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뇌의 노화 세포가 알츠하이머 치료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텍사스대학 보건과학센터(University of Texas Health Science Center) 연구팀은 76개의 뇌에서 약 14만 개의 세포를 분석해, 알츠하이머병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뇌에서 희귀하지만 잠재적으로 독성이 있는 세포 집단인 노화 세포를 발견했다.
연구팀이 수집한 세포의 약 2%가 노화되었으며, 해당 세포에는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킬 수 있는 타우를 함유한 신경섬유 엉킴이 함께 나타났다. 알츠하이머는 뇌에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축적되면서 발병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노화 세포는 노화와 함께 몸 전체 조직에 축적되어 만성 염증과 질병을 유발한다. 따라서, 노화 세포는 치매의 가장 흔한 형태인 알츠하이머를 치료하기 위해 설계된 약물의 주요 표적이 될 수 있다.
연구를 진행한 미란다 E 오르(Miranda E. Orr) 박사는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신체의 노화 세포를 표적으로 하거나 제거하는 약물이 이미 사용 되고 있으며, 더 많은 것을 개발 중”이라며 “폐의 노화 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알레르기 및 천식 치료제 피세틴(fisetin)과 케르세틴(quercetin), 개발 중인 일부 항암제가 그 예”라고 설명했다.
이어 “뇌의 노화 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법은 타우 축적의 영향을 감소시켜 알츠하이머 병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해당 치료 전략이 1상 임상 시험에서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화 세포 표적 치료법은 염증과 질병을 일으키는 기능 장애 세포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미국 알츠하이머 약물 발견 재단(Alzheimer's Drug Discovery Foundation)은 이러한 발견을 바탕으로 경도인지 장애 또는 초기 단계의 알츠하이머가 있는 노인의 노화 세포 제거 효과를 테스트하기 위한 임상 2상 시험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 알츠하이머협회(Alzheimer's Association)에 따르면, 미국에서 약 600만 명이 진행성 기억 상실과 인지 저하를 유발하는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다. 국내 중앙치매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치매 환자 수는 약 84만 명, 2025년에는 1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에 ‘Profiling senescent cells in human brains reveals neurons with CDKN2D/p19 and tau neuropathology’(인간 두뇌의 노화 세포를 프로파일링하면 CDKN2D/p19와 타우 신경병리를 가진 뉴런이 드러난다)라는 제목으로 10일 게재됐다.
한편, 최근에는 '비아그라'(Viagra) 성분인 '실데나필'(sildenafil)이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었다. 미국 클리블랜드 병원 유전체 의학연구소의 연구결과로,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 최신호에 소개됐다. 실데나필은 '비아그라'와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 '레바티오'(Revatio)의 성분으로, 둘 다 말초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 흐름을 돕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