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민주] 국내 연구진이 게놈 안정화를 통해 DNA 돌연변이를 억제하는 세포 내 방어 시스템을 발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게놈(Genome)은 생물이 가지는 모든 유전자 물질로, DNA로 구성된 유전 정보를 말한다.
조선대학교 의예과 유호진 교수 연구팀은 27일 DNA 손상을 복구해 게놈 안정화를 유지시키는 새로운 경로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DNA 손상을 인지하는 53BP1단백질과 DNA 손상을 복구 시키는 RAD51단백질이 게놈 안정화 유지를 위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을 새롭게 규명한 것이다.
연구팀은 DNA가 복제될 때 53BP1 단백질이 히스톤의 합성을 촉진, 복제된 DNA가 정상적으로 포장되고 게놈 안정화를 유지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히스톤은 진핵생물의 DNA에 결합되어있는 단백질로 게놈의 구조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유해인자에 의해 DNA가 절단되었을 때 RAD51 단백질에 수모(SUMO)가 발생, 절단된 부위를 신속하게 복구시켜 게놈 안정화를 유지시킨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수모는 단백질 기능을 수정하기 위해 세포의 다른 단백질에 결합하는 작은 단백질 군이다.
생명체에 필요한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는 외부 유해인자 또는 복제 과정 중에 손상되어 게놈 불안정성이 유발되면 암 발병, 암 악성화 촉진 및 항암제 내성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손상된 DNA를 정상화하는 과정은 암을 포함한 각종 질병 억제에 필수적이다.
게놈 안정화를 유지시키는 경로에 대한 연구는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게놈 안정화 과정 중 DNA의 손상 부위를 정확히 인지하고 복구하도록 지시하는 구체적 과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세계 첫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게놈 안정성 조절 단백질의 작용 메커니즘을 규명, DNA가 돌연변이로 변질되기 전에 정상화 시키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혀낸 것”이라며 “나아가 게놈 불안정성 제어를 통한 암 발병, 암 전이, 암 치료 내성 발생 등을 극복하는 치료제 개발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이어 “새롭게 발견된 게놈 안정화 경로와 활성조절 인자를 이용, 암 발병 및 진행을 억제하는 약물 개발을 추진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뉴클레익 액시드 리서치(Nucleic Acids Research)’에 17일과 21일, 두 편의 논문으로 게재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선도연구센터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