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임대현] 국내 연구진이 가려움증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김혜원 교수팀(제1저자 전공의 김진철)은 최근 TRPV3 물질이 인체 내에서 가려움증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TRPV3는 뉴런, 피부, 심장, 호흡기관, 신장 등에 존재하면서 열감이나 통증유발을 매개하는 이온 단백질(TRP) 중 하나다. 이 중 TRPV3 단백질은 신경보다 피부에서 가장 많이 발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는 ‘TRPV3의 활성화가 인체 가려움증 유발(Activation of transient receptor potential vanilloid-3 (TRPV3) channels in keratinocytes induces pruritus in human)’이라는 제목으로 국제피부과학회지 ‘ActaDermato-Venereologica’ 2021년 6월호에 게재됐다.
김 교수팀은 TRPV3의 가려움증 발현을 알아보기 위해 TRPV3 효능제(Cavacrol)와 다른 가려움 물질(히스타민 포함)을 사용, 가려움 정도를 비교했다. 평소 가려움증이 없는 성인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했다. 그 결과 TRPV3 효능제가 피부에서 중증 이상의 가려움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추가로, TRPV3 효능제에 의한 가려움증을 다른 억제제로 조절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항히스타민제와 TRPV3 억제제(Forsythoside B)를 사용했다.
그 결과 항히스타민제뿐만 아니라 TRPV3 억제제로 가려움증이 조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TRPV3 활성화로 나타난 가려움증에 해당 단백질 억제제를 사용하면 가려움증이 조절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그동안 알려진 가려움증 유발 대표 물질은 히스타민이다. 벌레에 물리거나 알레르기 반응 때 히스타민이 분비되고 가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히스타민을 억제하는 항히스타민제만으로 가려움증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히스타민 경로 외 가려움증의 기전을 찾는 것이 과제였다.
김 교수팀이 이번 연구에서 TRPV3가 인체 내 가려움증에 관여하며, 히스타민을 포함한 다른 물질과 상호작용으로 가려움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향후 가려움증 치료제 개발이나 대규모 연구의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TRPV3 단백질이 단순히 몇몇 피부질환에서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상 피부에서도 가려움증을 유발한다는 것을 밝혀낸 최초의 연구”라며 “적은 표본에도 불구하고 상위 저널에 게재된 것은 큰 의미가 있고 특히 치료제 개발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그동안 가려움증에 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최근에 화상 후 가려움증이 있는 피부조직에 TRPV3의 발현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와 상처 후 가려움증이 있으면 TRPV3가 콜라겐 생산을 증가시켜 두꺼운 흉터를 만든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