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암질심-약평위 기능 중복 … 환자 목숨 담보 급여 결정 지연”
“심평원 암질심-약평위 기능 중복 … 환자 목숨 담보 급여 결정 지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폐암 1차 급여 검토만 4년째”

더민주 강선우 의원, 중복 심의 폐단 심각성 지적
  • 박원진
  • admin@hkn24.com
  • 승인 2021.10.15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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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최근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강선우 의원이 보건복지 분야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운영하고 있는 암질환심의위원회(이하 암질심)와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약평위)의 기능이 중복되고 있어 환자들의 목숨과도 같은 건강보험 급여 결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서울 강서갑)은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두 위원회의 중복 기능에 따른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개선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강선우 의원에 따르면 두 기관의 중복 기능에 따른 가장 큰 문제점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같은 우수한 약제의 보험급여 결정이 지연돼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원회간 중복심사로 급여결정까지 그만큼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는 것인데, 결국 환자를 살리기 위해 설치한 위원회가 거꾸로 위급 환자를 사지로 내몰고 있는 셈이다.  

이와관련 강 의원은 지난 6일 보건복지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키트루다 등과 같이 우수한 효과가 입증된 면역항암제의 폐암 1차 급여 결정이 4년째 지연되면서 환자들이 경제적·육체적 고통을 강요받고 있다”며 개선방안을 요구한 바 있다.

강 의원은 질의를 통해 “항암신약의 경우 건강보험 급여 및 급여확대를 위해 심평원 암질심 및 약평위, 건보공단 약가협상의 과정을 거쳐야 하나 심평원 암질심 단계에서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 및 제약사와 정부 간의 재정 분담 방안 등이 심의되면서 사실상 약평위의 기능을 대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초 암질심은 항암제의 임상적 유용성 및 필요성 등을 고려해 급여기준을 설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된 위원회였으나, 이 단계에서부터 건강보험 재정 영향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면서 항암신약들이 급여를 위한 첫 관문도 넘어서지 못한 채 급여 결정이 장기간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암질심을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약평위에서 다시 유사한 논의가 반복될 경우 항암신약의 급여 및 급여 확대에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으며, 이 과정에서 환자들은 자비로 항암신약 비용을 부담하거나 높은 비용 부담으로 치료를 포기하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강 의원이 지적이다.

대표적인 예로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의 경우 미국 국립 종합 암센터 네트워크(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NCCN) 가이드라인에서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가장 높은 등급으로 우선 권고되는 등 국내외적으로 우수한 효과를 인정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4년째 심평원에서 1차 치료 급여에 대한 검토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키트루다는 지난 2017년 9월 폐암 1차 치료에 대한 급여 확대를 신청한 이후 의료 전문가들 및 환자단체들의 지속적인 요청에도 불구하고 4년만인 지난 7월에서야 급여 확대의 첫 관문인 심평원 암질심을 통과한 바 있다. 암질심 내에서도 해당 약제의 임상적 유용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으나, 건강보험 재정 영향을 고려한 제약사의 재정 분담 방안이 논의의 중심이 되면서 지난 4년간 심의가 지연됐던 것이다.

이에 강 의원은 심평원 암질심과 약평위의 중복된 논의로 인해 항암신약의 건강보험 급여 및 급여 확대가 장기간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양 위원회의 운영규정 등 관련 규정 개정을 통해 양 위원회의 취지와 역할을 명확히 구분할 것을 심평원에 요구했다.

또한, 키트루다에 대해서도 암질심에서 이미 건강보험 재정 영향 및 제약사의 재정 분담안 등이 장기간 검토됐다는 점에서 약평위 평가 기간을 최소화해 건강보험공단과 제약사 간의 약가협상 논의가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을 주문했다.

암질심은‘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항암제에 대한 요양급여 적용기준 및 방법을 심의하기 위해 심평원에 설치된 위원회로, 동 규칙에 따라 약제의 요양급여 적정성은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항암신약의 경우 암질심을 거친 후 약평위에서 심의된다는 점에서 양 위원회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을 경우 사실상의 중복 심사가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강 의원의 설명이다.

강 의원은 “심평원 암질심에서 키트루다 폐암 1차 치료 급여 안건에 대한 논의가 수 년간 지연되면서 국내 폐암 환자들은 최선이 아닌 차선의 치료를 강요받아 왔다”며 “현재 이 안건이 약평위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중복 심사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약평위 검토 기간을 최소화하고 공단 약가협상 단계에서 실질적인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이어 “심평원은 양 위원회의 운영 규정 개정 등 관련 규정 개정을 통해 항암신약의 급여 및 급여 확대 결정 과정에서의 중복 심사를 피하도록 해야 한다”며 “혁신 신약 개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재정 문제에 발이 묶여 환자들이 적기에 최선의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생명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반복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한편, 심평원의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위원은 100명 내외, 암질환심의위원회는 45명 정도로 구성돼 있다. 회의 시 약평위는 17명 이내, 암질심은 18명 이내로 구성해 진행한다. 심평원은 위원회가 열릴때마다 위원들에게 일정액의 비용을 지불하는데, 일반적인 회의·자문인 경우 10만원(서면 5만원), 참석자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경우는 20만원(서면 10만원)을 기본으로 한다. 다만 회의·자문의 소요시간, 난이도,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50% 범위에서 가감할 수 있다는 게 심평원 측의 설명이다. 따라서 중복심의가 이뤄질 경우, 결국 불필요한 혈세까지 낭비하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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