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민주] 모유 수유를 1~3개월만 해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유병 위험이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유 기간이 길수록 위험도는 더욱 줄었다. 역시 모유 수유의 유익성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는 대목이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곽금연, 신동현 교수,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박예완 교수 연구팀이 출산 경험이 있는 30세 이상 50세 미만 여성 6893명을 조사하고, 모유 수유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유병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란 하루에 40g(4잔) 이하의 음주를 하는 사람에서 지방간이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당뇨나 비만,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증후군, 만성신장질환 등이 있는 환자에서 흔히 발견된다.
연구팀은 지난 2010년 1월부터 2018년 12월 사이 시행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대상자의 전반적인 신체 상태와 간 건강 등을 분석했다. 전체 대상자의 평균 나이는 41세로, 15.2%(1049명)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참여자의 모유 수유 기간에 따라 지방간 동반 정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나이와 비만도, 허리둘레, 이상지질혈증, 당뇨 등 다른 지표들을 반영해 지방간의 유병 위험을 계산했다.
그 결과, 모유 수유 기간이 한 달 이상 석 달 이내인 경우 26%, 석 달 이상 6개월 이내인 경우 30%, 반년 이상 일 년 이내인 경우 유병 위험이 33%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이상 모유 수유를 한 경우엔 유병 위험도가 36%까지 낮아졌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기본적으로 대사성질환과 관련이 깊기 때문"이라며 "모유 수유는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고 좋은 콜레스테롤 농도를 올리는 등 대사성질환의 예방 및 개선에 대한 효과가 보고되고 있는데, 이번 연구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 위험이 줄어든 이유 역시 비슷한 기전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를 주관한 곽금연 교수는 "모유 수유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유병 위험을 떨어트려 장기적으로 여성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동력이 된다는 게 이번 연구로 증명됐다"면서 "건강상의 이점이 분명한 만큼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모유 수유가 산모와 아기 모두에게 유익하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간학회지(Hepatology, Impact Factor 17.425)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