되고 있는 환자에서는 이 잔청을 보존하기 위해 어떤 수술법으로 어떤 전극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한지에 대한 논의가 학계에서 꾸준히 이어져 왔다.

와우축 전극(perimodiolar electrode)은 전극과 와우축 청신경과의 거리가 상대적으로 가까워 신경원 세포를 효율적으로 자극한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저주파 청력이 유지되고 있는 난청 환자의 경우에는 삽입 과정에서 잔청이 소실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일자 전극(straight electrode)이 유리하다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저주파 청력이 남아 있다 할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자연적으로 청력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기에 와우축 전극과 일자 전극의 장점이 합쳐진 전극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맞춤형 방사선 치료로 전이암 치료율 높인다

(왼쪽부터) 강남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장지석 교수,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경환 교수, 종양내과 안중배 교수, 김한상 교수 [사진=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왼쪽부터) 강남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장지석 교수,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경환 교수, 종양내과 안중배 교수, 김한상 교수 [사진=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돌연변이 유전자를 보유한 전이암 환자의 맞춤형 방사선 치료가 종양 개선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이암 환자의 완치율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를 잡을지 주목된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장지석 교수,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경환 교수, 종양내과 안중배·김한상 교수 연구팀은 ATM 및 BRCA1/2 돌연변이 유전자가 전이암 환자의 방사선 감수성과 치료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밝힌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3년 10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연세암병원에서 전이암으로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 중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을 시행한 66명(91개 병변)을 대상으로 ATM 및 BRCA 돌연변이 유전자에 대한 방사선 치료 반응률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ATM과 BRCA1/2 유전자에 모두 돌연변이가 나온 환자군은 방사선 치료를 받은 종양이 30% 이상 감소(부분반응)하거나 완전히 없어지는(완전반응) 비율이 80%에 달했다(p=0.007). 이는 돌연변이 유전자가 모두 없는 환자군에 비하면 4배 이상 높은 수치다(18.5%).

이중 방사선 치료를 받은 종양이 완전반응(암 치료 후 검사에서 암이 있다는 증거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 비율도 확연히 높았다. ATM과 BRCA1/2 유전자에 모두 돌연변이가 나온 환자군의 완전 관해 비율은 60%로, 돌연변이가 모두 없는 환자군인 2%보다 눈에 띄게 높았다.

방사선 치료 반응이 지속되는 비율도 큰 차이가 났다. ATM과 BRCA1/2 유전자 모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반응 지속 중위기간이 18개월에 달했으나, 돌연변이가 없는 경우 4.5개월에 그쳤다.

김경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결과에 따른 방사선 치료의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는 항암 약물 치료에서만 적용되는 것으로 여겨졌던 맞춤형 치료가 방사선 치료에서도 적용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희귀난치성 질환 ‘스틸씨병’ 새로운 발병 기전 나왔다

(왼쪽부터) 아주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김현아 교수, 김지원 교수 [사진=아주대병원 제공]
(왼쪽부터) 아주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김현아 교수, 김지원 교수 [사진=아주대병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희귀난치성 질환인 스틸씨병의 발병 기전이 ‘호중구’와 ‘NET’와 연관있음을 확인하고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해 주목된다.

아주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김현아·김지원 교수 연구팀은 기존에 발표된 다양한 논문들의 리뷰를 통해 스틸씨병의 새로운 발병 기전을 밝혀냈다. 

연구팀에 따르면, 바이러스 간염, 세균 간염 또는 환경적 유발인자가 염증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호중구와 NET의 과도한 활성화가 일어나 결국 우리 몸을 세균이나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는 면역세포들이 거꾸로 우리 몸을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는 자가염증질환인 스틸병이 발병했다. 

인체 내 백혈구의 40-70%를 차지하고 있는 호중구는 우리 몸에 침입하는 병원체를 제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NET 또한 외부에서 침입한 병원체를 제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자가면역 또는 자가염증에 대한 감수성이 높은 사람에서 자가면역질환, 자가염증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희귀난치성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인 스틸씨병은 나타나는 연령대에 따라 16세 이전은 ‘스틸씨병(전신성 소아 특발성 관절염)’으로, 이후 환자는 ‘성인형 스틸씨병’으로 불린다.

인구 10만 명당 0.16-0.4명 정도로 발병하는 희귀질환으로 원인불명의 발열과 피부발진, 관절통 및 근육통, 인후통, 간 비대, 비장 비대, 림프절 증가 등 우리 몸 곳곳에 염증을 일으켜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발병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감염, 면역이상, 유전적 요인 등이 의심되고 있다.

감염, 악성 종양, 또 다른 자가면역질환 등 발열이 있는 질환과 명확하게 구분이 힘들고, 별도의 진단법도 나와 있지 않아 진단하기도 쉽지 않다. 다만 혈액 내 철(Fe)의 저장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인 페리틴(ferritin) 수치가 정상보다 크게 높은 특징이 있다.

 

매일 10분 빠르게 걷기 급성 심정지 위험 낮춰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심장내과 진무년 교수 [사진=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제공]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심장내과 진무년 교수 [사진=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제공]

적절한 신체 활동이 심혈관 질환의 가장 큰 위협인 급성 심정지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심장내과 진무년 교수(제1저자참), 연세대학교 정보영 교수, 차의과대학 양필성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18세 이상 성인 50만 4840명 대상을 장기간 추적 관찰해 신체 활동량이 급성 심정지에 미치는 영향을 용량-반응 관계(dose-response relationship)를 확인했다.

연구 결과 신체 활동을 하지 않는 참가자들과 비교해 가이드라인이 권장하는 최소 운동량의 3분의 2 수준의 신체 활동만 해도 급성 심정지의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 효과는 최소 권장 운동량의 5배까지 운동해도 유지됐다. 최소 권장 운동량 5배 이상의 고(高) 운동량에서도 급성 심정지 위험이 높아지지 않았다.

신체 활동량에 따른 신진대사 해당치(Metabolic Equivalent Task; MET)와 급성 심정지와의 용량-반응 관계 분석을 보면, 신체 활동을 하지 않는 것에 비해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권장하는 최소 신체 활동량(7.5 MET-hour/week; 주당 7.5 MET-시간)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주당 5 MET-시간 신체 활동량부터 급성 심정지의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 

운동 효과는 주당 40 MET-시간 신체 활동량까지 이어졌다. 급성 심정지 위험을 가장 낮추는 효과를 보이는 가이드라인 권장 최소 신체 활동량은 2배에서 3배 사이에 해당하는 구간에서 보였다.

신체 활동의 급성 심정지 위험을 낮추는 이점은 나이와 성별, 고혈압, 당뇨, 심부전 등의 동반 질환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하게 효과를 보였다. 본 연구에서 가장 고 운동량을 보이는 그룹인 가이드라인 권장 최소 신체 활동량의 5배 이상을 한 참가자들에서 급성 심정지 위험이 높아지지 않았음이 확인됐다.

운동이 건강에 주는 여러 이점은 그간 수많은 연구를 통해 알려졌지만, 운동을 주저하게 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운동에 따른 급성 심정지 발생에 대한 우려였다. 어느 정도의 운동량으로 급성 심정지를 낮추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는지, 과도한 운동량으로 인해 급성 심정지 발생의 위험을 높이지 않는지에 대한 용량-반응 연구가 부족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서 신체 활동이 급성 심정지 위험을 낮추는 예방 효과를 보이며, 일반 성인 수준에서의 고 운동량이 급성 심정지 위험을 높이지 않음을 확인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진무년 교수는 “고령화 등으로 인해 심혈관 질환이 날로 증가하는데 첫 증상으로 급성 심정지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반면, 가이드라인이 권장하는 최소 운동량을 하는 성인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며 “가이드라인 권장량 이하라고 하더라도 하루 10분 정도 매일 빠르게 걷기 정도의 중강도 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급성 심정지 및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DL 콜레스테롤 수치 낮아도 문제지만 높아도 문제”

(왼쪽부터)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양현숙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허미나 교수, 동아대학교 의과대학 이승호 교수 [사진=건국대병원 제공]
(왼쪽부터)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양현숙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허미나 교수, 동아대학교 의과대학 이승호 교수 [사진=건국대병원 제공]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HDL-C(고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 수치가 지나치면 심혈관 질환이나 사망의 위험을 높이는 등 오히려 건강의 위험신호가 될 수 있다는 이색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국대병원 의료진과 동아대학교 의과대학 이승호 교수 연구팀은 지난 16일 경주 하이코에서 개최된 미국심장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Asia)에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출한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콜레스테롤)에 관한 역설’을 발표했다. 

HDL-콜레스테롤은 낮을수록(남성 <40 mg/dL, 여성 <50 mg/dL)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커 수치가 높을수록 건강한 이른바 ‘좋은 콜레스테롤’로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극도로 높은 HDL-콜레스테롤 수치에 대한 평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결과가 관심을 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2009년부터 도입한 HDL-콜레스테롤 검사를 받은 전국 570만 명을 대상으로 지난 10년 동안 실제 발생한 주요 심혈관 사건(사망 포함)을 추적했다. 그 결과, 10년 동안 주요 심혈관 사건과 HDL-콜레스테롤 수치는 그래프에서 U자 관계를 보였다. 즉, 낮은 HDL-콜레스테롤 수치만큼 매우 높은 HDL-콜레스테롤 수치도 위험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은 남자가 여자보다 많았으며(남성 25.2%, 여성 21.8%) U자 곡선은 여성이 남성보다 늦게 상향되는 경향을 보였다. 10 mg/dL 단위로 구간을 나누었을 때 위험도가 가장 낮은 구간은 남성은 50-59 mg/dL, 여성은 80-99 mg/dL이었다. 남성은 90 mg/dL, 여성은 130 mg/dL보다 수치가 높으면 낮은 HDL 수치(남성 <40 mg/dL, 여성 <50 mg/dL)와 동등한 위험도를 보였다.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 비율(Hazard Ratio)과 HDL-콜레스테롤 수치의 관계 그래프. U자 곡선이 여성에서 남성보다 늦게 상향된다. [자료=건국대병원 제공]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 비율(Hazard Ratio)과 HDL-콜레스테롤 수치의 관계 그래프. U자 곡선이 여성에서 남성보다 늦게 상향된다. [자료=건국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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