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메디톡스, 대웅제약 파트너 에볼루스 최대주주 자리 노리나?
[단독] 메디톡스, 대웅제약 파트너 에볼루스 최대주주 자리 노리나?
이달 현재까지 6차례 걸쳐 29만5000주 장내 매수 … “단순 투자 목적”

최대주주 알페온과 지분 격차 불과 2.94%p … 추가 매수 가능성 주목

에볼루스 내 영향력 강화 … 경쟁사 대웅제약 견제 포석 시각도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1.08.2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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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메디톡스 본사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메디톡스 본사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인 에볼루스에 대한 지분 확대에 나섰다. 그 속도가 워낙 빨라서 최대주주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현지시간으로 이달 11일, 12일, 13일, 16일, 17일, 18일 등 총 6회에 걸쳐 에볼루스의 보통주 2만 6160주(주당 10.77달러), 3만 9126주(주당 10.93달러), 4만 9714주(주당 10.98달러), 6만 5000주(11.34달러), 7만 주(10.69달러), 4만 5000주(10.54달러)를 각각 장내 매수했다. 총 매수 주식 수는 보통주 29만 5000주, 투자 금액은 약 321만 4487달러(한화 약 37억 8345만 원) 규모다.

이번 지분 투자에 따라 메디톡스가 보유한 에볼루스 주식은 676만 2652주에서 705만 7652주로 늘었다. 지분으로 따지면 12.39%에서 12.93%로 0.54%p 증가한 셈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헬스코리아뉴스와 통화에서 “단순 투자 목적의 장내 매수”라고 짧게 답했다.

구체적인 지분 확대 배경이나 추가 매수 가능성 등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최근 일주일 사이 장내 매수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추가 지분 매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상황이다.

 

메디톡스, 올해 갚아야 할 단기 차입금 603억원

현금 조달 및 흑자전환 … 숨통 트였다지만

자금 축적 필요 불구 에볼루스 지분 투자 단행

현재 메디톡스의 현금 유동성은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니다. 메디톡스가 올해 말까지 갚아야 하는 단기 차입금 규모는 603억 원에 달한다. 회사 운영에도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여윳돈을 충분히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이 회사가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인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규모는 749억 원. 지난 4월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650억 원을 조달하고, 지난해까지 적자를 기록했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숨통이 트였지만, 여전히 경영 불확실성이 존재해 현금 비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메디톡스는 현재 대웅제약과 국내 민사소송을 비롯해 ‘메디톡신’·‘코어톡스’·‘이노톡스’ 등 자사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품목허가 취소 여부를 결정짓는 행정소송 등을 진행 중이다. 소송 자체에도 비용이 들지만, 그 결과에 따라 회사의 경영 상태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대웅제약의 파트너사인 에볼루스를 콕 집어 지분 투자를 단행,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에볼루스의 18일(현지시간) 주가는 10.46달러로, 지난 2018년 2월 상장 당시 주가(11.66달러)와 큰 차이가 없다. 지난 3년 반 사이 이 회사가 판매하는 대웅제약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의 미국·유럽 허가 및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이슈로 주가가 최고 32.94달러, 최저 3.03달러까지 출렁였으나, 이슈가 지나간 뒤에는 기존 가격으로 돌아갔다.

이런 가운데 메디톡스는 에볼루스, 엘러간(현 애브비)과 3자 간 합의를 통해 ITC 소송을 사실상 종결시켰다. 이 소송은 현재 무효화 절차를 밟고 있어, 에볼루스에 급격한 주가 변동을 일으킬만한 이슈가 더는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제약업계는 메디톡스가 에볼루스에 대한 영향력 강화를 목적으로 지분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최대주주 알페온과 지분 격차 2.94%p

공격적 투자 시 최대주주 노려볼 수도

영향력 확대로 대웅제약 압박 효과

에볼루스의 최대주주는 모회사인 알페온이다. 보유 지분은 15.87%(866만2346주)로, 메디톡스와 불과 2.94%p(160만4694주) 차이다. 최근 에볼루스의 주가가 10~14달러 안팎을 오르내리는 것을 고려하면, 메디톡스가 200억 원 안팎의 자금을 더 투입해 공격적 지분 투자에 나설 경우, 에볼루스의 최대주주 자리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 경우, 메디톡스는 에볼루스에 막강한 입김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최대주주에 올라서지 않는다고 해도 메디톡스가 에볼루스에 대한 지분 투자를 늘릴수록 회사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이는 에볼루스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를 공급하는 경쟁사 대웅제약을 압박하는 효과를 낳는다는 분석이다.

메디톡스는 이번 지분 확대로 추가 주식 차익과 배당금 등 부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에볼루스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2610만 달러(한화 307억 1970만 원)로, 전년 동기보다 234.6% 증가했다. 이 회사가 판매하는 대웅제약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의 수요가 미국 현지에서 크게 늘고 있다는 의미다. 에볼루스는 현재 ‘나보타’(유럽 제품명 ‘누시바’)의 유럽 출시도 준비 중이어서 향후 매출과 영업이익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한 제약사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것은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이번 지분 투자에 대웅제약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 깔렸을 가능성을 배제하기가 어려운 이유”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웅제약을 압박하기 위해 추가 지분 투자에 나선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에볼루스에 대한 메디톡스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대웅제약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메디톡스가 앞으로 에볼루스 주식을 더 매수할지, 매수한다면 얼마나 사들일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메디톡스는 지난 3월 미국 ITC의 ‘나보타’ 수입금지 21개월 결정을 앞두고 엘러간(메디톡스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와 3자간 합의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메디톡스는 에볼루스 보통주 676만 2652주를 액면가(주당 0.00001달러) 기준으로 68달러(한화 7만 5000원)에 취득했다.

3자간 합의 전날 에볼루스의 종가(7.16달러)로 환산하면 4842만 588달러(약 548억 4600만 원)에 달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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