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투톱에서 원톱 체제로 속속 회귀
제약업계, 투톱에서 원톱 체제로 속속 회귀
동아ST·삼진제약·한미사이언스·안국약품 등 단독대표 체제 전환

“신속한 의사 결정과 책임경영 필요성 커져 … ESG 트렌드도 한 몫”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2.03.30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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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지난 수년간 분야별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2명 이상의 공동대표 체제를 굳혀온 제약업계가 단독대표 체제로 빠르게 회귀하고 있다. 신약 파이프라인이 크게 늘어난 데다 사업 다각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신속한 의사 결정과 책임 경영 강화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동아에스티는 최근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김민영 사장을 대표이사로 새로이 선임했다. 기존 대표이사인 엄대식 회장과 한종현 사장은 퇴임했으며, 이 중 한 전 사장은 동아에스티 대표 사임 이후 동화약품으로 자리를 옮겼다.

동아에스티는 이번 김민영 대표의 신규 선임으로 엄대식·한종현 공동대표에서 김민영 단독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이 회사는 김민영 대표이사 사장과 지난달 연구개발(R&D) 부문 총괄 역할로 영입한 박재홍 사장이 호흡을 맞추며 회사를 이끌 전망이다.

#삼진제약은 창립 이래 처음으로 단독대표 체제를 가동했다. 이 회사는 최근 주주총회를 열고 기존 공동대표 중 한 명인 최용주 대표이사 사장을 재선임했다. 최 사장과 함께 대표를 맡아 회사를 견인해온 장홍순 사장은 임기만료로 대표에서 물러났다.

삼진제약이 단독대표 체제를 구축한 건 1968년 설립 이래 처음이다. 일반의약품 ‘게보린’으로 잘 알려진 삼진제약은 1941년생 동갑내기인 조의환 회장과 최승주 회장이 공동 창업해 오랜 기간 공동경영 체제를 이어왔다.

창업주인 조의환·최승주 회장은 지난 2001년 첫 전문경영인 대표인 이성우 사장을 선임했을 때도 3인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했다. 이후 2019년부터 전문경영인 대표인 장홍순·최용주 사장과 함께 4인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하다 지난해 임기만료로 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전문경영인 2명이 공동으로 회사를 운영했다.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도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송영숙 회장과 임종윤 사장 공동대표에서 송영숙 회장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 회사는 이번 주주총회에 임종윤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올리지 않았다. 지난해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던 임주현 사장도 조만간 사내이사직을 자진 사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은 송 회장이, 일상적 경영 현안은 전문경영인이 맡게 된다. 한미약품 창업자 고(故) 임성기 회장의 자녀인 임종윤·주현·종훈 등 3명은 한미약품 사장으로서 지금까지 해오던 업무를 변동 없이 계속한다.

이번 단독대표 체제 전환 및 오너 2세들의 사내이사 사임은 사외이사보다 사내이사가 더 많은 부분을 해소해 선진화된 ESG 경영 체제를 갖추고,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직위를 유지해 책임경영도 구현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안국약품은 오너 1·2세 공동대표 체제에서 전문경영인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 회사는 반세기 넘게 회사의 경영을 책임져온 어준선 회장이 최근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어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것은 1969년 취임 이후 52년 만이다.

올해 84세인 어준선 회장은 고령으로 접어들면서 후진 양성을 위해 자연스럽게 퇴임을 결정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대표이사는 물론 이달 말 임기 만료를 끝으로 사내이사도 맡지 않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준선 회장과 함께 어 회장의 장남인 어진 부회장도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최근 건강 문제 등 일신상의 이유로 부득이하게 대표를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 1·2세가 모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그동안 회사의 연구개발과 생산을 총괄해온 원덕권 사장이 새로이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의 경영을 책임지게 됐다. 안국약품이 전문경영인 단독대표 체제로 운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밖에도 #JW중외제약 역시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신영섭·이성열 공동대표에서 신영섭 단독대표 체제로, #삼천당제약은 윤대인·전인석 공동대표에서 전인석 단독대표 체제로 각각 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제약사들은 사업을 고도화·다각화하기 위해 분야별 전문성을 갖추는 데 힘을 쏟았다”며 “단독대표 개인이 모든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기는 어려운 만큼, 주요 사업 분야별로 대표를 나누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보편화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사업의 고도화·다각화가 궤도에 오르면서 이제는 신속한 의사 결정 체제를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며 “파이프라인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다각화한 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예전처럼 결정 구조를 단순화하고 경영체계를 일원화할 필요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ESG 경영이 제약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으면서 투명하고 건전한 지배구조가 요구됐고, 이에 따라 오너들의 대표 사임이 이어지면서 단독대표 체제 전환이 더 가속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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