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이번주(10월 17일~10월 22일)에도 인류의 의학발전을 이끄는 많은 연구결과들이 소개됐다. 버섯이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여성들이 복용하는 피임약이 제2형 당뇨병과 저혈당 위험을 상당 부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가 하면 수술이 필요없는 심근경색 치료법이 개발됐고,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진 ‘아스피린’을 잘못 복용하면 심각한 부작용에 노출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최대 관심사는 새로운 에이즈 치료제 개발 소식이었다. 한 주 동안 화제가 된 메디컬 뉴스를 정리했다. [편집자 주]
“버섯, 우울증 예방에 도움 된다”
버섯을 먹으면 불안 장애와 우울증 발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시앙가오(Xiang Gao) 박사 연구팀은 2만 4000명 이상의 식단과 정신과 치료 기록을 분석한 결과, 충분한 버섯 섭취가 우울증 발병률을 43%나 낮춘다는 결론을 내렸다. 과거에도 비슷한 연구 사례가 있었지만, 표본이 100명 이하에 그쳤다. 대규모 집단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가오 박사는 "버섯은 칼륨과 에르고티오네인(ergothioneine) 같은 항산화물질이 풍부하다"면서 "이는 신체 내의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와 염증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세포 호흡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화 스트레스는 독성 효과를 일으키고, DNA 염기 손상을 일으킨다. 이는 우울증의 한 원인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버섯 섭취 여부와 우울증 발병 여부는 관계가 있지만, 먹는 양이 늘어난다고 해서 우울증 발병률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특정 종류의 버섯을 먹는다고 해서 우울증 발병률 감소가 특별히 크게 나타나지도 않았다”고 조언했다.
버섯은 미네랄이 풍부해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미국 펜스테이트대학교 지브릴 바 박사는 “버섯에 풍부한 에르고티오네인은 식품으로서만 보충이 가능한 항산화물질”이라면서 “칼륨 섭취는 신경계와 체액 순환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또한 버섯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비타민D와 단백질, 섬유질이 풍부하면서 열량도 낮다.
“아스피린, 잘못 복용 시 심각한 부작용”
아스피린의 위험성에 대한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16명의 자문 패널로 이루어진 미국 질병예방특별위원회(United State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 USPSTF)는 “아스피린 복용의 순 이익은 없는 편”이라며, “심혈관 질환(CVD, Cardiovascular Disease) 위험성이 있는 60세 이상 성인의 경우, 아스피린 비복용”을 권장했다.
USPSTF는 1차 예방과 2차 예방을 구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차는 심장마비, 뇌졸중, 기타 심혈관 질환의 첫 번째 유발을 예방하는 것이다. 2차는 이전의 심장마비, 뇌졸중, 관상동맥 혈관재생술 경험자들의 재발 방지다.
USPSTF는 심혈관 이환율 및 사망률의 1차 예방을 위한 아스피린 복용 검증을 위해 13건의 무작위 임상 시험을 실행했다. 총 참가자 수 16만 1680명은 매일 또는 격일로 100mg/d의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했다.
실험 결과, 60세 이상~69세 미만 성인은 아스피린 복용 시 이익 대비 부작용의 위험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USPSTF는 50세 이상~59세 미만 성인의 경우 아스피린 복용 시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으며, 50세 미만 성인 또는 70세 이상 성인 집단의 아스피린 복용의 이점과 위해를 평가하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밝혔다.
USPSTF의 권고 사항 관련 오하이오 주립대 웩스너 의료 센터(Ohio State University Wexner Medical Center)의 심혈관 질환 전문의인 짐 리우(Jim Liu MD) 박사는 “지난 3년간 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을 연구하는 대규모의 실험·연구가 있었지만, 사망이나 심혈관 질환 사망을 예방하는 데 있어 아스피린의 유의미한 이점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리우 박사는 "아스피린 복용 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출혈 합병증이다”며 “아스피린은 이론적으로 혈전 형성을 방해하는 항혈소판제이므로 위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출혈 관련 병력자들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카고 노스웨스턴 의과대학 심혈관계 질환 전문의이자 부교수인 존 윌킨스(John Wilkins) 박사는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이부프로펜과 같은 약물도 마찬가지이다”며 “장기간 복용하거나 잘못된 복용 방식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피임약, 당뇨병 위험 감소시킨다”
피임약 복용이 제2형 당뇨병 위험을 감소시켜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강 전문 매체 뉴스메디컬(NEWS-MEDICAL) 보도에 따르면 영국 버밍엄 대학(University of Birmingham)은 연구를 통해 피임약이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을 가진 여성에게서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을 4분의 1이상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또한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을 가진 여성들이 제2형 당뇨병이나 저혈당증에 걸릴 위험이 두 배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연구팀은 PCOS를 가진 6만 4051명의 여성과 PCOS가 없는 대조군 여성 12만 3545명의 영국 여성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제2형 당뇨병과 저혈당증 발병 위험을 분석하기 위해 대규모 인구 기반 코호트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PCOS를 가진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제2형 당뇨병이나 저혈당증의 위험에 걸릴 확률이 두 배나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연구팀은 안드로겐 수치가 높다는 임상적 징후인 다모증(과다성 모발증)을 당뇨병 전 발병의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RCSI(Royal College of Surgeons in Ireland) 의과대학 연구팀은 PCOS를 가진 4814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통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복합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면 PCOS를 가진 여성에게서 제2형 당뇨와 저혈당증 발병 확률이 26%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RCSI 의과대학 임상학 교수 마이클 오레일리(Michael O'Reilly) 박사는 “피임약이 안드로겐의 작용을 감소시켜 당뇨병의 위험을 줄일 수 있었다“며 “피임약은 성호르몬 결합 글로빈(SHBG)이라 불리는 혈액 속의 단백질을 증가시키는 에스트로겐을 함유하고 있어 안드로겐을 결합해 비활성 상태로 만든다. 따라서 약을 복용하면 성호르몬 결합 글로빈(SHBG)이 증가해 결합되지 않은 활성 안드로겐의 양을 감소시켜 인슐린과 당뇨병에 미치는 영향을 감소시킨다”고 말했다.
“장내세균, 전립선암 치료 방해”
장내세균이 전립선암 치료를 방해한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립선암은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의 증식에서 비롯된 암으로 치료 방법은 항남성호르몬제 복용이다.
런던 암 연구소(Institute of Cancer Research, London)와 스위스벨리초나종양학연구소(Institute of Oncology Research in Bellinzona), 스위스연방공과대학(Swiss Federal Institute of Technology)은 전립선암의 성장과 진행에서 장내세균의 역할 이해를 위해 생쥐 모델 실험과 전립선암 환자 표본을 공동 연구했다.
생쥐 모델 실험 결과 ▲모든 장내세균을 제거하면 전립선암 생쥐의 종양 성장과 호르몬 저항성이 지연되며 ▲호르몬 내성 전립선암 생쥐의 대변을 안드로겐 결핍 생쥐에게 이식하면 종양 성장이 촉진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어 연구진은 로얄마스덴NHS재단((Royal Marsden NHS Foundation Trust)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전립선암 환자의 장내세균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장내세균 중 일부는 혈류로 쉽게 흡수되는 안드로겐 호르몬을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드로겐은 전립선암의 성장을 유지하며 호르몬 요법에 대한 내성을 유발한다. 장내세균이 테스토스테론 또한 생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관찰했지만 그 원인은 불명확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런던암연구소의 CEO인 크리스티안 헬린(Kristian Helin) 박사는 “이번 연구는 장내 미생물 군집이 암에 미치는 영향을 발견한 새로운 과학적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의 건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내세균의 비중을 이해하면 전립선암의 새로운 치료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며 “해당 연구를 통해 미생물 군집 유전체를 조절하는 방법이 전립선암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대사적 위험인자가 코로나 환자 중증 합병증 발생 위험 높여”
비만보다는 대사적 위험인자가 코로나19 확진자의 중증합병증 발생확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신곤 교수팀(김신곤 교수, 김남훈 교수, 김경진 교수, 최지미 박사)은 최근 연구를 통해 COVID-19로 확진된 환자에서 비만 자체보다는 대사적 위험인자가 COVID-19의 중증합병증 발생과 연관성이 높다는 것을 규명했다. 대사적 위험인자는 혈당, 혈압, 중성지방, HDL콜레스테롤, 허리둘레를 포함한 대사증후군의 진단에 포함되는 요인들이다.
연구팀은 한국의 COVID-19 국가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작년 1월 부터 6월까지 국내에서 확진된 4069명의 COVID-19 감염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4개 그룹 ▲비만하고 대사적 위험인자를 지닌 환자 ▲비만하지만 대사적 위험인자가 없는 환자 ▲정상 체질량지수이면서 대사적 위험인자를 지닌 환자 ▲정상 체질량지수이면서 대사적 위험인자가 없는 환자 등의 중증 합병증 발생을 비교분석 했다.
그 결과 비만하지 않아도 대사적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중증 합병증 발생 위험이 4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사적 위험인자가 있는 비만환자에서는 77%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비만하더라도 대사적 위험인자가 없는 환자에서는 중증 합병증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았다.
비만의 유무와는 상관없이 대사적 위험인자가 1가지씩 증가할때마다 COVID-19의 중증합병증 발행위험이 13%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MI로 정의하는 비만보다는 대사적 위험인자가 COVID-19 중증합병증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규명한 것이다.
“초음파 치료, 뇌전이 유방암 항암 효과 입증”
초음파 치료를 통해 뇌전이 유방암의 항암 효능을 입증한 새로운 연구가 발표됐다.
토론토 써니브룩연구소(Sunnybrook Research Institute)의 잉멩(Ying Meng)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서 MRgFUS(자기공명유도초음파)가 항체 약물 전달력을 높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이성 유방암은 유방에서 시작해 뇌, 뼈, 간, 기타 기관으로 퍼지는 암이다. 현재 치료법으로는 수술, 화학요법, 방사선요법, 호르몬요법과 표적치료 등이 있다. 그러나 뇌전이의 경우 그 분포와 수량에 따라 수술과 방사선 치료가 제한된다. 또한 혈액뇌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은 뇌로의 항체 약물 전달을 방해하여 치료의 효능을 제약한다.
트라스투주맙(Trastuzumab)은 전이성 유암 치료제로 동물 모델 실험에서는 그 효과가 입증됐다. 써니브룩연구소는 총 10명의 Her2(사람상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2형) 양성 뇌전이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MRgFUS를 사용해 트라스투주맙 전달 1상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MRgFUS는 일시적으로 투과성 BBB를 통해 약물 전달력을 높여줬다. 진행성 두개내 질환 및 부동 전신 질환자 4명은 MRgFUS 사용으로 트라스투주맙 약물 전달력이 증가해 종양의 크기가 시험 기간 내 7~31% 감소했다.
토론토 써니브룩 건강과학부 하르켈 신경조절 센터(Sunnybrook Health Sciences Center Harquail Center for Neuromodulation) 소장인 니르 립스먼(Nir Lipsman) 박사는 “MRgFUS가 BBB 전반에 걸쳐 표적 항체 치료법의 전달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최초의 시각적 확인이다”며 “해당 연구는 예비적이지만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계 질환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일 수 있는 전도유망한 결과다”고 말했다.
수술없는 심근경색 치료법 개발
흉부 개복 수술 없이 심장 기능을 재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매니토바 대학과 웨스턴 대학의 키브렛 메콰닌트(Kibret Mequanint) 박사 연구팀은 4주간 생쥐와 돼지의 손상된 심장 근육에 심장패치를 이식 실험한 결과 대부분의 심장 기능의 회복 사실을 발견했다.
현재 심근경색의 대표적인 치료법은 흉부 개복 수술을 통해 전기전도성 신호 시스템의 연결 지지대를 외과적으로 심장에 이식하는 것이다. 그러나 개복 수술은 목부터 명치까지 30㎝ 이상 절개해야 하며, 가슴 가운데 뼈(흉골)까지 잘라야 하기 때문에 회복하는 데 한 달 이상 걸리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주사형 심장패치의 효능을 분석하기 위해 도관이나 주사기에 심장패치를 삽입했고 외과적 수술 없이 생쥐와 돼지의 손상된 심장 근육에 이식했다. 그 결과 4주 이내에 심장 펌핑률은 19% 증가했고, 조직 경색 면적률은 20% 감소했다.
연구팀은 다만 “해당 연구는 동물 모델 실험이므로 인간에 대한 효능과 안전성은 검증되지 않았다”며 추가연구의 필요성을 밝혔다.
심장패치는 심근경색으로 손상된 조직에 직접 이식해 심장 기능의 재생을 돕는 미래형 세포 치료법이다.
버려진 눈꺼풀 근육 조직 피부노화 방지
쌍꺼풀 수술 후 버려지는 눈꺼풀 조직에서 피부노화를 억제할 수 있는 소재가 개발됐다.
건국대병원 안과 신현진 교수와 줄기세포재생공학과 조쌍구 교수 연구팀은 눈꺼풀(안검하수·쌍꺼풀) 수술 후 버려지는 눈꺼풀 근육(눈둘레근, Orbicularis oculi muscle)에서 분리한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 바이오 소재를 개발했다.
엑소좀은 항세포사멸, 피부탄력 및 발달, 성장인자와 관련된 단백질 200여종이 들어있는 줄기세포 결정체다. 세포에서 분비되는 세포외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 EV)로 유래된 세포의 특징적인 활성을 포함하는 고활성 바이오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성체줄기세포는 손상된 신체의 기능을 회복하고 재생을 담당하는 줄기세포로 지속적인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2011년 최초의 줄기세포치료제인 ‘하티셀그램 엠아이엠아이’가 식약처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이래로, 다수의 줄기세포 치료제가 나오고 있다.
고령화에 따라 줄기세포 재생 소재의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기존 성체줄기세포(탯줄·지방·골수)의 공여는 감소해 조직 확보 어려움 등 여러 한계점이 있었다.
신현진 교수는 “눈꺼풀 처짐이나 안검내반 등에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눈꺼풀 수술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양의 눈둘레근 조직이 버려진다”며 “이로부터 줄기세포를 분리하고 구축해 눈둘레근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의 피부세포에 대한 다양한 활성을 최초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눈둘레근은 상처나 손상된 조직의 피부이식이나 국소 피부판(flap)에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눈꺼풀 재건 수술에 있어 조직 이식 및 복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눈둘레근 줄기세포는 근육, 지방, 연골 조직 등으로 분화하는 중간엽줄기세포의 특성을 나타내는 세포다. 이로부터 분리한 엑소좀을 이용하면 피부세포의 노화 억제, 항산화, 멜라닌 생성 억제, 주름 개선 및 피부 재생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현진 교수와 조쌍구 교수(건국대학교 KU융합과학기술원장 및 스템엑소원(주) 대표이사) 연구팀은 삼차원 동적줄기세포배양기술을 활용해 고농도의 엑소좀이 포함된 눈둘레근 줄기세포 배양액을 얻을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
“자가면역기전이 중증 천식의 원인”
자기 세포나 조직을 공격하는 자가면역기전이 중증 천식의 원인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자가면역은 면역계 이상으로 우리 몸의 세포를 외부의 적으로 오인해 공격하는 자가항체를 과도하게 생성하는 현상을 말한다. 자가항체인 ‘항핵항체’의 활성화는 중증 천식 발생이 자가면역기전과 관련이 있음을 의미한다.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박해심 교수 연구팀은 중증 천식 환자(17명)와 비 중증 천식환자(29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에서 천식환자의 폐기능, 혈액과 객담에서 염증 세포를 환자 객담 내의 myeloperoxidase (MPO), eosinophil-drived enutrotoxin (EDN), matrix metalloproteiniase (MMP)-9, tissue inhibitor of metalloproteinase-1 (TIMP-1), 항핵항체 (ANA)와 같은 인자들과 비교했다.
그 결과 중증 천식 환자들에서 비 중증 천식 환자들보다 유의하게 높은 항핵항체를 갖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항핵항체의 측정값이 111.8U/ml 보다 크면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로 중증 천식과 비 중증 천식을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박해심 교수는 “중증 천식 환자에서 자가항체인 ‘항핵항체’의 활성화 등을 통해 자가면역기전과 연관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이러한 자가면역기전을 이용한 중증 천식의 진단 및 치료제 개발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폐암 환자, 면역항암제 반응 예측 가능해진다
폐암 조직 내 정밀 유전체 분석을 통해 면역항암제 치료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동안 환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치료반응을 사전에 예측해 보다 정밀한 면역항암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김혜련 교수, 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박성용 교수와 연세대 생명시스템대학 이인석, 하상준 교수 연구팀은 EGFR 돌연변이 폐암의 면역항암제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면역세포 유전자 시그니처를 발견했다.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비소세포성 폐암 중 약 50%에서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에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된다. EGFR 돌연변이 폐암은 전체 폐암 환자에서 가장 빈번히 보이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지는 암이지만 면역항암제 치료에 대한 반응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면역항암제는 기존 항암제와 비교해 높은 반응률과 낮은 부작용을 보이며 장기 생존율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어 표준치료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치료반응이 균일하지 않고 일부 환자에게서만 좋은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 한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면역항암제 반응 차이가 발생한 원인을 암조직의 종양미세환경 내부에서 밝히려는 연구가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연구팀은 면역항암제의 반응이 환자에 따라 차이가 나는 이유를 밝히기 위해 EGFR 돌연변이 폐암과 EGFR 야생형 폐암의 암조직에 존재하는 면역세포에 대해 면역세포를 세분화하고 동적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단일세포 전사체 데이터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EGFR 돌연변이 환자에서 항체를 생성하는 면역세포인 B세포와 세포성 면역을 매개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CD8 T세포(TRM), B세포가 항체를 생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CD4 T세포(TFH)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 조직에서 유전체 상호분석과 다중면역형광 염색 분석을 이용해 B세포, CD8 T세포, CD4 T세포 림프구들이 서로 3차 림프계 구조(TFH-B-TRM 네트워크)를 이뤄 국소적 상호작용을 통해 면역반응을 증진하는데 기여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정면역세포 간 네트워크로 형성된 3차 림프계 구조 형성에 형성장애가 발생하면 면역항암제 치료반응이 낮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EGFR 야생형 폐암에서 높게 나타난 유전자 시그니처를 이용해 실제 임상에서도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은 폐암 환자의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했다. 검증 결과,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은 폐암 환자에서 유전자 시그니처가 치료 반응에 대한 높은 예측도를 보였다.
연구를 통해 발견된 유전자 시그니처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면역항암제 치료반응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반응예측법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TFH-B-TRM 네트워크로 구성된 3차 림프계 구조를 유도하기 위한 연구를 통해 치료전략 개발에 기여할 수 있으로 기대된다.
폐쇄각 녹내장의 새로운 치료법 나왔다
치료가 까다로운 폐쇄각 녹내장의 새로운 치료 방법이 제시됐다.
노스웨스턴 의과대학의 수잔 콰긴(Susan Quaggin)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생쥐를 대상으로 소아 녹내장 예방 및 성인 폐쇄각 녹내장 치료의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개방각 녹내장의 경우 안약·경구약 복용, 레이저 치료 등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해당 치료법은 폐쇄각 녹내장, 3세 미만의 소아에게는 적용이 불가능하다.
연구팀은 유전자 편집 방식을 이용해 폐쇄각 녹내장과 유사한 생쥐의 녹내장 모델을 개발했다. 이어 무독성·지속력 높은 새로운 단백질 치료제(헵타-ANGPT1)를 주입했다.
실험 결과 ▲단백질 치료제는 돌연변이를 발생시키며 녹내장 유발 유전자의 기능 대체 ▲생쥐 모델의 녹내장 유발 유전자 발생률은 대조군 대비 10% 감소 ▲정상 눈 생쥐 모델에 해당 치료제를 주입했을 때 눈의 압력이 감소한 사실이 발견됐다.
연구팀은 또 유전정보처리와 단세포 RNA 염기서열 데이터를 이용해 손상된 슐렘관을 재조합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녹내장의 경로를 확인했다. 슐렘관은 눈의 체액을 배출해 안압을 조절하는 기관이다.
콰긴 교수는 “폐쇄각 녹내장은 개방각 녹내장보다 훨씬 드물지만 아동에게는 더욱 치명적이다”며 “이번 연구가 녹내장 환자들의 불편함을 덜어주고 안압 감소를 효과적으로 촉진하는 최초의 표적 치료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녹내장은 시신경에 압력이 가해져 시력 상실을 유발하며, 녹내장으로 손상된 시신경은 다시 재생될 수 없다. 전세계 6000만 명이 해당 질환을 앓고 있으며 60세 이상 성인의 가장 흔한 실명 원인이다.
철분 부족하면 심장병 걸릴 위험 높다
철분이 부족하면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철분은 체내에 산소를 공급해 주는 헤모글로빈의 구성 성분으로서 산소를 각 조직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철분이 부족하면 심장은 더 강하게 펌프질을 해야 하고 이는 ▲피로 ▲호흡곤란 ▲심장마비 ▲뇌졸중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독일 함부르크대학 심혈관의료센터(University Heart and Vascular Center Hamburg) 심장내과의 베네딕트 슈라지(Benedikt Schrage)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10년간 평균 연령 59세인 1만 2164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이 가운데 2/3는 철분 결핍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0년 동안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은 2212명(18.20%)이었는데, 철분 결핍 집단의 관상동맥 심장 질환 발생률이 24%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또 심장마비·기타 심혈관 문제로 인한 사망률도 26% 정도 더 높았다.
연구팀은 “철분 결핍은 전체 중년 성인 사망률의 5.4%, 심혈관 원인으로 인한 사망의 11.7%, 관상동맥 심장 질환 사례의 10.7%를 차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베네딕트 박사는 “건강한 식단을 통해 충분한 철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약 철분을 과하게 섭취하면 메스꺼움, 구토, 심한 경우 내부출혈, 장기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쇠고기, 홍합, 굴, 가금류, 생선, 콩과류, 잎이 무성한 야채와 같은 건강한 식단으로 보충제 없이 충분한 철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비만한 사람, 무증상 심근손상 위험 높아”
그런가하면 과체중 또는 비만인 경우 심근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도 나왔다.
노르웨이 아케르후스 대학 병원 전문의이자 오슬로 대학 교수인 매그너스 링바켄(Magnus N. Lyngbakken) 박사 연구팀은 높은 BMI(체질량 지수)와 심근 손상의 연관성을 연구하기 위해 약 35년간 정상 체중, 과체중, 비만 성인 9739명을 추적·관찰 연구했다. 실험 참여자의 평균 나이는 68.7세였으며 59%가 여성이었다.
연구 결과 과체중·비만 집단은 정상 체중 대비 트로포닌(Troponin) 단백질이 증가했고 무증상 심근 손상 위험성이 각각 27%, 70% 증가했다.다. 트로포닌은 근육의 이완·수축을 조절하는 근육 구성 단백질이다. 다만 트로포닌 증가와 당뇨병은 유의미한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링바켄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비만은 심장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심부전과 같은 심장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체중 조절의 중요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비만은 정상 체중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 ▲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지방간 ▲담석증 ▲페쇄성 수면 무호흡증 ▲생리불순 ▲다낭성 난소 질환 불임증 ▲성욕감퇴 ▲우울증 ▲퇴행성 관절염 ▲통풍 등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다.
자폐증 치료길 열리나 ... 아이 분변으로 ‘자폐’ 위험도 측정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아동과 정상 아동군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비교해 본 결과 두 군간 장내 환경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ASD 치료제 개발의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천근아 교수(연세자폐증연구소장) 연구팀과 일동제약 최성구 연구개발 본부장 이하 연구팀은 한국인 ASD 아동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특징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 ASD 아동 대상으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을 시도한 국내 최초 연구 성과다.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에 내원한 ASD 아동 54명과 비슷한 연령의 정상 아동군 38명을 대상으로 분변 내 장내 미생물 군집 구조를 비교 분석했다.
ASD 아동과 정상 아동군의 분변을 수거해 분변 내 미생물의 유전자를 추출한 후,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 기술을 이용해 대량의 장내 미생물 염기서열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후 생명정보학 분석(Bioinformatic analysis)을 수행해 ASD 아동과 정상 아동군의 장내 미생물 분포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의간균류(Bacteroidetes)의 박테로이드(Bacteroides) 속(genus)은 정상 아동군에서 ASD 아동군 대비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는 최근 박테로이드 속이 인지 및 언어 발달 강화에 영향력을 보여준 앨버타(Alberta) 대학교 코지르스키 박사의 연구와 상응하는 결과다.
ASD 아동은 방선균류(Actinobacteria)의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 속이 정상 아동군 대비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비피도박테리움은 일반적으로 유익균으로 인식되나 하위 분류인 종(species) 수준에서 종류와 기능이 다양해 세부적인 추가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장 건강과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의간균류/후벽균(Bacteroidetes/Firmicutes, B/F) 비율에서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정상 아동군의 경우 B/F 비율이 상대적으로 ASD 아동군과 비교해 낮게 나타났다.
또한 장내 미생물의 기능적 관점에서 정상 아동군은 영양 및 에너지 대사 관련 기능이 활발했으나 ASD의 경우 유전정보의 복제, 수리 기능이 더 활발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저열량 식단, 종양 성장 둔화시켜”
저열량 식단이 종양의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MIT 연구팀은 식이 요법과 열량 제한이 종양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생쥐 모델 시험을 진행했다. 연구는 췌장 종양이 있는 생쥐를 대상으로 열량 제한 식단, 저탄고지라고 불리는 키토제닉 식단의 효과를 조사·비교했다.
그 결과 열량 제한 식단 생쥐는 지방질 수치 감소와 종양의 성장이 둔화된 반면, 키토제닉 생성식이 요법을 받은 생쥐는 지방질 수치가 증가했으며 종양의 성장에도 영향이 없었다. 종양은 세포막을 구성하기 위해 지방질을 필요로 한다. 키토제닉 식단 생쥐와 열량 제한 식단 생쥐 모두 포도당 수치는 감소했다.
이어 연구팀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데이나-파버 암 연구소의 종양학자인 브라이언 울핀(Brian Wolpin) 박사와 인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동 연구했다. 연구는 췌장암 환자 총 1165명의 식단과 생존 시간 간의 연관성을 비교 분석했고, 그 결과 저열량 식단 환자는 대조군 대비 약 0.72배 더 오랜 기간의 삶을 누렸다.
MIT 코흐 통합암연구소 소속 에반 리엔(Evan Lien) 박사는 21일(현지 시간) 유전·생명공학 전문 매체 GEN과의 인터뷰에서 “연구의 목적은 다이어트 권장이 아닌 생물학을 이해하는 것이다"며 "해당 연구는 암 치료 방법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로 제공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식단은 종양의 성장에 큰 영향을 주지만 근본적인 치료법이 아니다”며 “암 환자 대상 무리한 저열량 식단은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독] 새로운 에이즈 치료제 개발되다
미국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합성 단백질 synTacs(T 세포 활성 시냅스)가 새로운 에이즈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연구팀은 에이즈(후천성 면역 결핍 증후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 HIV와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유형인 CMV(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을 통제하기 위해 생쥐 모델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인간 혈액 표본에서 채취한 HIV와 CMV를 생쥐에게 이식했다. 이어 연구팀은 단백질의 면역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HIV·CMV 생쥐에게 synTacs 정맥 주사를 놓고 면역 반응을 연구 분석했다. HIV·CMV는 체내 면역 체계 세포인 CD4+T를 감염시켜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험 결과 synTacs는 항바이러스 면역 세포인 CD8+T의 활발한 증식을 촉발했다. HIV 감염 생쥐의 경우 CD8+T 세포가 32배 증가됐으며 CMV 감염 생쥐는 46배 늘었다.
아인슈타인대학 해리스 골드스타인(Hariss Goldstein) 박사는 “기존의 치료법으로는 감염된 T 세포를 모두 제거할 수 없을 것이다”며 “우리 목표는 synTac의 강력한 면역 반응으로 HIV 감염을 억제하는 기능적 치료”라고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같은 대학 스티븐 알모(Steven Almo) 박사는 “이번 연구의 핵심은 synTacs 단백질의 광범위한 적용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synTacs는 면역 체계 오작동으로 신체를 공격하는 T 세포를 차단해 자가면역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중”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21일(현지 시간) 의학 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에 ‘T-cell receptor-specific immunotherapeutics drive selective in vivo HIV and CMV-specific T-cell expansion in humanized mice‘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현재 HIV 치료법으로는 여러 약물의 조합인 항레트로바이러스치료(ART) 방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해당 방법은 바이러스가 변이하면 내성이 생겨 주기적으로 약물을 교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