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공약을 두고 일각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탈모 인구 1000만 명 시대를 맞아 시의적절한 ‘족집게 공약’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가하면, 생명과 직결되지 않은 분야에 건강보험을 쓰는 것은 재정위기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탈모도 엄연히 질환이라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건강보험 적용을 비판만 할 일은 아니다.
흔히 스트레스를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는데 탈모 역시 스트레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인지 현대인들에게 탈모는 나이를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 3040은 물론, 20대에서도 탈모인구가 갈수록 늘고 있다. 탈모를 유전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약 탈모가 질환이 아니라고 한다면 치료를 위해 굳이 피부과를 찾아야할 이유는 없다. 다만, 탈모를 얼마나 심각한 질환으로 인식하느냐 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본인이 탈모라면 심각하게 인식할 것이고 탈모가 아니라면 대수롭지 않게 여길 것이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 누구도 탈모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교통사고나 심장마비 등 급작스러운 사고로 사망하지 않는 이상, 사람은 너나 할 것 없이 나이를 먹게 되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 때 결정적인 원인이 신체 조직의 비정상적인 세포 분열, 즉 종양(암)이다.
탈모 역시 마찬가지다. 탈모가 제아무리 유전적 소인(素因)이 강하다고 하지만, 7080 세대가 되어서도 젊어서처럼 수북한 머릿결을 자랑하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노화되면 온갖 질환이 찾아오는 것처럼 탈모도 피할 수 없는 운명같은 것이다. 한가지 다른 것이 있다면 유전, 스트레스, 치료시기 등에 따라 탈모의 진행 정도나 진행 시기 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행여 유전이라고 할지라도 좀 더 일찍 치료를 시작한다면 탈모의 진행 시기는 충분히 늦출 수 있다. 이는 인생에서 스트레스받는 시간을 그만큼 줄임으로써 오랜시간 활력을 유지하고 타 질병으로의 이행 가능성을 그만큼 낮출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국 탈모에 건강보험을 적용한다는 것은 국민의 건강권 및 행복추구권과 맞물려 있는 것이다. 무려 1000만 인구가 탈모의 고민에서 조금이라도 탈피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국가의 경쟁력이 될 수 있는 셈이다.
더민주의 이번 탈모 건강보험 적용은 국민의 삶을 샅샅이 파고들지 않았다면 쉽게 접할 수 있는 공약이 아니다. 국민의 가려운 곳, 아픈 곳을 찾아서 발견하고 해결해주는 생활밀착형 공약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공약을 두고 ‘신의 한 수’라고 평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건보적용을 반대한다는 것은 질환에 대한 차별이고 그 명분도 약하다. 다분히 정략적인 의도로 읽힐 수도 있다. 내가 먼저 했어야하는데, 왠지 빼앗긴 것 같은 아쉬움도 남을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국민의 삶과 직결된 공약에 대해 정치적 접근을 하거나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내가 싫어하는 정당이나 후보라고 할지라도 잘한 것은 잘했다고 인정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이다. 그것도 할 수 없다면 차라리 부럽다고 하는 것이 좀 더 솔직한 표현일 것이다.
만약 이 공약이 야당쪽에서 나왔다면 어땠을까. 아마 지금 반대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쌍수를 들어 환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놓친 공약이고 기차는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