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외반증, 중세시대에는 남자가 더 많았다
무지외반증, 중세시대에는 남자가 더 많았다
  • 박의현
  • admin@hkn24.com
  • 승인 2021.07.13 08: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스코리아뉴스는 건강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선생님들의 의견을 가공하지 않고 직접 게재하고 있습니다. 본 칼럼이 독자들의 치료 및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박의현 정형외과 전문의(연세건우병원 원장)

[헬스코리아뉴스 / 박의현] 현대사회에서 무지외반증은 일반적으로 여성이 더 많이 겪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이유는 여러가지다. 무지외반증은 모계유전성을 보이기 때문에 여성이 남성보다 발병할 확률이 더 높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신발과 같은 후천적인 요인이 발병의 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발볼이 좁고 불편한 신발을 신다보면 엄지발가락이 변형되고 그래서 무지외반증으로 이어진다. 하이힐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중세시대에는 남성에게서 무지외반증이 더 자주 나타났다는 학술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끈다. 지난 6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고고학과의 존 롭 교수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국제 고병리학저널’에서 “케임브리지 일대 묘지의 중세 유골을 분석한 결과 부유층일수록 무지외반증이 더 많이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이들은 케임브리지에서 성직자와 부유층 신도들이 묻힌 묘지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공동묘지, 중간 계층의 묘지, 그리고 농촌 교구의 묘지 등 네 곳에서 유골 177구를 발굴해 분석했다. 그 결과 무지외반증이 발견된 유골의 65%가 남성이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부유층 묘지에 묻힌 성직자는 절반에 가까운 43%가 무지외반증을 보였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이유는 오늘날과 다르지 않다. 신발 때문이다. 당시에는 앞부분이 길고 좁은 풀렌(poulaine)이라는 남성용 구두가 유행했고, 상류층 남성 사이에서 이런 신발을 주로 신다보니 무지외반증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휘어지는 병’이다. 발볼이 좁은 신발을 억지로 신다가 주로 발병한다. 이런 건 현대에만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중세시대부터 무지외반증이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매우 새롭다.

연구 결과에서 보았듯이 무지외반증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신발이다. 과거에는 남성이었지만, 지금은 여성이 그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서비스직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하이힐이나 구두 같은 불편한 신발을 신고 하루 종일 서있는 경우가 잦다. 좁은 하이힐 앞쪽에 발가락을 억지로 욱여넣고 하루 종일 서 있다 보면 엄지발가락이 변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발 건강을 위해서는 여름철 슬리퍼나 샌들을 자주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고 5cm 이하의 낮은 굽을 신는 것이 좋겠다. 발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필수적이다. 발가락 스트레칭을 수시로 하고 족욕과 마사지로 발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질환예방에 효과적이다.

무지외반증이 생기면 치료도 고려해 봐야한다. 발가락 휨 정도가 20도 이하인 무지외반증 초기 단계에는 변형을 지연시키기 위한 보조기, 발 볼이 넓은 신발, 내부 압력을 조절해줄 수 있는 인솔 등 보존치료를 시행한다. 그러나 보존치료는 변형지연이 목적이므로 이를 통해 무지외반증을 완치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발가락이 30도 이상 휘어지게 된다면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게 되므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글 : 박의현 정형외과 족부전문의 / 연세건우병원 병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