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약물재창출 연구 가속 … 올드 드럭의 ‘재발견’
SK케미칼, 약물재창출 연구 가속 … 올드 드럭의 ‘재발견’
피리메타민 이어 히드로플루메티아지드 성분 경구용 TNF-α 억제제 개발 시동

AI 기술로 60년 넘은 이뇨제 새로운 가치 발견 … 실험실·동물 실험서 효과 확인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2.03.31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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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 전경
SK케미칼 전경 [사진=SK케미칼 제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SK케미칼이 약물재창출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경구용 TNF-α 억제제 연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데, 상용화된 지 60년이 넘은 약물들로 새로운 가치 창출을 노리고 있어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SK케미칼은 최근 특허청에 이뇨제 성분인 ‘히드로플루메티아지드’를 유효성분으로 하는 TNF-α 관련 질환 예방 또는 치료 조성물에 관한 특허를 등록했다.

히드로플루메티아지드는 글로벌 제약사 BMS의 전신인 브리스톨(Bristol)이 지난 1959년 미국에서 ‘살루론’(Saluron)이라는 제품명으로 승인받아 처음으로 선보인 성분이다. 상용화된지 60년이 넘은 약물이지만, 국내에서는 해당 성분 제제가 출시되지 않아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지금도 이 성분으로 품목허가를 받아 판매되고 있는 제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케미칼은 TNF-α 관련 질환, 특히 류마티스 관절염의 예방 또는 치료를 위한 조성물을 개발하기 위해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활용, 고혈압이나 부종 등의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이뇨제 성분 히드로플루메티아지드가 활막 증식, 골 파괴 및 연골 손상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히드로플루메티아지드를 TNF-α 억제제로 개발하기 위한 본격적인 연구에 나섰다.

TNF-α는 염증 반응에 직접 관여하는 물질이다. 자기 몸을 스스로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키는 주범 중 하나로, 대식세포나 호중구 등 염증을 일으키는 면역세포를 끌어들이는 동시에 활성을 높여 염증 반응을 유발, 증상을 악화시킨다.

SK케미칼은 시험관 내(in vitro) 실험과 동물실험을 통해 히드로플루메티아지드가 TNF-α의 발현을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생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는 히드로플루메티아지드와 현재 시판 중인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성분인 ‘메토트렉세이트’ 및 ‘히드록시클로로퀸’의 관절염 지수 개선 효과를 비교했는데, 경구용 히드로플루메티아지드 투약군의 관절염 지수는 히드록시클로로퀸보다 현저히 낮아졌고, 메도트렉세이트 투약군과는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러한 실험 결과를 더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추가로 조직병리학적 관찰을 시행한 결과, 히드로플루메티아지드는 TNF-α에 의해 발생한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해 농도 의존적으로 치료 효능을 나타냈으며, 히드록시클로로퀸보다 우수하고 메도트렉세이트와 유사한 수준의 항관절염 효과가 확인됐다.

SK케미칼은 히드로플루메티아지드뿐 아니라 항생제 성분인 ‘피리메타민’에 대해서도 TNF-α 억제 효과를 연구하고 있다.

‘피리메타민’은 말라리아부터 전염병인 톡소플라마증, 에이즈 등에 폭넓게 쓰이는 전염병 치료제 성분이다. 글로벌 제약사 GSK의 전신인 ‘버로스 웰컴’(Burroughs-Wellcome)이 개발해 1953년 ‘다라프림’(Daraprim)이라는 제품명으로 미국 FDA의 승인을 받으면서 처음 상용화됐다.

SK케미칼은 피리메타민이 류마티스 관절염, 특히 TNF-α의 과도한 생성으로 인한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 또는 예방에 유용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연구에 착수했으며, 세포주 및 동물실험 등을 통해 그 효과를 확인했다.

이 회사는 아직 상용화된 경구용 TNF-α 억제제가 없는 상황인 만큼, 현재 시판되고 있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 성분인 메토트렉세이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이클로스포린, 아자티오프린, 설파살라진, 토파시티닙 등과 경구용 피리메타민의 TNF-α 발현 억제 효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피리메타민은 세포주 실험은 물론, 전임상 동물실험에서도 다른 성분들보다 뛰어난 TNF-α 억제 효과를 보였으며, 관절염 지수도 현저히 낮았다. 조직병리학적 관찰에 따른 관절염 치료 효과도 하드록시클로로퀸, 토파시티닙 등보다 우수했으며, 류마티스 관절염 1차 치료에 가장 많이 쓰이는 메토트렉세이트와 비교해도 유사하거나, 용량과 투여 횟수에 따라 더 나은 효능을 보였다.

회사 측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4월 피리메타민을 유효성분으로 포함하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 또는 예방용 약학 조성물에 대한 특허를 출원해 현재 등록 절차가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용화된 TNF-α 억제제는 모두 주사제 형태의 항체 의약품”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천문학적 매출을 기록 중인 애브비의 ‘휴미라’(아달리무맙), 화이자의 ‘엔브렐’(에타너셉트), 존슨앤존슨의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 등이 대표적인 TNF-α 억제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 제품은 효과가 뛰어나지만, 가격이 비싸고 반복적인 주사가 필요해서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과 불편함이 클 뿐 아니라 저온 보관이 필수여서 보관이 어려운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며 “SK케미칼이 약물재창출 연구를 통해 경구용 TNF-α 억제제 개발에 성공하면 이러한 문제점을 단번에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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