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이번주(9월 12일~9월 18일)에도 인류의 의학발전을 이끄는 많은 연구결과가 소개됐다. 심장은 재생능력이 거의 없어 손상 정도가 심할 경우, 타인의 심장을 이식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치료법이 없었다. 그런데 국내 연구팀이 심장조직을 재생할 수 있는 방법을 동물실험으로 입증,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런가하면 화장품과 식품에 이어 신약 개발 소재로도 주목받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이 희귀난치성질환인 베체트병의 진단과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 주 동안 화제가 된 메디컬 뉴스를 정리했다. [편집자 주]
“갑상선자극호르몬 억제요법,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높여”
갑상선암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시행하는 갑상선자극호르몬 억제요법이 오히려 심방세동과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 내분비내과 이은경 교수, 이비인후과 정유석 교수, 중앙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안화영 교수, 보라매병원 내분비내과 채영준 교수 공동 연구팀은 갑상선절제술 후 시행하는 갑상선자극호르몬 억제요법이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1951년부터 2021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18편의 환자대조군 연구를 메타분석했다. 메타분석은 주요 의학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 엠베이스(EMBASE) 등 문헌검색을 통해 이뤄졌다.
그 결과, 갑상선자극호르몬 억제요법을 시행한 환자는 일반인보다 심방세동의 발생 위험이 1.55배, 관상동맥질환은 1.1배, 뇌혈관질환의 경우 1.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이 1.95배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이완기 혈압과 심박 수가 증가했으며, 좌심실의 크기가 커지고 이완 기능이 감소하는 등 심장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임신 중 고농도 초미세먼지 노출, 아이 성장저하 초래”
임신 중기에 고농도의 초미세먼지(PM2.5)에 노출됐던 임산부가 출산한 아이의 경우, 특히 여아에서 5세까지의 성장 궤도에 지속적인 저하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홍수종 교수와 국제성모병원 조현주 교수 연구팀이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의 의뢰로, 5세 아동 총 440명의 성장 궤도에 따른 임신 중 PM2.5 노출 영향 및 관련 기전 분석을 수행하여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이 PM2.5의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임신 중기(14-26주)의 고농도 PM2.5 노출은 출생체중 저하의 위험도를 1.28배 높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출생 후 5년까지의 성장 궤도가 지속적으로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에서의 임신 중 PM2.5 노출 농도를 비교한 결과, 임신 중기의 PM2.5 노출 농도가 높을수록 특히 여아에서 출생 및 생후 5세까지의 성장궤적이 지속적으로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대혈을 이용한 메틸화 분석 결과, PM2.5 노출 농도가 높고 출생체중이 적은 여아 신생아군에서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유전자인 ARRDC3의 메틸화가 증가하였으며, 특히 체중이 적은 5세 여아에서도 ARRDC3의 메틸화가 증가하는 것을 보였다. ARRDC3(Arrestin Domain Containing 3)는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를 말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적절한 관리를 통해 임신 중기 PM2.5 노출을 줄여 ARRDC3의 후성유전적 변화를 예방할 수 있다면 출생이후 자녀의 성장 저하 위험도를 감소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미세먼지가 고위험 임신부에게 당뇨, 고혈압, 사산 등 임신 합병증의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갑상선암 환자, 정상인보다 심혈관질환 위험 높아”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앙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안화영 교수와 국립암센터 이은경(내분비내과)‧정유석(이비인후과) 교수, 보라매병원 채영준(내분비외과) 교수 연구팀은 1951년부터 2021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갑상선암 환자들과 정상인들을 대상으로 심혈관질환과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18개의 논문을 바탕으로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갑상선암으로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일반인에 비해 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의 위험도가 1.55배, 관상동맥 질환의 위험이 1.1배, 뇌혈관질환의 위험도가 1.15배 상승했으며,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이 1.95배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갑상선암으로 인해 갑상선자극호르몬 억제요법을 받은 환자들은 이완기 혈압과 심박수가 증가하고 좌심실의 크기가 커지며 이완 기능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결과가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심방세동 및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갑상선암의 재발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갑상선전절제술 후 갑상선자극호르몬이 억제될 정도의 갑상선호르몬을 복용하게 될 때 유발되는 불현성 갑상선기능항진증 역시 심혈관질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심장을 재생한다고?
일반 체세포를 심혈관 조직으로 직접 전환해 이를 심장에 이식함으로써 재생 치료의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및 미국 Emory대학에 소속된 윤영섭 교수 연구팀은 일반 체세포 중 하나인 섬유아세포를 직접 전환하는 방법을 통해 주요 심장 세포들과 세포외 기질을 보유한 '직접 전환 심장 유사조직'으로 제작하고 마우스 모델에 적용, 심장재생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심장은 재생능력이 거의 없어 손상 정도가 심할 경우, 타인의 심장을 이식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치료법이 없는데 기증된 심장의 수가 이식 대기 환자 수보다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세포치료법이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심장은 여러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이식된 세포들이 1~2주 이내에 대부분 사라진다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심장재생을 위해서는 심근세포, 혈관내피세포, 평활근세포, 섬유아세포 등 심장을 구성하는 중요 세포들을 함께 이식해야 하며, 이식된 세포의 생존을 증진하기 위해 다양한 세포외기질을 함께 이식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마우스 모델에서 일반 체세포 중 하나인 섬유아세포를 주요 심장 세포들과 세포외기질로 만드는 '조직직접전환(Direct tissue reprogramming)' 방법을 개발했다. 직접 전환 방식으로 마우스 피부에서 분리한 섬유아세포에 microRNA 208, BMP4와 수용성 비타민인 ascorbic acid를 주입하고, 특정한 조건에서 약 7일 이상 배양했다.
그 결과, 섬유아세포가 심근세포, 혈관내피세포, 평활근세포 및 세포외기질을 동시에 생성하는 패치 형태의 조직으로 변화하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 조직에 '직접 전환 심장 유사조직(reprogrammed cardiovascular tissue, rCVT)'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연구팀은 생성된 'rCVT'를 심근경색 마우스 모델의 심장 외벽에 패치 형태로 부착, 치료 효과에 대해 알아봤다. 그 결과, 'rCVT'를 부착하고 12주가 경과한 이후, 측정한 심근경색에 의한 손상정도(섬유화비율)가 대조군보다 약 50%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심장조직을 16주에 걸쳐 검사, 'rCVT' 내의 리프로그램된 세포들이 심장 내부로 이동해 내피세포와 평할근세포는 혈관을 형성하고, 심근세포는 16주 동안 성숙해 심장에 있는 정상 심근세포처럼 기능하며 심장재생에 기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식된 조직 패치에서 주요 심장 세포들이 심장 내부로 이동해 정상 심근세포처럼 기능하며 심장재생에 기여한 것이다. 과연 인간의 심장을 재생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수 있을지 지대한 관심을 끌고 있다.
고형암에서 면역세포치료제 효과 높이는 방법 찾아
차세대 항암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면역세포치료제는 잠재력은 크지만, 고형암에서 치료효과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런데 면역을 억제하는 조절 T세포의 발생을 줄이면, 고형암에서도 면역세포치료제가 충분히 항암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국립암센터 종양면역연구과 김선희 박사, 한충용 박사, 면역세포치료사업단 최범규 박사 연구팀은 바이오벤처 유틸렉스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면역세포치료제 치료전략에 대해 연구했다.
면역세포치료는 암을 공격하는 면역세포를 인체에 직접 투입, 암세포를 사멸하는 치료법이다. 일부 혈액암에서는 좋은 효과를 보였지만, 고형암에서는 치료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인체가 강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경향이 있어 투여된 면역세포가 충분히 활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면역세포를 투여하기 전에 시클로포스파미드(cyclophosphamide)와 같은 화학치료제를 병용투여, 면역세포를 받아들이기 쉬운 체내환경을 조성해왔다.
연구팀은 여기에 항-CD4 항체를 추가로 투여했다. 면역을 억제하는 조절 T세포의 발생을 줄여 면역세포치료제가 충분한 항암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조절 T세포란 면역계를 구성하는 요소로, 다른 면역세포들의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 결과, 기존 치료제 효능을 현저하게 뛰어넘는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 흑색종을 이식한 동물모델에서 항-CD4 항체로 후처리를 한 경우는 60일 시점에 모든 개체가 생존했고, 80일째까지 50%가 완치상태를 유지했다. 기존 치료법을 적용한 경우는 60일 이전에 모든 개체가 폐사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항-CD4 항체의 추가 투여가 면역세포치료 효과를 어떻게 향상시키는지 그 기전도 확인했다. 후처리 과정을 거치면서, 면역세포의 인터루킨-18 수용체의 발현량이 현저하게 높아졌고, 이것이 치료효과 향상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인터루킨-18 수용체는 염증반응을 매개하는 인터루킨-18에 결합, 면역세포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 분자를 가리킨다.
“마이크로바이옴, 알고보니 재주꾼?”
화장품과 식품에 이어 신약 개발 소재로도 주목받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이 희귀난치성질환인 베체트병의 진단과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베체트병은 구강궤양, 외음부궤양, 안증상, 피부증상 등이 반복되는 만성 염증성질환으로, 호전과 재발을 거듭한다.
아주대병원 피부과 이은소 교수·김진철 전공의 연구팀은 국내 최초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베체트병 발생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베체트병 환자군 9명, 재발성 아프타성 궤양 환자군 7명, 각 환자군과 적어도 하루 한 끼 이상의 식사를 함께 하는 정상 대조군 16명 등 총 3개 군의 대변 및 타액을 16s rRNA 유전자 염기서열분석(16S rRNA gene sequencing)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를 분석했다. 또한 베체트병 환자 9명은 비활성기(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기간)의 대변 및 타액 샘플도 채취, 마이크로바이옴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베체트병 환자는 질병활성기때 장내 '박테로이데스 유니포르미스(Bacteroides uniformis)'가 비활성기때와 정상 대조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증가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질병의 활성도(임상 증상 및 혈액 염증 수치)가 감소되면 함께 줄어들었다.
박테로이데스 유니포르미스는 장내 상재균으로, 과거 연구에서 크론병이나 유전적으로 다양한 장기의 암을 유발하는 린치증후군(Lynch syndrome) 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마이크로바이옴과 베체트병 간의 연관 기전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박테로이데스 유니포르미스가 장내에 증가하면서 베체트병 환자의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을 억제하는 '단사슬지방산(short-chain fatty acid)'을 생성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의 감소 등에 영향을 주면서 전신 염증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당뇨병 환자, 골절 위험도 높다”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에 비해 거의 모든 종류의 골절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제1형 당뇨환자가 제2형 당뇨환자에 비해 골절의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하정훈 교수(제1저자)와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백기현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2009~2016년)의 빅데이터 자료를 활용해 건강검진을 받은 41세 이상 성인 654만 8784명을 대상으로 당뇨병과 골절과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확인된 사실이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을 제1형 당뇨병 환자군, 제2형 당뇨병 환자군, 비당뇨병 군으로 나누고 척추 골절, 대퇴골 골절, 모든 종류 골절의 발생 위험도를 8년간 자료를 활용해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비당뇨병 군에 비해 당뇨병 환자군의 골절 발생 위험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제1형 당뇨병 환자군이 제2형 당뇨병 환자군에 비해 골절 위험도가 높게 관찰되었는데, 척추 골절 위험도는 33%, 대퇴골 골절 위험도는 무려 9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2형 당뇨병 환자군과 비당뇨병 군을 비교했을 때 제2형 당뇨병 환자군의 대퇴골 골절 발생 위험은 74%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비만 등으로 인해 오히려 골밀도는 높게 측정되는 경향이 있어 골밀도가 당뇨병 환자에서의 골절 위험을 효과적으로 예측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당뇨병 환자는 높은 혈당에 오랜 기간 노출되면서 뼈를 구성하는 콜라겐에도 악영향을 미쳐 골절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미 다양한 나라에서 진행된 연구들에서도 당뇨병 환자에서의 높은 골절 위험도는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다.
유방암 수술 후 방사선치료 부작용 줄이는 방법 찾았다
세기 조절 방사선치료를 이용한 저분할 방사선치료를 시행하면 유방암 수술 후 방사선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용배 교수 연구팀은 통상분할 방사선치료, 저분할 3차원 입체 조형 방사선치료, 저분할 세기 조절 방사선치료의 부작용을 비교했다.
방사선 치료 기간을 결정하는 방식에는 통상분할 방식과 저분할 방식이 있다. 통상분할 방사선치료의 경우 1회에 1.8 Gy의 선량을 조사하며, 28회에 걸쳐 약 6주간 시행한다.
저분할 방사선치료는 1회에 2.5-3 Gy의 선량을 조사하며 15~16회에 걸쳐 약 3주간 시행한다. 저분할 3차원 입체 조형 방사선치료는 저분할 방사선 치료를 가장 기본적인 형태로 시행하는 치료로, 보통 2개 또는 3개의 빔을 이용한다.
저분할 세기 조절 방사선치료는 저분할 방사선치료에 '세기 조절' 치료 방식을 적용해 시행하는 치료를 말한다. 방사선 조사 범위를 나누고 조사 세기와 각도를 조절해 치료 목적에 최적화된 부위에 조사하면서 주변 정상 장기의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하는 최신 방식이다.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암병원에서 유방암 방사선치료를 받은 574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방사선치료 기법이 급성 부작용과 만기 부작용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봤다. 방사선 치료의 급성 부작용에는 방사선 피부염, 피부 경화 등 유방 피부 변화가 있으며 만기 부작용은 방사선 폐렴, 림프부종, 갑상선 기능저하증, 심장 독성 등이 포함된다.
그 결과, 15회의 저분할 세기 조절 방사선치료를 시행했을 때, 급성 부작용 및 만기 부작용이 28회의 통상분할 방사선치료와 15회의 저분할 3차원 입체 조형 방사선치료로 시행했을 때보다 유의하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저분할 세기 조절 방사선치료 시에는 통상분할 방사선치료에 비해 부작용 발생이 89% 감소했다. 같은 저분할 방사선치료에서도 3차원 입체 조형 방사선치료보다 세기 조절 방사선치료가 부작용 발생률이 약 55%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겨드랑이, 쇄골상부 림프절을 포함한 영역 림프절 방사선조사 시에 세기 조절 방사선치료로 인한 부작용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역 림프절 조사를 받은 환자에서 저분할 세기 조절 방사선치료 시에는 통상분할 방사선치료에 비해 부작용이 약 97% 감소했고, 저분할 3차원 입체 조형 방사선치료보다는 약 85% 감소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염증성 장질환 발병기전 규명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 장 질환'은 장에 염증이나 궤양이 생기는 만성 희귀난치병이다. 최근 그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치료법이 없어 항염증제, 면역조절제 투여 등으로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만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장 미생물이 만드는 대사체가 대장의 염증을 악화시킨다는 연구 발표가 나와 주목된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천재희 교수 연구팀은 이스라엘 벤구리온대학교 오하나(Ohana) 교수 연구팀과 함께 장 미생물에서 생성되는 대사체인 '숙신산'이 대식세포를 활성화하고, 이로 인해 대장 염증이 발생하는 과정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염증성 장 질환의 원인은 아직 불명확하지만, 장내세균총의 불균형이 질환을 악화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장내세균총 불균형으로 인한 비정상적 대사체 과다는 염증 반응 등 병리학적 이상을 일으킨다. 특히, 숙신산은 염증 반응을 촉진하는 대식세포를 활성화해 만성 염증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으나 정확한 유발 과정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다양한 환경에서 대식세포를 배양해 숙신산을 많이 흡수하는 대식세포의 상태와 숙신산의 염증 발생 과정을 분석했다. 그 결과, 대식세포에 숙신산을 처리하면 대식세포는 염증 작용을 유발하는 대식세포로 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식세포에 염증 작용을 일으키는 지질다당류와 인터페론-감마 처리를 하면 숙신산을 빠르게 흡수했다. 반대로 면역 체계를 제어하는 인터루킨-4와 인터루킨-13 처리를 하면 숙신산 흡수가 느렸다.
한 배지 안에 대식세포와 숙신산을 함께 배양하면 대식세포가 숙신산을 더 빠르게 흡수했다. 숙신산과 함께 배양한 대식세포는 그렇지 않은 세포보다 16시간 만에 숙신산 함유가 2.5배 많아졌고, 숙신산 흡수가 적어지면 염증반응이 적은 대식세포로 분화했다.
대식세포로의 숙신산의 유입은 나트륨 이온(Na+)에 영향을 받았다. Na+이 없는 용액에서 배양한 대식세포는 Na+이 있는 용액에서 배양한 세포보다 숙신산 흡수가 30% 적었다. Na+에서 숙신산 흡수가 많은 이유는 Na+ 의존성 SLC13이 숙신산 수송을 담당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SLC13 소속 인자 중에서 대식세포로 숙신산을 옮기는 것은 SLC13A3 수송체와 숙신산 수용체였고, SLC26A6 수송체는 숙신산 유입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장이 숙신산을 흡수하는 원리를 파악하기 위해 장 세포주를 모니터링했다. 대식세포와 마찬가지로 장 상피에서도 Na+의 유무가 숙신산 흡수에 큰 영향을 미쳤고, SLC13A3 등이 수송체 역할을 똑같이 수행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다음으로 염증성 장 질환 환자의 분변과 혈청을 정상인과 비교, 숙신산이 실제로 대장에서 염증을 유발하는지 알아봤다. 환자 분변과 혈청에서는 정상인보다 숙신산의 농도가 약 4배 높았으며, SLC26A6 수송체의 단백질 발현이 감소함에 따라 숙신산을 조절하지 못해 염증이 발생했다.
또한 장 미생물이 분변의 숙신산을 만들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분변 및 장 점막 시료를 사용한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시행했다.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서는 장내 미생물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염증성 장 질환 환자 및 염증이 발생한 동물의 대장에서 미생물 불균형과 숙신산을 만드는 미생물의 증가와 숙신산을 줄이는 미생물이 감소한 것으로 각각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