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정우성] 신규 간호사 중 절반 가까이가 1년 이내에 그만 둔다는 통계 결과가 있다. 제도적으로 간호사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간호사들이 병원을 떠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조직 문화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을 비롯한 몇몇 의료인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간호사 조직이 답이 없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공유되고 있다.
이 글을 쓴 현직 간호사는 간호사 사이에 발생하는 직장 내 괴롭힘인 ‘태움(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과 남을 그 사람이 모르게 헐뜯는 ‘뒷담화’ 등 간호사 조직 내부의 문제를 꼬집었다.
글쓴이는 “보통 남녀 직원들도 좀 섞여 있고 하면 파탄난 성격을 좀 숨기고 살아가는데 여자들끼리만 있는 환경에선 이 파탄난 성격을 대놓고 발산한다”면서 “성격을 안 숨겨도 되는 환경이라 그런지 일부의 이기주의와 히스테리 끝판을 볼수 있다”고 비판했다.
밥 먹을 시간도 없도록 눈치 보고 눈치 준다
업무 환경을 개선하려 해도 남들이 더 편한 환경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시기와 질투가 이를 막는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주요 병원 익명 커뮤니티에는 특정인의 부서 이동을 요구하는 글이 자주 올라온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다 같이 편해지자가 아니라 ‘왜 쟤는 더 편해? 똑같이 힘들게 해야지’라는 인식이 간호사들 사이에서는 더 강하다”면서 “그것이 간호사 환경을 더 하향평준화 시키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삼교대 폐지하고 근무환경 개선하자는 주장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나보다 누가 더 편하다’에 더 분노하고 동조하는 것이 간호사들의 한계”라고 직격했다.
법으로 보장된 휴식 시간에도 “요즘 신규들은 이럴 시간도 있네. 우리 때는 꿈도 못 꿨어”라는 말을 듣는 현실이다. 글쓴이는 “일하면서 밥 먹을 시간도 여유도 없는 것은 간호사들 스스로가 눈치 주고 눈치 봐서 만드는 문화”라며 반성을 촉구했다.
‘간호본부 라인’ 거스르면 오래 못 버텨
결국은 이런 조직문화를 개선해야 할 윗선부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 병원 간호본부는 자신들의 사내 정치에 주력하고 이런 분위기에 반하는 인물은 못 버티게 만든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간호본부를 거스르는 간호사는 계속 상관없는 근무지로 보내면서 나가게 만든다“면서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새로 배워야 하는 곳으로 계속 부서 이동을 하게 해서 나가게 만든다”고 썼다.
대형 병원에서 간호사 이직률이 높은 이유 역시 이 같은 문화에 있다는 주장이다. 글쓴이는 “저연차때 고생 좀 해도 나중에 나아질 것이라는 꿈이 없다”면서 “똑똑하고 잘해봤자 간호본부 라인이 아니면 희망이 없다”고 탄식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러니 책임감과 소명이 생기겠느냐“면서 “기회만 되면 임상을 그만둘 생각만 하는 것이 간호사들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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