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정리=박원진] 이번주(11월 14일~11월 20일)에도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몇 건의 연구결과들이 소개됐다. 근육량 뿐만 아니라 근육의 질도 대사증후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177 이상이면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의심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그런가하면 비만인 사람일수록 대장암의 재발위험이 낮다는 사실이 밝혀져 관심을 끈다. 한 주 동안 화제가 된 주요 메디컬 뉴스를 정리했다. [편집자 주]
“녹내장 치료 점안제, 다회용·일회용 다 좋아”
![[사진=픽사베이]](/news/photo/202111/323082_191165_744.jpg)
정상안압녹내장 환자에게 브리모니딘(brimonidine)-티몰롤(timolol) 혼합 점안제를 투약할 경우 다회용·일회용 제제 모두 효과적으로 안압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삼성병원 안과학교실 김준모 교수 연구팀은 2017년 1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정상안압녹내장 환자 51명에게 브리모니딘-티몰롤 다회용 및 일회용 점안제를 투약했다.
다회용 점안제는 24명, 일회용 점안제는 27명에게 오전 8시와 오후 8시 하루 2회 투약했다. 약제 투약 전과 후 6개월 동안 하루 시간대별 안압(오전 9시, 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4시)을 측정해 두 군의 안압하강 효과와 안구 내외 부작용 발생을 비교했다.
그 결과, 브리모니딘-티몰롤(brimonidine 0.2% + timolol 0.5%) 혼합 다회용 제제 점안 후 점안의 안에서 평균 -1.95 ± 2.50 mmHg, 일회용 제제 점안 후 평균 -1.60 ± 2.06 mmHg로 유의한 안압하강 효과를 보였다.
하루 시간대별 안압은 오전 11시에 두 군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모든 시간대에서 유의한 안압하강 결과가 나왔다. 두 군 간 약제 점안 전과 후 평균 안압, 시간대별 안압에서 유의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고 약제 중단을 유발할 만한 심각한 안구 내외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녹내장은 안압의 상승으로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 시신경의 기능에 이상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정상안압녹내장은 안압이 정상범위(10~21mmHg)임에도 불구하고 녹내장성 시신경 손상이 생긴 경우를 말한다. 시신경은 눈으로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해 보게 하는 신경이므로 장애가 생기면 시야가 좁아지고 말기에는 시력을 상실하게 된다.
뇌경색 회복, 혈당 조절에 달려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한문구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news/photo/202111/323082_191166_1112.jpg)
당뇨병 환자에게 큰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 발생한 경우 뇌경색 발병 이전의 혈당 수치에 따라 치료 예후가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뇌경색은 혈관에 쌓인 딱딱한 노폐물 덩어리인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당뇨나 고지혈증과 같은 성인병에서 비롯되기 쉽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한문구 교수,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장준영 교수 연구팀은 국내 뇌졸중 다기관 코호트(Comprehensive Registry Collaboration for Stroke in Korea, CRCS-K)에 등록된 환자들 중 당뇨를 동반한 급성 뇌경색으로 혈전제거술을 받은 1351명을 대상으로, 입원 당시의 당화혈색소 수치와 시술 이후 기능회복 정도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뇌경색 발병 전 혈당 조절 정도에 따라서 혈관의 혈전 제거술 이후 뇌경색이 커지거나, 출혈 등의 합병증이 동반되면서 증상이 악화될 위험이 다르게 나타났다. 혈당이 잘 조절된 경우 위험도가 23%에 그친 반면, 조절이 불량한 경우에는 31%로 보다 높았다.
급성기 뇌경색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인 ‘혈전제거술’을 통해 재개통 된 뇌경색 환자의 기능 회복에도 발병 전 일상적인 혈당 조절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화혈색소를 7.0% 이하로 조절한 경우, 뇌경색 환자의 후유증 없는 기능 회복 비율이 당화혈색소 7.0%를 넘는 경우와 비교해 47% 더 향상됐다. 당화혈색소 조절은 △나이 △성별 △뇌경색의 아형 △정맥 내 혈전용해제 사용 여부 △재개통 정도와 무관하게 환자의 회복과 예후에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부신종양의 수술시간·난이도, 종양위치에 더 많은 영향 받아”
![(왼쪽부터) 의정부을지대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나충실 교수, 홍석준 교수 [사진=의정부을지대병원 제공]](/news/photo/202111/323082_191167_1352.jpg)
[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부신종양의 수술시간이나 난이도는 종양의 크기나 환자의 기저질환보다도 종양의 위치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나충실·홍석준 교수 연구팀은 ‘복강경 후복막 부신절제술’을 받은 환자 284명의 개인별 특성과 종양의 형태를 바탕으로 수술시간 연장 원인을 분석했다.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변수 간 연관성을 확인하는 분석법)을 통해 수술시간과 환자들의 ▲성별 ▲연령 ▲기저질환 ▲종양의 특성 등을 분석해 수술시간 연장 예측인자들을 확인한 결과 부신종양 하부에서 신장 상부까지의 수직 거리가 수술시간을 연장시키는 주요 예측인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기저질환(갈색세포종) ▲성별 ▲부신 주변의 지방 부피 ▲후부 비만지수(PAI)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종양의 크기와 환자의 신체적 요인인 BMI(비만 정도)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예측방법은 의료진이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환자의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술시간을 쉽게 예측하고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복강경 후복막 부신절제술은 후복막(옆구리)에 복강경을 삽입, 다른 장기를 건드리지 않고 직접 부신에 접근해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법으로 후유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 하지만 수술 시야가 상대적으로 좁고 익숙치 않아 수술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나 교수는 “부신종양의 위치는 수술 전 CT검사를 통해 쉽게 측정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가 환자의 예후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수술시간을 사전에 예측해 대비하고 사후관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방 많은 근육, 대사증후군 높인다“
![울산대학교병원 교수진 / (왼쪽부터) 가정의학과 전영지, 재활의학과 김충린, 영상의학과 이태영, 호흡기내과 강병주, 심장내과 박경민 [사진=울산대병원 제공]](/news/photo/202111/323082_191168_1656.jpg)
근육량 뿐만 아니라 근육의 질도 대사증후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대학교병원 교수진과 울산대학교병원 빅데이터 센터는 근육 사이 지방이 많이 함유된 근육과 그렇지 않은 근육이 대사증후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했다. 연구 결과 내장지방을 보정한 후에도 지방이 적은 근육은 대사증후군 유병을 낮췄지만 지방이 많은 근육은 대사증후군 유병을 높였다.
성별에 따라 남성은 근육의 질과 대사증후군 사이의 관련성이 확연히 드러났다. 여성의 경우 폐경 후 관련성이 확연했으나 폐경 전 여성은 지방이 적은 근육이 대사증후군 유병을 낮추는 결과만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었다.
대사증후군은 ▲심장질환 ▲당뇨병 ▲뇌졸중을 비롯해 건강 문제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5가지 위험요소들(▲고혈압 ▲고혈당 ▲고중성지방 혈증 ▲낮은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 ▲중심비만) 중 3가지 이상을 가지고 있는 것을 말한다. 전 세계의 성인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20~25%, 미국은 35%까지 보고된 바 있다.
대사증후군은 비만과 관련된 대표적인 성인병 중 하나이다. ▲암 ▲심뇌혈관질환 ▲사망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비만 중 특히 내장에 지방이 많이 쌓이는 내장비만의 경우 대사증후군의 유병을 증가시키며, 근육의 양이 많을수록 대사증후군의 유병을 낮춘다고 알려져 있다.
“LDL-콜레스테롤 수치 177 이상이면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의심”

한국인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177 이상이면 유전성향이 강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familial hypercholestereolemia: FH)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FH 사업단은 등록된 FH 환자 296명의 특징을 분석해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등록사업’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일반인의 LDL-콜레스테롤 수치 분포와 비교해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177이 넘으면 FH를 의심할 수 있다고 확인됐다. 가족력 등을 종합해 FH로 임상 진단된 환자에서 LDL-콜레스테롤이 225 이상이면 단일유전자 돌연변이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았다.
외국의 FH 자료와 비교했을 때 한국인의 유전적 특성은 차이를 보였다. 한국인에서 LDLR 유전자의 p.P685L과 p.E228 두가지 돌연변이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APOB 유전자 변이도 드물지 않게 발견돼 다른 민족들과 구분되는 한국인 고유자료가 확인됐다.
FH는 혈중 LDL-콜레스테롤 제거에 관여하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해 생기는 질환이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으로 이어져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5배 이상 높아질 수 있는 질환이다.
자녀에게 50%의 확률로 유전될 수 있는데, 학계에서는 국내 환자를 총 10만 명 이상으로 추산한다. 유전적 특성은 일반적으로 인종과 국가에 따라 다르다고 알려져있다. FH에 대한 자국인 자체 진료지침이 있는 일부 국가와 달리, 그동안 국내에는 FH 진단과 치료에 활용할 한국인 고유자료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코로나 걸리면 불면증 걸릴 확률 3배 이상 높아” ... 국내 최초 규명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오탁규 교수, 송인애 교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혜윤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news/photo/202111/323082_191171_3225.jpg)
코로나19에 걸리면 일반 성인에 비해 불면증에 걸릴 확률이 3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 최초로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오탁규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코로나19 코호트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2020년 1월부터 6월까지 코로나 PCR 검사를 받은 성인 30만 명(양성 7000명)을 대상으로 확진자와 비확진자의 불면증 유병률을 비교했다. 연구에는 ▲성별 ▲연령대 ▲정신질환 등 다양한 변수가 사용됐다.
연구 결과,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불면증을 겪을 확률이 3.3배 높았다. 위험도는 여성에서 3.5배, 40-50대에서 4.2배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정신질환이 없거나 동반질환지수(점수가 높을수록 기저질환 악화를 의미)가 낮은 환자일수록 확진에 따른 불면증 증감폭이 크게 나타났다.
고령, 정신질환, 동반질환지수 3 이상의 환자들은 코로나19 확진 여부와 상관없이 불면증 위험이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낮은 반면, 젊거나 건강한 사람일수록 위험도가 크게 증가했다.
불면증은 잠이 오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는 증상을 비롯해 지나친 조기 기상, 야간 수면 부족, 적정 수면 후에도 느껴지는 피로감 등 다양한 증상을 포함한다. 불면증 환자는 생체리듬이 바뀌고 신진대사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당뇨병, 고혈압 등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만성 불면증일 경우 뇌의 부피가 해마다 줄어들어 치매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비만의 역설 ... “뚱뚱한 사람일수록 대장암 재발위험 낮아”

비만일수록 대장암 재발이 더 적게 발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비만이 대장암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비만일수록 대장암 치료 후에도 예후가 좋지 않을 것이란 통념에 반대되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강정현 교수 연구팀은 2005년 3월부터 2014년 4월까지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대장암 1기에서 3기로 수술을 받은 환자 987명(남성 583명, 여성 404명)을 대상으로 복부 내장지방 및 피하지방과 대장암 재발 예후와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수술 전 시행한 CT 검사에서 피하지방 및 복부 내장 지방에 대한 평가가 가능한 환자 데이터를 활용했다.
연구팀은 피하지방이 높은 환자군(남성 ≥141.73 cm2, 여성 ≥168.71 cm2)과 복부 내장지방이 높은 환자군(남성 ≥174.38 cm2, 여성 ≥83.65 cm2)을 ‘고지방 그룹’으로, 그렇지 않은 환자들을 ‘저지방 그룹’으로 구분했다.
그리고 두 집단의 대장암 수술 후 5년 간 재발 위험도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피하지방 비만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환자군에 비해서 63%, 복부 내장지방 비만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환자군에 비해 49% 정도 재발의 위험도가 감소했다.
특히 피하지방 및 복부 내장지방의 요소를 모두 고려한 다변량 분석을 시행했을 때, 피하지방이 높은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환자군에 비해 재발 위험성이 무려 50%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p<0.001) 나타났다. 이른바 비만의 역설이다.
“족욕, 항암치료 부작용 완화에 효과”
![[사진=Unsplash]](/news/photo/202111/323082_191173_4349.jpg)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부인암 환자에게 족욕요법을 시행하면 말초신경병증의 통증을 감소시켜 수면장애와 피로 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계명대학교 간호과학연구소 연구팀은 2017년 1월 19일부터 같은 해 3월 16일까지 3차 상급종합병원 부인암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군 15명과 대조군 15명으로 나누어 족욕요법 시행 후 객관적 말초신경병증의 증상 정도를 파악했다.
객관적 말초신경병증의 평가기준은 미국 국립 암 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 NCI)에서 정의한 4단계 기준을 사용했다. 증상의 정도는 ‘무증상’ 1등급, ‘중등도 증상(제한적인 도구적 일상생활활동)’ 2등급, ‘심한 증상(제한적인 일상생활활동 자가간호)’ 3등급, ‘삶을 위협하는 결과(긴급 중재 필요)’ 4등급으로 평가했다.
실험군 환자들은 족욕기를 사용해 40℃로 유지되는 물에 두 발을 담그고, 발이 복숭아뼈 위 10cm까지 충분히 잠기도록 유지했다. 매일 잠들기 한 시간 전 1회 36~40분, 10일간 총 10회 시행했다. 대조군에게는 일반적인 발 청결 관리에 대해서만 설명했고 연구 기간 내 족욕요법을 실시한 대상자는 없었다.
연구 결과, 실험군에서 객관적 말초신경병증의 정도가 3등급이었던 환자는 60%였는데 족욕요법 후에는 13.3%로 유의하게 감소했다. 그러나, 대조군에서 3등급의 강도를 느낀 환자는 시험 기간 내내 기존의 53.3%를 유지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임상에서 족욕요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간편성 및 경제성이 높고, 부작용이 거의 없으므로 퇴원 후 가정에서도 지속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