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웅제약, 코로나19 치료제 ‘DWRX2003’ 필리핀 임상 중단 ... 왜?
[단독] 대웅제약, 코로나19 치료제 ‘DWRX2003’ 필리핀 임상 중단 ... 왜?
“현지 사정상 환자 모집 어려워” … 40명 모집 계획에 실제 피험자 등록 2명

인도·호주·인도네시아 임상 집중 전망 … 인도서는 환자 대상 임상1상 시험계획 승인 획득

인도 임상, 백신 접종자는 피험자 제외 … 1차 접종률 인도 50%, 호주 70% 웃돌아

“인도·호주, 필리핀과 상황 달라 … 환자 모집 문제없어”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1.10.18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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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전경
대웅제약 전경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대웅제약이 ‘코비블록’(카모스타트)과 함께 개발 중인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DWRX2003’(니클로사마이드)의 필리핀 임상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필리핀 현지에서는 임상시험에 필요한 환자를 모집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앞으로 필리핀 대신 인도와 호주 등에서 진행하는 글로벌 임상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본지 취재 결과, 대웅제약은 최근 환자 모집 지연을 이유로 필리핀에서 진행 중이던 ‘DWRX2003’의 임상1상 시험을 중단(Terminated)했다. 이는 임상 재개 계획이 없는 조기 종료로, 해당 임상시험이 완료(completed)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 임상시험은 건강한 사람이 아닌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DWRX2003’의 첫 임상시험으로, 대웅제약은 코로나19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DWRX2003’의 안전성과 내약성, 유효성 등 초기 지표를 확인할 예정이었다. 

첫 환자 투약은 지난해 9월 시작됐는데, 임상시험이 중단될 때까지 모집한 환자 수는 모두 2명에 불과했다. 임상 중단 결정은 최근 내려졌으나, 그동안 현지 코로나19 환자 부족으로 인해 임상시험 피험자 모집은 장기간 일시 중지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필리핀 특성상 코로나19 환자 입원율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당히 낮아서 피험자 모집이 어려웠다”고 임상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현지 상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대표적인 저소득 국가인 필리핀의 열악한 보건의료 환경이 코로나19로 더욱 악화하면서 환자 모집에 애를 먹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필리핀은 현재 의료진의 피로도와 병상 사용률이 포화 상태에 달했다. 코로나19 중증 환자라도 응급실에 바로 들어갈 수 없으며, 대기자 명단을 작성하고 기존 환자가 퇴원을 한 뒤에야 순번에 따라 며칠 후 진료를 받을 수 있다.

각 병원은 환자의 증상이 매우 위중하거나, 병실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 환자들에게 가정에서 병원 홈케어 서비스를 받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에 이르는 환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현지 정부의 부정부패와 코로나19 환자 수 급증으로 필리핀 의료보험이 재정난에 빠지면서 민간 병원에 지급해야 할 보험료 260억 페소(한화 약 6086억 원)가 체납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민간 병원들은 체납 금액이 지급되기 전까지 코로나19 환자의 검사·진료·치료를 거부하겠다는 선언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필리핀에서는 코로나19 환자들의 병원 유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대웅제약의 ‘DWRX2003’ 임상시험 피험자 모집도 난항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인도·호주·인도네시아 임상은 문제 없을 것” 

대웅제약은 필리핀 외에 인도와 호주에서도 ‘DWRX2003’의 임상1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인도와 호주에서는 우선 ‘건강한 피험자’를 대상으로 임상1상 시험을 완료한 상태다. ‘건강한 피험자’ 대상 임상1상은 약물의 안전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회사 측은 이 시험을 토대로 최근 인도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아 본격적인 임상 돌입을 앞두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인도네시아 정부에 ‘DWRX2003’의 임상2상에 대한 IND를 신청했다. 현재 관계기관과 협의를 진행 중으로, 임상시험과 관련한 세부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임상시험이 중단된 만큼 회사 측은 앞으로 인도와 호주, 인도네시아에서의 임상시험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자 수가 크게 증가한 상황이어서 회사 측의 예상보다 임상 피험자 모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DWRX2003’의 인도 임상1상 시험계획을 보면, 백신 접종자는 피험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며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날 수록 환자를 모집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환자 모집이 예전만큼 쉬운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통계를 수집하고 있는 영국 옥스포드대학교의 ‘아워 월드 인 데이터’(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지난 16일을 기준으로 인도는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이 50%를 넘어섰다. 호주도 1차 접종률이 70%를 웃돈다. 

인도네시아는 아직 1차 접종률이 40%를 밑돌아서 대웅제약이 ‘DWRX2003’의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인 국가 중 환자 모집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하지만, 현지 정부가 아직 ‘DWRX2003’에 대한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하지 않은 상태여서 실제 임상시험에 들어갈 때 접종률은 인도와 비슷해져 있거나 인도보다 높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웅제약은 현지의 특수한 상황이 반영된 필리핀과 달리 인도와 호주 등에서는 환자 모집이 순항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인도와 호주, 인도네시아는 필리핀과 상황이 다르다”며 “인도에서는 이미 환자 모집이 시작됐다. (이들 3개 국가에서는) 환자를 모집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국내에서도 ‘DWRX2003’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현재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DWRX2003’에 대한 임상1상 시험을 완료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으며,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2상 시험을 준비 중이다.

한편, ‘DWRX2003’의 주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는 코로나19의 올인원(All-in-one) 치료제로 주목받는 약물이다. 다양한 동물모델에서 바이러스 제거, 싸이토카인 폭풍 저해, 호흡곤란 개선 등의 효과가 증명된 바 있다.

이중 바이러스 제거작용은 바이러스의 자가포식을 활성화해 침투한 바이러스 입자를 분해하는 ‘SKP2 저해작용’을 이용한 것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변이되더라도 제거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니클로사마이드 성분은 경구제로 주로 사용되는데, 대웅제약은 대웅테라퓨틱스의 주사제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1회 근육주사만으로 치료 효과를 나타내도록 ‘DWRX2003’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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