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선생님들의 의견을 가공하지 않고 직접 게재하고 있습니다. 본 칼럼이 독자들의 치료 및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편집자 글]
[헬스코리아뉴스 / 조성래] 간호사 등 교대 근무자들은 불규칙한 수면 생활로 인해 수면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수면장애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들은 약 51만 명으로, 교대 근무자들뿐만 아니라 야간 근로자들, 근무 시간대가 갑자기 바뀐 사람들 역시 수면장애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수면량과 수면 시간대가 불규칙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수면량과 수면 시간대가 불규칙한 사람들은 비만, 고혈압, 당뇨, 심혈관질환 발생률 및 사망률이 높았다는 결과가 있다. 교대근무를 하는 간호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대규모 연구에서는 뇌경색 위험도가 일반인보다 높았다고 한다.
입면시간(잠에 들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수면시간 등 수면생활의 불규칙성은 우울, 불안, 삶의 질, 기억, 집중력 등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불규칙한 수면 생활로 인해 발생하는 수면장애는 피로도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실수와 사고 등을 증가시킨다. 병원 내에서는 투약오류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밤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해가 떠 있는 시간에 잠을 자게 되므로 암막커튼 같은 도구를 사용해도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빛에 노출되는 양뿐만 아니라 주로 낮에 더 심하게 발생하는 소음들 역시 수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면시간이 감소하고, 수면시간 감소에 따라 피로도도 증가한다.
그렇다면 교대 근무자의 피로와 수면은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교대근무 자체를 변경할 수 없다면 수면에 적절한 교대근무 생활은 어떻게 해야 할까. 교대근무 자체의 좋고 나쁨을 한 가지 측면만으로는 평가하기 어렵다. 다만 현재까지 발표된 여러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총 수면시간을 늘리는 데는 3교대보다 2교대가 조금 더 좋다고 알려져 있다. 안전 측면에서는 8시간 3교대가 더 좋으나, 그 외 신체적·심리적 건강은 평균적으로 2교대 근무자가 3교대 근무자보다 더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개인의 일주기 유형에 맞는 근무 패턴을 고려하는 것도 필요하다. 대개의 경우, 나이가 적을수록 저녁형 경향이 강하고 나이가 많을수록 아침형 경향이 강하다. 야간 근무자들은 새벽 2~4시 사이에 많이 졸린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 시간대에 일하는 곳의 조명을 더 밝게 하면 뇌는 잠이 올 때 분비되는 멜라토닌의 농도를 감소시켜 잠에서 깰 수 있고, 낮이라는 착각을 하게 된다. 또한 퇴근 후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쐬는 아침 햇볕이 오전 수면에 큰 방해가 되므로 선글라스를 끼고 퇴근하면 낮에 더 깊은 잠을 잔다는 보고가 있다.
다양한 근무 패턴은 교대근무 적응에 도움을 주므로 6개월 단위로 2교대와 3교대를 교차해 근무 하는 것도 교대 근무자들의 수면건강 관리법이 될 수 있다. 나이트 전담제가 있는 병원의 간호사들이라면 교대근무 적응을 위해 일정 기간 나이트 전담제를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잠을 낮에 자야 하는 사람들에겐 소음 차단용 귀마개를 착용하는 것도 권장한다.
수면 시간 관리도 필요하다. 사람마다 적정 수면 시간에 차이가 있으나 한국인의 경우엔 일반적으로 하루 7시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수면 시간이 5시간 미만인 날이 계속 이어지면 뇌경색 발병 위험이 약 44% 높아진다고 한다. 잠을 적게 자면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돼 고혈압, 당뇨 발병 위험이 높아지고, 지방 대사도 변화해 비만이나 고지혈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수면 부족은 식용 자극 호르몬의 분비를 증가시키고 일상 활동 감소로 이어져 몸무게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잠을 너무 많이 자는 것 역시 건강에 좋지 않다. 과다한 수면은 경동맥 동맥경화, 부정맥, 뇌조직 변화를 유발해 뇌경색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수면 시간이 9시간 이상이면 뇌경색 위험도가 50%가량 올라간다고 한다. 한국인의 적정 수면 시간으로 알려진 하루 7~8시간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글 : 유성선병원 신경과 조성래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