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리아만 있었어도 은찬이를 살릴 수 있었어요” ... 혈액암 환자들의 애타는 절규   
“킴리아만 있었어도 은찬이를 살릴 수 있었어요” ... 혈액암 환자들의 애타는 절규   
한국백혈병환우회 “더 이상 억물한 죽음 없게 해 달라”

세계 첫 CAR-T 치료제 신속한 보험급여 촉구

“한국노바티스도 지나친 약값 욕심 버려야”
  • 임도이
  • admin@hkn24.com
  • 승인 2021.07.09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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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티스 CAR-T 치료제 '킴리아'
노바티스 CAR-T 치료제 '킴리아'

[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은찬이가 CAR-T 치료를 받도록 해주지 못한 것이 평생 한이 되겠지만, 부디 CAR-T 치료 접근성이 좋아져 은찬이처럼 목숨을 잃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백혈병 환자단체인 한국백혈병 환우회가 최초의 말기 백혈병·림프종 CAR-T 치료제인 ‘킴리아’(KIMRIAH)의 신속한 건강보험 등재와 제약사의 합리적인 재정 분담을 촉구하고 나섰다. 혁신적인 신약이 나왔지만,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지금 이순간에도 수많은 혈액암 환자가 죽음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의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인 ‘킴리아주’(성분명: 티사젠렉류셀)는 죽음을 앞둔 혈액암 환자를 살릴 수 있다하여 백혈병치료제 ‘글리벡’에 이어 또 하나의 기적의 약물로 평가받고 있는 세계 첫 1인 맞춤형 CAR-T 치료제다. 국내에서는 올해 5월 식약처의 시판허가를 받았다.

‘키메라 항원 수용체(chimeric antigen receptor) T세포’는 면역세포(T세포)의 수용체 부위와 암세포 표면의 특징적인 항원 인식 부위를 융합한 유전자를 환자의 T세포에 도입한 것으로, 암세포의 표면 항원을 특이적으로 인지해 공격하는 기능을 갖는 세포이다.

‘킴리아주’는 환자로부터 채취한 면역세포(T세포) 표면에 암세포의 특정 항원을 인지할 수 있도록 유전정보를 도입한 후 다시 환자의 몸에 주입하는 방식의 항암제이다.

이 약은 다른 치료제를 선택하는 것이 제한적인 재발성·불응성 혈액암 환자에게 한 번의 투여로 명백히 개선된 유익성을 보인 혁신적 면역세포 항암제로, 미국에서는 의약품(Breakthrough designation)으로, 유럽에서는 우선순위의약품(PRIME)으로 각각 지정된 후 허가받았다.

국가별 허가일은 미국 2017년 8월, 유럽 2018년 8월, 일본 2019년 3월 등이다.

노바티스에 따르면 이 항암제는 세포∙유전자∙면역치료제의 특성을 모두 갖춘 원샷(one-shot) 항암제로, 단 1회 치료로 다른 치료 옵션이 없는 말기 혈액암 환자들을 완전 관해에 이르게 하고, 지속적인 반응을 보인다.

재발성∙불응성인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Diffuse Large B Cell Lymphoma)과 ▲25세 이하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pALL, pediatric Acute Lymphoblastic Leukemia) 환자에 사용한다. 

문제는 약값이다. 이 약물은 1회 치료로 말기 급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는 10명 중 8명이, 말기 림프종 환자는 10명 중 4명이 장기 생존할 수 있는 치료효과를 내지만, 1회 치료 비용이 미국에서는 약 5억 4500만 원, 일본에서는 약 3억 5000만 원에 달하는 초고가 약제다. 이 때문에 건강보험심사평원이나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보험당국과의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는데, 이것이 현실화 되면서 생명이 위급한 환자와 그 가족들이 급여를 촉구하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최근 백혈병으로 아들을 잃은 은찬군의 어머니는 “은찬이가 CAR-T 치료를 받도록 해주지 못한 것이 평생 한이 되겠지만, 부디 CAR-T 치료 접근성이 좋아져 은찬이처럼 목숨을 잃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블로그를 통해 전했다.

급성림프구성백혈병 재발로 삼성서울병원에서 ‘킴리아’ 치료를 받기 위해 준비 중이던 13살 은찬군은 올해 6월 9일 T세포 채집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결국 6월 10일 목숨을 잃었다.

한국백혈병환우회 관계자는 9일 헬스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만일 ‘킴리아’에 대한 임상시험이 일본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진행이 되었거나 우리나라 식약처 허가가 일본처럼 2년 전인 2019년 3월에 났더라면 우리나라에서도 그만큼 신속하게 CAR-T 치료가 가능한 의료 환경이 되었을 것이고 일본처럼 건강보험 적용도 신속하게 진행 되었을 것”이라며 은찬군의 죽음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현재 국내의 많은 혈액암 환자들은 미국에서의 치료 사례를 소개하며 ‘킴리아’의 신속한 보험적용을 애타게 호소하고 있다.   

2017년 8월 30일 세계 최초의 CAR-T 치료제 ‘킴리아’가 미국 FDA의 허가를 받았을 때 국내 언론에는 ‘킴리아’ 치료로 완치된 ‘에밀리 화이트헤드’의 사례가 소개됐다. 2010년 5월 당시 5살 소녀였던 ‘에밀리 화이트헤드’는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을 진단받고 항암치료를 받았으나 16개월 후 재발해 더 이상 치료방법이 없어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때 1상 임상시험을 시작하는 ‘킴리아’에 대해 알게 된 ‘에밀리 화이트헤드’는 2012년 4월 17일 세계 최초로 ‘킴리아’ 치료를 받았다. 5년 후인 2017년 5월 10일 암세포가 사라진 결과를 확인하였고, 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에밀리 화이트헤드’는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

환자와 그 가족들은 “우리나라 식약처가 ‘킴리아’에 대해 조금만 더 일찍 허가를 해주었다면, 지금쯤 일본처럼 약값도 인하돼 보험재정과 환자치료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며 보건당국의 늑장허가도 비판하고 있다.

환자와 그 가족들은 급여적용 절차나 시간에 있어서 타 신약과의 형평성 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한국백혈병환우회 관계자는 “국산신약 31호인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정’(Leclaza, 성분명: 레이저티닙)은 올해 1월 18일 식약처 허가를 받았는데도, 심평원 심의와 건보공단고의 신속한 약가협상으로 이달부터 일사천리로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며 “올해 3월 3일 허가-급여평가 연계제도를 활용해 건강보험 급여등재를 신청한 킴리아에 대해서도 ‘렉라자’ 처럼 신속하게 급여적용 조치를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런 바람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 ‘킴리아’ 급여 적성성을 판단하기 위한 심평원의 제5차 암질환심의위원회 개최 시기는 오는 7월 14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이때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해도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공단 약가협상, 복지부의 건정심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빨라도 올해 11월이 되어야 건강보험 급여화가 완료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재발 또는 불응성 말기 급성림프구성백혈병 및 림프종 환자는 3~6개월 이내 대부분 사망하기 때문에, 이렇게 되면 연간 치료 대상 환자 200여 명 중 상당수가 사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환자단체 관계자는 “1회 치료 비용에 약 4억 6000만 원의 약값(삼성서울병원 홈페이지에 공개된 2021년 5월 20일 기준 ‘킴리아’ 비급여 진료비용)을 감당할 경제적 여유가 되지 않는 환자는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치료제는 있지만 치료비가 없어서 건강보험 적용되기만을 기다라다가 죽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며 “이러한 이유로 ‘킴리아’의 신속한 건강보험 급여 등재가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자들과 그 가족들은 한국노바티스측에도 약값에 대한 지나친 욕심을 버려야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제약사가 신약을 개발한 이유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인데, 치료를 받지 않으면 3~6개월 이내 사망할 풍전등화(風前燈火)에 있는 수많은 환자들을 목전에 두고, 이윤만을 추구하려는 것은 심각한 인권침해라는 것이다. 참고로 노바티스와 로슈 등 스위스계 다국적제약사 2곳은 환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희귀난치성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환자들 사이에서는 “치료제가 있는 걸 모르고 죽는다면, 억울함이나 덜하겠지만, 치료 가능한 약물이 있는데도 가격 때문에 치료받을 수 없을 때는 제약회사가 환자들을 우롱한다는 생각까지 든다”는 불만도 터져 나온다.   

이와관련 한국백혈병환우회 측은 “신약을 개발하고 시판해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제약사의 존재 이유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노바티스가 사회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CAR-T 치료제 재정분담 방안을 마련해 정부가 신속하게 건강보험을 적용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런 호소에 한국노바티스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한국노바티스 관계자는 9일 헬스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환자들의 요구사항을 보아서 알고 있고 그 취지에 공감한다”며 “가급적 빠르게 보험급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계당국과의 협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짤막한 입장을 전했다. 

아래는 혈액암 환자 및 그 가족들의 요구사항이다.

▶첫째, 말기 백혈병·림프종 CAR-T 치료제 「킴리아」 안건이 7월 14일 개최 예정인 2021년 제5차 암질환심의위원회에 상정해야 한다.

▶둘째, ‘허가-급여평가 연계제도’ 활용해 6~7개월 안에 건강보험 급여가 이루어진 말기 폐암치료제 「렉라자」 사례처럼 「킴리아」도 신속하게 건강보험 급여화를 추진해야 한다.

▶셋째, 「킴리아」와 같은 생명과 직결된 신약을 대상으로 신속하게 건강보험 등재를 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넷째, 「킴리아」 건강보험 급여 과정에서 최근 고가약 및 재정분담 논란으로 건강보험 급여화가 지연되고 있는 일부 면역항암제 사태가 재연되지 않도록 한국노바티스㈜는 합리적인 재정분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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