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대장 내시경 세척액으로 장내 박테리아를 분석하는 방법이 발명됐다.
부산백병원 염증성 장질환 마이크로바이옴 연구팀(소화기내과 유승정·이홍섭 교수)은 장 용종 절제술에 사용되는 인젝터를 흡인 카테터로 사용해 대장 내시경 세척액을 흡인하고, 이를 통해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미생물 군집을 평가하는 방법을 발명하고 특허 출원했다.
발명을 통해 채취·검사·분석에 단점이 있던 대변 및 점막 조직을 이용한 기존 방법 대신 쉽고 정확한 미생물 군집 평가가 가능하게 됐다.
염증성 장질환은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을 포함하는 만성 장질환이다. 궤양성 대장염의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장내 세균 불균형이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장내 세균 불균형을 조사하는 것은 진단, 치료 방법 선택 및 치료 효과에 대한 평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존에는 장내 미생물 군집 평가를 위해 대변 채취, 내시경을 통한 점막 조직 수집, 직장 도말(rectal swab)등의 방법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대변 채취를 꺼리거나 오염의 가능성이 높다는 제한이 있다. 특히 대변은 장내 미생물의 최종 산물이기에 실제 장내에 존재하는 미생물 군집과는 차이가 있다.
점막 조직 수집은 침습적인 방법으로 많은 작업을 필요로 한다. 직장 도말 검사는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결장의 장내 박테리아와는 차이가 크다는 것이 밝혀졌다.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쉽게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의 개발 필요성이 절실했던 이유다.
연구팀은 최근 대장암 검진을 위한 대장 내시경 검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장액을 쉽게 흡인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를 진행했다. 흔히 사용되는 인젝터를 흡인 카테터로 사용해 장내 세척액을 채취했다. 대변 시료와 결장 생검 시료를 수집해 각각의 방법에 따른 미생물 종류와 군집도를 분석했다. 각 샘플링 방법마다 정상인과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미생물 군집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각 방법 간에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고, 장내 세척액으로도 기존의 방법만큼 충분한 미생물 군집 평가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세척액 시료에서 궤양성 대장염 환자와 정상인 대조군 사이에 미생물 군집 차이가 있다는 것도 증명했다. 장액 흡인으로 장내 미생물을 분석하는 것이 장내 세균 불균형을 평가하는 데 이점이 있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대장 내시경 세척액(하제) 사용이 장내 미생물 군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 14일 이내에 회복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또한 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한 장액은 장내 박테리아와 유사하다는 조직학적 분석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며 “장내 세척액을 통한 미생물 군집 평가 방법으로 기존 방법들의 단점을 보완하고,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게 됐다. 추후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 및 연구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연구는 발명 특허 출원과 함께 SCI(E)급 국제학술지 BMC Gastroenterology 최근호에 ‘Comparison of sampling methods in assessing the microbiome from patients with ulcerative colitis’(궤양성대장염 환자의 마이크로바이옴 평가시 표본 추출방법 비교)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