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항궤양제 시장 … P-CAB 공세에 PPI도 덩달아 진화
요동치는 항궤양제 시장 … P-CAB 공세에 PPI도 덩달아 진화
대원제약, 국내 최초 PPI 계열 위염 치료제 출시 … 새로운 ‘PPI+제산제’ 속속 등장

‘케이캡’이어 두 번째 P-CAB ‘펙수클루’ 출시 초읽기 … 대웅제약 “전사적 역량 집중”

갈수록 줄어드는 PPI 제제 시장 입지 … “추가 적응증 및 복합제·개량신약 연구 필요”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2.04.05 06: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약물의 등장으로 항궤양제 시장에서 입지가 위태로워진 프로톤펌프억제제(PPI) 계열 약물들이 빠르게 진화하며 방어 태세를 갖추고 있다.

#대원제약은 최근 국내 최초의 PPI(Proton-Pump Inhibitor, 위산 분비 억제) 계열 위염 치료제 ‘에스코텐정’(에스오메프라졸마그네슘삼수화물)을 출시했다.

대원제약은 지난 2019년부터 ‘에스코텐정’에 대한 제제 개발에 돌입했으며 2020년 상반기 1상 임상을 완료하고, 전국의 27개 종합병원이 참여한 대규모 3상 임상을 통해 위염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저용량 에스오메프라졸 제제에 대한 시장의 수요를 잘 파악한 첫 사례라는 평가다.

대원제약뿐 아니라 #한미약품 등 다수 제약사가 에스오메프라졸의 위염 적응증 확대를 준비 중이다.

특히 식약처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급성 또는 만성 위염 환자를 대상으로 에스오메플라졸 성분 제제 ‘HIP2101’에 대한 임상3상을 최근 완료해 머지않아 저용량 에스오메프라졸 신제품 출시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PPI는 기존 위염 치료제인 H2 수용체 길항제(H2RA)나 위점막 보호제(MPA)에 비해 위산 억제 효과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위염 적응증이 없어 그동안 주로 위식도역류질환이나 위십이지장궤양 등에만 처방돼왔다.

그러나, P-CAB 계열 약물의 등장으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경쟁이 극도로 치열해지자 제약사들은 PPI의 시장을 위염 치료제로 확대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PPI와 제산제를 합친 복합제를 개발해 P-CAB 계열 약물을 추격하는 동시에 다른 PPI 제제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제약사들도 크게 늘었다.

#동아에스티, #환인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등은 최근 라베프라졸과 탄산수소나트륨을 합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복합제 ‘라비듀오정’, ‘라베모어정’, ‘라베듀오정’을 각각 출시했으며, 한미약품은 에스오메프라졸에 수산화마그네슘을 결합한 ‘에소메졸플러스정’을 발매했다.

이들 제품은 효과가 나타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PPI 제제의 단점을 제산제를 통해 극복한 것이 특징이다.

PPI 제제는 위산에 약해서 장용 코팅 기술을 적용, 주로 소장에서 흡수되도록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평균적으로 3~4시간이 걸린다. 위산에 약해 반감기가 짧은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PPI+제산제’ 복합제는 제산제가 위산을 중화해 PPI 성분이 위산에 분해되는 것을 억제, 약물이 십이지장 상부에서 빠르게 흡수돼 신속하고 오랫동안 효과가 나타나도록 한다.

제약사들이 ‘PPI+제산제’ 복합제에 관심을 보인 것은 P-CAB 제제의 등장 이후다. P-CAB 제제의 큰 강점 중 하나는 복용 후 20~30분 만에 발현되는 빠른 효과인데, 효과가 늦게 나타나는 PPI 단일제는 이러한 P-CAB 제제와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PPI+제산제’ 복합제를 선보인 제약사는 #종근당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8년 7월 세계 최초로 에스오메프라졸에 제산제 성분인 탄산수소나트륨을 합친 복합제 ‘에소듀오’를 출시했다. 출시 첫해(2018년 7~12월) 35억 원이었던 원외처방액은 2019년 98억 원, 2020년 140억 원, 2021년 182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에소듀오’의 선전을 눈으로 확인한 국내 제약사들은 앞다퉈 ‘PPI+제산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지난해부터 제네릭 발매가 시작됐고 에스오메프라졸 대신 다른 PPI 제제를 이용한 ‘PPI+제산제’ 개발과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에스오메프라졸과 라베프라졸을 제산제 성분과 합친 복합제가 출시된 상태인데, #대웅테라퓨틱스 등은 PPI 제제 중 세 번째로 처방 비중이 높은 란소프라졸에 제산제를 더한 복합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케이캡’에 ‘펙수클루’까지 … 요동치는 항궤양제 시장

PPI 입지 갈수록 축소 … “개량신약·적응증 연구 계속돼야”

항궤양제 시장은 현재 국내 최초의 P-CAB 제제인 #HK이노엔의 ‘케이캡’(테고프라잔)이 휩쓸고 있다.

‘케이캡’은 출시 첫해인 2019년 3월부터 12월까지 불과 9개월 만에 309억 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며 단번에 블록버스터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이듬해인 2020년에는 이보다 두 배 이상 성장한 762억 원, 지난해에는 무려 1096억 원의 원외처방액을 올리며 기존 PPI 제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항궤양제 시장의 터주대감인 #대웅제약이 국내 두 번째 P-CAB 제제인 ‘펙수클루’(펙수클라잔)의 상반기 내 출시를 앞두고 있어 기존 PPI 제제들의 입지는 더욱 위태로워진 상황이다.

대웅제약은 계열사 품목을 포함, 총 4개의 펙수프라잔 성분 제제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펙수클루’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한 데 이어 올해 초 대웅바이오, 한올바이오파마, 아이엔테라퓨틱스 등 계열사를 통해 ‘펙수클루’의 쌍둥이 약인 ‘위캡정’, ‘앱시토정’, ‘벨록스정’ 등 3개 품목을 추가로 허가받았다.

그동안 대웅제약이 계열사를 통해 쌍둥이 약을 허가받은 사례가 적지 않지만, 이번처럼 3개 계열사를 동원해 동일한 쌍둥이 약을 한꺼번에 허가받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회사 측이 ‘펙수프라잔’ 출시와 판매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신약개발 전문 기업인 아이엔테라퓨틱스까지 동원됐다는 점에서, ‘펙수프라잔’의 상업적 성공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회사 측의 강한 의지가 읽힌다.

대웅제약은 ‘펙수클루’ 출시 이후 시장 안착과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영업조직을 ‘풀가동’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웅제약은 ‘넥시움’, ‘알비스’ 등을 판매하며 항궤양제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키워온 회사”라며 “대웅제약이 ‘펙수클루’ 판매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만큼 ‘펙수클루’는 ‘케이캡’에 이은 초대형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P-CAB 제제의 선전은 반대로 PPI 제제 시장의 축소를 의미한다”며 “PPI 제제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들은 P-CAB과 차별화할 수 있는 추가 적응증이나 복합제·개량신약 연구에 더욱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