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빨간불’ 켜진 제약업계 … 자체 제품화가 ‘답’
수익성 ‘빨간불’ 켜진 제약업계 … 자체 제품화가 ‘답’
한미약품 등 영업익 성장 제약사 자체 생산 품목이 실적 견인

도입 상품, 제품으로 전환 … 자체 개발 제네릭·개량신약 효자 노릇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1.11.11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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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헬스코리아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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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제약업계가 수익성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실적 부진을 피할 목적으로 공격적인 영업·마케팅을 펼치다 보니 판매관리비가 증가한 데다 신약개발을 위한 R&D 투자 비용이 급증하면서 매출이 늘어도 정작 실속을 챙기기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제약사가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줄면서 수익성 확보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자체 생산 품목을 늘려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제약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미약품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으로 369억 원의 당기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영업손실 323억 원)와 비교해 흑자로 전환했다. 올해 2분기(159억 원)와 비교해도 132.5% 증가한 수치다.

한미약품의 영업이익이 회복세로 돌아선 데는 자체 개발 개량신약들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고지혈증치료 복합신약 ‘로수젯’은 분기 매출 284억 원, 고혈압치료 복합신약 ‘아모잘탄패밀리’는 286억 원을 달성하며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두 제품은 각각 올해 연간 처방액 1000억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특히 아모잘탄패밀리는 첫 제품인 ‘아모잘탄’이 출시된 2009년 6월 이후 올해 말까지 누적 처방 매출 1조 원을 달성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역류성 식도염치료제 ‘에소메졸’은 3분기에만 122억 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에소메졸’의 올해 연간 처방액이 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올해 3분기 86억 원의 당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1억 원)보다 703.3% 증가한 수치인데, 오리지널 전문의약품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데다 주요 제품의 원가가 줄어들면서 수익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이 회사의 주요 제품별 3분기 당기 매출을 살펴보면 고지혈증치료제 ‘리바로’는 전년 동기보다 10% 늘어난 173억 원,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악템라’는 29.1% 성장한 53억 원을 기록했다. 고용량 철분 주사제 ‘페린젝트’는 30.9% 증가한 43억 원, 영양수액제 ‘엔커버’는 59.5% 늘어난 59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처럼 주력 제품의 매출이 고르게 성장한 가운데 주요 제품의 원가가 줄어들면서 수익도 개선됐다. 특히 회사 보유 품목 중 매출 규모가 가장 큰 편에 속하는 ‘리바로’의 주원료를 자체 생산체제로 전환해 원가율을 대폭 낮춘 것이 수익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됐다.

JW중외제약은 지난달 ‘리바로’를 기반으로 한 이상지질혈증 복합성분 개량신약 ‘리바로젯’과 수액 독감 치료제 ‘플루엔페라주’도 출시한 상황이어서, 회사의 수익성은 더욱 빠른 속도로 개선될 전망이다.

#동아에스티도 3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전년 동기(67억 원)보다 73% 증가한 116억 원의 당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 회사의 매출은 1519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3% 증가한 데 그쳤고, 연구·개발(R&D) 비용과 판관비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5.2%, 8.6%씩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실속을 챙기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질적 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악조건 속에서도 동아에스티가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었던 이유는 마진이 높은 자체 개발 품목을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했기 때문이다.

동아에스티의 대표적인 자체 개발 품목인 위염치료제 ‘스티렌’, 기능성소화불량치료제 ‘모티리톤’, 당뇨병치료제 ‘슈가논’, 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 소화성궤양치료제 ‘가스터’ 등이 모두 실적 성장을 이뤄내며 수익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이들 품목의 3분기 매출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스티렌’은 전년 동기 대비 28.5% 증가한 52억 원, ‘모티리톤’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78억 원, ‘슈가논’은 전년 동기 대비 40.3% 증가한 82억 원, ‘그로트로핀’은 전년 동기 대비 38.1% 증가한 122억 원, ‘가스터’는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69억 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성장을 주도했다.

중소 제약사인 #환인제약도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회사로 꼽힌다. 이 회사의 올해 3분기 당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84억 원)보다 12.9% 감소한 73억 원이다. 당기 실적만 놓고 보면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누적 영업이익을 따져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환인제약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70억 원으로 전년 동기(212억 원)보다 27% 성장했다. 3분기 영업이익이 13% 가까이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이 회사가 올해 상반기 얼마나 장사를 잘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업계와 증권가 등은 환인제약이 올해 35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환인제약이 세운 영업이익 신기록은 297억 원(2017년)이다. 시장의 전망대로 올해 350억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면, 이 회사는 영업이익 신기록을 경신하는 것은 물론, 처음으로 3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환인제약의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도입 상품을 자체 생산 제네릭으로 교체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환인제약은 산도스로부터 도입해 판매하던 ‘에스시탈로프람’, ‘파록세틴’, ‘설트랄린’, ‘미르탁스’ 등 항우울제 4종을 포함해 다수 품목을 올해 자체 제네릭으로 전환한 바 있다.

특히 환인제약은 연구개발비 비중을 매년 늘려가고 있는 회사여서 이 같은 영업이익 성장세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의 연구개발비 비중은 2018년 7.1%(110억 원), 2019년 8.3%(132억 원), 2020년 9.1%(156억 원)로 증가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매출의 11.8%에 달하는 110억 원을 연구개발비로 집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실적을 평가할 때 과거와 비교해 외형보다 내실 즉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기업은 이익을 내야 하는데, 매출이 많아도 영업이익이 낮으면 효율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R&D 비용을 줄이기는 어렵다. R&D 비용을 줄이면 새로운 먹거리를 마련하지 못해 성장동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결국 매출이 급격하게 늘어나지 않는 한 생산 원가를 낮춰 이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R&D와 생산 시설에 꾸준히 투자한 제약사들은 자체 품목이 늘어나면서 이익률이 꾸준히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필요한 경우 도입 품목을 자체 생산으로 전환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외형 키우기도 중요하지만, 내실을 단단히 다져야 매출만 큰 ‘속 빈 강정’을 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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