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야채, 견과류, 통곡물과 같은 고섬유질 식단을 섭취하면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 항암 면역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항암 면역 치료는 인체의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인지하고 공격하도록 지시하는 암 치료의 한 형태로 암세포에 대한 면역 반응을 강화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MD 앤더슨 암센터(The University of Texas MD Anderson Cancer Center) 연구팀은 438명의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식이 및 생활 습관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음식을 통해 매일 최소 20g의 식이섬유를 섭취한 환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항암 면역 반응이 약 2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섬유소 섭취가 충분했던 환자들은 섬유소 섭취가 부족한 환자들에 비해 생존율이 더 높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고섬유질 식이요법을 병행하고 프로바이오틱스 보충제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암 치료에 가장 좋은 반응을 보였다. 반면, 프로바이오틱스 보충제를 섭취한 사람들은 치료 반응에서 식이섬유를 섭취한 사람들과 같은 향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 관계자는 “고섬유질 식단이 면역 효과를 높이는 이유는, 식이섬유가 바이러스 및 기타 병원체와 싸울 수 있도록 돕는 소화관의 박테리아 집합인 장내 미생물군을 강화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별도의 마우스 실험 결과, 식이섬유와 프로바이오틱스 모두 장내 미생물군의 변화를 초래하지만, 저섬유질 식이와 프로바이오틱스 보충제를 투여한 생쥐의 경우 항종양성 면역력이 손상됐다”며 “이는 프로바이오틱스보다 섬유질 식이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연구를 진행한 외과 종양학부 제니퍼 워고(Jennifer Wargo) 교수는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한 환자들은 암 치료에 반응할 확률이 훨씬 높았고 생존율도 훨씬 더 좋았다”며 “그렇지 않은 경우, 불행히도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암 연구 협회(American Institute for Cancer Research)는 고섬유질 식이요법을 위해 한 끼 식사의 최소 2/3를 통곡물, 야채, 과일, 콩과 같은 식물성 식품으로, 나머지 1/3은 해산물, 가금류 및 유제품과 같은 동물성 단백질로 섭취할 것을 제안했다.
워고 교수는 “자신의 몸에 들어가는 것, 곧 식단은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 몸에 섬유질과 같은 좋은 물질이 잘 공급되지 않으면 잠재적으로 우리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Dietary fiber and probiotics influence the gut microbiome and melanoma immunotherapy response’(식이 섬유 및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미생물군 유전체 및 흑색종 면역요법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라는 제목으로 이달 23일 게재됐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내 흑색종 환자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07년 1894명에서 2011년 2576명으로 5년간 약 682명이 증가(36.0%)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8.0%로 나타났다. 총 진료비는 5년간 약 38억 5000만 원이 증가(68.3%)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14.2%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