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신약개발은 벤처에서” … 혁신 아이디어 찾기 골몰
제약업계 “신약개발은 벤처에서” … 혁신 아이디어 찾기 골몰
일동·대웅제약, 사내벤처 통해 혁신 신약 발굴 나서

유한양행, 신약개발 벤처투자 큰손 등극

“혁신성 높은 벤처기업, 옥석 가리기가 중요”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1.07.16 07: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네오이뮨텍 연구원들이 실험실에서 연구개발(R&D) 관련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세포배양실험을 진행중인 모습.)
사진은 네오이뮨텍 연구원들이 실험실에서 연구개발(R&D) 관련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신약개발 과정에서 제약·바이오 벤처기업들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벤처기업에서 도입한 신약후보 물질로 파이프라인을 구성하는 제약사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제약업계는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혁신 신약)와 맞물려 있는 신약개발 벤처기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일동제약은 14일 이사회를 열어 아이리드비엠에스의 주식 260만 주를 인수하고 최종 지분율 약 40%를 확보해 해당 회사를 일동제약의 계열사로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지분 인수 금액은 130억 원이다.

​아이리드비엠에스는 일동제약 중앙연구소 사내 벤처팀에서 시작, 지난해 독립해 설립한 저분자 화합물 신약 디스커버리 전문 바이오테크다. 설립 후 다수의 신규 후보물질을 도출해내며 10여 개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했으며, 고도의 신약 관련 플랫폼 기술과 프로세스를 보유했다.​ 이를 바탕으로 일동제약은 물론, 복수의 외부 기관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로 했다.

​일동제약그룹은 아이리드비엠에스의 계열사 편입으로 신약임상 개발 전문회사 아이디언스, 임상약리컨설팅 전문회사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 등과 함께 R&D 전문 계열사 체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일동제약의 아이리드비엠에스 지분 인수는 제약업계의 성공적인 사내벤처 육성 사례로 꼽힌다. 사내벤처는 직원들이 사내에서 벤처 정신을 발휘해 각종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기업은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분야로 확장할 기회를 얻고 개인에게는 ‘창업’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는 발판이 된다.

이 때문에 대기업뿐 아니라 공공기업을 비롯, 금융·제조·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이미 수년 전부터 사내벤처 제도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제약업계는 사내벤처가 아직 낯설다. 일동제약과 대웅제약 등 일부 제약사에서만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대웅제약은 제약업계에서 대표적인 신약개발 벤처 육성 지원 기업이다. 사내벤처 프로그램은 그중 한가지 지원 방식이다.

대웅제약은 내부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에는 현재 3개의 사내벤처가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운영기업 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사내벤처 육성 지원을 받는 기업은 지난해 기준 총 91곳인데, 제약사는 대웅제약과 이니스트바이오제약 두 곳이 전부다. 대웅제약이 사내벤처 육성에 얼마나 적극적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웅제약은 외부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 육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개방과 협력을 통해 자사의 신약개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부에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 등록도 완료했다. 액셀러레이터란 유망 기업에 투자해 일부 지분을 취득하고, 정해진 기간 멘토링과 교육 세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민간기관을 말한다.

대웅제약은 혁신적인 신약개발 벤처기업에 자사의 노하우를 전수해 잠재력 있는 신약의 사업화 시기를 앞당기고, 동반 성장을 통한 새로운 협력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유한양행도 제약업계에서 손꼽히는 신약개발 벤처기업 투자 큰 손이다. 이 회사가 탄생시킨 국산 신약 31호인 폐암 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는 지난 2015년 국내 벤처기업인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으로부터 불과 10억원에 도입한 신약으로, 유한양행은 이 약을 지난 2018년 글로벌 제약기업 얀센에 1조400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벤처기업의 신약 발굴 잠재력을 여지없이 활용한 사례다.

유한양행은 현재 30개 파이프라인(홈페이지 공개 기준, ‘렉라자’ 포함)을 보유했는데, 이 중 절반가량이 제약·바이오 벤처기업으로부터 도입한 ‘오픈이노베이션’의 성과물이다. 이 과정에서 해당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는데, 지금까지 유한양행이 투자한 바이오벤처만 40개, 투자 금액은 4374억 원에 달한다.

올해는 지난 2월 에스엘백시젠에 30억 원을 들여 신규 출자(지분율 3.2%)를 단행했으며, 이미 출자하고 있는 바이오 벤처인 에이프릴바이오와 지아이이노베이션에는 각각 100억 원을 추가 투입했다.

에스엘백시젠은 에스엘바이젠의 자회사로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는 DNA 백신을 개발하는 바이오벤처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지속형 바이오베터와 항체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벤처로 코스닥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독자적인 이중융합단백질 플랫폼인 ‘GI-SMART’ 기술을 보유한 회사로, 면역항암제, 알레르기 치료제 등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다.

이 밖에도 #한미약품, #셀트리온, #종근당, #동아에스티, #JW중외제약 등 많은 상위 제약사와 #휴온스, #동구바이오제약, #부광약품, #이연제약 등 다수의 중견·중소 제약사들이 국내·외 신약개발 벤처기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은 임상 노하우가 풍부하지만, 조직이 커서 사고가 경직되고 소통이 복잡한 경향이 있다”며 “혁신성 면에서는 조직이 유연해 아이디어가 많이 발굴되는 벤처기업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 벤처기업에서 도입한 후보물질들이 굵직한 성과를 내고 있다. 제약사들의 투자 가치가 입증되고 있는 셈”이라며 “다만, 바이오벤처 업계에는 허수도 많아서 옥석을 가려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