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도 AI 전성시대 … 양자역학 더해져 정확성·속도 ‘업그레이드’
신약개발도 AI 전성시대 … 양자역학 더해져 정확성·속도 ‘업그레이드’
SK케미칼·대웅제약 등 양자역학 기반 AI 업체와 앞다퉈 협업

양자역학 알고리즘, 체내 물리·화학적 반응 예측 정확성 향상

양자컴퓨터, 연산속도 비약적 상승 … 신약 개발 시간·비용 단축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2.04.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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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제약업계에 인공지능(AI) ‘붐’이 일고 있다. 신약 개발 속도와 확률을 대폭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각 제약사가 AI 기술 도입을 서두르는 가운데 최근에는 현대 물리학의 정점으로 꼽히는 양자역학을 접목한 AI 기술까지 신약 개발에 활용되고 있어 주목된다.

#대웅제약은 최근 미국 크리스탈파이(XtalPi)와 AI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을 이용한 항암 신약 공동 연구 및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대웅제약과 크리스탈파이는 이번 계약을 통해 신약 개발 파트너십을 맺고 합성치사(synthetic lethality) 원리에 기반한 항암 타깃 신약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크리스탈파이는 독자적인 신약 개발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을 이용해 선정한 항암 타깃에 대해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이후 대웅제약은 전임상 및 임상 개발 등 사업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공동연구를 통해 산출된 결과물은 대웅제약이 소유한다.

대웅제약과 공동연구에 사용될 크리스탈파이의 양자역학 기반 인공지능 신약 발굴 플랫폼은 기계학습(머신러닝, machine learning)을 결합해 광범위한 분자화합물의 약학적 성질의 예측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크리스탈파이는 양자물리학에 기반한 AI 이용 신약 연구개발 기업이다. 2014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양자물리학 전문가들이 설립 후 디지털 약물발견 및 개발 플랫폼을 개발해 상위 10대 제약사 중 7개사를 포함, 전 세계 70개가 넘는 제약회사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1년간 오비메드, 구글, 텐센트, 5Y, HOPU, 소프트뱅크 등 대기업들이 참여한 시리즈 C·D 투자에서 7억 달러가 넘는 유치를 완료했으며, 화이자와도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신약 개발에 사용하기 위한 인공지능 기반 분자 모델링 플랫폼 개발을 진행 중이다.

#SK케미칼도 양자역학 기술 기반 AI 신약 개발 업체 인세리브로와 협약을 맺고 신약 공동개발에 나섰다.

이번 협약에 따라 인세리브로는 양자역학 기반 분자 모델링 기술과 AI 플랫폼을 바탕으로 특정 질환에 대한 신약 선도·후보 물질을 도출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SK케미칼은 인세리브로가 도출한 후보물질에 대한 초기 약효평가에서부터 비임상, 임상 등 후보물질의 검증 전반과 신약 개발의 인허가, 생산 등의 역할을 맡기로 했다.

양사는 새로운 신약 개발뿐 아니라 기존 인세리브로가 진행한 프로젝트의 탐색 단계 물질에 대해서도 상용화 기회를 함께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인세리브로는 고려대학교 생명정보공학과 조은성 교수가 창업한 기업이다. 조 대표가 미국 슈뤼딩거(Schrödinger) 재직 시 개발한 분자모델링 기술을 더욱 정교하게 업그레이드한 독자 플랫폼 ‘MIND’를 보유하고 있다.

기존 AI 신약 개발 업체와 달리 양자역학 기술을 적용해 후보물질의 약물 친화도와 적중률을 한층 높여주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차별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MIND’는 인공지능과 분자모델링을 결합한 신약 개발 플랫폼이다. 분자모델링 기술 ‘QM/MM 도킹’(docking), ‘워터 파마코포어’(Water Pharmacophore)를 바탕으로 AI가 능동 학습을 진행하는 등 분자모델링 기술과 인공지능이 유기적으로 새로운 신약후보물질을 찾아내는 형태다.

#보령제약은 양자역학 AI 기반 신약 개발 전문업체 ‘퀀텀인텔리전스’(QIC)와 신약 개발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양사는 QIC 양자역학 기반 플랫폼을 활용해 혁신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신약 파이프라인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QIC 양자역학을 적용한 플랫폼 기술은 실제 화합물 전자 분포를 가장 유사하게 계산해 구조를 구현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통해 화합물 성질을 정확하게 예측하며 후보물질 도출 효율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IC는 물리화학 기반 3D 양자 계산 알고리즘을 적용한 AI 신약 개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비소세포성 폐암과 면역질환을 타깃으로 하는 신약 후보물질 도출에 성공한 바 있다.

#휴온스 역시 양자역학 기반 AI 기업 팜캐드와 손을 잡고 신약 개발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팜캐드는 AI, 물리학, 화학, 바이오인포메틱스(생물정보분석) 기술을 결합한 혁신 신약 개발 플랫폼 ‘파뮬레이터’를 보유한 신약 개발 전문 기업이다. 자체 신약 개발(NOAC: 혈액항응고제) 뿐 아니라 다수의 제약·바이오기업들과 항암제, mRNA 기반 코로나19 예방 백신, 알츠하이머 치료제 등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휴온스는 팜캐드의 플랫폼 ‘파뮬레이터’를 활용해 헬스케어 전반에 걸쳐 성공 확률이 높은 신약후보물질들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연구 분야와 범위는 양사 협의를 통해 점진적으로 구체화해나갈 예정이다.

 

신약 개발 AI, 왜 양자역학이 필요한가?

기존 대비 연산속도 ‘수천 배’ … 정확성도 ↑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 원자나 분자 영역에서 일어나는 미시 세계 물리적인 현상은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거시 세계 물리 현상과는 다르다. 눈앞에 보이는 물체를 관찰하는 거시 세계와 달리 나노 세계는 보이지 않는다. 현미경으로도 관찰할 수 없다. 입자나 분자의 존재나 위치도 본질적으로 확정되지 않고 불확실하다. 어디 있긴 한데 확률로만 존재한다. 이런 나노 세계 물리 현상을 설명하려고 시도하는 학문이 ‘양자역학’이다.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단백질 또는 화합물 간 작용도 마찬가지다. 단백질과 화합물의 작용은 이미지만으로 설명되지 않고, 전자분포 역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미시 영역에 존재하는 물질 간의 물리·화학적 반응을 해석하는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그 위에 AI를 적용하면 효율성은 더욱 극대화된다.

AI 계산용 컴퓨터에도 양자역학이 활용된다. 양자역학 원리를 이용한 컴퓨터를 ‘양자 컴퓨터’(quantum computer)라고 부르는데, 대규모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하는 AI 계산에 ‘양자 컴퓨터’를 이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기존 컴퓨터는 0과 1만을 구분할 수 있어 2진법인 비트(bit)를 활용해 모든 계산을 처리한다. 이와 달리 양자컴퓨터는 0과 1 외에도 중첩, 얽힘 등의 다양한 양자역학적 상태를 포함한 ‘큐비트’를 연산에 활용할 수 있다.

기존 비트는 0과 1 중 한 번에 하나의 값만 나타내지만, 큐비트는 0과 1을 동시에 나타낼 수 있다. 한 번에 두 가지 상태를 동시에 나타낼 수 있어 여러 계산을 병렬로 할 수 있다. 큐비트가 늘어날수록 계산공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연산속도는 비약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이론적으로 보면, 양자 컴퓨터는 현존 최고의 슈퍼컴퓨터가 수백 년이 걸려도 풀기 힘든 문제를 단 몇 초 이내의 어마어마한 속도로 빠르게 풀 수 있다. 실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은 지난 2019년 비트 기반 컴퓨터로 1만 년이 걸리는 작업을 양자 컴퓨터로 200초 안에 마쳤다고 발표한 바 있다.

AI 업계는 AI 계산에 양자 컴퓨터를 활용하면 신약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혁신적으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과 같은 글로벌 제약사는 이미 구글 등과 손을 잡고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신약개발 연구에 나선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약사들이 AI를 활용해 선별한 신약후보물질들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 신약 개발 영역에서 AI 기술의 효과가 어느 정도 입증된 상태”라며 “신약 개발에 양자역학 알고리즘과 양자 컴퓨터 기술이 더해지면 보다 광범위한 분자화합물의 약학적 성질 예측이 가능해지는 만큼 개발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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