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가 전문의약품과의 전쟁 선포
미국, 고가 전문의약품과의 전쟁 선포
바이든 대통령, 미국 경제의 경쟁 촉진에 관한 행정 명령 서명

미국 약값 타국 대비 2.5배 이상 높아 ... 보건부, 즉시 후속 조치 착수
  • 이슬기
  • admin@hkn24.com
  • 승인 2021.09.1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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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헬스코리아뉴스 / 이슬기]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9일 경제 성장과 혁신을 가로막는 불공정 경쟁을 막기 위해 '미국 경제의 경쟁 촉진에 관한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행정 명령은 10여개 연방정부 기관이 전문의약품 약가, 노동시장, 교통 등에 대한 반경쟁적 관행을 개선하고 단속하는 72개 계획이 포함돼 있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전문의약품 가격을 잡기위한 대대적인 수술이다. 전문의약품 약가가 포함된 배경에는 미국 약가가 다른 나라에 비해 2.5배 이상 높고, 이는 의약품 제조기업들간의 경쟁 부재의 결과라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 보건부(HHS)는 이날 행정명령의 후속조치로 약가를 낮추기 위한 세부 계획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약가 개혁에 필요한 원칙과 입법조치, 그리고 보건부에서 이행 중인 정책계획이 포함돼 있다.

미국 정부는 약가 개혁을 위한 3대 원칙으로 ▲모든 소비자에게 공평하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인하되어야 하고, ▲전문의약품 시장 경쟁이 촉진되어야 하며, ▲보건시스템 개선을 위한 혁신이 동반되어야 함을 제시했다.

3대 원칙 이외에도 새로운 첨단보건연구기관(ARPA-H) 설립을 통해 혁신 신약 개발 비용을 낮출 계획인데, ARPA-H의 초기 집중 분야는 암, 당뇨, 알츠하이머 등이 언급됐다.

경쟁촉진을 위한 약가 개혁을 달성하기 위해 미 의회 차원의 입법 조치와 행정조치도 필요하다.

우선 입법 조치의 경우 ▲메디케어(Medicare) 파트B(의료 보험) 및 파트D(전문의약품 보험) 에서의 약가 협상 소비자들의 과도한 약가 지출 상한액 설정 등을 위한 메디케어 파트D 개혁 ▲기존 의약품의 시간이 지남에 따른 약가 인상속도 제한 근거법 마련 ▲의약품 독점기간 단축 등을 통한 바이오시밀러/제네릭 시장 진입 가속화 및 메디케어 파트B에서 바이오시밀러 처방 확대를 위한 근거법 마련 ▲바이오시밀러 및 제네릭의 시장 진입을 지연시키기 위한 브랜드의약품 기업들의 역지불 합의(Pay for Delay) 등 비경쟁적 행위 방지 ▲첨단보건연구기관(ARPA-H) 설립 정책 등 기초 및 중계 연구 투자로 신약개발 혁신 유도 등이 필요하다. 

약가 인하를 위한 행정 조치는 ▲메디케어 파트B에서 가치 기반 모델 시범 운영 ▲메디케어 파트D 저소득층에게 바이오시밀러 및 제네릭 처방 시범 운영 ▲의료보험 총 비용을 변화시켜 의약품 사용, 비용 절감, 환자 결과의 변화 평가 ▲보험사 및 PBM 데이터 수집을 통한 전문의약품 가격, 리베이트, 부가 지출 등의 투명성 확보 ▲FDA의 바이오시밀러 액션플랜 지속 이행 및 제네릭 승인 체계 투명성 제고 ▲주정부 및 인디언 부족을 협력해 의약품 수입을 통한 약가 인하 유도 프로그램 개발 등이 필요하다.

미국 행정부는 이러한 조치들이 혁신과 경쟁을 촉진하고 시장 환경을 개선해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약가 지출을 줄이고 의약품 접근성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의 전문의약품 약가가 얼마나 높길래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에 공개된 행정명령의 전문의약품 포함 배경를 보면 미국의 전문의약품 가격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2.5배 이상 높다.

근거가 된 자료는 미국의 정책연구기관인 RAND Corporation이 정책적 활용을 위해 미국 보건부 지원을 받아 미국과 OECD 국가간 약가를 비교해 2021년 1월 비상업적 목적으로 발간한 보고서(International Prescription Drug Price Comparisons, RAND, 2021.1)이다.

미국은 OECD 32개국에 비해 전문의약품 약가가 256%, 즉 2.56배 높다. 브랜드의약품의 경우 344% 높고, 미국 매출 상위 60품목은 395%, 바이오의약품은 295% 높다. 제네릭의약품(바이오제외)의 경우에는 OECD 32개국 약가의 84% 수준이다. OECD 32개국의 제네릭의약품(바이오제외) 약가가 미국에 비해 1.19배 높게 형성돼 있는 것이다.

한국과 비교한 전문의약품 약가는 305%(3.05배) 높았다. 브랜드의약품의 경우 533% 높고, 미국 매출 상위 60품목은 579%, 바이오의약품은 453% 높았다. 제네릭의약품(바이오제외)의 경우에는 한국 약가의 32% 수준으로 저렴하며, 비브랜드의약품의 경우에는 한국의 57% 수준의 약가를 형성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왜 전문의약품 약가 개혁에 나서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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