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이번 한 주(03월 20일~26일)도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다수의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돌연사의 주범인 ‘심부전’의 원인이 밝혀졌고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면역유전자가 규명돼 앞으로 관련 치료제 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초음파로 척수손상 하반신 마비를 치료할 수 있는 길도 열렸습니다. 한 주 동안 화제가 된 주요 메디컬 뉴스를 정리했습니다. [편집자 글]
관상동맥중재술, 90대 심근경색증 환자 사망률 감소
90세 이상 초고령 심근경색증 환자들에게 관상동맥중재술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면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남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오석·정명호 교수 연구팀은 2005~2020년까지 467명의 90대 심근경색증 고령환자 중 생존해 퇴원했던 38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관상동맥중재술 시행 여부에 따른 사망률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퇴원 후 1년간의 임상 경과를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았던 270명과 받지 못했던 118명으로 나눠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관상동맥중재술 받은 환자의 퇴원 후 1년간 사망률은 15.2%, 받지 못한 환자는 23.7%로 나타났다.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은 환자의 사망률이 낮게 나타난 것이다.
특히 시술을 받은 환자들은 약물 치료에 있어서도 적극적이었다. 연구팀은 적극적 중재시술과 더불어 약물 치료로 인해 환자들의 생존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명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세계에 가장 많은 수의 90대 심근경색증 환자를 조사한 것으로 초고령 사회를 앞두고 노인 심근경색증 환자 치료에 대한 이정표를 세울 것으로 생각된다”며 “초고령 환자들도 시술로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주저하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돌연사 유발 심부전 비밀 풀렸다
심부전은 심장 기능 저하로 신체에 혈액을 원활히 공급하지 못해서 생기는 질환이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심부전 치료의 핵심으로 작용할 수 있는 심장의 정상적인 전기활동과 수축력 조절의 새로운 기전을 규명, 치료제 개발의 실마리를 풀었다.
인제대학교 심혈관대사질환센터 한진·김형규 교수 연구팀은 심장의 전기활동과 수축력을 조절하는 세레블론(Cereblon) 단백질의 새로운 기능을 규명했다. 세레블론은 세포 내에서 특정 단백질의 분해를 결정하여 다양한 세포기능을 조절하는 단백질로 2004년 최초로 발견됐다. 유전자명은 CRBN이다.
심장질환은 암에 이어 국내 사망률 2위의 질환으로 매년 유병률이 증가하고 장기간에 걸쳐 건강수명을 단축시키는 고위험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정확한 발병기전과 표준 치료법이 없는 실정이었다. 때문에 대부분의 치료는 생존율 및 증상 개선을 위해 고지혈증, 고혈압 약물 등과 수술적 요법이 병행 사용되고 있다.
또한, 기존 연구에서는 심부전 환자의 심장 수축력이 감소되는 근원적 원인이 불분명하였으며, 특히 수축력을 조절하는 칼슘 통로의 기능 저하 원인이 알려지지 않았다.
* 칼슘 이온 통로(L-type칼슘채널) : 심근세포 세포막에 발현되어 세포 내로 칼슘 이온이 선택적으로 들어가는 이온 통로이며, 심장의 정상적인 전기활동과 심장 수축력을 조절하는 핵심 이온 통로이다. 기능 이상시에 다양한 심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긴 활성시간의 L(ong) type 칼슘채널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심부전 환자 심장에서 세레블론 유전자 발현이 증가 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심장에서 해당 유전자 조작 생쥐 모델을 제작, 세레블론 단백질이 심장 수축력을 조절하는 칼슘 통로를 ‘직접적으로 분해한다’는 새로운 조절 기전을 규명했다.
세레블론의 증가가 심부전 환자의 심장 수축력 조절에 관여하는 칼슘 통로 기능 저하의 원인임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세레블론 발현이 적은 생쥐는 더 나은 심장 수축능력과 심장질환에 대한 저항성을 가진다는 질병 연관성도 최초로 밝혀냈다.
김형규 교수는 “현재까지 좌심실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치료의 명확한 표준 체계가 없었다”며 “이번 세레블론-칼슘통로 신호전달체계 규명이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좌심실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 Heart Failure with reduced Ejection Fraction, 수축기 심부전이라고도 하며 온몸으로 피를 보내주는 심장의 좌심실의 수축능력이 저하되는 심장의 기능 이상, 심장질환 환자의 주요 사망원인이다.
저용량 이상지질혈증 복합제도 나쁜 콜레스테롤 줄일 수 있어
이상지질혈증 관리를 위한 복합 치료제를 저용량으로 복용해도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일컫는 저밀도콜레스테롤(LDL) 감소에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홍준화 교수 연구팀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 258개 의료기관에서 수집한 환자 5717명을 대상으로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인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를 1년간 투여, 추적 관찰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내 지질 또는 지방 성분이 과다하게 함유돼있는 상태, 즉 혈액 속 콜레스테롤 수치에 이상이 생긴 것을 말한다.
이상지질혈증의 치료는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필수적이나, 이를 위해 로수바스타틴을 고용량으로 복용할 시 간독성, 근육병증, 당뇨병 유발 등의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이를 개선하고자 연구팀은 저용량의 로수바스타틴(5mg)과 에제티미브(10mg)를 병용 투여했다. 그 결과, 저밀도콜레스테롤 수치가 117.01±49.76에서 82.66±33.27로 약 29.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로수바스타틴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서도 안전성을 확인했다.
홍준화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저밀도콜레스테롤을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한 바, 향후 일차진료에서 이상지질혈증 관리의 방향 전환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위·대장암 환자 내장정맥혈전증 항응고제 없이 추적 관찰”
국내 연구진이 위·대장암 환자들은 내장정맥혈전증을 진단받더라도 대부분 항응고 치료 없이 추적관찰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 최초로 발표해 주목된다.
분당서울대병원·서울의대 혈액종양내과 이근욱 교수 연구팀(제1 저자: 강민수 전문의)은 2017년 6월부터 2020년 7월까지 내장정맥혈전증으로 진단된 위·대장암 환자 51명을 전향적으로 등록해 환자들의 암 진행 상황 및 내장정맥혈전증의 임상 특징과 경과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과를 얻어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내장정맥혈전증 진단을 받은 전체 환자 51명 중 특별한 증상이 없었던 환자는 90%(46명)에 달했다. 이들 환자는 종양 평가를 위한 CT 등 영상 검사 도중 내장정맥혈전증이 우연히 발견됐다. 전체 환자 중 정맥혈전증이 진행한다는 소견을 보인 환자는 약 31%(16명)로 나타났고, 혈전증으로 사망한 경우는 없었다.
연구팀이 항응고제 치료 여부에 따른 혈전증 경과를 비교한 결과, 항응고제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 그룹(42명)에서는 절반 이상인 57%(24명)에서 혈전증이 저절로 사라졌다. 그러나 항응고제 치료를 받은 환자그룹(9명)은 약 22%(2명)만 혈전증이 사라졌다.
연구팀은 “위·대장암 환자에서 내장정맥혈전증이 진단될 경우, 항응고제 치료는 증상이 발생한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의미가 없어 대부분 항응고제 치료 없이 추적관찰로 충분하다”며 “내장정맥혈전증보다는 암 자체가 환자의 예후를 결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정맥혈전증은 인체의 정맥에 피가 응고돼 혈전이 생성되고 이로 인해 여러 합병증을 야기하는 질환이다. 하지의 정맥 내에 혈전이 생기는 심부정맥혈전증이 대표적인데, 하지정맥에서 생성된 혈전이 분리돼 심장을 지나 폐동맥을 막을 경우 폐색전증을 일으켜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정맥혈전증 진단을 받으면 혈액의 응고 능력을 감소시켜 혈전의 형성을 막는 항응고제로 치료한다.
정맥혈전증은 다른 혈관에도 발생할 수 있는데, 위·대장암 등 소화기계 암 환자에게서는 복강 내의 깊은 정맥에 혈전이 발생하는 내장정맥혈전증이 흔하게 발견된다.
하지만 내장정맥혈전증은 심부정맥혈전증에 비해 질병 경과가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도 명확한 치료 방침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 대안으로 항응고제 치료를 시행해 왔지만, 출혈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해 환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근욱 교수는 “위·대장암 발생률 세계 1·2위인 한국에서 내장정맥혈전증의 임상 특징 및 경과에 대한 전향적 연구를 세계 최초로 시행한 것은 의의가 있다”며 “항응고제 사용은 오히려 여러 합병증을 증가시켜 환자의 건강에 위협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이펙 시술로 진행성 난소암 생존율 높인다”
간격 종양감축수술을 시행한 뒤 복강 내 온열항암화학요법(HIPEC, 하이펙)을 시행하면 난소암 생존율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 임명철·박상윤 교수 연구팀은 ‘난소암에서 하이펙과 일차 또는 간격 종양감축수술 후 생존: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을 통해 진행성 난소암 환자에서 선행항암치료 후 간격 종양감축수술에 이어 하이펙을 시술하면 난소암 생존율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이펙은 육안 상 확인되는 암 부위를 수술로 제거한 후, 남아 있을 수 있는 잔여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고온의 항암제를 90분 정도 복강 내에 직접 순환시켜 치료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3·4기 진행성 난소암 수술 후 잔류 종양이 1cm 미만인 환자를 무작위로 배정해 하이펙을 시행했다. 이 중 선행항암화학요법과 간격 종양감축수술을 한 뒤 하이펙 시술을 한 환자는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 Free Survival, PFS)의 중앙값이 15.4개월에서 17.4개월로, 전체 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의 중앙값은 48.2개월에서 61.8개월로 길어졌다.
이들 환자의 재발 또는 사망에 대한 위험비(Hazard Ratio, HR)는 각각 0.60(재발위험 40% 감소), 0.53(사망위험 47% 감소)으로, 하이펙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예후가 향상되는 것이 확인됐다.
난소암은 수술 후 항암치료, 표적치료, 면역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에도 불구하고 부인암 중 사망률이 가장 높다. 환자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적용해도 진행성 난소암 환자의 50~80%는 재발을 경험하게 된다. 진행성 또는 재발성 난소암 환자는 상태에 따라 적절히 복강 내 하이펙을 시행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간격 종양감축수술(Interval cytoreductive Surgery): 난소암 진단 후 첫 치료로 항암화학요법을 우선 시행해서 암의 크기를 줄인 후 수술을 하는 방식
*파프저해제: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 저해 기전을 가진 표적치료 항암제로 국내에서는 올라파립(린파자), 니라파립(제줄라)을 사용
“저선량 방사선, 골관절염 진행 억제 효과”
저선량 방사선이 골관절염 병변부에 항염 효과를 발휘해 병의 진행을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병혁 교수는 저선량 방사선을 이용한 치료가 골관절염의 진행을 억제하는 데에 유의한 효과가 있음을 확인한 전임상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 중 하나인 골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의 점진적인 손상으로 인해 관절을 이루는 뼈와 인대 등에 손상이 생기고 염증과 통증이 발생한 상태를 말한다.
대부분 고령에서 발생하며 초기에는 해당 관절을 움직일 때만 통증이 나타나다 심해지면 움직임 여부와 관계없이 관절 주위에 압통을 느끼게 된다. 특히, 한번 발생하면 치료를 해도 정상 관절로 복구되기 어렵고, 치료 후에도 다양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세심한 진료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병혁 교수 연구팀은 골관절염 환자의 연골 및 활막세포를 분리·배양한 뒤 0~2Gy 범위의 저선량 방사선을 투입해 세포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저선량 방사선 요법이 세포 내 염증 유발 인자의 발현을 감소시켜 골관절염 진행 억제에 유의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선량 방사선이 투입된 연골 및 활막세포는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조절이 유도돼 연골퇴행을 유발하는 연골기질 분해효소인 MMP13, POSTN 및 ADAMTS5 등의 발현이 유의하게 감소됐다. 반대로 연골 형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2형 콜라겐(COL2) 단백질 발현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골관절염이 유도된 마우스 모델에게 각각 0Gy(대조군), 0.5Gy, 1Gy 범위의 저선량 방사선 치료를 시행해 증상의 개선 효과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저선량 방사선 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마우스는 그렇지 않은 대조군보다 표층부 결손과 연골 기질 손실 및 연골의 균열 정도가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골관절의 손상 정도를 나타내는 OARSI(Osteoarthritis Research Society International) 점수는 대조군(0Gy)보다 저선량 방사선 치료군(0.5Gy, 1Gy)에서 각각 0.9점, 1.9점 낮은 결과를 보여 골관절염 억제에 유의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악성 뇌종양 ‘교모세포종’ 발생 위험 높이는 면역유전자 규명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 발생 위험을 높이는 면역유전자가 밝혀졌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안스데반 교수(교신저자), 최상수 전공의(제1저자) 연구팀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성모병원에서 진단받은 교모세포종 환자 80명과 정상 대조군 142명의 인간백혈구항원(heuman leukocyte antigen, HLA) 면역 유전자의 유전체 정보를 비교·분석해 교모세포종 발생 위험을 높이는 HLA 유전자의 세부 유형을 알아냈다.
구체적으로 교모세포종 환자에서 HLA-C*04:01 유전자의 빈도가 2.29배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HLA-A*26:02 유전자의 빈도는 0.22배, HLA-C*08:01 유전자의 빈도는 0.29배, HLA-DRB1*08:03 유전자의 빈도는 0.32배로 나타났다.
교모세포종(Glioblastoma)은 가장 흔한 악성 뇌종양인 신경교종(glioma) 중 대표적인 유형이다. 수술 및 항암 방사선의 표준치료를 모두 받더라도 평균 생존율은 2년이 안되는 몹시 예후가 불량한 불치에 가까운 뇌암이다. 불치에 가까운 교모세포종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면역항암치료제가 제시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교모세포종과 면역시스템과의 연관성에 대한 이해 및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HLA는 신체의 모든 유핵 세포의 표면에 발현되어 있으며, 신체의 면역 체계가 어느 세포가 ‘자기(self)’인지, 어느 것이 ‘외부’ 또는 ‘비자기(non-self)’인지 구별하는 것을 도와준다. ‘비자기’로 인식되는 모든 세포에 대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것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LA 유전체는 수많은 대립 유전자를 갖고 있으며 이를 다형성이라고 한다. 유전적 다형성에 따라 장기이식여부, 자가면역질환 등의 발생 위험이 결정된다. HLA 유전자의 다형성과 질병의 발생위험과의 연관성이 면역반응이 중요한 병인으로 밝혀진 자가면역 질환 및 혈액질환에서 연구가 활발히 이뤄졌으나,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과의 연관성은 현재까지 잘 정립되어 있지 않았다. 특히 HLA 유전자의 다형성은 인종마다 다른 분포를 나타내는데, 동양인 교모세포종 환자에서의 HLA 유전자의 다형성에 대한 연구는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안스데반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동양인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면역유전자와의 교모세포종 발생 관계를 처음으로 제시한 중개연구로, 불치에 가까운 교모세포종과 면역시스템과의 상호작용 이해를 통해 새로운 면역항암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방수 단백질 이용하면 정상안압 녹내장 조기 진단 가능”
국내 연구진이 정상안압 녹내장의 진행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방수 단백질 바이오마커를 제시해 주목된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안과 지용우 교수,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안과 이시형 교수 연구팀은 녹내장의 임상 변화와 연관된 방수 단백체의 병리학적 기전을 규명하고 IGFBP2, C7, B2M, ENO1, DCD, KPRP 등 6개의 단백질을 정상안압 녹내장 진단의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정상안압 녹내장의 진행을 조기에 진단하는 수단으로 안구 내부에 있는 방수(안구액)의 단백체 변화에 주목하고 연구를 추진했다.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 20명, 정상 대조군 20명 등 총 4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자체 보유한 프로테오믹스 기술과 임상검사인 시야검사·시신경단층촬영(OCT)·망막혈관단층촬영(OCTA) 등을 활용, 녹내장의 임상 변화와 연관된 방수 단백체의 병리학적 기전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IGFBP2, C7, B2M, ENO1, DCD, KPRP 등 6개의 단백질이 정상안압 녹내장 진단의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방수 단백질을 바이오마커로 활용하면, 환자 스스로 녹내장의 진행을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선제적으로 진단해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녹내장은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시신경 질환으로 심할 경우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병증 초기에는 시야는 좁아지더라도 시력 자체는 유지되는 특성을 지녀 환자 스스로 질환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녹내장으로 인한 시신경 손상은 비가역적 손상으로써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불가능하다. 이전까지 정상안압 녹내장의 진행을 선제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분자생물학적 바이오마커는 전무한 상황이었다. 정상안압 녹내장은 안압이 정상 수치임에도 시신경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하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에서 유병률이 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용우 교수는 “안구는 섬세하고 체액 샘플량이 매우 적어 기존까지는 분석에 한계가 있었으나 프로테오믹스를 포함한 오믹스 기법들이 발전한 덕에 적은 양의 방수로도 새로운 진단 및 치료 타겟의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었다”며 “향후 관련 연구를 이어나가 녹내장 등 안구 질환뿐만 아니라 암, 뇌질환 등 더욱 넓은 영역에서의 의료 발전을 이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자궁내막암 유형 구별 단백질 바이오마커 세계 최초 발견
자궁내막암의 분자적 유형을 구별하는 단백질 바이오마커가 발견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 병리과 김효진 교수, 서울대학교 통계학과 박태성 교수 연구팀은 단백질면역염색으로 자궁경부암의 두 유형(POLE 및 CN-low)을 구별할 수 있는 BMI, 사이클린(cyclin)B1, 카스파제(caspase)8, XBP1 등 4개의 바이오마커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자궁내막암은 대규모 유전체 연구인 TCGA(The Cancer Genome Atlas) 분석을 통해 POLE(polymerase epsilon exonuclease), MSI-H, CN-low, CN-high의 총 4가지 분자적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자궁내막암에서 유형을 구분하는 것은 치료 계획과 예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하다. POLE과 CN-low 유형을 식별하기 위해서는 염기서열 분석이 필요하나 이를 시행하는 데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TCGA 데이터에 포함된 15개의 POLE 및 76개의 CN-low 조직을 분석했다. 그 결과, 네 가지 마커(BMI, 사이클린·cyclinB1, 카스파제·caspase8, XBP1)를 사용해 POLE 및 CN-low 유형을 구분할 수 있었다.
BMI의 경우 POLE 유형에서 CN-low보다 낮았고, 사이클린B1 발현은 POLE 유형에서 유의하게 더 높게 나타났다. 반면, 카스파제8 및 XBP1은 더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돼 해당 마커의 발현 정도가 두 유형 간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발견한 마커를 대상으로 2006년부터 2013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자궁내막암으로 수술 받은 환자들의 검체를 면역염색해 발현 정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사이클린B1의 발현 정도가 POLE과 CN-low 유형에서 차이가 있어 면역염색으로 염기서열 분석을 대체할 가능성을 보였다.
자궁은 크게 자궁의 입구에 해당하는 자궁경부와 태아가 성장하는 자궁체부로 나눌 수 있다. 자궁내막암은 바로 이 자궁 체부 중 내벽을 구성하는 자궁내막에서 생기는 암이다.
과거 국내 발생비율은 적은 편이었으나 최근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해 발생률과 발생빈도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몇 년 전만 해도 여성암 10위 밖이던 자궁내막암이 2019년부터는 부인과 암 중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 진단이 가능한 자궁경부암과는 달리, 자궁내막암은 정기검진으로 발견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출혈 증상을 통해 암을 의심하고 조직검사를 실시한 후에야 진단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직검사 방법이 까다롭고 통증도 있다는 단점 때문에 자궁경부암처럼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기는 어렵다. 따라서 불규칙한 생리와 생리과다, 생리가 아닌 이상출혈이 나타난다면 자궁내막암을 의심하고 산부인과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폐경 이후 출혈이 발생했다면 반드시 자궁내막암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김기동 교수는 “세계 최초로 자궁내막암의 POLE 및 CN-low 두 유형을 구분하는 단백질면역염색 바이오마커를 발굴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며, “암 조직의 분자적 유형을 식별하는 것은 환자들에게 맞는 치료 접근에 있어 필수적이기 때문에 암 환자가 어떤 분자적 유형에 해당하는지 분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초음파로 척수손상 하반신 마비 치료”
초음파 자극으로 하반신 마비 척수손상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케이메디허브(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의료융합팀과 경북대병원 신경외과 김경태 교수 연구팀은 초음파 자극으로 척수손상 동물모델에서 급성 염증반응을 낮추고 신경손상을 억제해 운동기능 회복을 유도하는 치료효과를 확인했다.
교통사고나 추락사고 등 각종 질환으로 척수 손상이 오면 다친 부위 아래 운동과 감각 기능이 마비된다. 척수 손상은 침습적인 외과적 수술 후, 더 이상의 손상을 막기 위한 수술과 약물 치료만이 활용되고 있어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치료초음파가 여러 가지 자극 조건 설정에 따라 치료효과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신경세포 활성 억제를 유도하는 초음파 파라미터를 사용하면 급성기 염증반응이 억제되고 하반신 운동기능 또한 현저히 회복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병변 부위의 신경세포 사멸 및 면역세포의 활성이 대조군에 비해 크게 감소됐다. 기존에 근본적 치료법이 없었던 척수손상 질환을 대상으로 초음파에 기반한 새로운 척수치료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케이메디허브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의료융합팀은 현재 초음파 기술을 이용한 혈뇌장벽 개통 기술을 보유중이며 다양한 질환에 적용 가능한 치료초음파 의료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케이메디허브 양진영 이사장은 “척수손상은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만큼, 향후 초음파를 이용한 척수 손상 치료 기술의 임상 적용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