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중환자실에서 근무중인 11년차 간호사입니다.
요즘 저는, 코로나19가 시작되고 난 후 많은 국민들이 덕분이라며
엄지를 들어주었을 때, 누구보다 먼저 엄지손가락을 들었던 분들이 자꾸 생각납니다.
코로나 의료진들이 어떤 고통을 겪고 있는지, 챌린지의 의미조차 모른 채 그저 보좌관이 시키는 대로 엄지를 치켜세운 모습을 찍고 돌아선 그런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도 분명 있었겠지만.
분명 그 중에 적어도 몇 명은, 아니 단 한 명이라도. 진심으로 의료진의 희생과 노고에 진심을 담아 ‘덕분에 챌린지’에 함께 한 분도 계시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국회의원으로써, 지자체장으로써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노라고. 그런 다짐을 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국회의원도 지자체장도, 너무 바쁘고 힘든 자리라, 혹시나 너무
바쁜 와중에 그 때의 그 마음을, 다짐을 잊어버리신 것은 아닐까 하여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누군지 모를 그 단 한 명을 상상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덕분에의 약속을 믿고 있습니다. 저와 제 동료 간호사들, 그리고 미래의 간호사가 되기 위해 준비중인 수많은 학생들은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질 거라 믿으며 고통스러운 현실을 견디고 있습니다.
‘덕분에’라고 말해준 당신이 해주실 일이 있습니다.
간호인력을 일회용품처럼 쓰는 병원의 탐욕을 멈춰주세요.
그래야 코로나도 버틸 수 있습니다.
한국병원의 30%는 의료법의 간호사 인력기준을 위반하고 있지만 아무 처벌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간호인력인권법> 10만 입법청원이 진행되고있습니다.
다시 돌아온 겨울에 일상회복과 위드코로나 소식이 들려옵니다. 무섭습니다. 또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병원으로 몰려들지.
그리고 그 환자들을 간호하기 위해 수많은 숙련된 간호사들을 차출하고
그 자리를 신규 간호사로 채워넣을지 벌써부터 숨이 막힙니다.
위드코로나로 전환하기 전 바로 지금,
입법청원 10만 달성이 저희는 너무나 절실합니다.
코로나가 닥쳐도 간호사가 사람답게 일할 수 있는 세상,
이제 정치를 하는 당신이 나서주시면 안되겠습니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