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의 비밀이 풀리고 있다
노화의 비밀이 풀리고 있다
카이스트 조병관 교수 연구팀, 노화 억제 미생물 규명

생쥐모델 내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 건강 수명 연장 확인
  • 이지혜
  • admin@hkn24.com
  • 승인 2022.01.0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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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조병관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철호 박사, 김병찬 박사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왼쪽부터) 카이스트 조병관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철호 박사, 김병찬 박사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장내 유익균(마이크로바이옴)이 노화나 수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장 속에 공존하는 수십억 마리의 미생물 군단으로, 체내에서 영양분 흡수, 면역체계 조절, 뇌 발달조절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카이스트 조병관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철호-김병찬 박사 연구팀은 노령 쥐에 장내 유익균을 경구 투여해 건강 수명 연장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노화 마우스 모델과 3가지의 회춘 마우스 모델을 구축하고, 노화와 회춘 과정에서의 표현형과 장내 미생물 군집의 변화를 메타게놈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메타게놈 분석은 특정 환경 시료에 존재하는 모든 유전체의 집합을 동시에 분석하는 방법이다. 미생물을 분리, 배양하지 않고 바로 시료로부터 모든 미생물의 DNA를 동시에 추출하고 차세대 시퀀싱 기법을 통해 모든 염기서열을 확인하여 전체 유전자를 분석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이러한 분석법은 시료 내 존재하는 전체 미생물 군집을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군집 내 어떤 대사회로가 있는지 밝힐 수 있다.

노화 마우스 모델은 1주령, 4주령, 20주령, 50주령, 그리고 100주령까지 쥐가 노화되는 과정을 나타내는 마우스 모델이다.

3가지 회춘 마우스 모델은 ▲젊은 쥐(20주령)와 노령 쥐(100주령) 합사를 통한 분변 미생물군 이식 모델, ▲젊은 쥐과 노령 쥐 간의 외과적으로 혈액을 연결하는 파라바이오시스 모델, ▲젊은 쥐의 혈액으로부터 혈청을 추출하여 노령 쥐에 전달하는 혈청 주입 모델 등으로 구분했다.

 

노화 마우스 모델 및 회춘 마우스 모델 메타게놈 분석 [자료=한국연구재단 제공]

그 결과,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에서는 20주령의 젊은 쥐에 유익균으로 알려진 아카먼시아를 포함한 5종의 미생물이 유의하게 높은 비율로 존재했고 100주령의 노령 쥐에서는 유해균으로 알려진 파라프레보텔라(Paraprevotella)를 비롯한 13종의 미생물이 높은 비율로 존재함이 확인됐다. 

회춘 모델 분석에서는 3가지 회춘 모델 모두에서 노령 쥐에서 유의하게 많이 발견되었던 유해 미생물이 감소했다. 이와 달리, 합사 및 혈청 주입 모델에서는 아카먼시아 미생물이 유의하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메타게놈 분석을 통한 장 내 미생물의 대사경로 변화 분석의 경우, 회춘 모델의 노령 쥐는 기존의 젊은 쥐와 비슷한 미생물 대사경로로 변화되는 것을 규명했다. 이때 대표적으로 차이 나는 대사회로 및 단백질로는 γ-아미노부티르산(GABA), 부티레이트(butyrate) 생산경로, 그리고 아카먼시아 미생물 유래 AMUC_1100 단백질이다.

[용어설명]

* γ-아미노부티르산은 염증을 조절할 수 있고, 부티레이트는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 1(GLP-1) 및 펩티드 YY(PYY)의 방출을 자극하여 인슐린 분비 유도한다. AMUC_1100 단백질은 장 배상세포(goblet cell) 밀도를 높이고 TLR2(Toll-like receptor 2)를 자극하여 장 장벽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밖에도 연구팀은 아카먼시아 미생물 구강 섭취를 통한 건강 수명 증대를 확인했다. 노령 쥐의 아카먼시아 구강 섭취는 장 내 아카먼시아 미생물의 양을 20배 이상 증대시킬 수 있었다. 또한, 노화 유래 장 기능 저하 및 염증 기능 완화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노쇠 지수, 인지능력 및 골격근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입증했다. 

아카먼시아 투여는 체내 윈트 신호전달계(Wnt Signaling) 유전자의 발현 회복을 유도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림프계(lymphoid)에 속하는 T-세포과 B-세포의 양이 줄어들게 되면서 골수계(myeloid)에 속하는 호중구는 증가하게 되는데, 아카먼시아의 구강투여를 통한 윈트 신호전달계의 발현 회복은, 마우스의 골수 영역에서 ICAM-1 발현을 제어함으로써 혈액과 면역체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혈 시스템의 노화를 복원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아카먼시아 구강투여를 통한 노령 쥐의 건강수명 증대 [자료=한국연구재단 제공]
아카먼시아 구강투여를 통한 노령 쥐의 건강수명 증대 [자료=한국연구재단 제공]

조병관 교수는 2일 헬스코리아뉴스에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들의 장 내에는 아카먼시아 미생물을 비롯한 여러 유익균이 장내 미생물이 특징적으로 많이 존재함이 보고되고 있다”며 “장내 미생물의 구성성분이 사람의 수명과 관련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철호 박사는 “아카먼시아 구강투여를 통해 노령 쥐의 장내 건강, 인지능력, 근골격, 면역 노화를 복원함으로써 더욱 건강한 노화가 가능함을 증명할 수 있었다”며 “향후 노화와 관련된 다양한 질병 치료가 가능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미생물 개발을 위해 합성생물학 기술을 도입하고 관련 상업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에 2021년 12월 15일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바이오의료기술 개발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한편, 일반적으로 건강 수명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상호작용으로 결정된다. 특히, 노화가 진행되면서 장 내 장벽 기능이 저하되고, 이는 장 투과성의 증가로 인해 전신 염증이 유발될 수 있다. 이러한 만성 염증은 세포 노화, DNA 손상 및 장 내 미생물 불균형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며, 노화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장내 미생물 구성이 변화되며, 이러한 변화는 숙주의 건강과 수명에 큰 영향이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노화 마우스 모델의 장내 미생물 군집을 무균 마우스 모델에 분변 미생물군 이식을 통해 전달할 경우, 만성 염증이 매우 증가한다.

최근 다수의 연구에서는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 내 장내 미생물에는 아커먼시아(Akkermansia),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 크리스텐세넬 라시아 (Christensenellaaceae)와 같은 유익한 장내 미생물이 높은 비율로 존재하고 있음이 보고되었다.

뿐만 아니라, 건강 수명을 증대시키기 위해, 현재까지 다양한 방식의 회춘 모델이 시도됐다. 젊은 쥐와 노령 쥐를 외과 수술로 몸을 붙인 후 몇 개월간 혈액을 공동으로 사용하게 하는 파라바이오시스 모델은 노화된 마우스의 근육을 재생시키고 인지능력을 회복시킨 바 있다.

또한 최근 조로증 마우스 모델에 젊은 쥐의 장내 미생물을 분변 미생물군 이식을 통해 전달했을 때, 조로증의 수명을 증대시킨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다양한 회춘 방법에 따른 노화 과정과 장내 미생물군 유전체의 변화는 아직 비교된 바 없으며, 유익한 장내 미생물을 이용하여 노령 쥐의 건강 수명을 연장한 연구 결과도 보고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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