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약업계, 약가인하 정책에 거세게 반발
미 제약업계, 약가인하 정책에 거세게 반발
미국 약값 세계 최고 수준 ... 국민들 고통 커

바이든 행정부, 제약회사 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듯
  • 박원진
  • admin@hkn24.com
  • 승인 2021.09.2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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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는 오바마 행정부때의 약가인하 정책을 거의 흡사하게 계승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오바마 행정부때의 약가인하 정책을 거의 흡사하게 계승하고 있다.

[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바이든 행정부의 강도높은 전문의약품 가격 인하 정책에 미국 제약업계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미국제약협회(PhRMA)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반대의견 제출하고 있는데, 화이자가 그 선봉에 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7월 9일, 경제 성장과 혁신을 가로막는 불공정 경쟁을 막기 위해 '미국 경제의 경쟁 촉진에 관한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여기에는 전문의약품의 약가 인하가 포함돼 있다. 미국 약가가 다른 나라에 비해 2.5배 이상 높고, 이는 의약품 제조기업들간의 경쟁 부재의 결과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행정 명령 이후 미국 정부 부처 및 의회는 다양한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미 보건부(HHS)는 이달 9일 약가를 낮추기 위한 세부 계획 공개했다. 고가 전문의약품과의 전쟁 시나리오다.

이어 다음날인 10일, FDA도 행정명령의 후속조치로 미국 특허청에 의약품 특허 절차 재검토를 요청했다. 그런가하면 낸시 팰로시 미국 하원의장 등 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약가 인하 입법도 추진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미국은 부자가 많은 공화당이 제약회사 편을 들고 있다. 우리나라로 말하면 국민의힘이 되는 셈인데, 미국 제약회사들은 주로 공화당쪽에 엄청난 로비를 펴고 있다. 약가 인하를 막고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다. 

미국제약협회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미국 정부의 약가 인하방식에 지속적인 반대 의견 개진하고 있는 것이다.

PhRMA는 지난달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에 약가인하 추진을 요청한 것에 대해, 산업계도 의회와 함께 약가인하를 위해 노력할 것이나 대통령의 접근방식은 잘못되었다”고 비판했다.

협회는 지난달 27일에도 보도자료에서 “낸시 펠로시 의장의 약가인하 정책이 실현된다면 의회예산국 (CBO) 보고서에서 언급했듯이 향후 30년간 최소 60개의 신약이 감소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협회는 이달 9일 미 보건부가 구체적인 약가인하 계획을 발표하자, 또다시 보도자료를 냈다. “오늘 발표된 보건부(HHS) 발표는 오래된 당파적 아이디어의 세탁 목록일 뿐이며, 잘못된 보험시스템을 고치기 위한 필요한 조치들이 빠져있다”고 평가 절하했다. 

이어 이달 15일에는 29개사 대표 이름으로 의회에 보낸 공개 항의서를 통해, “미국은 전세계가 부러워 하는 강력한 연구개발 생태계를 구축하였으나, 불행히도 정부의 약가인하 협상정책으로 혁신과 환자치료에 대한 글로벌 리더로서의 우리 능력이 공격을 당하고 있다(under attack)”고 맹 비난했다.

항의 서한에 참여한 기업은 암젠(Amgen),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바이엘(Bayer), 바이오젠(Biogen), BMS, GSK, J&J, 머크(Merck), 화이자(Pfizer), 사노피(Sanofi) 등 28개 제약바이오기업과 PhRMA이다.

심지어 화이자(Pfizer)사의 알버트 불라(Albert Bourla) 대표는 전직원들에게 정부와 의회의 약가 협상에 맞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은 이달 22일, 미국의 정치 전문매체인 폴리티코(Politico)를 통해 알려졌다. 폴리니코는 이날 “화이자 Albert Bourla 대표가 전직원들에게 보낸 ‘정부의 약가 협상에 맞서 싸우고, 민주당 지도부가 지원하는 약가 정책에 불만을 표명할 것을 촉구하는’ 3분짜리 비디오 메시지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알버트 불라 대표는 “화이자 직원들이 1년도 안돼 백신을 만들고 신속히 생산시설을 확장해 코로나19에 맞섰다”며, “이와 동등하게 중요한 약의 가격 정책에 대해서도 우리 자신을 교육해야 하며 수일 안에 회사에서 인식 제고 방법에 대해서도 직원들에게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제약회사들의 이런 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약값을 인하해도 제약회사들이 생존을 위해서는 신약을 개발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무엇보다 미국 국민들이 약값 때문에 받는 부담과 고통이 너무나 크다는 사실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으로, 약값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20년 기준 미국 의약품시장은 5278억 달러(약 620조)로 전 세계 의약품시장 1조 2652억 달러(약 1489조)의 41.7%를 점유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미국의 약가 정책은 공·사보험, 경쟁기업들의 약가 및 리베이트 등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며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미국 진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미국의 약가 정책에 대해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해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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