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임해리] 알레르기성 비염은 재채기, 코막힘, 맑은 콧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5세 이후의 소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그런데 비염으로 인해 코를 자주 훌쩍이면 부모들은 단순한 코감기로 혼동해 방치하거나, 반대로 틱장애는 아닐까 걱정하는 경우도 있다. 비염은 치료하면 자연스레 없어지거나 좋아지므로 치료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걱정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소아청소년과 방미란 교수의 도움말로 어린이 비염의 한의학적 관리와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편집자 주]
알레르기성 비염인지 확인하려면 눈 가려움 증상 있는지 봐야
비염은 일반적으로 반복되는 코감기와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소아는 성인보다 면역력이 약해 연평균 6~8회가량 감기에 걸리며, 2세 이하는 더 자주 감기에 걸릴 수 있다. 비염은 알레르기 비염과 비알레르기 비염으로 구분한다. 감기로 인한 비염(감염성 비염)과 알레르기 비염을 임상적으로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알레르기 비염은 항체 단백질의 하나인 IgE(Immunoglobulin E)로 인해 발생하고 눈 가려움, 눈의 충혈과 같은 추가적인 증상이 있기 때문에 눈에도 증상이 있으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야 한다.
방치하면 천식, 축농증, 수면 장애까지 발생 가능
알레르기성 비염을 그냥 방치하면 아이들의 경우 천식이 동반될 수 있고 축농증이라고 불리는 부비동염이 생기거나 중이염, 인후염 등 다른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이로 인해 코가 막히면 자연스럽게 입으로 숨을 쉬거나 잘 때 코를 골면서 수면 장애, 두통, 집중력 저하뿐 만 아니라 성장에도 방해가 될 수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계절, 기상 등 이유로 반복해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평소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한약 치료, 침 치료, 뜸 치료, 향기 요법과 같은 치료법 등은 큰 부작용이 없어 꾸준히 관리하기 좋다.
한약·침 치료, 증상 완화 및 코 염증 감소 효과
소아 비염의 한의학적 치료는 만성적이고 재발이 쉬운 질환의 특성상 대증 치료와 더불어 근본적으로 장부 기능을 강화하여 면역력을 증진하도록 한다. 소청룡탕, 형개연교탕, 보중익기탕, 통규탕, 신이산 등 한약 치료는 장기간 복용에도 부작용의 위험이 적으며 항알레르기, 항염증 효과가 있다. 실제로 해외의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한약이 재채기, 콧물, 코막힘 등 소아의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을 개선하는 데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한약 치료는 기존 비염 치료제에 비해 비염 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결과를 보였다.
방미란 교수는 “침 치료를 통해서는 코의 염증을 줄이고, 증상 악화를 막으며, 폐, 기관지, 코 등 호흡기계를 강화할 수 있다”며 “침 치료 효과를 평가한 메타분석연구에서도 침 치료는 대조군보다 비염 증상 및 혈청 IgE 감소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치료를 통해 온도 변화나 외부 자극에 호흡기계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비염 증상을 개선하고 빈도를 줄여나가는 치료를 진행한다.
평소 관리가 중요한 질환, 적정 온도 유지하고 주기적 환기 필요
소아 비염 환자의 증상 개선을 위해서는 가정에서의 관리도 중요하다. 비염이 있는 소아는 온도 변화에 민감한 경우가 많으므로, 두꺼운 옷 한 벌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어 기온 변화에 따라 옷을 입거나 벗어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실내 온도는 약간 서늘하게 하며 자주 창을 열고 환기를 해주어 바이러스 농도를 낮추어야 한다.
이와 함께 침 치료에 자주 활용되는 합곡혈이나 영향혈을 손으로 지그시 눌러 지압을 해주는 것도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소아가 외출 시 코가 자주 막히면 목 뒤 머리카락 경계 부위인 풍지혈과 목을 앞으로 숙일 때 튀어나오는 대추혈을 따뜻하게 하고 지압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방미란 교수는 “한방치료를 말하면 거부감부터 보이는 사람들이 있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며 “한의학은 3000년 이상 인류가 검증한 어찌보면 임상노하우가 쌓인 가장 과학적인 치료법”이라고 소개했다.
이러한 불신을 해소하고 치료 효과를 직접 입증하기 위해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소아청소년과는 소아 비염 집중치료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4주간 주 1회씩 병원을 방문한 어린이 비염환자를 대상으로 한약 치료와 함께 합곡혈, 영향혈 등 비염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혈자리에 침치료, 뜸 치료를 하면서 비염 증상을 개선하고 면역력 강화를 돕는 치료법이다.
방미란 교수는 “증상이 심한 경우, 집중 치료 이후에도 1~2개월간 경과를 관찰하고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비염 증상 개선을 돕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한의학적 치료가 실제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라고 한방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