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기업 문화 변혁기 … 직원·사회 상생 ‘무드’
제약업계, 기업 문화 변혁기 … 직원·사회 상생 ‘무드’
일하기 좋은 기업 ‘눈도장’ … ‘워라밸’ 강화하고 수평 문화 확산

ESG 경영 도입도 속도 … 경영조직까지 개편하는 제약사들

“가야 할 길이긴 한데 … 알고는 있지만 회사마다 상황 달라”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1.09.08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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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오랜 기간 보수적 경영 방침과 경직된 조직 문화가 자리 잡아 온 제약업계에 다시 한번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상당수 제약사에서 직원과 사회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상생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일하기 좋은 기업 … 워라밸 시대 ‘성큼’

#대웅제약#HK이노엔은 최근 글로벌 컨설팅기관 GWP코리아에서 인증하는 ‘아시아에서 일하기 좋은 기업’에 선정됐다. 한국·일본·싱가포르 등 아시아 16개국 2500개 회사가 응모해 총 200개 기업이 선정됐는데, 이 중 국내 제약사는 대웅제약과 HK이노엔 단 두 곳이 뽑혔다. 대웅제약은 200개 기업 중 10위, HK이노엔은 24위를 기록했다.

대웅제약은 새로운 것을 학습하려는 직원들에 전폭 지원한다. 한 사람이 여러 직무를 경험하도록 하는 CDP(Career Development Program) 제도가 대표적이다. 직원이 다양한 업무에 도전해 생각의 틀을 깨고 성장하는 것을 적극 권장하며, 많은 직원이 CDP를 통해 둘 혹은 셋 이상의 직무를 경험하고 있다.

또 직책 대신 'OO님'으로 호칭하는 '님 문화'와 직무급 제도도 직원들간 수평적인 소통을 장려하고 있다.

HK이노엔은 직장과 가정이 조화를 이뤄 시너지를 창출하는 ‘워라하(Work&Life Harmony) 문화’가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구성원 스스로 연차(휴가)를 결재하는 '연차 자가 승인제'를 시행해 구성원이 자유롭게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장려하는 점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자녀를 둔 임직원을 위해 ‘긴급 자녀 돌봄 근로시간 단축 제도’뿐 아니라 초등학교 입학 자녀 양육을 위한 ‘돌봄 휴가’를 지원해 양육에 최선을 다하도록 돕고 있다.

#보령제약은 최근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에 선정됐다.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은 일자리를 많이 늘리고 일자리의 질을 앞장서서 개선한 기업 100개를 선정 및 인증해 사회적인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보령제약은 ‘워라벨(Work-Life Balance) 복지’를 위해 시차출퇴근제, 대체휴일제, 보상휴가제를 통해 유연근로제를 확대했다. 공식적인 연차 이외에 창립기념일 등 추가로 매년 4일의 유급휴가를 전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한편, 연말휴가 등을 통해 사내 구성원의 휴식을 보장하고 있다. 연간 연차 소진율은 2020년 기준 94%로 전년 대비 약 1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여성과 장애인 채용 비율도 높이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신규 입사자 90%가 청년이었으며, 이중 여성이 40%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장애인 고용률은 400% 상승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보령제약의 2020년 전체 근로자 수는 2017년 비해 23% 증가했다.

 

사회와 함께 성장 … ESG 경영 가속화

ESG 경영에 관심을 보이는 제약사도 급증하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에 대한 투자·거래·신용평가 등에 활용되는 비재무적 요소이다. 그동안 실적 위주의 성장을 이뤄온 제약업계의 ESG 등급은 다른 산업군보다 낮은 상황이다. 국내 제약사들은 최근 산업계에서 ESG 경영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이를 본격화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휴온스그룹은 최근 ESG위원회를 주축으로 한 ‘ESG경영혁신단’을 발족했다. 휴온스그룹 ESG경영혁신단은 ESG위원회와 ESG임원협의회, ESG실무진으로 구성했으며, 휴온스글로벌 대표이사 윤성태 부회장이 단장을 맡았다.

ESG위원회는 ESG 정책과 경영 주요 사항에 대한 검토 및 자문 역할을 수행하고, ESG경영혁신단은 그간 휴온스그룹이 실천해온 ESG 활동을 통합 운영하고, 지속가능경영 방침과 제도, 정책들의 체계화 및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6월 이사회를 열고 ‘ESG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ESG위원회는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과정에서 이사회 기능을 강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환경·사회·지배구조와 관련된 대응 전략을 경영에 반영하기 위한 결정이다.

앞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영전략이나 주요 투자 관련 사항은 ESG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게 된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해 동아쏘시오그룹 업무용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전면 교체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환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또 동아제약은 작년 ‘사회적가치위원회’를 출범하며 ESG 가치 경영을 통한 소통을 강조했다.

이 밖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6월 첫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ESG 경영를 본격화했다. #한미약품, #보령제약, #부광약품 등도 ESG 경영 도입을 선언했다.

 

“가야 할 길이지만 … 무작정 시행하기에는 부담도”

“회사 간 편차 커 … 제약업계 전반으로 확산 필요”

이처럼 상당수 제약사가 상생 문화를 도입하고 있지만, 아직은 상위사가 주축이다. 제약업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견·중소제약사 중에는 여전히 기존 조직문화와 경영 방침을 고수하는 곳이 많다.

특히, 코로나19로 경영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이 같은 시류에 덥석 탑승하기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국내 A제약사 관계자는 “최근 기업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이 많이 바뀌었다. 구직자들은 워라밸을 추구하고, 기업에는 사회적 책임을 요구한다”며 “앞으로는 가야 할 길이지만, 직원 복지나 워라밸, ESG 등을 강화하려면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적·물적 재원을 투입해야 하는 것은 물론, 문화가 정착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며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실적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제약사들이 이러한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 B제약사 관계자는 “많은 제약사가 워라밸 제도와 ESG 경영을 도입하고 있는데, 회사 간 편차가 크다”며 “규모가 작아질수록 ‘다른 나라 이야기’에 가깝다. 이러한 문화가 제약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산업 규모가 더 커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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