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치료비 年1억” ... 포괄수가제 변경에 환자들 반발
“내년부터 치료비 年1억” ... 포괄수가제 변경에 환자들 반발
희귀의약품·2군 항암제·초고가 약제 등 급여 제외키로

“고형암 환자 재정 빼앗아 3억 원 짜리 킴리아 급여”
  • 정우성
  • admin@hkn24.com
  • 승인 2021.10.20 10: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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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의학과 최현욱 주임과장이 간암 환자에게 방사선색전술을 시행하고 있다.
치료를 받는 간암 환자 [헬스코리아 DB]

[헬스코리아뉴스 / 정우성] 2022년부터 신포괄수가제 분류 기준이 변경돼 희귀의약품, 2군 항암제, 사전승인 약제, 초고가 약제 등이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서 제외된다.

10년째 시범 운용되는 신포괄수가제는 비급여 항목 중 많은 부분이 포괄 수가로 편입돼 환자 본인 부담금액이 줄었다. 하지만 신포괄수가제 적용 병원에서 20% 정도 자부담으로 사용할 수 있던 고가의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가 내년 1월부터는 100% 환자 부담으로 바뀐다.

그러자 자기 부담이 늘어난 암 환자들이 청와대를 비롯한 주요 기관에 민원을 넣으며 항의하고 있다.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신포괄수가제 항암약품 급여 폐지에 대한 반대 청원’이라는 제목으로 게시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신포괄수가제의 일부 항암제 급여가 폐지됨으로써 현재까지 치료받고 있던 환자들의 생존권과 생명권을 중대하게 위협하고 있다”면서 “급여가 되지 않는다면 이 금액은 환자가 모두 부담해야 하며 평균적인 금액은 1년에 1억 원 규모”라고 썼다.

그는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의 이번 처사는 국민의 생명과 생존권은 관심도 없이, 다른 기관의 불만 해소, 돈을 아끼겠다는 논리”라면서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예산만 절감하면 된다’는 국가기관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청원인도 “보건복지부는 보건복지라는 허울뿐인 이름으로 수많은 고형암 환자들의 생존권을 스스로 박탈하는 것”이라면서 “3억 원에 달하는 킴리아의 급여화가 눈앞에 다가왔다고 하는데 고형암 환자들의 항암제 재정을 빼앗아 백혈병 환자들의 킴리아에 쏟아붓는 것이냐”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청와대 웹사이트 캡쳐
청와대 웹사이트 캡쳐

다음은 청원 내용 전문이다.

청원내용

대통령께서 취임한 후 환자들에 대한 급여확대를 골자로 하는 문재인케어의 일환으로 신포괄수가제가 시행되었습니다. 이 제도로 급여화되지 않았던 일부 항암제가 일부 병원에서 급여화됨으로써 많은 환자들이 새로운 생명을 얻고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2022년 1월부터 신포괄수가제의 일부 항암제 급여가 폐지됨으로써 현재까지 치료를 받고 있던 환자들의 생존권과 생명권을 중대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측에서는 이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환자들의 불만, 이 제도를 시행하지 않고 있는 일부 병원의 불만과 재정건전성 등을 이유로 더 이상 시행이 곤란하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국민이 있다면, 모든 대상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제도를 개선하던지, 일부 병원이 불만이 있다면 이들 병원도 이 제도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공정의 가치일 것입니다. 불만이 있다고 제도를 없애면, 이 제도를 믿고 치료받고 있는 국민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표적항암제이든 면역항암제이든 항암제는 1사이클당 5백만원~1천만원의 고가의 치료제입니다. 급여가 되는 항암제는 전체금액 중 5%만 지불하면 됩니다. 그러나 급여가 되지 않는다면 이 금액은 환자가 모두 부담해야 하며 평균적인 금액은 1년에 평균 1억원 규모입니다.

대한민국에서 1년에 1억원의 치료비를 지불할 국민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결국 이는 “돈 없는 국민은 그냥 죽어라”고 하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이 제도의 폐지로 인해

첫째, 현재 치료 중인 암환자들은 1년 1억원의 치료비를 부담해야 하며, 병이 완치되더라도 치료비로 모든 재산을 다 탕진하여 더 이상의 생존이 어려울 것입니다.

둘째, 1년 1억원의 치료비에 대한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할 수 밖에 없다면 현재 치료 중인 환자들은 심각한 생존의 위험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시행되고 있는 제도를 폐지하고자 한다면, 폐지로 인한 부작용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며 폐지가 불가피하다면 그 대응책이나 보완책도 분명 세우고 정책을 입안해야 합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의 이번 처사는 국민의 생명과 생존권은 관심도 없이, 다른 기관의 불만해소, 돈을 아까겠다는 논리로 중증 암환자들을 죽음에 몰아넣고 있으며, 특히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예산만 절감하면 된다는 국가기관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민이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의 보호를 하는 것이 국가의 존립이유입니다. 단순히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그만 해야 한다’는 논리는 국가가 아닌 기업의 논리인 것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생존권의 보호는 국가의 의무입니다. 국가의 의무가 국민의 보호에 있기 때문에 국민은 모든 의무와 책임을 다하여 국가에 충성하는 것입니다. 국가가 국민의 보호 의무를 져버리는 것은 국가의 책임을 포기하는 것이며, 국가로서의 존립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현재 암투병 중인 환우들을 대표하여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1. 현재 치료중인 환자들의 경우 현재의 조건으로 치료가 계속되어야 합니다.
현재와 같은 지원이 중단된다면 상당수의 환자들은 치료를 포기할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최소한 현재 치료중인 환자들에 대해서는 현재와 같은 지원을 계속하면서 지속적인 치료가 가능하도록 조치해야 할 것입니다.

2. 중증암환자에게 효과 있는 항암제의 급여화를 촉구합니다.
항암제 중 일부는 급여화가 되었으나, 상당한 항암제는 그 효과가 탁월함에도 불구하고 비용문제 등의 이유로 아직 급여화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항암제 중 중증암환자에게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경우에 대해서는 조속한 급여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3. 신포괄수가제의 항암 급여 졸속 폐지에 반대합니다.
국가의 정책이 개편될 수도 폐지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과 관련된 것이라면 단 1명의 국민도 피해가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또한 정책이 폐지된다면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는 등 해당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정책의 신중성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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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2021-10-23 02:48:53
저희 이야기를기사로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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